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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다시 오고 싶지 않은 나라, 한국

[중앙일보] 입력 2011.10.10 00:24 / 수정 2011.10.10 10:51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
우리 선조들은 먼 곳에서 손님이 방문하면 마당부터 먼저 쓸었다. 마당에 물을 뿌리고 집을 정갈하게 정리한 뒤 손님을 들게 했다. 그게 우리의 손님 맞이 풍습이다. 그런데 중국 관광객을 맞이하는 국내 업계의 대응을 보노라면 ‘한국 좋다고 먼 곳에서 찾아온 그들을 쫓아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지난 1일부터 1주일여 동안 지속된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을 맞아 7만여 명의 요우커(遊客)들이 한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귀국 길에 오른 그들의 반응은 여전히 ‘한국은 다시 오고 싶지 않은 나라’ 수준이다. 한 여행사의 자체 설문조사 결과 그들은 숙박시설 부족에서부터 교통·쇼핑·식당·안내체계 등 전반에 걸쳐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진다. 그들에게 한국은 ‘잠자기 어렵고, 별 볼 것 없는 나라’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료사진=중앙포토]
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우선 관광정책 추진 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당국도 중국 관광 시장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나 중국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정책 추진은 여전히 미진하다. 관광부문의 예산 수립 과정에서 중국시장에 대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그들의 편의성 제고를 위한 맞춤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정책 지원이 요구되는 영역을 파악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행정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 민간과의 협력체계 구축도 필수 요소다.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또 변화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중국 관광객의 한국 관광 유형은 단체관광 중심에서 개별관광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관광객 중 단체관광객의 비중은 약 30%에 그쳤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낮아질 것이다. 관광 경험이 축적될수록 자유 개별 여행에 대한 욕구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관광객을 통해 일찌감치 경험했던 일이다. 개별 관광은 부가가치가 더 높다. 당연히 그 분야로 유도해야 한다. 개별 관광객이 우리나라에 와 쉽게 구경하고, 쇼핑하고, 쉴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짜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또 단체 관광객을 중심으로 고착화된 저가 덤핑상품으로 인해 야기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지역 분산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서울에 집중되고 있는 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 유치해야 한다. 안동 하회마을, 전주 한옥마을 등 정부 지정 으뜸관광명소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 지역도 중국 관광객을 많이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시기적으로도 세분화 전략을 짜야 한다. 비용투입 대비 효과가 높은 정책과 단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지만 반드시 필요한 정책을 구분해 정책을 짜야 한다.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는 정책은 혼선을 불러와 역효과를 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관광객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다. 이들을 단체로 몰려와 소비하고 가버리는 여행객으로 인식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손님’으로 맞이해야 한다. 물건 사러온 손님이 가게 종업원에게 손님 대접을 못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결과야 뻔하다. 손님은 그 가게를 다시 찾지 않을 것이다. 주변 사람에게도 가지 말라 할 것이다. 중국 관광객이라고 다를 리 없다.

 한 해 해외로 나가는 중국 관광객은 약 5000만 명에 달한다. 2020년에는 1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그들에게 ‘한국은 쉽게 갈 수 있고, 매우 매력적인 곳’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1억 명 중국 관광객은 한국을 외면할 것이다. 마당에 물을 뿌리는 선조의 마음으로 중국 관광객을 맞이해야 한다.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