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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8.14 [이슈와 전망] 디지털 미디어와 사회적 책임
  2. 2010.06.26 [이슈와 전망] 한국의 알래스카 (1)

[이슈와 전망] 디지털 미디어와 사회적 책임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

세계에서 가장 발행부수가 많았던 간행물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성경이라고 답하겠지만, 경이적인 기록의 주인공은 디지털시대 이전의 TV Guide였다. 북미에서 발행되던 TV Guide가 최고의 발행부수 자랑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TV의 보편적인 보급과 TV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의존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TV Guide가 즐겨 실시한 `100만달러를 준다면, TV를 포기할 수 있나?'의 서베이 결과는 TV가 얼마나 우리들의 생활에 중요한 존재가 되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런 TV에 대해서 미국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TV없는 세상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TV를 하루 3시간 보는 사람이 1시간 미만을 보는 사람에 비해 비만도가 2배라던가, 일주일에 자녀와는 고작 38분 대화를 하면서 TV시청에는 31시간을 쓰고 있다는 자성적 지적, 어릴 때 TV시청이 아동기 ADHD 증후와 무관치 않다는 우려나, TV폭력시청이 향후 삶에 있어서 공격성향을 가장 잘 나타내는 예측요소가 된다는 장기간의 연구결과 등이 인용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여전히 미국에서 평균 TV시청시간은 하루 4시간 30분이 넘고, 우리나라도 일일 평균 200분 정도의 시청시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TV에 대해서 특히 문제시되었던 것은 폭력성과 중독성이었다. 1968년 미국 존슨 대통령은 `폭력발생원인예방위원회'를 출범시켰고, 해당 위원회는 TV폭력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결국 미국의회는 TV폭력이 어린이 태도와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보건교육복지부로 하여금 수행하도록 하였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TV Guide의 발행인인 애넌버그(Annenberg)에 의해 미디어연구의 양대산맥이라고 할수 있는 펜실베이니아대 애넌버그스쿨과 USC 애넌버그스쿨이 설립되었다. 정부와 사업자의 노력이 같이 된 십수년의 연구성과는 소위 문화계발효과이론(cultivation effect theory) 등으로 정립되었다. 결국 TV를 시청하면, 중장기적으로 수용자들은 TV 픽션과 뉴스에서 묘사된 바와 같이 현실에 대해 획일적이며 매우 선택적인 관점을 점차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TV가 단순히 세상의 창(窓)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행동규범과 실제 삶의 상황에 대한 신념을 알려주는 일관된 상징적인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야기들은 왜 TV상의 폭력이나 음란에 대해 규제하고, 그 동안 방송에 대해서 엄격한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오늘날 미국에서나 국내에서나 이미 인터넷의 사용시간은 TV시청시간과 유사하다. 디지털세대는 모바일폰을 손에 들고 살며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보고, 행동양식을 학습한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디지털 미디어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여전히 소극적이다.

인터넷 중독이나 게임중독에도 대응해야 하지만,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세계를 이해하고 행동하는 규범과 인지지도(cognitive map)를 형성하는데 미치는 디지털 미디어와 디지털 콘텐츠의 영향을 읽는 것이다. 국가적 차원과 사업자 차원에서 이제는 디지털 미디어의 인지적, 사회 문화적 영향에 대한 연구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제대로 디지털 미디어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산업정책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사회ㆍ문화적으로나 정치ㆍ경제적으로 디지털 민주주의를 구현해야 할 디지털 미디어가 단순 기술차원을 넘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 잡는 단계로 발전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디지털타임즈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마켓 생태계/지식2010.06.26 06:07
[이슈와 전망] 한국의 알래스카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

"The world in his Arms"는 1952년에 유니버셜 픽처스가 제작한 해상 어드벤처 영화로서 국내에서는 "세계를 그대 품안에"로 소개되었다. 렉스 비치의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그레고리 펙과 앤 블라이스, 안소니 퀸이 열연하였는데,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매입하려는 야망에 불타는 물개 밀렵선 선장 클락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러시아 왕자와 정략결혼이 예정되어 있던 백작부인 마리나를 구해서 항해를 떠난다는 줄거리이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제목에 매료되고, 물개를 밀렵하는 충격적인 장면에 놀라고, 다이내믹한 해상 경주와 사나이들의 모습에 흐뭇해하고, 멋진 그레고리 펙과 아름다운 앤 블라이스에 홀렸다. 그러나 정작 나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나중에 알게된 알래스카의 역사였다.

알래스카는 1867년 러시아로부터 미국이 720만달러에 매입하였다. 남한 면적의 15배가 되는 땅을 평당 약 0.0016센트로 산 셈이다. 그러나 당시에 언론은 비난을 쏟아냈다. `세어드의 어리석은 짓', 앤드루 존슨의 `아이스박스', `북극곰 정원' 등 그들의 비난의 요지는 털 덮인 멸종위기의 동물이 조금 남아 있는 얼음덩어리 땅을 매입했다는 것이었다. 상원에서의 비준도 통과에 필요한 2/3를 단 한 표 차이인 27대12로 이뤄졌다.

중요한 것은 밤을 새운 협상과정에서 알래스카의 가치를 단지 물개밀렵규모 가치정도로만 보았다는 것이다. 알래스카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 세대가 지나 1895년부터 금광이 발견되면서이다. 그리고 더 큰 지정학적인 전략적 가치를 알게 된 것은 세계 2차대전 이후이다. 자원측면에서 알래스카의 생산규모는 1868년부터 2002년 사이에 3900억 달러에 달하였다. 향후 10년 간 원유로만 4550억 달러, 금으로 800억 달러를 벌어드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귀한 자원이 발견되어 개발되고 있다. 오늘날 알래스카는 미국의 희망이자 미래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한편 팽창정책을 펴온 러시아제국이 알래스카를 매각한 까닭은, 크림전쟁에서 패한 러시아가 주적으로 인식되던 영국의 침투로부터 알래스카를 지키는데 소요될 재정적인 부담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한다. 당시 재정러시아 연간 예산이 5억 루블이었던 점을 감안해도 매각수입 자체는 큰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미국정부도 1867년 세입이 4억 9100만 달러, 세출이 3억 4700만 달러로 잉여규모가 무려 1억 4400만 달러였으니 720만 달러의 조약을 투자적 성격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이었다. 당시 거래를 지지하는 입장들은 러시아가 남북전쟁당시에 북부군을 지지하였다는 것과 평화를 위해 영국을 공동 견제하는 데에 의미를 두었다. 명분을 따랐던 미국의 행운과 실리를 따랐던 러시아의 불운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대목에서 우리는 조금이라도 멀리 보는 미래에 대한 예지력과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도 알래스카가 필요하고 이를 가슴에 품고 항해하는 젊음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알래스카는 과연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 우리의 알래스카는 역동적인 문화와 인적 자원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다이내믹 코리아'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알래스카가 아닐까? 개방된 사회, 경제, 정치가 아니면 창조적 역동성은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 더 크고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위해 미래비전의 공유가 절실한 때이다.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