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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명사2013.03.13 01:20

[전문]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취임사
 
독서신문
▲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뉴시스>    
 
 
 
 
[독서신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유진룡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를 떠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7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정들었던 곳으로 다시 돌아와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문화, 체육,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분과 고민하고 때로는 밤을 새워 일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동안 제가 학계에서 공직 생활의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고 우리 부와 관련된 분야들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던 시간도 결국은 우리 부가 맡은 역할의 중요성을 깨닫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새 정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으로 다시 공직을 맡게 되면서 여러분과의 재회에 대한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먼저 느끼게 됩니다. 이는 새 정부에서 우리 문화체육관광부가 해야 할 일이 많아졌고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우리 부의 더욱 많은 노력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의 국정비전에서 밝혔듯이, 새 정부는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국정의 최고 목표로 설정하고, ‘문화융성’을 그 비전을 실현하는 3대 지표의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새 정부의 국정목표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를 통해 선진국 문턱에 진입했지만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과 행복 수준은 그렇지 않다는 인식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삶의 질을 도외시한 경제 성장, 경쟁과 효율이 우선시되는 공동체, 원칙과 상생의 정신이 무너진 시장 등은 우리 사회를 적자생존의 숨 막히는 정글로 만들었습니다. ‘문화융성’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문화가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보듬고, 배려와 나눔, 소통과 신뢰가 살아 숨 쉬는 공동체를 복원하고 발전시키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행정이 그렇겠지만, 특히 문화는 공동체의 가치 및 지향점을 대변하고 국민 개개인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국민행복을 실현하는 핵심 영역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문화행정의 중심은 문화가 가진 본연의 힘과 가치를 활용해서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행복 수준을 높이는 데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문화를 통해 온 국민이 화해하고 화합하여 함께 살아갈 만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고용과 복지, 안전과 통합, 통일의 기반 구축 등 그 어떤 국정목표의 실현에도 문화가 가진 창의성과 다양성 그리고 공감과 소통의 힘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그동안 문화, 체육, 관광 분야 종사자들의 노력과 우리 국민의 격려에 힘입어 우리는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드라마와 K-POP 등에서 시작된 한류가 이제는 한국문화 전체로 확대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관광 분야에서는 연간 외래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관광대국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또한, 런던올림픽에서 거둔 종합 5위라는 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치는 스포츠 강국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저는 이러한 괄목할 만한 성과의 중심에 여러분들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여러분의 동료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동안의 성과에 만족하고 안주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은 여전히 어렵고, 새 정부에서의 우리 부의 역할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습니다. 소득, 세대, 지역 간 문화 격차, 고령화와 주 5일제 환경에는 미흡한 여가인프라, 최저 생계수준을 밑도는 다수 문화예술인의 삶, 대중문화에 편중된 한류 그리고 낮은 관광산업 경쟁력 등의 초라한 현실은 우리 부가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는 점을 상기시켜 줍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가족 여러분!
 
제가 문화부 공직생활을 마치면서 아쉬움을 느꼈던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부가 문화예술, 콘텐츠, 관광, 체육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갖고서도 정작 우리 스스로, 그리고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데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반성 때문이었습니다. 문화행정은 풍요로운 문화적 환경이라는 숲을 만드는 동시에, 그 숲에서 살아가는 나무인  국민 개개인의 인간다운 삶과 행복을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새 정부가 우리 부에 기대하는 과제들은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그 성과가 다르게 나타날 것입니다.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정직과 청렴의 윤리는 물론, 보다 적극적으로 소신과 책임감을 가지고 창의적으로 일하는 자세를 가져주시길 기대합니다.
 
저는 우리 부 직원들 상호 간에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신뢰함으로써, ‘국민행복’을 일터에서 먼저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일하는 방식을 과감히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각자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가 정책 고객인 국민의 행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스스로 돌아보고, 불필요한 일은 과감히 줄여 나가야 합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무턱대고 열심히 일하는 방식은 버려주실 것을 요구합니다. 불필요한 절차와 관행을 없애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만 채우는 식의 구태의연한 업무방식으로는 지금의 복잡다단한 현안들을 해결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일에서 보람을 찾고 재미있게 일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열정과 소신이 있어야 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과 경험을 갖추어야 합니다.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앞서가는 민간 부문의 발목을 잡는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배우려는 태도와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현장과의 끊임없는 소통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만든 정책이 현장과 괴리된다면 국민들의 불편만을 초래할 뿐입니다.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의 가치와 효과를 지속적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정책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성 있는 정책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부는 문화, 예술, 관광, 체육, 종교, 홍보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서로를 배척하고 자기 분야만 고집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지만, 서로 신뢰하고 융합한다면 어느 누구보다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내고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직장 생활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권위적이고 이기적인 행태를 버리고 직장 동료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통해 서로 화합해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 부의 누구라도 대외적으로 정책 고객에 대해서든, 대내적으로 직원 상호 간에든 군림하는 자세는 절대 허용될 수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맡은 일들을 소신 있게 추진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당당한 공무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자신의 일을 통해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그 행복을 이웃과 나누는 ‘국민행복’ 시대의 선두 주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듯이, 나와 남을 행복하게 만드는 존경받고 힘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를 저와 여러분이 함께 만들어 가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