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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24 ‘뽀통령’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는 3893억

‘뽀통령’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는 3893억

시사INLive | 차형석 기자 | 입력 2011.05.24 10:12 |

장면 1. 강호동 뽀로로 대굴욕

:뽀로로는 강호동의 연관 검색어다. 지난 4월 중순 KBS < 1박2일 > 에서 강호동이 언급한 이후부터다. 이날 강호동은 정해진 시간 안에 인형 100개의 눈을 붙이는 미션을 해야 했다. 촬영 중 강호동이 아들 얘기를 꺼냈다. "아빠가 인형 만들어서 집에 가져갈게."(강호동) "TV에 나오면 아들이 알아봐?"(제작진) "사실 지금 아빠고 뭐고 모른다. 뽀로로에 미쳐가지고. 내가 상대가 안 된다. 내가 오죽하면 크롱을 알겠나."(강호동) 다음 날 '강호동 뽀로로 굴욕'이라고 포털에 뉴스가 떴다. 그러자 뽀로로를 잘 모르던 20대들이 검색해댔다.

개그맨 유세윤이 뽀로로 그림을 손등에 그리고 방송에 출연했고, 카메라에 잡혔다. 5월5일 어린이날에는 < 9시 뉴스 > 앵커가 뽀로로가 그려진 넥타이를 매고 뉴스를 진행했다. 다시 온라인이 들썩였다. 도대체 뽀로로가 누구냐?





장면 2. 뽀로로 간증

:서너 살 이상 아이를 둔 부모에게 뽀로로는 이미 유명 인사다. 대통령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뽀통령'이라 부르고, 아이에게 신적인 존재라 하여 '뽀느님(뽀로로+하느님)'이라 칭하기도 한다. 누군가 뽀로로와 관련한 내용을 모은 '뽀로로 간증 시리즈'는 유아를 둔 부모가 보기에, 공감할 만한 '리얼 체험담'이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 "제 친구가 보건소에서 공익 근무를 했는데 담당이 영유아과였습니다. 애들이 주사를 맞는 곳이니, 아주 그냥 '통곡의 계곡'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던 중 영유아실 벽에 뽀로로 스티커 등을 붙이고 곳곳에 뽀로로 책자와 인형 쿠션 등을 배치하니까 통곡의 계곡이 잠잠해졌다고 합니다." "뽀로로를 만든 제작진에게 노벨평화상을 주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니 말 다 했죠."

과장 섞인 간증대로 뽀로로가 노벨평화상을 받게 된다면, 네 군데가 공동 수상을 하게 될 것이다.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오콘·EBS·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 이 네 회사가 뽀로로의 저작권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된 영문일까. 얘기는 < 뽀롱뽀롱 뽀로로 > 가 EBS에서 방영된 2003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만 해도 유아용 애니메이션 시장은 미미했다. 애니메이션 강국이라고 하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에도 TV 방송사에 유아 띠 편성이 없다."(김종세 아이코닉스 상무). 띠 편성은 일주일을 단위로 매일 같은 시간대에 동일한 유형의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도 띠 편성이 되는 프로그램으로는 < 방귀대장 뿡뿡이 > 정도가 있을 뿐이었다.





ⓒ시사IN 조남진 뽀로로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동탄 신도시에 뽀로로 테마파크(위)가 개장했다. 앞으로 주요 도시에 제2, 제3의 테마파크가 들어설 예정이다.

유아 시장의 경쟁자가 없다는 것은 기회 요소였지만, 달리 말하면 '과연 될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만한 위험 요인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위험 분산 면에서 공동투자를 하게 되었다. 아이코닉스가 기획을 하고, 오콘이 제작을 맡았다(오콘은 < 선물 공룡 디보 > 를 제작했다). 방영 채널은 EBS였다. 옛 하나로텔레콤은 초고속 인터넷망 사업을 하면서 콘텐츠가 필요했다. 이들 회사가 공동투자해 뽀로로가 탄생했다. 여기에 북한 인력의 손이 더해졌다. 당시 하나로텔레콤은 대북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북한 인력을 활용해 < 게으른 고양이 딩가 > 를 제작한 바 있다. 기획과 더빙 등 후반 작업은 남쪽에서, 극화 등 메인 프로덕션의 일부(시즌 1의 52편 가운데 22편)는 북한의 삼천리총회사에서 담당했다.

2003년 11월 EBS에서 첫 방영을 시작한 이래 뽀로로는 대박을 터뜨렸다. 첫해에만 로열티로 대략 1억3000만원을 벌었다. 2005년부터는 수치가 본격 상승했다. 사업을 시작한 이래 2011년 1분기까지 거둔 로열티 수익 총계가 470억원 정도이다. 1년 저작권 수입은 120억~130억원쯤 된다. 저작권료 비중은 제품마다 다르다. 도서는 정가의 10% 수준, 공산품은 출고가의 8%, 식음료는 출고가의 2.5~4% 수준인 식이다. 케이블 채널, IPTV, 포털 등과는 연 단위로 저작권료를 계약한다(유료 VOD는 제외). 공동투자한 4개 회사가 시즌별로 투자 비율을 달리해 저작권료도 계약에 따라 달리 분배한다.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는 "뽀로로 캐릭터 상품 시장은 연간 5000억원 정도로 추정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은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를 3893억원으로 추산했다. 브랜드가 향후 30년간 존속된다는 전제 아래 무형자산(브랜드)으로 향후 30년간 생성할 수 있는 미래 가치를 현재 가치로 환산했다. 뽀로로가 거두어들이는 1년 저작권료(120억~130억원)를 연봉이라고 한다면 박지성 선수의 연봉(50억3000만원·ESPN 조사)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뽀로로는 처음 탄생할 때부터 해외에서 반응이 좋았다. 본방송이 시작하기도 전인 2003년 4월 이탈리아 '카툰스온더베이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 3개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2003년 6월 프랑스 안시페스티벌에서는 텔레비전 시리즈 부문에 국내 최초로 노미네이트되었다. 2003년 11월 프랑스 국영방송 TF1과 배급 계약을 체결했다. TF1에서는 아침 7시부터 방영되었는데, 최고 57% 시청점유율을 기록했다. 그 시간대 텔레비전을 켜놓은 사람 가운데 절반 이상이 뽀로로를 보고 있었다는 뜻이다.








뽀로로는 태어날 때부터 해외에서 반응이 좋았다.

1년 저작권료, 박지성 연봉 두 배

현재 뽀로로가 방영되거나 방영과 관련한 라이선싱 권한이 판매된 나라는 110여 개국. 싱가포르·인도네시아·홍콩 등 아시아 15개국에는 디즈니 아시아를 통해 송출하고 있다. 여러 나라 가운데 특히 프랑스·이탈리아·덴마크·스페인 등 유럽에서 반응이 좋다고 한다. 명랑 애니메이션을 선호하는 유럽인 취향에 뽀로로 캐릭터가 들어맞은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문화 산업 마케팅에서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는 철칙과 같다.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문화 상품으로 제작하는 것. 뽀로로가 그 대표 사례로 꼽힐 수 있다. 뽀로로 캐릭터 정식 라이선싱을 받아 상품을 제작하는 회사는 대략 130개. 인형·완구·문구·의류·신발·껌 등 제품 종류가 1500여 종에 이른다. 예컨대 < 하늘을 날고 싶어요 > 라는 뽀로로 그림책은 20여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

지난달 동탄 신도시에 개장한 뽀로로 테마파크도 '원소스 멀티유즈'의 일환이다. 아이코닉스와 오콘이 각각 50%씩 출자해 뽀로로 파크주식회사를 설립해 직영으로 운영한다. 올해 하반기 서울 신도림동에 2호점을 연다. 현재 제2 롯데월드에 개점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앞으로 주요 도시에 뽀로로 테마파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전보다 영상 유통 채널도 다양해졌다. 최근 CJ헬로비전이 제공하는 방송 서비스 티빙(tving)은 PC, 스마트폰, 태블릿 PC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24시간 뽀로로 채널' 서비스를 내놓았다.

지금까지 < 뽀롱뽀롱 뽀로로 > 는 번외편을 제외하고 시즌 1, 시즌 2, 시즌 3이 각각 52편씩 제작되었다. 뽀로로의 성공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캐릭터와 스토리의 친근감이 꼽힌다. 뽀로로는 체계적인 사전 조사와 기획을 거쳐 탄생한 캐릭터이다. 캐릭터를 디자인하면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했고, 색감도 아이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파스텔톤을 사용했다. 캐릭터 간 역할도 세심히 고려했다. 말을 못하는 크롱(공룡)은 < 뽀롱뽀롱 뽀로로 > 를 시청하는 유아의 '동생 캐릭터'이다. 루피가 섬세하고 수줍음 많은 여자아이 역할을 맡는다면, 패티가 활달한 말괄량이 여아 구실을 한다. 캐릭터 설정을 다양하게 하면서, 에피소드도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었다.

시즌 3부터 캐릭터 디자인에 변화를 주었다. "각각 캐릭터에 옷을 입혔다. 뽀로로는 하늘을 날고 싶은 캐릭터였다. 파일럿처럼 머플러를 두르게 했다. 옷을 입히면서 좀 더 다양하게 연출 효과를 낼 수 있게 되었다."(김종세 아이코닉스 상무) 5분 정도인 회별 러닝타임도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한 결과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스토리도 주요 성공 요인이다. 뽀로로는 교훈을 강조하지 않는다. 이래라 저래라 가르치는 부모 역 캐릭터도 없다. 놀이하듯이 자연스럽게 문제를 풀어나가는 스토리 전개가 대부분이다. 애초부터 교훈용 애니메이션은 지양하자는 게 기획자 최종일 대표의 생각이었다.

중국·인도에서는 카피 캐릭터도 등장

현재 아이코닉스는 올해 연말에 방영될 뽀로로 시즌 4를 준비하고 있다. 마케팅과 라이선싱 관리 부문에서 할 일이 많다. 이미 중국과 인도에서는 '딱 보면 뽀로로 같은' 카피 캐릭터까지 등장했다. 장수 캐릭터로 성장하기 위해서 라이선싱 제휴를 일정한 요건을 갖춘 회사로 한정하고 있다. 해외 상품 시장 개척도 과제로 남아 있다. 방송 수출에 비해, 중국·일본·유럽 등 해외에서의 캐릭터 상품 매출은 별로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뽀로로는 '9년차 캐릭터'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전 캐릭터로 자리 잡은 푸우에 비해서는 연차가 한참 뒤진다. 하지만 업계는 뽀로로를 본 세계의 어린이가 10대가 되며 함께 성장하는 것에 주목한다. 뽀로로가 '뽀통령'에서 '뽀레지던트'로 클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차형석 기자 /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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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