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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7.20 [전문가칼럼] ‘KMS는 ( )다’
  2. 2010.04.14 스마트폰 시대 본업을 버려라
  3. 2010.04.02 싸이월드, 그 이후

[전문가칼럼] ‘KMS는 ( )다’
2010년 07월 18일 (일) 19:47:59   김학훈 날리지큐브 대표 khhkhh@kcube.co.kr
 

얼마 전 20여년간 기업을 분석하고 취재해 온 전문가에게 물었다. 잘 되는 기업과 잘 되지 않는 기업의 차이점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는 그 둘의 차이점은 한마디로 ‘마인드 차이’라고 답해 주었다. 경영진의 마인드, 직원들의 마인드 등 잘 되는 기업은 공통적으로 경영진과 직원이 주체성과 주인의식을 갖고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듯 성공하는 조직의 마인드는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감히 단언해 보자면, 이는 기업의 조직문화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할 정도로 개개인의 능력이 중시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의 업무 능력보다 창의 조직, 조직의 창조적인 협력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지식관리시스템(KMS)의 역할과 방향이 재정립되고 있다.

창의라는 것은 어쩌다가 그냥 그렇게 툭 튀어나오는 게 아니다. 상명하달식의 몇몇 사람에 의한 경영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방식에서 창의의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다. 나 혼자 쉬쉬하며 일하는 것보다 서로 도우며 협업하다 보면 더 좋은 방식이 떠오르고 개선점을 찾아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면서 진화하는 것이다.

조직 내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꾸는 데 보조 도구 역할을 하는 것이 KMS다. 초기의 KMS가 단순히 조직 내 지식을 모으고 공유하는 데 주력했다면, 최근의 KMS는 지식을 기반으로 비정형 정보를 통합하고, 조직 안팎의 커뮤니케이션, 협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지원하며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들은 흩어져 있는 비정형 정보를 통합하고 모으는 추세로 가고 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비정형 정보를 통합한다고 그 조직의 성과와 발전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한 지식과 깨달음(지혜)이 흐르게 하고 비정형 정보를 통합해야 탄탄한 구조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일찍이 많은 기업들이 일본의 자동차 회사 도요타생산방식을 벤치마킹하고 그렇게 해보고자 많은 시도를 했으나, 정작 성공한 기업은 거의 없다. 이에 대해 일본 도쿄대학교의 한 교수가 우리에게 일침을 가했다.

“도요타의 생산방식을 도입하려는 기업은 아주 많으나, 그 성과를 얻은 기업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이러한 생산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종업원의 마음가짐과 조직문화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일화가 있다. 어느 나라열매가 아주 많이 맺히는 과실수가 있었다. 한 상인이 저것을 가져다가 자기 농장에 심으면 대박이 나겠다 싶은 생각에 몇 가지를 검토한 후 비싼 돈을 치르고 그 나무를 가지고 와서 자기 땅에 심었다.

그런데 그 나무는 불행히도 다음 해에 너무나 조그마한 열매가 몇 개 열리더니 곧 시들어 죽고 말았다. 다시 그 나라에 가서 이유를 물어보니, 자기들은 올해도 전혀 문제없이 풍성한 열매를 얻었다고 한다. 결국 이리저리 원인을 살펴보니 나무는 정말 그 나무가 맞았으나 토양이 문제였던 것이다. 상인은 돌아와 여러 시도 끝에 그 나무에 맞는 토양을 일구고 나서 다시 나무를 심어 보았다. 그 다음해 그 나무는 풍성한 열매를 맺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쌓아 놓은 중요한 비정형 데이터를 통합하는 것은 현대 기업의 필수 코스다. 하지만 나무가 열매를 맺기 위해 토양이 중요한 것처럼 비정형 데이터를 받쳐줄 기업의 문화, 조직원들의 마인드, 마음가짐의 토양 없이는 시들어갈 수밖에 없다.

문화라는 것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문화’가 기업의 가치창출하는 핵심 요소라는 확신이 든다면 그 확신을 가지고 끝까지 ‘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KMS는 단순한 껍데기만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 비정형 데이터 통합의 열매와 꽃을 피우는 데는 가장 중요한 토양을 형성하는 컨설팅과의 조합이 중요하다. 컨설팅과 함께 지속적인 변화관리가 이루어지고 성공적인 조직 문화를 이끌어갈 수 있을 때, KMS가 조직 내 꼭 필요한 가치를 창출하는, 끝까지 ‘되게 해야 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KMS는 ( )다.’ 이 괄호 안에 독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KMS는 무엇인지 넣어보자. KMS가 모든 조직의 올바른 토양이 되고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길 바란다.

   
 

  

김학훈 날리지큐브 대표 khhkhh@kcube.co.kr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칼럼, 인터뷰2010.04.14 15:35

입력 : 2010.04.12 17:27

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와 이슈는 아이폰이었다. 특정 제품이 이렇게 온 나라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경우는 일찍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이폰은 기술적으로도,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서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제품이지만 사회 각 분야의 변화까지도 촉발하는 패러다임 체인저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한마디로 기술의 ‘내공’이 다른 제품이며 생각이 ‘차원’이 다른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제는 아이폰의 우수성을 축소하고 폄하하며 ‘애국 마케팅’으로 일격을 노리던 ‘몽니’를 관두고 아이폰에 뒤져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듯 하다. 그러나 무엇이 얼마만큼 뒤져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위기감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각 분야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스마트폰이 가져올 혁신적 변화에 대한 통찰과 준비가 미흡해 보인다. 그저 어떤 유명인사가 어떤 기기, 어떤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화제인 수준이다. 우리 사회에 IT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는데, 이런 저런 ‘전도사’는 넘쳐나도 자신의 사리(私利)와 무관하게 다가올 변화와 미래에 대한 본질적인 시각과 대안을 제시해주는 ‘비저네리(Visionary)’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 더욱 안타까운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아이폰, 아이패드 충격은 소프트웨어-콘텐츠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그런데 우리 기업은 여전히 예의 ‘제조 정신’과 ‘통신 정신’으로 무장되어 있는 듯 하다. 삼성전자가 ‘신경영’을 한참 추진 중일 때 이건희회장은 ‘업의 개념’이라는 말을 자주 언급했다. 반도체 사업의 ‘업의 개념’이 타이밍인 것처럼 각 사업별 ‘업의 개념’도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고. 그런데 세계 2위 휴대폰 제조업체의 ‘업의 개념’은 무엇이었고 지금은 무엇일까?

삼성전자 최지성사장의 취임 일성이 “노키아를 잡겠다”였다. 대단한 기백이지만 취임사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래와 소프트웨어-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건희회장의 복심(腹心)이라고도 하는 윤종용고문도 최근 인터뷰에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의 중요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삼성전자의 본업은 제조이다, 나머지는 여력이 생긴 뒤에나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터뷰하는 기자가 오히려 이를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이것이 우리 기업의 현주소일지 모른다. 최고 의사결정자의 인식의 한계, 리더이기 전에 헤비 유저(Heavy User)인 스티브잡스와 다른 점… 제조업이 본업이라는 고정된 인식의 프레임(Fixed Frame)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 어떻게 보면 그것은 우리에게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되어버린 듯도 하다. 이건희회장은 늘 10년 후의 먹을거리를 걱정한다. 맞는 얘기이다. 사실 지금의 성과는 10여 년 전에 뿌려둔 씨앗의 열매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10년 후를 대비한 씨앗을 뿌리고 있는가? 일선의 경영자들은 여력이 생긴 뒤에나 뿌려야 한다고 하는데…

과거 10년 그렇게 이동통신사들이 애를 써도 큰 변동이 없던 무선데이터 사용량이 최근 아이폰 출시 이후 무려 122배가 폭증했다. 폐쇄적 시장에 희망을 잃고 하나 둘 모바일 업계를 떠났던 개발자들의 몸값도 ‘봄날’을 맞이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어플로 인해 새로운 계층별 집단 문화가 생기고, 길거리 어플로 교통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공익적인 네티즌의 아이디어를 모아 어플로 만드는 시민운동도 전개되고 있고 SNS 관련 어플은 정치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콘텐츠 시대로의 진입이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이루어 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애플 따라하기에만 급급해 보인다. 애플이 가리키는 ‘달’은 보지 않고 애플이라는 ‘손가락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앱스토어식의 오픈 마켓플레이스의 묻지마식(?) 개설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어플 또한 각 기업과 정부에서 너무 정책적으로 ‘과용’한다는 느낌이다. 특히 스마트폰 어플 개발을 위한 창업을 권하는 것 그것도 대학 졸업생들에게 ‘1인창조기업’ 창업을 권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어플 개발을 통한 앱스토어 진출은 모바일 솔루션 기업에게도 어려운 의사결정이며 일종의 모험이기도 한데 하물며 세상 물정 모르는 대학 졸업생들에게야…

이러한 ‘손가락’ 시각, 단기성과 위주의 정책과 매스콤의 침소봉대식 보도태도로 인해 일종의 ‘스마트폰 버블’이 우려되기도 하는데 아이폰, 앱스토어와 관련된 것이라면 일단 옳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도 문제이다. 과거 홈페이지가 이슈가 되던 때를 생각해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겠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모바일에서도 곧 웹이 대중화될 것이고 이용형태도 다운에서 접속으로 발전되리라 보고 있다. 또한 최근의 웹환경처럼 모바일에서도 누구나 쉽게 어플과 콘텐츠를 만드는 시기가 머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즉 어플을 제작하는 진입장벽이 낮아져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어플과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만인 어플’, ‘만인 콘텐츠’의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전환할 때 일본 기업이 흔들렸고, 디지털 시대에서 소프트웨어-콘텐츠 시대로의 전환을 앞두고 우리 기업이 흔들리고 있다. 이미 몇 년을 허비한 것처럼 앞으로 또 몇 년을 허비한다면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소프트웨어-콘텐츠는 사회 각 분야와의 결합력이 뛰어나고 소비자의 인식변화를 촉발하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가 대단할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 기업이 소프트웨어-콘텐츠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본업 이데올로기’를 버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비축구’로 이길 수 없듯이 ‘본업 정신’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 기업의 생사를 걸고 지금까지 지켜온 소중한 ‘본업’ 위에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의 꽃을 피워야 하는데 문제는 우리에게는 소프트-콘텐츠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콘텐츠는 별동대를 만들어 청바지를 입히고, 직급을 없애고, 탄력근무제를 도입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반도체 생산라인을 만들 때 수십 조원이 들어가고 막대한 인력과 장비가 들어가는 것처럼 소프트웨어-콘텐츠도 그 못지 않은 결단과 투자 그리고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거대한 공정에서 반도체가 나오는 것처럼 소프트웨어-콘텐츠도 장기간의 경험과 노하우가 집약된 거대한 인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각 종 응용 소프트웨어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 개발은 더욱 그렇다. 마음이 급하다고 무리하게 서두를 것이 아니라 먼저 이러한 기반을 단단히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소프트웨어-콘텐츠 개발에 있어서 마지막 관문은 ‘문화’이다. 제조업의 기업문화와 소프트웨어-콘텐츠업의 기업문화는 같을 수 없다. 이 상이한 두 문화가 동일한 기업 내에 존재한다면 당연히 ‘문화충돌’이 생길 것이다. 기업의 특성상 다수의 ‘우성 문화’가 소수의 ‘열성 문화’를 ‘구축(驅逐)’하게 되는 데 이것이 그간 우리 기업에서 소프트트웨어-콘텐츠 사업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이다.  커뮤니케이션 하나만 보아도 그렇다. ‘입 닫고’ 살아온 사람들이 ‘입 열고’ 일하기 시작하면 감당할 조직이 국내에 몇 되겠는가?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의 충격과 이로 인해 더욱 빨리 도래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콘텐츠 시대는 우리에게 먼저 소프트한 의식과 사고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K모바일 류지영대표 jyryu@kmobile.co.kr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칼럼, 인터뷰2010.04.02 04:48

싸이월드, 그 이후

  비전 디자이너 2010. 04. 01 (5) Social IT, 오픈컬처 |

한국이 ‘IT 강국’이라는 말은 이제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이 된 것 같다.

애플,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하드웨어부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어느 쪽의 유행과 추세를 따라가 보아도 우리가 선도하는 것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드웨어 영역에서 스마트폰에 화들짝 놀란 마음은 서비스 영역에 들어가서는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Social Networking Service)들을 보고 마음이 서늘해진다.

작년 말 애플의 아이폰 출시 조짐이 있을 때만 해도, 다들 ‘설마 설마’ 했었다. 그 ‘설마’가 오늘날의 ‘충격’으로 다가오기 까지, 깨닫기에 필요한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스마트폰(smart phone) 시장에서는 삼성, LG 등이 피쳐폰(feature phone) 시장에서 유지하던 경쟁력이 유지되지 않았다.

EBN 산업뉴스의 기사를 보면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는 39.9%, RIM은 20.8%, 애플은 17.7%를 차지해 1,2,3위에 올랐다. 우리의 삼성, LG의 점유율은 3.2%와 0.2% 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가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피쳐폰 시장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인 스마트폰에 의하여 점점 더 잠식당하고 있는 시장이라는 것이다.

온라인 광고 시장의 거의 절반을 점령하고 있고, 자체적인 운영체제(OS) 등 기술적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고유의 ‘개방형’기업 정신과 비전, 전략을 가지고 있는 구글 정도면 모를까, 현재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애플과 경쟁할 기업을 국내 대기업의 역량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기술력, 자본력 때문이 아니라 ‘상상력’ 때문이다. 새로운 제품, 서비스 등을 기획하고 있지만 이미 혁신의 패러다임을 선점당한 이상, ‘뒷북치기’ 이상을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의 스마트폰을 생각하고 있을 무렵, 그들은 이미 그 ‘다음’을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

암울한 생각은 서비스 영역, 그 중에서도 지금 ‘꽃’이라 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봐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는 아직 트위터, 특히 페이스북은 활성화가 덜 됐다. 서비스 영역에서 싸이월드 등 국내 서비스 제공업체의 이용률이 높은 편이다. 그렇다면 안전한 것일까? 그러나 이 추세가 계속 될 수 있을 것인가?

스마트폰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중 하나는, 그 ‘설마’가 ‘진짜’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한 맥락에서 위기 의식을 가지고 단적인 예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 우리는 왜 싸이월드 이후 또 다른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신화를 만들지 못했을까? 그리고 싸이월드는 정말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일까?

전에 쓴 글, ‘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담긴 IT의 미래’에서 소셜 네트워킹은 사실 ‘서비스’가 아니라고 했다. 서비스라고 했을 때 그것은 서비스 제공업체가 무언가를 ‘주고’, 이용자들이 그것을 ‘받는’ 개념이다. 그러나 소셜 네트워킹은 이용자들이 수동적이지 않다. 그 이용자들은 창조하고, 공유하고, 그리고 확산시킨다. 그 ‘오픈 컬쳐’(open culture)라는 네트워크 특유의 문화에 소셜 네트워킹의 핵심이 있다.

여기에는 ‘사고의 역전’이 있는 것이다. 마치 스타벅스 커피숍처럼, 그 장소는, 그 서비스는 ‘소비’만의 장소가 아니라 ‘문화’ 그리고 ‘창조’의 터전인 것이다.

그렇다면, 싸이월드는 정말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일까? 답은, ‘가능성이 있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싸이월드는 사람들에게 함께 모일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주었다. 그래서 어디로 갈 지 몰라 헤매던 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살 집을 찾아 싸이월드로 오기 시작했다. 일촌을 맺고, 그 일촌이 확장됐다. 도시화에 견줄 수 있는 인터넷화, 도시민의 아파트화에 견줄 수 있는 네티즌의 싸이월드 일촌화다.

그러나 오프라인에서 관계가 거의 재현된 온라인 일촌 관계가 형성이 되고 나서, 그 다음은? 그 다음은? 이라는 질문, 의아심의 배경에 ‘싸이월드, 그 이후’가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오늘날 싸이월드의 추락세는, 그리고 스마트폰의 교훈을 통해 본, 그 운명은, 사실 ‘일촌, 그 다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일촌’, 그리고 그 다음은 무엇인가?

참여 중심의 플랫폼으로서 웹을 바라 본 책 <소셜 웹 기획>(Designing for the Social Web)에서 조슈아 포터(Joshua Porter)는 많은 사람들이 소셜 웹(social web)에 대하여 ‘사람’에만 집중하고 그 ‘사람’들을 묶어주는 ‘매개체’(object)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앞서 싸이월드 신화를 생각해보자. 일촌은 ‘사람’이다. 그러나 그 일촌과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싸이월드는 거기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일촌과 ‘도토리’를 주고 받기 위해서 싸이월드를 해야 하는가? 그 이상의 어떤 새로운 비전을 싸이월드는 제시하고 있는가?

최근 미국 소셜 웹 생태계에서 흥미로운 현상중 하나가 ‘커피 파티 운동’(coffee party movement)이다. 다소 보수적인 미국의 소셜 웹 기반 시민운동인 ‘티 파티 운동’(tea party movement)에 반발하여 한국계 미국인인 애나벨 박(Annabel Park)이 주동한 이 진보성향의 시민운동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2010년 3월 2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5만명 이상의 팬(fan)을 확보하고 있었는 데, 중요한 것은 그 것이 수개월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 시민운동의 내용은 간단하다. 의료보험 법 개혁 등에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 시민들이 침묵하지 말고,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실 때 같이 정치적인 이야기도 하고, 뜻도 모아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모토가 ‘일어나자, 잠에서 깨자’(Stand Up, Wake Up)이다.

흥미로운 일이다. 그런데 이 흥미로운 일이 싸이월드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 아니 질문을 바꿔서, 왜 싸이월드에서는 이 같은 거대한 사회적 움직임이 나타나지 못했을까? 싸이가 한 가장 위대한 일은, 싸이월드에 수많은 가입자 들과, 수많은 일촌 들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은, 사람 다음에 ‘매개체’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매개체를 만들기 위해서, 이루기 위해서, 싸이월드는 무엇을 말하고, 제시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맥락에서, 우리에게 왜 ‘싸이월드, 그 후’는 없는 것일까.

답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서비스’가 아닌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소셜 네트워킹은 서비스가 아니라 ‘문화’다. 이것은 상품과 서비스가 소비됐을 때가 아니라, 문맥과 경험이 창조됐을 때, 그래서 지식과 정보가 새롭고 특별한 의미를 가질 때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선순환을 통해서 자생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핵심 중에 핵심은 이 생태계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서비스 제공 업체가 아니라 ‘이용자들’ 자신인 것이다.

이용자들은 ‘수동적’인 서비스를 ‘받기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혁신의 대가 에릭 폰 히펠(Eric Von Hippel)은 이용자 혁신에 대한 명저 <혁신의 민주화>(Democratizing Innovation)에서 10-40%의 이용자가 혁신을 주도하는 ‘선도 이용자’(lead user) 그룹에 속한다고 했고, 그들이 실제 R&D 센터에서 하는 것보다 더 유용한 많은 혁신적 제품, 서비스들을 만들어 낸다고 했다.

이용자들은 이처럼 언제나 ‘창조와 혁신의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그 맥락에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란 ‘이용자의, 이용자에 의한, 이용자를 위한 세상’을 열어주는 것과 다름 아니다. 기업이 소비자를 창조하는 시대에서, 이용자가 또 다른 이용자를 창조하는 시대로 전환된 것이다.

일촌은 ‘사람’이란 열쇠는 찾았지만, 그 것을 ‘매개체’의 구멍에 맞추지는 못 했고, ‘미니미’는 ‘플랫폼’은 만들었지만, 그 것을 ‘혁신’으로 이끌 소비의 패러다임을 넘는 창조의 패러다임을 제시하지는 못 했다. 그래서, ‘싸이월드 그 이후’가 막혀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 가?

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개방형’ 시스템과 비교하면서 ‘폐쇄성’ 문제를 언급한다. 물론 폐쇄성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싸이월드가 개방형 시스템으로 바꾼다고 해서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경쟁력’은, ‘경쟁 우위’(competitive advantage)에서 나온다. 그렇게 볼 때, 싸이월드가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개방형’으로 ‘같게’ 되는 건,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적 자산(strategic asset)이 될 수는 없다. 고유한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패러다임을 선점해야 하는 것일까? 조심스럽지만, 그 답은 사람을 넘어선 ‘매개체’, 그리고 플랫폼을 넘어선 ‘창조의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생텍쥐베리가 말한 것처럼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 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누어 주는 대신,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야”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사람을 넘어선, ‘매개체’, ‘창조’, 그 저 넓고 끝없는 ‘바다’를 봐야 한다.싸이월드는 물론 지금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그 다음은, 사람들을 ‘광장’에 불러 모으는 것 이상일 것이다.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 모인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서비스 이상의 그 ‘무엇’일 것이다. 거기서 ‘싸이월드, 그 후’를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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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디자이너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에 재학 중. 2006년 홍콩 교환학생 시절에 MIT Open Course Ware(공개강의운동)을 알게 되어, 2007년부터 2008년까지 OCW의 고려대를 비롯한 국내 대학에 런칭하는 프로젝트에 참여. 현재는 공익NGO '세계화와 빈곤문제 공공인식 프로젝트'(Globalization and Poverty Public Awareness Project: http://globalizationandpoverty.org/ )에서 자문역으로 돕고 있다. '소셜 웹'(Social Web)이라는 사회와 기술, 인간과 기계가 새롭게 융합하여 발전하는 시대의 방향성과 그를 위한 비전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visiondesigner21@gmail.com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