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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영화 2010.03.31 03:30

곽경택 감독 "3D 영화, 우리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
입력 : 2010-03-30 17:35:24
▲ 곽경택 감독

[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 영화 ‘아름다운 우리’(제작 아이엠픽쳐스·오션드라이브·아이비픽쳐스)를 3D로 제작할 것으로 알려진 곽경택 감독이 한국 3D 영화의 발전 가능성을 낙관했다.

곽경택 감독은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3D 월드포럼' 행사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3D 영화 시장은 상상력이 기술을 이끄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스토리텔링으로 승부를 걸자”고 제안했다.

“2010년 한국에서는 많은 입체영화들이 준비 중”이라고 밝힌 곽 감독은 “30년 만에 다시 찾아 온 황금기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영화인으로서 할 수 있는 건 영상적인 표현 영역의 새로운 요소를 이해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친구' 등의 감독으로 개성 있고 호소력 짙은 스토리를 선보였던 곽 감독은 “3D 영화 시장에서 한국의 기술은 할리우드에 뒤져있지만 언어구성은 세계 영화계 모두가 동일 출발점에 서 있다”며 “한국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분야”라고 밝혔다.

곽 감독은 지난해 엄청난 흥행기록을 세운 '아바타'에 대해 “어지럼증 등 그간 3D 영화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했다”면서도 “3D 영화에 맞는 새로운 문법을 시도했느냐의 여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곽 감독은 “3D 입체적 상상력이 기술을 리드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산업 측면에서의 TV 등 하드웨어 산업 외에 소프트웨어 제작환경에 대한 정부와 산업계의 적극적인 지원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평해전 소재 영화 ‘아름다운 우리’를 3D 실사촬영으로 제작할 예정인 곽경택 감독은 "예전에는 기술적인 한계에 많은 관객을 잃었지만 지금은 기술보다 예술적 고민에 치우칠 시간"이라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영화 ‘아름다운 우리’는 2002년 월드컵 열기 속에 잊혀져간 연평해전과 그 속에서 목숨을 잃은 청춘들의 이야기로 내년 초 개봉을 목표로 제작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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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 euno@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칼럼, 인터뷰2010.03.23 07:04

오세훈 "당심, 더블 스코어 이상 압도적 우세"
[창간10주년 특별대담]"견습 시장에게 맡겨서는 안돼"
대담 정종오 경제시사부장, 정리 채송무기자, 사진 정소희기자


6.2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심과 민심을 통틀어 앞서가고 있다는 대세론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의 4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 시장은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일반 지지율과 한나라당 당원의 지지율을 묻는 조사의 차이가 커 경선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당내에서도 결코 불리하지 않다. 당내 여론조사에는 어느 쪽에서 여론조사를 했는가에 따라 자기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기도 하는데 우리가 파악하기에는 당내에서도 거의 '더불 스코어' 이상 차이가 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특정 계파의 지원으로 경선을 뚫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 말은 범정파적으로 저를 지지한다는 말"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와 함께 오 시장은 "서울을 초일류 도시로 바꾸기 위한 시기에 서울 시정을 '견습시장'에게 맡길 수는 없다"며 지난 4년 동안의 서울 시정 경험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그는 "지금 서울 시장에 나서겠다는 분들은 앞으로 견습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밥을 한 번 짓더라도 지어보던 사람이 짓는 밥이 맛있다. 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도시 행정을 보는 철학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대담은 지난 18일 오전 11시 서울시장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오세훈 시장하면 디자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가지고 있는 창조, 혁신, 경쟁력을 통해 일자리로 이어질 수도 있겠죠. 디자인측면에서 4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먼저 전임시장님이 청계천으로 유명하다 해서 청계천만 하신 것 아니죠. 버스중앙차선이 유명하다 해서 그것만 한 것은 아닙니다. 대중들에게는 그런 착각이 있는 거죠. 먼저 그점을 확실히 해야 할 것 같구요.

또 기존에 없던 행정의 패러다임이었기 때문에 그런 평가가 나오는 거죠. 묘하게도 선거 때가 되면 전시 행정과 연결시키기 편하니까 경쟁자들은 전략적으로 흡짐내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경쟁후보들이 이를 두고 '이미지 정치'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과거로 되돌아가 봅시다. 10년 전의 서울을 되돌아보면 우리 스스로 회색도시라고 했습니다. 아파트 전부 똑같이 생겼습니다. 전 세계 이런 도시 없어요.

서울이라는 도시에 정이 갔었습니까?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 자부심이 느껴졌습니까? 거기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발견하는 겁니다. 이제 성냥갑 아파트들이 퇴출되고 있죠. 또 도시 거리 풍경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아름다워지고 있다는 겁니다.

많은 서울시민들이 얘기합니다. 예전에는 외국같다 오면서 속상했는데, 이제는 갔다오면 오히려 자부심이 느껴진다고. 디자인은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과 직결됩니다.

전체적으로 서울이 안전해지고 쾌적해지고, 왠지 멋스러워졌다...그것이 디자인 시정의 결과물입니다. 도시행정에 있어 디자인 행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전 세계 모든 도시가 디자인 행정을 하고 있어요. 그 도시들은 진작부터 했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구호화하지 않을 뿐이지...좋은 디자인 없이 좋은 도시 없습니다."

-그럼에도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 또한 많습니다. 어느 시에도 마찬가지겠지만, 출산율이 낮습니다. 시민들은 내가 살 집을 구하기 참 힘든 것 같고,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 같은데요.

"출산율이 낮은 것, 국가적인 문제죠. 젊은 층이 경제적으로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아이들을 마음 놓고 낳을 수 있는데...아시다시피 청년 실업, 전체적 실업률이 높은 경제위기의 상황이라는 점도 한 몫을 하고 있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사회 경제적 원인이 바탕에 깔려있죠.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해야죠. 열심히. 그래서 서울형 어린이집에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양육환경을 개선시켜 나가는 것이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필요한 정책이죠.

점점 더 양육환경은 좋아질 겁니다. 양육의 경제적 부담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 분들의 숫자가 많고...이런 점에서 정부는 충분히 양육, 보육의 지원책을 계속해서 늘여갈 수 밖에 없어요.

양육, 보육, 지원에 들어가는 사업들이 민선 5기 공약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용산참사 사건은 정말 안타까운 사태였는데, 아무래도 이런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대책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용산사건을 비롯해서 재개발 재건축 현장에서 크고 작은 충돌들이 있어 왔어요. 그러나 기존의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 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많이 망설였지만, 용산사태를 계기로 공공관리자 제도를 적용하는 것으로 해법을 찾았죠.

그동안 주택 재건축, 재개발, 뉴타운 사업은 기존의 주택이나 건물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재산증식수단으로 활용된 측면이 컸습니다. 민간 자본이 들어가서 기존 지주들과 주택 소유자들과 이해관계가 결합한 것이죠.

공공에서 그런 일이 반복되다 용산참사 사건이 계기가 돼서 더 이상 그런 큰 틀에서의 구조를 방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겁니다. 그 결단의 결과 나오게 된 것이 공공관리자 제도죠.

그동안 민간 업자와 조합 손에 의해 주도되던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이제 공공에서 일부 권한을 회수해 온 겁니다.

단계별로 구청장을 비롯한 공공이 개입해 지나치게 수익구조 창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던 프로세스들을 투명화하했습니다. 부풀려져 있는 원가를 절감해서 그 절감된 원가의 혜택이 저소득층, 다시 말해서 세입자들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이 공공관리자 제도의 본래의 취지입니다."

-시장께서는 당권이나 대권보다는 재선에 도전하시겠다고 하셨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저는 일하는 게 좋아요. '일에 미쳐 있었다'는 이런 표현을 하는데, 저는 일 하려고 정치합니다. 뭐가 되려고 정치하는 게 아니라 일하려고 정치해요. 지난 4년 동안 안 바꾼 것이 없어요. 주거, 복지, 환경, 교통, 도시경쟁력 안 바꿔놓은 게 없습니다.

이 거대도시 서울을 초일류도시 서울, 글로벌 톱10 서울로 바꿔 놓으려면 지금까지 만들었던 변화를 적어도 한 텀 정도 더 지속을 시켜야 글로벌 도시의 반열에 올려 놓을 수 있습니다.

그런 책임감의 발로라고 보시면 됩니다. 더군다나 지금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모두다 앞으로 견습시장이 될 수밖에 없는 분들이에요. 당내 경쟁자들도 그렇고, 당 밖에서 하겠다는 분들도 그렇고 도시행정에 관한한 다 견습생들입니다.

4년 동안 시정을 펼치면서 닦은 경험이, 정말 소중한 이 경험을 시민들에게 재선시장으로서 돌려드리는 것이 서울시장으로서의 최소한의 책임입니다. 그렇게 할 겁니다."

-여론조사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당내 경선 추세는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여론조사에 차이가 좀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여론조사는 하나의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지, 그것을 가지고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전반적인 추세를 보면, 일반 시민 상대로 한 조사를 보면, 아시다시피 많은 차이가 나죠.

지난 몇 달동안의 트랜드를 보면 조금씩 오르락내리락 하긴 하지만 많이 차이 납니다. 차이가 나도 많이 납니다. 당내 여론조사의 경우는 어디에서 하느냐에 따라서 자기 한테 유리한 결과가 나오곤 하는데,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당내에서도 거의 더블 스코어 이상 차이가 나요. 그 정도의 트랜드로 보고 있는 거죠."

-특히 당에서 지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당 기반이 약하다는 것인데요.

"당심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습니다. 아까도 잠깐 말했지만 자신 없는 후보가 자꾸 사람을 팝니다. 나는 누구누구가 등 뒤에 있는 것처럼 보이려 하는 뉘앙스가 많더군요. 자기 스스로에 대해 자신 없을 때 다른 사람에게 기대서 뭔가 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특정 계파의 지원으로 경선을 뚫을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뒤집으면 범 정파적으로 저를 지지한다는 말입니다. 정치권적 분류 방식에 따르면 친이가 있고, 친박도 있고, 친이도 또 몇 개로 세분화됐습니다.

직계부터 시작해서 대리인이 중간에 몇 분이 있죠.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내 뒤에는 누가 있다고 떠들고 다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를 지지하는 분들은 모든 계파에 골고루 분포돼 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해왔던 서울시정의 큰 틀이 민선 5기에도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죠. 아마 집에서 밥을 지어도, 밥을 지어본 사람이 더 잘 지을 것예요. 제가 앞서 말씀드렸지만 서울시 조직은 그렇게 만만한 조직이 아닙니다. 소정부라고 하잖아요. 국방 빼고 다 있다고 하잖아요.

4년 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도시 행정을 바라보는 관이 다릅니다. 4년 정도 하면 관이 생기거든요. 서울시민들이 이 중대한 서울시의 미래를 늘 견습시장에게만 맡길 것이냐, 경험이 풍부한 경륜있는 시장에게 맡길 것이냐 그 의사표시를 여론조사에서 표현하고 계시는 거죠.

지금 여론조사 결과는 선호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 대한 고려를 바탕에 깔고 답변을 하시는 거죠. 늘 서울시를 연습의 대상에게, 실험의 대상에게 맡길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여론으로 표출되는 거죠."

-민선 5기에는 어떤 정책에 중점을 둘 것입니까.

"일자리 창출이죠. 그 앞에 붙어야 할 말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입니다. 흔히 말하는 공공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는 겁니다. 세금으로 억지로 창출하는 그런 퍼주기식 일자리가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안정적으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그런 의미의 일자리 창출, 그런 의미의 일자리창출이 진정한 복지입니다."



-아이뉴스24 창간 10주년을 맞아서 좋은 말씀을 해주신다면

"축하드립니다. 아이뉴스24가 인터넷 매체에서 상당히 상위를 차지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10년동안 공정하게, 일부 매체의 경우에는 상당히 성향을 드러내는 매체가 있는데, 색깔을 드러내지 않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에 설려고 노력했다는 것이 결국 그러한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아닌가 생각하구요.

저 역시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시정의 좋은 의견을 수혈 받을 수 있는 창구로 아이뉴스24를 활용하겠습니다. 보다 바람직하게 형성된 여론들이 정치권을 통해서 서울시 행정으로 잘 흡입될 수 있도록 객관적 통로 역할을 계속 수행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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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놀아야 산다!
 
업무 중 개인연구 보장, 회사 돈으로 배낭여행 하기도
호모루덴스, 창조경영과 놀이는 하나
 
‘창조와 혁신이 미래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경영학계에서 이론으로 통하는 이 명제가 이미 현실에서 증명됐다. 구글과 애플이 대표적이지만 이 외에도 많은 기업이 새로운 일을 만들어 번성하고 있다. 그런 기업의 특징은 직원들에게 놀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다. 일만 열심히 해서는 창조가 불가능하다. 소위 호모루덴스(Homo Ludens·유희하는 인간)라고 하지 않는가? 놀이와 일이 구분되지 않는 이유다. 놀면서 일하지 않으면 일하면서 놀 시간도 없어지는 것이 21세기 경영환경이다.

“차장님! 거기서 두 칸 가서 행성카드를 획득해야죠. 그전에 영어 문제를 맞히셔야 해요. 이제 다음 차례는 과장님이네요. 이번에 6이 나오면 스페이스 칩을 얻을 수 있어요.” 보드게임 카페에서나 들릴 법한 대화라고 착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것은 한 기업의 업무시간 중에 벌어지는 광경이다.

웅진씽크빅의 모든 직원은 매주 수요일 오후가 되면 놀 준비를 한다. 보드게임을 하거나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논다. 그렇게 놀면서 상상하고 토론하며 연구한다. 영어학습이 가능한 보드게임, 스마트폰을 활용한 새 서비스 등 자신의 현 업무를 제외한 모든 것이 탐구 대상이다.

웅진씽크빅은 지난 2월 10일부터 업무시간 중 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 활동을 보장하는 혁신 프로그램 ‘이노홀릭(Inno-Holic)’을 시행하고 있다. 전 임직원이 자신의 업무를 제외한 모든 것에 대해 자유롭게 체험하고 연구하는 개인 혁신 활동이다. 웅진씽크빅은 매주 수요일을 ‘홀릭데이(Holic Day)’로 정해 오후 4시부터 6시30분까지 전 직원에게 이노홀릭 활동을 보장하고 있다.

웅진씽크빅 공미선 경영혁신팀장은 “직원들이 자유롭고 창조적으로 사고할수록 직원들 스스로가 회사의 변화와 혁신을 이끈다고 믿는다”며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노홀릭은 가급적 다른 소속 팀 직원들과 구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서로 다른 전문성과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일 때 다양한 아이디어가 넘칠 수 있다는 취지다. 연구의 주제와 범위는 완전 자유이며, 현재 본인이 맡고 있는 업무를 제외한 모든 주제가 가능하다. 사실상 동아리 활동 같은 셈이다.

업무와 무관해야 여행 지원

우수작에는 포상금을 주고, 사내 벤처 심의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사내 벤처’로 채택될 수 있으며, 그 경우 최대 10억원까지 사업 지원금이 제공된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직원 3명은 지난 2월 8박9일 일정으로 유럽을 다녀왔다. 회사에서 이들에게 지원한 금액은 총 1200만원.

여기에 여행기간은 휴가가 아니라 근무시간으로 처리됐다. 그렇다고 출장은 아니다. 이들은 이 회사에서 2003년부터 실시한 글로벌 배낭여행 프로그램에 당선돼 행운을 누린 것이다. 이들의 여행 주제는 기업의 사회공헌. 회사 측은 “금융산업이나 카드, 캐피털 회사 관련 주제만 아니라면 어떤 여행 주제라도 상관없다”고 했다.

지금까지 57기를 보낸 글로벌 배낭여행의 주제는 클래식 음악과의 만남, 유럽 자전거 문화체험, 실크로드 탐방에서 미국 테마파크 기행, 와인 기행, 온천 탐방, 북유럽 대학 탐방 등 실로 다양하다. 글로벌 배낭여행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달 여행 계획서를 공모해 그 가운데 여행의 취지가 분명하고 열정이 뛰어난 한 팀을 뽑아 지원한다.

최소 2명에서 최다 4명까지 한 팀이 될 수 있다. 선발팀은 최장 9일, 최고 1200만원의 여행 경비를 지원받지만 모든 일정은 자율적으로 정한다. 이 회사 김훈태 기업문화팀장은 “글로벌 배낭여행은 업무와 무관한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보고 새로운 시각을 얻은 직원들이 더 창의적이고 새로운 일을 만들기 때문에 회사에도 활력을 준다”고 설명했다.

딱딱한 철강회사도 사고는 “유연하게”

이 밖에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각종 사내 동호회 활동 지원을 비롯해 직원과 배우자를 위한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직원과 배우자를 대상으로 요가 및 명상, 자연체험을 하게 하는 ‘힐링 프로그램’,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를 이해하고 깊이를 더하기 위한 ‘컬처 콘서트’ 프로그램이 이에 속한다.

지난해 12월 10일 포스코센터 동관 4층에 위치한 창의 놀이방 ‘포레카(POREKA)’에서는 오픈 100일을 축하하는 ‘POREKA Film Award’ 행사가 열렸다. 이날 포레카에서는 지난 11월 한 달간 포스코 임직원들이 창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제작한 단편영화들이 상영되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이날 직접 행사에 참석해 임직원들과 함께 영화를 본 후 심사에 참가해 우수작 3편을 선정해 시상했다. 포레카는 ‘포스코(POSCO)’와 아르키메데스가 외친 ‘유레카(EUREKA)’를 합친 말로 지난해 9월 임직원들의 창의력 향상과 창의문화 조성을 위해 만든 포스코의 사내 놀이공간이다.

놀아야 산다!
업무 중 개인연구 보장, 회사 돈으로 배낭여행 하기도
호모루덴스, 창조경영과 놀이는 하나
이석호 기자·lukoo@joongang.co.kr

1. 웅진씽크빅 직원들이 업무시간 중 ‘이노홀릭’ 활동을 하고 있다.2. 포스코의 놀이방 ‘포레카’의 정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직원들.

이 공간은 공기업적인 기업문화와 중후장대한 산업의 특성상 창의성보다 상명하복에 익숙한 포스코에 새로운 시도였다. 포스코센터 동관 4층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이 공간은 1190㎡(약 360평) 규모로 직원들에게 휴식과 놀이,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여기엔 정원도 있으며, 1000여 권의 책을 비치한 ‘북카페’, 방바닥에 드러누워 쉬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한 ‘사랑방’과 ‘다락방’도 마련되어 있다.

포스코는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이 놀이방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별도 이용시간을 부여, 하루 300여 명의 직원이 창의놀이방을 이용하고 있다. 주말에는 임직원뿐 아니라 가족도 이용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 주말에도 평균 200여 명이 찾는다.

이런 변화는 정 회장이 ‘잘 노는 포스코인’을 강조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1년 365일 일만 한다고 해서 업무 효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면서 휴가와 여가를 적극적으로 즐길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 사이에 ‘놀아야 산다’는 분위기가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세계적인 철강기업인 포스코의 CEO마저 ‘잘 놀아야 일도 잘한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 중후장대의 대표 격인 장치산업인 철강회사마저 효율이나 생산성 못지않게 놀이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예를 든 기업 외에도 많은 기업이 사원 복지를 늘리고 여가를 지원하며 일의 연장선상에서 놀이를 장려하고 있다.

보수적 기업문화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에서도 지난해부터 심심찮게 출근시간대에 아이돌 가수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지난해부터는 넥타이를 매지 않는 ‘비즈니스 캐주얼’도 도입됐다.

밖에서 보기엔 별것 아니지만 삼성전자에서는 큰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이미 벤처기업 중에는 리프레시 휴가 명목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오게 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사내에 카페테리아나 게임공간 같은 직원 휴게실도 적잖이 있다.

“창의성은 재미있게 놀아야 나와”

한때 상사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부하에게 “회사가 노는 곳이야?”라고 쏘아붙였다. 적어도 위의 기업에 다니는 직원이라면 “그럴 수도 있죠”라는 대답이 가능하다. 여기에는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경영환경이 작용했다. CEO들이 인심이 좋아서 직원들을 놀게 해 줄 리는 없다. 그럼 왜 ‘놀아야 산다’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할까?

신동엽(경영학) 연세대 교수는 “열심히, 잘 만들면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이제는 새 시장을 창조하는 기업만 성공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놀이와 일이 혼합되는 것은 새로운 생각,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만이 창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운(문화심리학) 명지대 교수는 “심리학적으로 재미와 창의성은 동의어”라며 “재미있게 노는 가운데서 창의적인 생각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굳이 학자들의 이런 이론적 설명이 없어도 이미 실증적인 증거가 있다. 세계 최고 IT기업인 구글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각 직원들의 자리에 다양한 게임기, 미니 농구대, 로봇 등이 놓여 있는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만다.

게다가 전동 안마의자와 마사지 프로그램까지 기본적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이 모든 장난스러워 보이는 것들이 회사가 보조금까지 지급해 가며 장려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세계적 의약품 개발회사인 제넨테크(Genentech) 역시 창의력 넘치는 조직문화로 유명하다. 연구원들이 탈진하지 않도록 6년마다 안식휴가를 주고 있고, 업무시간의 20%를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120년 역사의 닌텐도 역시 직원들에게 변함없이 요구하는 것은 바로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것이다. 닌텐도는 자유로운 발상에 의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이윤을 창출하는 전통을 매우 중시했다. 이처럼 무언가 새로운 물건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하는 기업은 기업문화가 창의적이고 자율적이다.

여기에 다른 의견과 실패에 관대하다. 물론 애플처럼 편집광적인 천재 한 명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기업도 있다. 스티브 잡스 같은 독단적인 천재형에 기댈 수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조직문화를 창의적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이런 추세를 간파한 한국 기업들도 창의적 문화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놀이’는 아직까지 사원 복지 차원에 머무른다는 지적이 있다. 놀이가 일과 절묘하게 섞여야 창조적인 활동의 촉매로 작용하는데 한국 기업은 일과 놀이가 엄격히 구분돼 있다는 것이다.

업무 환경 자체가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구글, 실패에 대해 관대하고 개인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하는 닌텐도, 업무시간의 일부를 개인적 관심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넨텍 등은 일과 놀이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절묘하게 섞여 있다. 놀듯이 일하고 일하듯이 놀라는 뜻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은 여전히 ‘놀 땐 놀고, 일할 땐 일하자’는 주의다. 신 교수는 “한국 기업이 단순히 노는 겉모습만 도입한다면 창의적인 기업문화는 불가능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놀아야 산다’는 말은 직원들이 일 안 하고 놀기 위해 만들어 낸 말이 아니다. 경제 전쟁 최전선에 서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채택하는 경영방식이다.

한국에서도 상대적으로 앞선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에서 이제 막 도입하고 있다. 호화시설이나 고급 요리사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핵심은 노는 행위가 아니고 그런 것을 용인하는 관대함과 자율성, 다양성이다. 이런 문화를 갖춘 기업이 21세기에 혜성처럼 떠 오르는 건 세계적 추세다.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