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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주 투자 그들만의 리그] 늘어나는 유커가 투자자로.. 관광서 쓴 돈 다시 中주머니에

투자이민제 후 '큰손' 부상… 땅 592만㎡에 5,800억 소유, 개발사업 13곳 3조5,000억
미래사업 연관 없는 투자로 일자리 창출 단순 노무직 뿐 이마저도 임금 싼 중국인 써
치솟은 임대료·수수료에 바오젠 거리 상인도 몸살
서울경제 | 제주 | 입력 2014.08.28 18:13 | 수정 2014.08.28 19:31


 


지난 27일 해질 녘에 찾은 제주시 연동의 '바오젠(寶健) 거리'. 이전에는 '로데오 거리'로 불리던 이곳에서 하나둘 켜지는 점포의 간판은 온통 중국어였다. 삼삼오오 무리 지어 걷던 중국인 관광객들은 가게 앞 음식사진 밑에 쓰여 있는 중국어 설명을 자세히 읽어보더니 중국인 직원에게 몇 가지를 물은 후 점포 안으로 들어갔다.

제주도에서 15년 동안 택시 운전을 해온 송모(56)씨는 "중국 단체관광이든 개별관광이든 바오젠 거리는 필수 코스"라며 "관광하러 온 중국인들이 인근 건물을 아예 사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 중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제주시 연동 바오젠 거리가 훌쩍 뛰어오른 연세와 중국 여행업체의 수수료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바오젠 거리 일대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음식점 앞에 모여들고 있다. /제주=권경원기자

중국인들의 제주를 향한 투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006년부터 중국 여권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비자 입도(入島)정책 이후 꾸준히 늘어난 중국 관광객들은 2010년 부동산투자이민제를 계기로 제주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외자 유치의 화려한 이면에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이 잇따르면서 중국 투자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각은 그리 편치만은 않은 실정이다.

◇관광객에서 투자자로…'유커'는 변신 중=

중국 관광객의 증가는 표면적으로는 제주도 내 업체들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서귀포시 색달동 롯데면세점에서 근무하는 김모(29)씨는 "고객의 80% 이상이 중국인들이고 매출로는 90%를 넘는다"며 "카지노 고객이거나 부동산투자를 위해 들른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관광을 넘어 아예 제주도 부동산을 소유하는 중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14년 6월 현재 중국인이 소유한 제주도 토지면적은 592만2,327㎡, 금액으로는 5,807억2,600만원에 이른다. 중국인의 제주도 투자는 이미 2011년 589억원으로 이전까지 1위였던 미국인(473억원)을 앞질렀으며 올해에는 면적으로 따져도 가장 큰손으로 떠올랐다.

중국인의 투자가 봇물을 이루면서 올 상반기 제주도청으로 온 66건의 외국인투자 상담 문의 중 중국인 비중은 3분의2에 달하는 42건을 차지하고 있다.

제주시 연동 신라면세점 앞에서 만난 한 중국 관광객은 "부모님과 함께 제주도에 놀러왔는데 앞으로 자주 제주에 들를 수 있는 콘도 분양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의 대형 개발사업도 13곳 3조4,963억원에 이를 정도다. 서귀포시 도형동 일대의 헬스케어타운과 제주시 노형동의 드림타워 건설에 투자 중인 중국 최대 부동산투자기업 녹지그룹은 18일 제주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며 대규모 추가 투자에 대한 열의를 드러내기도 했다. 녹지그룹이 해외에서 이사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쓴 돈 다시 거둬가는 '그들만의 리그'=

하지만 막상 제주도민들은 중국 투자에 대해 편치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투자액 대부분이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활용되기보다는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는 돈이라는 설명이다.

대부분의 개발사업에 포함된 분양형 콘도미니엄이 대표적인 경우다. 콘도는 단기 분양이익을 노린 '먹튀 자본투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1년에 한두 번가량 콘도 소유자들의 방문 이외에는 리조트가 내내 비어 있기 때문에 주변 상권 활성화와도 관계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개발사업으로 창출되는 일자리에 대한 지적도 있다. 미래산업과는 연관 없는 투자가 이뤄지다 보니 창출되는 일자리가 대부분 청소나 판매 등 단순노무직에 그치는데다 이마저도 임금이 더 낮은 중국인들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헬스케어타운과 차이나비욘드힐관광단지 등 13개 개발사업으로 15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지만 그중 61개는 중국인들 몫이었다.

중국인들의 개별 부동산투자 역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연동 S공인 대표는 "바오젠 거리 건물들을 중국인들이 많이 사들였는데 그 과정에 브로커가 개입하면서 건물 매매가와 임대료가 치솟았다"며 "임차인들 입장에선 연세(월세 1년치를 한번에 지불하는 형태)가 오르니 울상"이라고 밝혔다.

바오젠 거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6)씨도 "중국 여행사에 수수료를 주지 않으면 단체고객을 유치하기 힘들고 그나마도 장사가 잘되면 임대료가 올라 결국 중국 여행사와 중국인 건물주만 배 불리는 셈"이라며 "중국인이 쓰는 돈은 전부 중국인 호주머니로 들어간다는 얘기조차 나온다"고 말했다.

◇양보다 질로 승부할 때=

투자 부작용이 점차 나타나자 제주도도 새로운 투자 유치 기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정하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그동안 투자 유치가 되더라도 제주도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던 효과는 거의 없었다"며 "앞으로는 제주의 미래가치에 맞도록 질적으로 갖춰진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콘도 위주의 숙박투자에 대해서는 인허가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며 휴양·헬스·레저·문화·교육·마이스(MICE)·청정에너지·스마트비즈니스 등 미래가치에 맞는 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방침이다.

제주=권경원기자 naher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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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