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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10 단원의 '풍류'에서 '한류'의 원류를 보다 (2)
서비스/아트페어2011.11.10 04:46

단원의 '풍류'에서 '한류'의 원류를 보다
'조선화원대전(朝鮮畵員大展)' 2012년 1월 29일까지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11.11.09 12:15 ㅣ최종 업데이트 11.11.09 12:15 김형순 (seulsong)

  
작자미상 I '영조병술진연도 8곡병(영조의 건강을 기원하는 8곡 병풍)' 각각 100×50cm 1766. 리움미술관 1층 전시장
ⓒ 김형순
리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서울 한남동)에서는 미술관개관 7주년을 맞아 2012년 1월 29일까지 '조선화원대전'이 열린다. 조선시대 회화사에서 문인화와 함께 중요한 한 축을 이루는 화원화를 본격적으로 조명한 첫 대규모 전시다. 전시는 '왕실회화'와 '일반회화'로 나뉘고 국보 1점과 보물 12점 등 110여 점을 선보인다.

 

화원(畵員)은 조선시대 그림과 지도를 관장하는 궁중화가로 예조 도화서(圖畵署)에 속했다. 이들은 사진이 없던 시대 왕실의 권위와 통치이념을 시각화하는 것이 임무였다. 하지만 화원은 당시 양반계급이 아니었기에 천대 받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이중 대표작가인 김홍도, 장승업, 이인문의 작품을 이번 화원전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방식은 그림을 크게 확대해서 볼 수 있는 첨단디지털과 갤럭시탭 등을 도입해 입체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대작 속에 보이지 않게 가려진 부분이나 소품이라도 자세히 볼 수 있고, 빛바랜 원화도 밝게 볼 수 있어 관객의 호응이 매우 높다.

 

'화성능행도8곡병' 중 '환어행렬도'가 압권

 

  
김득신 외 I '화성능행도8곡병 중 환어행렬도(부분화 상단)' 비단에 채색 각 147×62.3cm 1795. 보물 1430호. 여기서 '숨은 그림 찾기'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 리움미술관
환어행렬도

조선왕조는 유교를 이념으로 하는 왕조다. 따라서 그 규범에 따르는 의례·제례·의장 행사가 많았다. 이를 세밀하게 기록한 그림이 의궤화(儀軌畵)다. 그 중 대표작은 '화성능행도8곡병'이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환어행렬도'다. 정조가 화성에서 서울로 되돌아오는 행차를 TV로 생중계하듯 그린 것으로. 당시 조선왕조의 역량과 기술이 총집결된 작품이다.

 

이런 역사기록화가 없다. 당시 펼쳐진 왕실행렬의 진면목을 이렇게 생생하게 볼 수 있다니 놀랍다. 고위직이 타고 다니던 외바퀴수레가 달린 초헌 가마와 4괘가 그려진 태극기와 오방색 황룡기도 보이지만 더 자세히 보면 막걸리 파는 아낙도 엿장수도 발견할 수 있다.

 

개혁정치의 위용을 과시하는 정조의 제스처

 

  
김득신 외 I '화성능행도8곡병 중 환어행렬도(부분화 하단)' 비단에 채색 각 147×62.3cm 1795. 보물 1430호.
ⓒ 리움미술관
환어행렬도

수도방위를 점검하는 군사훈련도 겸하고 있는 이 '환어행렬도'는 그 규모가 대단하다. 6000여 명의 인원과 1400여 필의 말이 등장하는 거대행렬이다. 정조가 이런 행차를 24년간 계속했으니 1년에 어림잡아 3차례씩 한 셈이다. 이런 행사를 통해 글을 쓸 줄 모르는 백성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대략 86건의 민원도 처리했다.

 

이 행사는 작게는 어머니의 한을 풀어주는 효성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크게는 자신이 재임기간에 쌓은 위업을 만천하에 고하고 노론·소론의 당쟁을 제어하면서 내외신민의 충성을 결집시켜 개혁정치에 박차를 가하는 거창한 제스처이자 시위였다.

 

혼과 정신까지도 담은 조선의 '초상화'

 

  
채용신, 조석진 I '영조 어진(임금그림)' 비단에 채색 110.5×61.8cm 1900 보물 932호(왼쪽). 이명기 I '오재순 초상' 비단에 채색 152×90cm 18세기말-19세기초 보물 1493호
ⓒ 김형순
영조 어진

이번엔 초상화(인물풍속화)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가 조선시대 초상화를 논할 때 기억해아 할 것은 '터럭 한 올'의 오차도 허용치 않고, 얼굴에 검버섯 하나도 빼놓지 않고 그렸다는 점이다. 이렇게 외면을 극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내면에 담긴 혼과 정신까지 담으려 했다. 이를 '정신을 전한다(傳神)'라고 하여 '전신화(傳神畵)'라고 부른다.

 

조선은 임진왜란 등 많은 전란에도 초상화가 그리도 넘쳐다는 것은 조선왕실이 나라에 공을 세운 신하에게 보상으로 초상화를 그려줬기 때문인지 모른다. 두 벌을 제작해 한 벌은 조정에서 소장하고 한 벌은 종손가에 내려 봉안토록 했다.

 

왼쪽 왕조의 권위를 상징하는 익선관(翼善冠)을 쓰고 홍룡포 착용한 분은 당시 51세의 영조다. 이 어진의 원본은 1744년 제작되었으나 1900년 10월 14일 경운궁(지금 덕수궁) 선원전 화재로 소실되자 이를 안타까이 여긴 고종은 당시 초상화의 대가인 채용신과 조석진을 시켜 복원시킨 것이다. 고종은 이에 각별히 신경을 썼고 표제도 직접 썼다.

 

그 오른쪽 작품은 조선 초상화의 제1인자였던 이명기가 그린 65세 때 오재순의 초상이다. 오재순은 정조 때 종일품인 판중추부사에까지 오른 학자출신 관리로 호피의자에 정장관복을 갖추고 근엄하게 앉아있는 모습이다. 당대 초상화의 한 전형을 보여준다.

 

인간의 이상향을 구현한 '신선도'

 

  
작자미상 I '요지연도(瑤池宴圖 Immortals's Feast)' 비단에 채색 134×366cm 19세기(부분화 2번째 폭의 부분화). 경기도박물관소장
ⓒ 김형순
신선도

'요지연도'는 신선계를 그린 작품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유토피아를 꿈꾼다. 그런데 동양에서 이를 구현한 작품이 바로 '신선도'다. 불로장생과 영혼불멸을 상징하는 이 여덟 폭 그림은 팔선 중 주최자 격인 서왕모(西王母)가 사는 곤륜산에서 열리는 연회를 그린 것이다. 보통은 8명이 나오는데 여기선 더 많은 신선이 등장한다.

 

팔선을 거느리는 창조여신 마고(麻姑)를 비롯하여 물 위에 자리를 깔고 거기서 술을 마시면 그 머리 위에서 학이 춤춘다는 장지화(張志和), 장수의 상징인 수노인(壽老人), 달의 여신인 향아(嫦娥) 등도 보인다. 석가모니도 끼여 있어 불교적 색채도 띈다. 그런데 이런 신선도가 궁정에서 쓰이다보내 역시 왕권통치이념을 미화하는 도구가 되었다.

 

학구파 문사들의 브랜드, '책가문방도'

 

  
장한종 I '책가문방도 팔곡병(冊架文房圖 八曲屛)' 종이에 채색 195×361cm 19세기전기. 경기도미술관소장
ⓒ 김형순
책가도

이번엔 책 그림을 감상해보자. '책가도'는 민화에만 나온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왕실에서도 진채장식화로 '책가문방도'를 많이 그렸다. 학문을 숭상하는 양반들의 문화브랜드다. 책과 함께 놓인 기물들이 실물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으로 사람들 눈을 현혹한다. 책 사이로 도자기, 과일, 꽃 등이 놓여있어 문사들의 사랑방에 걸맞게 구성미가 돋보인다.

 

위 '책가문방도'는 커튼이 처진 게 특징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짜임새가 있는데 그런 와중에도 아래 오른쪽 두껍닫이 문 하나가 떼어져 있어 파격적이다. 이 그림은 당연히 권학의 메시지가 담겨 있지만 그 이면에 출세와 부귀에 대한 욕망이 감쳐진 것도 사실이다.

 

조선후기 화풍의 국제화

 

  
전(傳) 김홍도 I '금계도 8곡병(Golden Rooster)' 종이에 채색 111×404cm 19세기 전반(부분화)
ⓒ 김형순
금계도

임진왜란 후 조선사회는 농업기술의 발전으로 부농이 생겼고, 청나라와 활발한 무역으로 거상도 등장한다. 역관 중 밀무역을 해 큰돈을 버는 이도 있었다. 신분제는 점점 금이 가고 서민문화가 부각된다. 또한 조선은 12회 통신사를 일본에 파견할 정도로 일본과 교류도 넓혔다. 이렇게 조선후기는 급변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림도 바뀔 수밖에 없다. 그래서 김홍도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금계도도 기존화풍과 다르다. 요즘말로 포스트 모던하다. 금분을 칠한 수탉도 화려하고 감단풍 등도 감각적이고 장식적이어서 일본풍이다. 그럴 만큼 당시 조선도 국제적이었다.

 

'풍류'가 담긴 '군선도'에서 '한류' 찾기

 

  
김홍도 I '군선도(群仙圖)' 비단에 수묵담채 132.8×575.8cm 1776(부분화). 국보139호. 전시장에서 만난 유홍준 교수는 오른쪽 맨 위에 있는 사람을 단원으로 추정했다
ⓒ 리움미술관
김홍도

이번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김홍도가 그린 '신선도'를 알아보자. 당시에 유행하는 것과는 아주 다른 단원만의 독창적 걸작이다. 신선도라고 터무니없이 이상적 세계만 그런 게 아니라 일반인의 모습도 취하고 있어 신비로우면서도 현실감도 난다.

 

큰 화폭에는 자유분방한 붓질로 인해 신령한 기운과 생동감이 넘친다. 여기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한반도에 살면서 쌓아온 한국인의 독특한 기질인 풍류를 엿볼 수 있다. 18세기 단원이 그의 신선도에서 보여준 이런 '풍류'가 바로 21세기의 '한류'의 원류가 아닌가 싶다.

 

변화무쌍한 강산에 숨 쉴 곳이 없어라

 

  
이인문(1745-) I '강산무진도(江山無盡圖)' 43.8×856cm 18세기(부분화). 국립중앙박물관소장
ⓒ 리움미술관
이인문

이번엔 김홍도와 동갑내기인 이인문(1745~?)이 그린 '강산무진도'를 보자. '끝없이 펼쳐지는 강산'이라 멋진 제목이 붙어 있다. 길이가 무려 856cm나 되는 대작으로 산과 물이 시작도 끝도 없이 만나 장관을 이룬다. 강산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하게 보이는 건 바위를 깎아지른 듯 그리는 '부벽준' 등 다양한 필법이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당대 유행한 진경산수화나 풍속화와 다르게 이상을 품은 산수화다. 거센 붓질과 유연한 선과 꿈틀대는 기운이 가히 경이롭다. 정조로부터 총예를 받았던 신위(申緯)도 "왕을 모시던 화사 중 뛰어난 이로 이인문과 김홍도가 있었는데, 덧없이 김홍도는 세상을 떠났고 이인문만 남았구나"라며 그의 재능을 단원 못지 않게 높이 평가했다.

 

'묘작도', 예술이 일상 속으로 파고들다

 

  
변상벽 I '묘작도(猫雀圖 고양이 참새그림)' 비단에 수묵담채 94×43cm 18세기(부분화). 국립중앙박물관소장
ⓒ 김형순
변상벽

끝으로 변상벽의 고양이 그림을 감상해 보자. '맹견도' 같은 개 그림이나 '송하맹호도'도 같은 호랑이 그림도 물론 좋지만, 한 쌍의 고양이와 참새가 잘 짜인 구도 속에 실감나게 묘사한 '묘작도'가 눈길을 많이 끈다. 고양이가 밖으로 튀어나올 듯하고, 그 털의 감촉마저도 느껴진다. 변상벽은 하도 고양이를 잘 그려 '변고양이(卞猫)'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이밖에도 김명국의 달마도, 김득신의 풍속화, 장승업의 화조화 등 소개할 게 많으나 지면상 줄인다. 그런데 여기서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건 바로 '춘화'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추가한다면 미술관의 양해를 얻어 미술사학과 학생들에게 현장강의를 한 유홍준 교수는 전시를 다 둘러보고 난 후 "10년 안 이런 전시 못 볼 것 같다"는 소회를 남겼다.

덧붙이는 글 | [삼성미술관 리움] www.leeum.org 02)2014-6900 입장료 7000원 학생 4000원
[일반인을 위한 기획 강좌 Ⅱ] 2011.11.12-12.17 매주 토요일 10:00~12:30
조선화원에 관심 있는 일반인,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화원의 대략적인 총론에 대해 강의
장소: 리움 강당 대상: 일반인, 직장인 등 150명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