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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VALUE, BM2011.02.01 17:28

[edaily인터뷰]"과잉보호하면 종편은 죽어"

최성진 서울과기대 교수
"시장경제 원리로 뽑아놓고 비시장 원리 적용 이상해"
"채널배정 문제는 SO 자율로 하도록 해야"

입력시간 :2011.02.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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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시장경제 원리에 의해 종편을 뽑아놨는데, 선정 후 비(非) 시장경제 원리를 적용하니 좀 이상하다"

최근 방학이라 한산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캠퍼스의 미래관 연구실 문을 두드렸다. "딱히 할 말도 없는데 왜 찾아왔느냐"고 기자를 구박(?)하던 최성진 교수(매체공학과. 사진)는 자리에 앉자 마자 속사포처럼 방송계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올해 방송업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인 종합편성 채널에 대해 그는 입장이 뚜렷했다. `정부가 너무 과잉보호를 하려고 하는데, 시장경제의 원리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의무편성 방향은 이미 정해졌고, 황금채널 배정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다른 채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채널 정도는 SO(유선방송사업자)가 선정하도록 해야 하며 정부가 여기에 관여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종편 관련 정부의 행보를 보면 종편 성공에 대한 조바심이 보인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플랫폼 사업자인 SO들이 알아서 협상에 따라 채널을 배정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종편 관계자뿐 아니라 광고주, 케이블TV 포함 유료방송 플랫폼사업자 등과 적극적으로 만나는 중이다.

최 교수는 "종편을 꼭 성공시켜야겠다는 의지를 갖고 보호하면 종편은 죽게 돼 있다"며 "만약 다음에 다른 정부가 들어선다면 그 매체는 시들게 되는데, 왜 하나의 매체를 성공시키기 위해 이렇게 힘을 쏟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 "미디어 빅뱅은 빅뱅인데... 꼬인 문제가 너무 많아서"

최 교수는 한국 미디어 시장이 근본부터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IPTV, 종편 등 정권 주도 차원에서 만들다 보니 시장에서 자생력을 키우지 못했다는 것. 시장원리에 의해 단련이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권의 `과잉보호` 아래 있다가 정권이 바뀌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종편 자체의 사업성도 어둡게 봤다. 광고시장은 늘지 않고, 지상파방송의 브랜드를 넘기 어렵다는 이유다. 자본금 3000억원으로 이 독과점 구조를 깨고 글로벌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가 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콘텐츠가 돈을 쏟아붓는다고 잘 나오는 게 아니다. 지상파는 겁 먹을 이유가 없다"면서 "지상파, CJ계열 등 막강 채널들이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종편이 십몇번대 황금채널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부가 광고 규제를 풀어 시장 파이를 키운다면 어떨까.
 
최 교수의 설명이다.

"GDP(국내총생산) 1% 규모로 광고 시장을 키우기 위해 규제를 풀겠다고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 논의되는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전환 이야기도 그렇다. 광고 아이템을 방통위가 늘리고 싶다고 늘려지는 게 아니라 관련 부처와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또 기존 광고사업자들도 수익구조에 지출비용이 정해져 있는데. 시장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유료방송 정상화라는 문제로 돌아오게 된다. 종편 문제도 유료방송 시장이 근본적으로 꼬여 있는데 거대 채널이 들어서니 더 꼬이게 된 상황.

◇ "유료방송 정상화 절실"

최성진 교수는 지금 시청료가 너무 저렴하며 유료방송의 정상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케이블 TV는 1998년 IMF 구제금융 사태 때 중소 중계유선 사업자들이 저가요금을 받고도 방송하다 보니 습관화됐다. 2000년대 초반 위성방송이 1만8000원을 받았지만, 케이블이 월 5000원 하던 시절이라 가입자가 늘지 않아 8000원짜리 요금으로 한 발 물러섰다. 1만원 이상 받아야 정상적인 거래 가격인데 케이블TV 가격이 상승하지 않다 보니 지금까지 그 관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료방송의 `홈쇼핑 의존증`을 만들었고, 제대로 된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으로 이어져 왔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 해 지상파 재전송 중단이라는 극한의 상황까지 치달을 뻔 했던 지상파-케이블 간 분쟁에 대해서도 `요금을 어떻게 산정할 지가 문제지 콘텐츠 사용료 거래가 있어야 하는 점은 맞다`는 입장이다.

"케이블도 지상파를 재전송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유료방송에서 지상파 점유율이 평균 57% 되니까 케이블도 지상파의 덕을 본다. 지상파도 케이블을 통해 광고를 노출하니 서로 이득 보는 것은 사실이다. 지상파 콘텐츠에 값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얼마를 주고 받아야 할지 계산해 봐야겠지만, 거래 관행 확립은 꼭 이뤄져야 한다."

현재 지상파의 보이콧으로 반쪽짜리 협상이 되고 있지만 이렇게라도 꼬여 있는 부분을 풀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방통위는 현재 1월31일까지 완료하기로 했던 제도개선전담반 회의를 한 차례 더 남겨뒀다.

공학 전공자이지만 방송계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최성진 교수는 방송계의 대표적 학자로 꼽힌다. 지난 정권 국무조정실 산하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지상파-케이블 재송신 분쟁 관련 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 케이블 측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 교수는 과거 방송위원회 자문위원을 하면서 사회과학자들과 교류하다 보니 기술을 기반으로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그는 "나는 원래 보수적인 사람인데, 방송계에서 쓴소리를 많이 하고 다니니 진보적이라고 오해받기도 한다"고 웃었다.

정병묵기자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