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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명사2010.09.13 21:39

[1인창조기업]김동선 중소기업청장 기고

지면일자 2010.09.13   
 
 
우리는 21세기를 문화 콘텐츠 시대라고 말한다. 눈에 보이는 화려하고 거대한 그리고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하드웨어보다 하드웨어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시대라는 의미일 것이다. 다시 말해 경제적 가치 기준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최근의 사례가 바로 애플의 `앱스토어`와 스마트폰이라 하겠다. `앱스토어`는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등록 · 판매할 수 있도록 개인에게까지 개방한 오픈마켓이다. 스마트폰은 증강현실, 트위터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의해 보다 높은 가치와 강화된 기능이 부여된 휴대폰이다.

기존의 시장구조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사례들이다. 이렇게 애플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유저들에게 새로운 시장질서와 가치를 제시해 줌으로써 그들에게 엄청난 경제적 가치와 자긍심을 심어줬다.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가치가 반영된 또 다른 두드러진 사례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기업활동 결과가 아닐까 한다. 하드웨어 중심의 삼성전자가 지난해 거둬들인 매출은 무려 애플의 두 배에 달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애플은 삼성전자의 두 배 가까운 수익을 냈다. 이처럼 새로운 경제환경을 만든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이유는 그가 새로운 기기를 발명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고안해서라기보다 그러한 하드웨어를 통해 새로운 경제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프로세서와 소프트웨어를 혁신시키는 창조적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의 우리 경제계가 진정 추구하는 CEO상이며 인재상이라 하겠다.

따라서 세계 경제질서가 소셜네트워크 문화와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둔 수평적 네트워크 경제구조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추세에 발맞춰 오랫동안 우리 산업계와 경제계를 성장시켜 온 지배적 가치인 수직적 판단 기준을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때다. 변화하는 세계시장을 리더할 수 있는 창조적인 기업가를 육성하여 국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시점인 것이다.

이에 지난해부터 정부는 21세기 새로운 경제질서에 맞는 창조적인 CEO를 양성하기 위해 `1인 창조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로, 수요에 비해 지원 인프라가 미비하고 예산도 부족한 실정이다. 비록 열악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점차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해 전국에 설치 · 운영 중인 11개 앱 창작터에서 수료생들이 발군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일부 수료생이 개발한 앱은 오픈마켓에서 5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적극적인 패기와 창의성을 가진 청년층 등 국민 누구나 창조적 기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프로세서를 혁신해 갈 것이다. 또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도전해 재기할 수 있는 기업가정신 함양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우리나라에서도 세계 경제 질서를 주도하는 창조적인 기업가가 나올 수 있도록 기업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다.
 
전자신문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뉴스/세미나//인물2010.08.19 17:39

李대통령 "잠잘 것 다 자고 창업하나"

연합뉴스 | 입력 2010.08.19 16:22

창업준비 청년과 1시간 간담회..기업가정신 강조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마포 강북청년창업센터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 직후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 200여명과 관계 공무원, 기업인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창업 과정의 애로사항을 듣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 개선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자금력 부족 등에 따른 고의가 없는 사업 실패에 대해서는 정부가 재도전의 기회를 돕겠다고 했지만 기업을 하는 데 필요한 근성도 강조했다.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창업 지원생이 내놓은 팩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고, 세계에서 유일하다는 장어껍질 가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문하는 등 청년 기업인들의 도전기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 대통령은 "사업을 하려면 기술 이전에 투철한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면서 "창업하려면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미쳐야지 할 일 다하고, 잠잘 것 다 자고, 만나고 싶은 사람 다 만나려면 빨리 포기하고 취업을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가 정신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똑같다"면서 "제조업을 하든, 정보화 시대의 첨단사업을 하든, 새로운 녹색성장 일을 하든 기업가 정신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창업 과정에서 도전하고 시도하는 `벤처 정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삼성의 고(故) 이병철 회장은 아무도 하지 않을 때 반도체를 했고, 현대의 고(故) 정주영 회장은 보트 하나 못 만드는데 큰 배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게 벤처 정신"이라며 "시대에 관계없이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이 부도가 났지만 그 기업에 남아서 희망을 갖고 고비를 넘긴 뒤 대기업으로 키웠던 자신의 경험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실패해 본 사람은 더 큰 위기가 왔을 때 대처할 수 있다"면서 "정부는 그런 용기로 하다가 실패한 사람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aayy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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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콘텐츠/AR VR2010.03.29 04:09

[미래통신-4]모바일오피스에서 통신전지까지
사물통신시대로...융합서비스 활성화 '물꼬'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강은성 기자 esther@inews24.com
통신회사들이 앞다퉈 변화를 외치고 있다.

개인의 즐거움 향상에 관심 갖던 기존 통신 컨버전스는 한계에 부딛혔으니, 생각을 바꿔 사물통신 시대에 대비하자는 이야기다.

사물통신이란 인간끼리의 소통뿐 아니라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간 통신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통신의 고속화(클라우드컴퓨팅, 각종 센싱기술 접목 등)와 단말의 고기능화(스마트폰) 덕분에 가능해지고 있다.

SK텔레콤의 '산업생산성증대(IPE)', KT의 '스마트(S.M.ART : Save cost, Maximize profit ART)', LG텔레콤의 '탈통신'이란 이름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IPE'와 '스마트', '탈통신'이 차세대 성장동력임에 분명하나, 회사별로 전략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통신3사 중 누가 융합의 본질 속에 존재하는 사업 기회를 잡아 제2의 구글이 될 수 있을 까.

◆첫번 째 화두는 스마트폰 이용한 모바일 오피스 구축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현재까지의 모바일 오피스는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보는 정도였지만, SK텔레콤이 하겠다는 건 재고관리도 하고, 원격검침도 하고, M2M 솔루션으로 안전관리도 하는 모바일팩토리, '커넥티드 워크포스'(Connected Workforce)'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SK에너지, SK건설 등 SK그룹 계열사들은 5월 부터 순차적으로 사무실 뿐 아니라 지하철, 집 안에서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로 전환한다.

KT 기업고객부문 전략담당 이문환 상무도 "6개에 달하는 KT의 스마트 분야 중 가장 시장 규모가 큰 게 기업시장(엔터프라이즈)"이라면서 "KT 내부적으로도 조만간 스마트폰으로 회장의 사내결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신사들의 모바일 오피스는 시스템통합(SI) 업체의 것과 차이가 난다.

SI업체들이 기업의 기존 IT 전산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관심있다면, 통신사들은 기존 전산시스템 활용을 극대화하면서 복합통신망의 장점을 살려 이동성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PC든, 스마트폰이든, e북 리더기든 단말에 관계없이 안전하게 서비스받도록 지원하고 핵심 소프트웨어는 오픈마켓을 통해 제공하는 컨셉이다. 국내는 각 그룹별로 계열 SI 회사들이 있으니, 산업별 특화 앱으로 발전시켜 세계를 겨냥한 '오픈마켓플레이스'로 서비스하겠다는 것이다.

강점에 따라 통신사 전략도 차이

통신사별 전략도 조금씩 다르다.

SK텔레콤 산업생산성증대(IPE) 사업단 육태선 상무는 "땅을 파고 길을 막고 관로를 만들 지 않아도 되는 무선통신사업자로서의 강점을 활용해 IPE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커넥티드 워크포스(모바일오피스)를 하는데, 아이폰을 쓰면 애플의 앱스토어 통제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SK그룹은 MS 윈도 모바일과 구글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모바일 오피스를 추진 중이며, 아주 많은 정보를 매우 미세한 부분까지 모을 수 있는 센싱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KT 이문환 상무는 "스마트 전략의 핵심은 국내 최강의 유무선 통신인프라에 기반해 토털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데 있다"면서 "현재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안정성과 완성도가 너무 떨어져 기업에서 쓰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기업용폰으로 윈도 모바일이 장착된 쇼옴니아 같은 와이파이 탑재 FMC폰을 밀고 있으며, 현재는 그룹웨어 정도이지만 애플 아이폰으로 모바일오피스를 구축한 곳도 한 곳 있다.

◆의료, 스마트빌딩, 교육 분야까지...융합서비스 활성화

당장은 모바일오피스로 대표되는 기업 시장에 집중하나, 중·장기적으로는 의료와 스마트빌딩, 교육 등 다양한 융합서비스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140명 규모의 IPE사업단을 꾸리고 '커넥티드 워크포스'를 비롯 의료, 유통,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육태선 상무는 "헬스케어를 하는 직원은 병원으로 출근해 의사와 환자, 병원 사무담당자들을 만나고 있다"면서 "한 4~5년은 그 쪽 현장에서 살면서 장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육 상무는 특히 "미국의 의료보험 개혁 조치 덕분에 전자의무기록(EMR) 시장이 열려 MS가 태국에 있는 EMR 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면서 "헬스케어는 5년이상 투자해야 하는 일이나 전망은 어둡지 않다"고 밝혔다.

청담러닝과 함께 하는 e교육 단말기 사업도 "끊김없는 네트워크와 아주 저렴하면서도 지능화된 테블릿PC 같은 게 있으니까 가능하다"면서 "목표는 연말인데 5월에 프로토타입 제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T는 모바일오피스외에도 스마트 빌딩(자동화 및 에너지 절감)과 스마트존, 스마트 그린 등을 준비중이다.

이문환 상무는 "DC배전 기술을 확보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쪽에서 지경부 지원으로 관련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20~30% 정도의 에너지 효율을 높였고, 이와별도로 스마트 빌딩 서비스를 위해 에너지 관리 관련 벤처기업과 업무를 제휴중이며 조인트 벤처 설립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KT가 만든 IT CEO 포럼의 분과위로 '스마트 오픈 포럼'을 구성했다"면서 "중소·벤처 협력사들을 매출을 올리기 위한 대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함께 협력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위원회 형태근 위원은 "제2의 ICT 도약을 위해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나 창의적인 교육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아 당장은 쉽지 않다"면서 "현재 집중해야 할 곳은 교육, 의료 등과 연계한 융합서비스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형 의원은 '점빼기'를 세계 최고로 잘 하는 국내 성형외과 의사가 원격으로 세계인들을 진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며, 타 산업과의 융합서비스를 강조했다.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시대...통신전지 시대 도래할 까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는 융합시대에 성공하려면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부활시켜야 한다면서, 기업가는 단순히 경영하는 사람(企業家)이 아니라 위험에 도전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사람(起業家)이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기업가는 남들이 못 보는 기회를 보는 사람인데, 2015년이 되어서 당연해 보이는 사업 기회가 지금 어디엔 가는 존재할 것"이라면서 "누군가 찾아내 그걸 한다면 제2의 구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닌텐도 위는 HD를 지원못하는 등 하드웨어 성능은 소니의 PS3보다 2배이상 떨어지지만 소프트웨어가 풍부해서 압도적인 1등이 됐다"면서 "이는 가장 싼 값으로 빠른 시일 내에 부품을 공급받으면 성공했던 제조업 모델과는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교수는 이에따라 "융합시대 성공의 길은 독립적인 서드파티들을 얼마나 자기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느냐에 있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SK텔레콤과 KT, LG텔레콤 모두 과거와 달리 중소·벤처 협력사들을 하청업체가 아닌 필수적인 파트너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사물통신시대로 가는 데 있어 난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술리더십을 유지하는 일, 전통 산업의 시장 파이를 줄이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구현하는 일 등 만만찮은 도전 과제가 있다.

SK텔레콤 육태선 상무는 "IPE는 해본 적이 없어 실패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패한다 해도 그 속에서 우리의 노하우는 쌓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육 상무는 사물통신(M2M) 시대 에너지 솔루션과 관련, '통신전지'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SK텔레콤의 기술 리더십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교보문고에 가서 영어교재를 살 때 킨들 같은 단말기를 구입해 자신에게 적합한 영어 앱을 다운받아 사용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면서 "멀티 디바이스 시대에 통신사가 일일이 서비스를 개통해 주는 게 아니라 모뎀을 통일된 규격으로 만들고 여기에 일정한 통신량을 제공하는 '통신전지' 같은 선불 개념도 생각해 볼 만 하다"고 했다.

육태선 상무는 "잘 나가는 기업은 어떤 기술을 스스로 구축하고 어떤 기술은 구매할 지에 대한 원칙이 있다"면서 "그 분야를 먼저 안 다음이라면 IPE를 위한 기업 인수 합병(M&A)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뉴스/세미나/2010.02.01 17:18

`기업인의 사명은 새로운 사업의 창조`

2010.02.01 10:38 입력 / 2010.02.01 13:14 수정

고 이병철 회장 탄생 100년, 그에게 경제의 길을 묻다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생전에 고 정주영(오른쪽) 현대그룹 회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고(故) 이병철 회장은 걸출한 사업가였다. 치밀한 판단력과 혜안으로 대그룹을 일구었다. 삼성이 한국이란 울타리를 넘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놓았다.”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한 말이다. 두 사람은 최대 라이벌이었다. 재계 1등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퉜다. 하지만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는 법인가. 정 회장은 이 회장을 높게 평가했다. “성공을 위한 치열한 승부 근성을 갖고 자신의 단점을 되짚어 고쳐가며 성공의 길을 현실화한 사람”이라고도 했다. 삼성의 성공 비결을 이 회장의 기업가 정신에서 찾은 것이다.

오늘날 삼성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토대는 모두 고 이 회장이 닦았다. 그 바탕 위에서 이건희라는 또 다른 걸출한 2세 기업가가 꽃을 활짝 피운 것이다. 평생을 개척과 도전 정신으로 살았다. ‘돈 병철’이란 수군거림에, ‘재벌 망국론’의 대표적인 재벌이라는 비난도 들었다. 위암도 걸리고 뇌종양 수술도 받았지만 그는 1987년 타계할 때까지 기업인으로만 살았다. 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라면 무리수를 두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고, 이익이 날 만한 사업은 과감히 도전했다.

그리고 손 대면 무조건 일등을 하려고도 했다. 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치욕도 감수하겠다는 기업가 정신, 사업으로 나라에 기여하겠다는 ‘사업보국’ 신념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였다. 다음 달 12일로 그가 태어난 지 100년이 된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를 기리는 건 이 때문이다. 그가 살아있다면 지금 우리 경제와 기업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가 살아있다면 투자 부진, 신수종 사업 부재, 일자리 부족 등의 고민으로 우리 경제가 시달리고 있지 않을 것도 같다. 하늘 나라에 있는 이 회장과의 가상 인터뷰 형식을 빌려 그의 기업가 정신을 살펴봤다. 답변은 '호암자전''호암어록''호암의 경영철학' 삼성그룹사에서 발췌했다.

-이건희 회장은 최근 삼성전자가 일본의 큰 전자회사 10개사보다 이익을 더 많이 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소니와 파나소닉 등에 대해 신경은 쓰지만 겁은 안 난다고 했습니다. 69년 전자산업에 진출할 당시 일본에서 기술과 자본 지원을 많이 받았던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일 듯합니다. 당시 일본에서 수모도 많이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는 일본 산요전기로부터 도움을 받아 전자산업에 진출했어. 그쪽에서 자본도 40% 대고, 기술도 줬어. 하지만 70년 말 공장이 완공되자 산요가 달라지더군. 기술 정보 제공에 비협조적이었고, 부품과 원자재 가격도 상당히 높았어. 이 때문에 상당한 긴장 관계가 형성되기도 했어(삼성전자 20년사 152쪽). 64년 세계 최대의 비료공장을 설립할 때도 그랬지. 플랜트를 들여오려는데 일본 비료 업계가 결사 반대하는 거야.

중앙포토
우여곡절 끝에 미쓰이물산을 창구로 하는 데는 성공했는데, 이 회사의 중간간부가 고압적으로 나오는 거야. 당신들 실력으로 가능하겠는가 하고 말이야. 그래서 화를 냈지. 나중에 이 사람이 여섯 번이나 찾아와 사과했던 기억이 나(자전 149쪽). 83년 반도체산업에 진출할 때도 마찬가지였어. 일본 반도체 업계가 도저히 기술을 줄 수 없다는 거야. 샤프에서 기술을 도입하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이 때문에 샤프는 나라의 역적이라는 비난까지 들었어(자전 238쪽).”


“창업 순간 쇠망 위기에 직면하는 게 기업의 운명”
고 이병철 회장 탄생 100년, 그에게 경제의 길을 묻다


기술적 스승이던 산요전기는 지난해 파나소닉전기에 흡수합병되면서 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세계 1위의 가전업체로 부상했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삼성의 전자산업 진출에는 국내 기존업체들도 반대했다. 과당경쟁이 일어나 전자업계 전체가 공멸한다는 논리였다. 특히 59년 국내 처음으로 라디오를 생산한 금성사(지금의 LG전자)의 반발이 심했다. 공교롭게도 금성사는 이 회장의 사돈 기업이었다. 창업자인 고 구인회 회장의 아들이 이 회장의 사위였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반대하던 정부도 설득했다. 결국 내수 판매는 못하고 전량 수출하는, 불리한 조건으로 겨우 진출할 수 있었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전자산업에 진출하려 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단계에 꼭 알맞은 사업이라고 생각했거든. 전자제품의 대중화를 촉진하고 수출전략 상품으로 육성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맡아보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야(자전 205쪽). 당시 국내 기업은 상당히 낙후돼 있었어. 50년대 전자공업에 진출한 일본은 미국·유럽과 어깨를 겨룰 정도로 컸는데, 국내 기업들은 외국 부품을 들여다가 조립하는 단계에 불과했어. 가격도 엄청나게 비쌌고(자전 206쪽, 삼성 50년사 191쪽). 또 가전으로 시작해 기반을 다지면 반도체와 컴퓨터 등 산업용 분야로 발전시킬 요량도 있었어(자전 205쪽).”

이 계획은 후일 실행됐다. 가전이 자리를 잡은 70년대 후반부터 통신기기와 반도체에 잇따라 진출했다. 삼성전자의 오늘을 있게 한 결정이었다. 그때 이 회장이 도전하지 않았더라면 반도체·TV·LCD 세계 1위, 휴대전화 세계 2위인 오늘의 삼성전자는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국내 전자산업이 세계 최강이 된 것도, LG전자가 삼성전자에 버금가는 전자업체가 된 것도 삼성의 도전이 낳은 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가 정신이 나라를 얼마나 발전시키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였다. 이 회장도 “삼성의 참여가 한국 전자산업에 어떤 자극과 활력을 주게 되었는지는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때 예견한 대로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지 않았는가(자전 207쪽)”라고 말했다.

요즘 화두인 기업가 정신으로 화제를 돌렸다. 기업 투자는 부진하고 일자리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잠재성장률도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 기업가 정신이 과거만큼 충만하지 않은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크려고 하지 않고 대기업이 되는 중견기업도 거의 없다. 기업을 키우고 싶다는 의욕보다 적당히 기업을 키운 후 편안하게 지내려는 기업인들이 많아진 듯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기업가 정신을 북돋울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정부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망하면 재기가 불가능한 사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합니다. 이 회장께서 사업하시던 당시에는 경영 환경이 더 열악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기업가 정신이 충만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내가 사업을 시작할 때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어. 사업 내용이나 경영관리 방식에 대해 조언을 구할 수가 없었어. 혼자서 궁리하고 검토하고 해결책을 찾는 길뿐이었지(자전 4쪽). 사업을 한 후에도 온갖 비난을 받았어. 심지어 심혈이 맺힌 기업을 뺏기기도 했어. 재산도 몰수당했고 기업이 송두리째 흔들릴 뻔했던 적도 많았지. 하지만 나는 그때마다 용기를 냈어. 분노와 비애를 삼켰지(자전 3쪽, 24쪽). 내가 사업을 한 목적이 일신의 영달이나 축재가 아니었기 때문이지.

53년 제일제당을 설립한 지 불과 2년 만에 거부가 됐어. 나 자신의 안락을 위해서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어. 하지만 나는 나라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게 내 사명이라고 생각했지(자전 71쪽). 황무지에 공장이 들어서고 수많은 종업원이 일에 몰두하고, 생산된 제품들이 트럭과 화차에 잔뜩 실려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정말 좋았어. 기업가가 아닌 사람은 그 기쁨을 몰라. 그게 창조의 기쁨이고 국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지(자전 71쪽). 기업가 정신은 도전과 노력 정신이야. 누가 뭐래도, 아무리 환경이 나빠도 계속해서 선구적으로 신기축을 열어가는 것이지(자전 233쪽).”

기업을 키우는 기쁨,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사명감이 기업가 정신의 요체라는 얘기다. 요즘 기업인들이 경영환경 운운하는 건 변명에 불과하다고 꾸짖는 듯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창조는 이 회장이 73세 때인 83년 시작됐다. 반도체 사업 진출이다. 마지막이자, 가장 화려한 꽃을 피웠던 도전이었다. 한국 최대 그룹이었던 삼성에도 엄청난 모험이었다.

반도체가 돈 먹는 하마여서다. 처음 시작했던 64KD램과 256KD램을 개발·생산하는 데 들어간 투자비만 6500억원이었다. 82년 삼성전자 매출액(4264억원)이나 총자산(3874억원)의 두 배 가까운 돈이 2~3년 새 투입된 것이다. 게다가 반도체는 제품 사이클이 기껏해야 2~3년이다. 선발주자인 미국·일본과의 경쟁에서 이긴다는 보장도 없었고 반도체 개발 인력도 없었다. 누가 봐도 무모한 결정이었다. 주변에서도 다들 말렸다. 평생 일구어 놓은 그룹이 통째로 날아간다고도 했고, 70세가 넘은 나이에 할 사업이 아니라는 조언도 있었다. 하지만 반도체 사업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다른 누구보다 이 회장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원래 돌다리도 한참 두드린 후에야 건너가는 성격 아니었던가.

-그런데도 반도체에 인생을 몽땅 다 건 이유는 무엇입니까.
“돈벌이를 할 작정이었으면 딴 걸 했을 거야. 하지만 반도체는 국가적 사업이고 미래 산업의 총아라고 생각했어(어록 37쪽). 일렉트로닉스의 물결에서 뒤처지면 우리나라는 영원히 후진국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어(자전 243쪽). 또 당시 우리나라는 샌드위치 신세였지. 경공업 제품은 후진국의 맹추격을 받고 있었고, 중화학 제품은 선진국 제품과 경쟁이 안 됐어(자전 236쪽).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첨단기술 개발밖에 없다고 판단했어(자전 243쪽). 누군가는 반드시 해내야 할 프로젝트라면 내가 하겠다고 생각한 거야(자전 237쪽). 위험을 뛰어넘어 성공해야만 삼성의 내일이 열린다고 믿기도 했고(자전 233쪽). 준비는 많이 했어. 전문가들의 의견은 거의 다 들었고, 구할 수 있는 자료는 다 섭렵했지. 전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어. 그래도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매일 검토하게 했어(자전 241쪽).”

일단 결정하자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미국과 일본이 1년 이상 걸렸던 64KD램 생산라인을 6개월 만에 완공했다. 곧바로 착수된 256KD램 공장도 6개월 만에 준공했다. 86년에는 1MD램의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3년 만에 기술 자립의 쾌거를 달성한 것이다. 하지만 고생은 많이 했다. 초기에는 적자도 막심했다. 그룹에서 번 돈을 대부분 반도체에 부었다. 그래도 모자라 돈을 많이 빌렸다. 삼성반도체통신(88년 삼성전자에 합병)의 부채비율은 825%까지 치솟았다. 삼성그룹 전체가 망한다는 보고서도 올라왔다.

그런데도 이 회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보고서를 손에 쥐고도 1MD램 공장 건설을 강행했다. 당시 환율로 2800억원(87년 달러당 평균환율 822원)이 투자된 공사였다. 이 회장이 일방적으로 착공식 일자를 지정했을 정도로 반대가 심했던 공사였다. 하지만 이 라인 건설로 일본 기업들 못지않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고 기술 격차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곧 바로 닥쳐온 반도체 호황기에 편승할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이다. 이때부터 반도체는 신화로 자리매김됐다. 누적된 적자를 한꺼번에 다 털었음은 물론이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일신했다.

-이건희 회장은 까딱 잘못하면 삼성전자도 구멍가게가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애플의 아이폰으로 삼성전자가 고전하면서 삼성 특유의 혁신과 창조경영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초일류 기업으로 영속할 수 있겠습니까.
“기업은 영원할 수가 없어. 평균 수명이 길어야 40~50년이야. 사람처럼 창업할 때부터 쇠망의 위기에 직면할 운명을 갖는 것이지. 다만 기술 혁신과 산업구조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은 더 살 수 있어. 내가 삼성을 50년 끌고 올 수 있었던 건 산업의 구조 전환 과정에 따라 끊임없이 변신했기 때문이야. 변화에의 도전을 게을리하면 기업은 쇠퇴하기 시작하지. 그러면 재건하기가 정말 어려워(자전 246~248쪽). 삼성은 더욱 큰 발전을 할 거야. 그러려면 왕성한 도전 정신과 끊임없는 노력 정신에 의해 모든 분야에서 계속 선구적으로 신기축을 열어가야 해(자전 233쪽). 장기적 안목에서 시대의 요구를 파악하고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개발해야지.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익을 먼저 생각하고, 정직하게 사업하는 자세도 필요하고(자전 247쪽).”

김영욱 중앙일보 경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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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