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플랫폼 전략의 대가 안드레이 학주 교수 인터뷰
"직원 보상체계 바꿔 매출 기여도보다는 고객유치를 더 쳐줘야"
기사입력 2012.03.30 13:59:09 | 최종수정 2012.03.30 14:33:23 싸이월드 공감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도 플랫폼 전략의 성공 사례다."

플랫폼 전략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안드레이 학주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 교수가 그의 저서 `플랫폼 전략`에서 한 말이다. 물론 우수한 교직원과 졸업생이 비즈니스 스쿨 경쟁력의 원천이다. 이 둘은 순환구조가 있다. 우수한 교직원이 있어야 우수한 졸업생이 대학교에 들어오고, 그래야 또다시 우수한 교직원이 들어온다. 대학교의 고민은 어떻게 우수한 교직원과 졸업생을 불러들이느냐다.

여기에 가장 먼저 눈을 뜬 대학교가 HBS다.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동문회와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강화시켰다. 경영 간부를 위한 코스를 마련해서 늘린 기부금으로 `킬러 콘텐츠`인 교직원의 수준과 시설 수준을 높였다. 졸업생과 기업 인사 담당자를 연결하는 취직 알선 서비스에도 적극적이었다. 케이스 스터디라는 독특한 수업 방식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생생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전세계 유력 기업들과 밀접한 관계를 구축했다. 학주 교수는 "학생, 기업, 학교를 모두 만족시키는 플랫폼을 구축했기 때문에 HBS는 세계 최정상의 비즈니스 스쿨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HBS의 플랫폼 모델은 한국의 여러 경영대학에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매일경제 MBA팀은 다방면에서 플랫폼 전략의 적용 가능성을 연구하는 안드레이 학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공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 플랫폼이라는 말은 여러 가지 맥락에서 사용된다. 내가 말하는 플랫폼은 복수의 제휴된 고객들이 서로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비즈니스를 말한다. 구매자ㆍ판매자를 이어 주는 이베이, 게임 개발자ㆍ사용자를 이어 주는 플레이스테이션 3,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ㆍ사용자를 이어 주는 아이폰, 사용자ㆍ광고업자ㆍ앱 개발자ㆍ제휴된 웹사이트를 이어 주는 페이스북이 대표적이다.

-플랫폼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 플랫폼이라는 틀은 많은 산업의 근본 전략이나 경제적 동인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비즈니스 상당수가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원도 아이폰 이베이 닌텐도 `위` 페이스북처럼 플랫폼 사업자는 일반적으로 플랫폼 참여자보다 수익성이 좋고 위력적이다. 이 때문에 플랫폼 사업자를 꿈꾸는 기업들이 많지만 누구나 플랫폼 사업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많은 수요자와 공급자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초기에 원가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려면 초기에 많은 자본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 대표적 플랫폼 기업인 이베이는 아주 작은 자본으로 시작했다. 제품을 생산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가 불필요했다. 제품 재고를 확보할 필요도 없었으므로 아마존이나 월마트처럼 거대한 창고시설에 투자할 필요도 없었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매우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높지만 초기에는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순수한 플랫폼은 일반 제조 회사나 소매업자보다 초기 투자 비용이 훨씬 적다.

-플랫폼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방안은 다양하다. 플랫폼을 만들거나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고, 아예 플랫폼과 담을 쌓고 비즈니스를 할 수도 있다. 최적의 플랫폼 전략에 대해 말해 달라.

▶ 플랫폼과 무관한 기업은 없다. 어떤 기업도 비자, 마스터카드, 아멕스, 페이팔과 같은 결제 시스템과 거래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 결제 시스템도 플랫폼의 일종이다. 기업들은 구글과 같은 온라인 광고 플랫폼도 이용해야 한다.

그럼 플랫폼을 새로 만드는 게 나을까, 기존 플랫폼을 이용하는 게 나을까. 먼저 플랫폼이 상품의 핵심 가치와 직결되지 않는다면 기존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이 낫다. 건설회사의 경우 광고를 하거나 자재를 공급 받으려면 구글이나 B2B플랫폼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건설회사가 광고와 자재 수급을 위해 자체적인 플랫폼을 만든다는 것은 난센스다.

사실 이 문제는 플랫폼이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때 발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마트폰 산업이다. 스마트폰 기기업체인 삼성, LG, HTC는 운영체제(OS)라는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윈도 모바일, 구글 안드로이드와 같은 OS 플랫폼에 참여하거나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이때 상충관계(tradeoff)가 존재한다. 기존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이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자가 플랫폼 이용료를 높여서 창출되는 가치의 대부분을 가져갈 위험이 있다. 과거 윈도가 PC 제조업체들에 그랬다. 그래서 대부분의 스마트폰 기기업체들이 윈도 모바일을 받아들이기를 망설이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오픈 소스이기 때문에 덜 위험하다. 경쟁력 있는 기업이라면 언제든지 안드로이드에서 빠져 나와 자체적인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아직 기업의 가치에서 플랫폼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미래에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은 산업에서도 플랫폼 전략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현대, 기아, 도요타가 속해 있는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자동차 내장 소프트웨어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 그 중요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들을 독자적으로 개발할지, 자동차용 윈도와 같은 외부 플랫폼을 이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만약 한 자동차 회사가 개발한 플랫폼을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받아들인다는 확신이 있다면, 그 자동차 회사는 막대한 이익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 개발에 나설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자체적으로 `바다OS`라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 내 생각에는 삼성의 바다OS 개발이 별로 좋지 않은 아이디어였던 것 같다. 이미 스마트폰 OS가 너무 많이 존재하는 데다 앱 개발자가 별도의 투자를 통해 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별도의 앱을 만들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은 외부 개발자가 바다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HTC는 안드로이드와 윈도 모바일 등 기존 플랫폼에만 참여하고 있다. 덕분에 연구개발(R&D) 비용을 아낄 수 있고 더 좋은 기기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다른 비즈니스보다 `선도자의 이익`이 적다고 들었다. 한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가 페이스북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 한국 회사들은 한국 시장에 대한 정보가 많고 한국 사용자의 선호도를 더 잘 고려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반면 페이스북은 전세계에 동일한 사용자 환경을 갖고 있다. 개별 국가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많은 한국인 사용자가 다른 국가의 사용자와 친구가 되고 싶어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페이스북이 훨씬 유리하다. 한국 회사들이 시야를 전세계로 넓힐 필요가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개별 비즈니스보다 훨씬 더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것 같다. 인사관리체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 플랫폼 회사의 내부 조직은 일반 제조 회사의 내부 조직과 다르다. 제조 회사는 일반적으로 자사 상품의 품질이나 매출액에 근거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그러나 플랫폼은 자체 상품의 성공보다는 보완자(complementor), 즉 플랫폼의 토대 위에 세워진 다른 기업들의 성공을 고려해서 직원들에게 보상할 필요가 있다. 가령 마이크로소프트 윈도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윈도에 기반한 응용 프로그램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응용 프로그램의 개발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많은 비용을 지불했던 것은 아니다. 플랫폼 참여자의 수가 증가한다고 해서 플랫폼 기업의 매출이 당장 증가하지는 않겠지만 양질의 플랫폼 참여자를 늘린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이 지급돼야 한다.

-신문도 일종의 플랫폼이다. 콘텐츠를 매개로 광고업자와 독자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신문 산업의 미래는.

▶ 나는 신문 산업 전문가가 아니지만 아마존의 킨들이나 애플의 아이패드처럼 온라인과 모바일의 플랫폼이 부상하면서 신문 산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온라인ㆍ모바일 플랫폼은 종이 신문보다 훨씬 더 쉽고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상급 콘텐츠 공급자는 최대한 많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독자들이 자사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여전히 강자의 자리에 머무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콘텐츠의 가치는 플랫폼의 시대에서도 높다. 좋은 콘텐츠 공급자는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종이 신문의 비중을 줄이고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 앞서 가진 못해도 너무 늦지는 마라
회원 늘수록 `네트워크효과`…전세계 8억명 페이스북을 이제 따라잡기는 어려워

대세로 떠오른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기존과 다른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

첫째, 플랫폼 사업자가 성공하기 위해 꼭 선도자(first mover)일 필요는 없지만, 너무 늦으면 전세를 역전하기 어렵다. 페이스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 진입했을 때 마이스페이스는 이미 1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후발 주자인 페이스북은 특유의 개방성을 바탕으로 마이스페이스를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의 회원이 8억명을 넘어섬에 따라 이제 후발 주자가 페이스북을 따라잡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플랫폼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플랫폼의 가치가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다. PC 운영체제 시장에서 후발업체가 윈도를 따라잡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둘째, 하나의 플랫폼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유연한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 킨들이다. 2010년 아이패드가 499달러의 가격으로 출시되자 전자책 단말기 시장의 최강자였던 킨들의 미래는 암울해 보였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은 아이패드용 킨들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 킨들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콘텐츠를 아이패드 사용자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렇다고 킨들 사업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베조스 회장은 킨들의 경쟁력이 여전히 크다고 생각하고, 킨들 가격을 299달러에서 139달러로 낮췄다.

지난해 11월에는 킨들을 더욱 업그레이드시켜 `킨들 파이어`를 출시했다. 킨들 파이어는 아이패드2 가격의 60% 수준이지만 간단한 콘텐츠 감상이나 검색에서는 아이패드와 큰 차이가 없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4분기에 388만여 대를 출하해 태블릿PC 시장에서 14.3%를 점유하며 단숨에 아이패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최병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킨들은 후발 플랫폼인 아이패드가 떠오르자 그 위에 올라타는 유연한 전략을 구사했다"고 평가했다. 킨들 앱을 통해 아이패드와 공존하면서도 킨들 파이어로 단말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투트랩` 전략을 쓴 것이다.

아마존은 아이패드 생태계에서 콘텐츠 공급자 역할을, 킨들 생태계에서 플랫폼 사업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상황 변화에 탄력적으로 적응하고 있다.

셋째, 플랫폼 사업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독점적인 지위를 강하게 내세워서는 안 된다. PC 운영체제 시장을 석권한 MS는 PC업체들에 많은 플랫폼 이용료를 부과했다. 이때의 행동이 MS에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다.

MS는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바일용 운영체제인 `윈도 모바일`을 만들었지만 모바일기기 업체들이 선뜻 윈도 모바일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과거 PC업체들이 독점력을 가진 MS 윈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독점적인 지위에 오른 플랫폼 사업자에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는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넷째, 플랫폼 사업자는 플랫폼의 퀄리티를 조절해야 한다. 나이트클럽이 입구에서 `물을 흐릴` 사람의 입장을 제한하는 것과 같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셤의 법칙은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도 적용된다.

안드레이 학주 교수는 "1980년 전후 미국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장악했던 아타리가 갑자기 몰락한 것은 질 낮은 게임 소프트웨어의 횡행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He is…

안드레이 학주(Andrei Hagiu)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플랫폼 전략론의 세계적 권위자다. 플랫폼 전략 협회 고문이며, 네트 스트래터지 공동대표다. 최연소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가 된 그는 프랑스 국립이공과대학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하고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2006년 미국 컨설팅 회사 MPD의 대표로 취임했다. 저서로는 `보이지 않는 엔진`이 있다. 이 책은 2006년에 미국출판협회 비즈니스서적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용환진 기자]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