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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비콘(18) '알량한 기술', 오만과 착각이 위기를 부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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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대기업조차 중국 사업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삼성 갤럭시는 좁쌀(小米)한테 발목이 잡혔고, LG는 변두리 시장에서도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세가 약해졌습니다. 포스코 현지 법인들은 적자로 신음하고 있고요. 왜 그럴까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기술을 맹신한 나머지 시장 흐름에 둔감했기 때문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기술로 앞서니 우리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오만과 착각이 낳은 위기라는 거지요. 중국기업의 기술 수준이 떨어질 때는 그게 어느 정도 가능했습니다. 한국 제품이라면 줄을 서서 사가는 시대가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그 알량한 기술이 얼마나 가겠습니까. 그 우위가 사라지면서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어진 겁니다.
 
해결책은 하나, 내 제품을 안정적으로 받아 줄 고객을 잡아 두는 겁니다.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기술 우위를 유지하거나, 그게 안된다면 중국 고객을 확실히 잡아 둘 시장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우리 기업, 기술 우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까?
 
시장에서 답을 구해야 할 때가 됐습니다. 기술이 아닌 시장, 품질이 아닌 유통시스템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FTA시대, 13억 중국 시장이 내수시장 됐다고 하잖아요. 중국 비즈니스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지금, 시장 전략을 원점에서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합니다.
 
내 제품은 건강한 유통환경을 갖고 있는가?
이춘우 카라카라 사장을 모시어 중국비즈니스 콘서트를 연 이유입니다.
 
**********
 
이춘우 사장의 열강이 이어진다.
 
“1990년대, 2000년대 우리나라에 유명 화장품 브래드가 있었습니다. 한불화장품, 한국화장품, 퓨어리스, 코리아나, 그런 것들입니다. 그 당시 최고 모델을 썼던 브랜드들이죠. 지금 다 어디 갔죠? 다 망했잖아요. IMF때문입니다. 내 주머니에 돈이 없어지니, 소비자들은 비싼 것 외면했죠. 그들을 시장에서 몰아낸 게 바로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미샤 등이었어요. 중저가 상품이었던 거지요."
 
브랜드 파워? 택도 없는 소리. '한국에서던, 중국에서든 지갑이 닫히면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는 게 브랜드'라는 게 이 사장의 지론이다. 경제가 흔들려도, 내 시장은 흔들리지 않을 그런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해답은 시장, 유통에 있다.
 
“알리바바를 두고 IT혁명이라 하지만 사실 그들은 지금 유통혁명을 하고 있는 겁니다. 13억이 사는 중국에 맞는 유통, 그 광활한 땅에 유통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전통 하우스 매장과 인터넷 매장이 격돌을 벌이고 있지요.
 
이베이는 알리바바를 이기지 못해 결국 중국에서 철수했습니다. 왜냐? 이베이는 거래에 수수료를 받았고, 알리바바는 꽁짜로 했거든요. 그러니 기업이 알리바바에 다닥다닥 달라붙은 겁니다. 꽁짜니까. 그게 지금 중국에서 벌어진 유통혁명이예요. 내가 100원에 팔고 있는데 중국인이 옆에서 50원에 판다면 어떻게 되나요? 망하는 거죠. 삼성 갤럭시는 대리상을 통해서 팔지만, 샤오미는 인터넷으로 팝니다. 누가 싸게 팔 수 있는 가요? 유통에 지고는 왜 기술을 얘기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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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에게서 질문이 나왔다.
 
“저는 중국에서 화장품 사업에 관심이 있는데. 그들의 화장품 수입 관세율이 제법 높습니다. 어떻게 하면 피해갈 수 있나요?”
 
화장품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강연자에게 던질만한 당연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전 모릅니다’라고 질문을 일축한다.
 
“나에게 화장품 품질을 묻지 마세요. 관세율이 얼마인지도 나는 모릅니다. 내가 알 필요도 없습니다. 품질은 우리 회사 생산관리 담당자가 알아서 할 것이고, 관세는 수출영업부 직원이 알겠죠. 내가 왜 그걸 알아야 하지요? 난 지금 유통에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그게 사장이 할 일입니다.”
 
그의 시장 혁명 얘기는 계속된다.
 
“델이 어떻게 성공했지요? 컴퓨터를 개발했나요? 아니잖아요. 마이클 델이라는 청년이 PC를 사려는데 메이드PC밖에 없는 거예요. 필요 없는 사양이 많은 고가 PC. 그래서 학비를 갖고 시작한 게 바로 주문 PC사업이잖아요. 고객으로부터 전화를 받아 필요한 사양만 넣어서 3000달러 짜리를 1000달러에 팔았습니다. 델이 삼성과 도시바 죽였습니다. 왜요? 싸니까. 컴퓨터라는 걸 최초로 만들고 발명한 게 아니라 유통만 바꿔서 새로운 영역을 창조한 겁니다.
 
스타벅스가 커피를 창조했나요? 스타벅스 회장이 로마를 갔는데 신기한 것을 봤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커피숍에 와서 그냥 노닥거리며 놀고, 책 읽고, 바리스타하고 농담하고 그런 겁니다. 문화적 충격을 받았지요. 그래서 미국에 와 시작한 게 지금의 스타벅스입니다.
 
하이마트가 TV, 냉장고 처음 만들었습니까? 아니죠. 삼성, LG, 대우 다 모아 놓고 가격 비교하게 하니까, 사람들이 몰려들었잖아요. 그게 바로 유통 혁명인 겁니다. 그런 일이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는 그 유통혁명의 길을 화장품에서 찾았습니다. 어디 화장품뿐이겠습니까? 여러분도 해당 분야에서 한 번 찾아보세요. 분명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맞는 얘기다. 알리바바가 성공한도 바로 그 때문이다. MS·애플·구글·페이스북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은 상품(서비스)에 혁명적 진보를 가져왔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 알리바바는 다르다. 비즈니스 모델인 전자상거래시스템은 이베이나 아마존 등에서 배워 왔을 뿐 혁신 하고는 거리가 멀다.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뉴욕 투자가들은 알리바바의 기업공개(IPO)에 약 218억 달러를 몰아줬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맥킨지는 ‘시장화를 통한 혁신(Innovation through commercialization)’ 때문이라고 답한다. 해외에서 개발된 기술을 중국 소비자에 맞춰 상업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다. 기술이 아닌 시장에서 혁신을 이뤘다. 중국인들은 혁신을 해도 '중국 식 혁신'을 한다. 이춘우 사장이 말하는 시장 혁명과 일맥상통한다.
 
그렇다면 카라카라는 어떻게 시장 혁명, 유통 혁명을 이룰 수 있었을까? 어떻게 중저가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을까?
 
“우리는 로드샵을 운영합니다. 버스가 지나다니는 길거리에 조그만 가게를 내고 팔아요. 처음 내가 그것을 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다들 반대했어요. 비싸면 백화점에서 팔고, 싸면 마트에서 파는 게 화장품이라는 거였지요. 화장품이 싸면 안 된다, 길거리에서 팔면 안 된다, 모델 없으면 안 된다...등등 얘기가 많았습니다. 내 생각은 달랐습니다. 화장품도 언젠가 비누처럼 일반 제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중저가 화장품은 더 그렇고요. 지나가다가 집에 비누가 없지? 하며 들어올 것이고, 스킨로션 떨어졌네 하며 들어와 편하게 살 것입니다. 그걸 사러 왜 백화점으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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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카라에는 3개가 없단다. 중간 대리상이 없고, 과대포장이 없고, 광고가 없다.
 
“김태희를 광고모델로 쓰면 40억 원이 듭니다. 그러면 광고 찍고 어떻게 해요? 신문에 뿌리고 광고해야죠. 그거 다 고객에서 뽑아내야 할 돈입니다. 깔끔하면 됐지 억지 포장을 왜 합니까. 유통 대리상, 우리는 없습니다. 그냥 본사에서 가맹점으로 직접 보내줍니다.
 
물론 약점은 있습니다. 늦어요. 광고를 안하니까요. 그러니 멀리 보고 해야 합니다. 5년, 10년을 보고 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사업은 오너가 해야 합니다. 저는 이니스프리, 미샤 그들과 경쟁해도 이길 수 있습니다. 왜요? 오너인 제가 직접 하니까요.”
 
가격이 싸면 서비스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카라카라의 고객 서비스는 A급이란다.
 
“가격이 싸면 왜 서비스 품질이 차(差)해야 하지요? 우린 가격은 싸지만 서비스는 잘하자고 달려듭니다. 우리 모든 제품을 매장에서 무료로 써보게 합니다. 무료로 화장 시범을 보이게 합니다. 처음에는 직원들의 반발했습니다. 중국인들은 아침에 출근할 때 와 쓰고, 저녁에 들렸다고 얼굴에 찍어 바르고, 그리고는 안 산다고 했습니다.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가격과 품질이 좋다면 주머니에 손이 갈 거라고 봤지요. 맞았습니다. '아니 50위안 짜리가 왜 이렇게 좋아, 저기는 300원에 팔던데…' 결국 우리 가게로 와 고객이 됩니다.”
 
질문이 나왔다.
 
“가격, 가격 말씀하시는데, 중국 로컬 기업들은 더 잘하지 않나요? 그들이 쫓아오면 어쩌지요?”
 
그의 답은 이랬다.
 
“간단해요. 그들이 10위안에 팔면, 나는 어떻게 하면 8위안에 팔지를 연구하는 겁니다. 우리 회사는 포스트잇이 아까워 영수증 뒤에다 메모를 합니다. 가라오케? 난 끊은 지 오랩니다. 품질 걱정은 아웃소싱 업체에서 대신 해주겠지요. 내가 할 일은 앞으로 5, 10년 뒤 중국소비자는 어떻게 변하나, 이런 걸 연구하는 겁니다. 죽을 때까지 말입니다.”
 
한우덕
Woody Han/无敌汉
 
'중국비즈니스 콘서트'의 오프라인 콘서트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중국에 계신 전문가들을 모시어 생생한 얘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하게 됩니다. 이춘우 사장의 실제 콘서트 동영상은 여기(http://tv.kita.net/main/detail.asp?sid=494)에 있습니다. 혹 모시어 얘기를 듣고 싶은 중국비즈니스 전문가가 옆에 계시다면 추천해 주십시요. 이번 오프라인 콘서트는 성균관대학 중문과에 재학중인 이혜수 학생이 정리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차이나 인사이트구독을 원하시면 jci@joongang.co.kr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저희 중국연구소는 보다 깊고 재미있는 정보 전달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