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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영화 2010.04.26 03:45

한국영화 사진전, '적진에 투하된 느낌' 영진위원장
마당 | 2010/04/24 21:06 파르티잔


'CINE F.A.N 사진전' 오프닝 행사에 참여한 인사들이 테이트를 자르고 있다 /ⓒ문성식

영화잡지의 대명사 <씨네21>이 창간 15주년을 기념해 의미있는 행사를 하나 준비했습니다. <한국영화의 얼굴 : CINE F.A.N 사진전>이 그것입니다. 15년 간 <씨네21>이 한국영화 제작현장 곳곳을 누비며 촬영한 현장 사진 80여 점과 <씨네21>의 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배우 스튜디오 사진 50여 점을 전시하는 행사인데, 이를 위해 배우 감독들이 본인이 직접 찍은 미공개 사진도 기증했다고 합니다.

전시회 기간은 24일(토)~5월1일(토)까지지만 사전 오프닝 행사가 있다는 연락이 와서 23일 저녁 그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사진판매의 수익금을 시네마테크전용관, 독립영화전용관에 기부할 예정일 만큼 의미있는 행사인데다, 사실상 창간 15주년 기념행사와도 같은 성격이라 전시회가 열리는 압구정동 갤러리LF에 갔던 것이지요.

영진위 조희문 위원장, "적진에 혼자 투하된 느낌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조희문 위원장

이날 가장 눈에 띠는 인물이 하나 있었는데, 그는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조희문 위원장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영화판을 가장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대표인물인데다, <씨네21>이 행사 수익금을 시네마테크 및 독립영화전용관 건립에 기부할 결심을 하는데 중요한 원인을 제공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영진위는 최근 비상식적인 공모를 통해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자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선정함으로서 독립영화 감독들이 기존 독립영화전용관을 거부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시네마테크도 억지로 공모를 고집해 기존 운영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영상미디어센터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아카데미 등 독립영화 진영에 가해지고 있는 각종 탄압의 중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조희문 위원장입니다.

국가의 영화관련 기구를 대표하는 위원장로서 와야 될 행사였겠지만, 그리 얼굴 표정은 편치 않아 보였습니다. '한겨레'에서 발간하는 <씨네21>이다 보니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 김성욱 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등 다수의 독립영화 감독들과 영진위를 비판하며 대척점에 서 있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행사장에 와 있었습니다.

특히 이날 행사의 사회자는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였습니다. 지난 3월 영화인들이 1천인 선언을 발표하며 조희문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었는데, 이 영화인 선언을 조직하는데 가장 앞장섰던 분이 김조광수 대표였습니다.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던데, <씨네21>이 행사장이 외나무 다리인 듯했습니다ㅎㅎ

인사말을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조희문 위원장의 첫마디는 이랬습니다.

"적진에 혼자 투하된 것 같은 느낌이다."

순간 웃음이 터졌지만 그로서는 충분히 그렇게 느낄 만 했을 겁니다. 당체 아군은 보이지 않고 자신과 영진위를 열심히 비판하고 있는 대표적 영화 매체가 수익금을 독립영화관과 시네마테크를 지원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행사이니 영진위원장이 아니었음 굳이 오고 싶은 자리가 아니었을 겁니다.

"적으로 안 만들면 되잖아, 터전을 빼앗아 놓고는..."

독립영화의 대부 김동원 감독이 축하의 인사를 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씨네21>에 대해 "좋은 기억과 복잡한 기억이 동시에 나타난다"면서 "좋은 기억은 영화세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엄청난 기여를 했다. 학생들의 영화 지식은 <씨네21>을 통한 것이었는데, 한국 영화키드를 만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반대편에서 볼 때는 영화에 대한 생각을 열어주지 못하고 가치를 한쪽으로 몰아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하고 "요새 영화진흥위 관련에 일들에 대해 뭔가 서로간에 경계를 하고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영진위를 불안하게 보고 경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물론 영진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져달라고 말하고 <씨네21>의 번창도 기원했지만, 에두른 표현으로 들렸습니다.

영진위원장이 되기 전인 지난해 <씨네21>과 한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지요.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씨네21>에 세뇌된 애들 대학교에서 교정하느라 힘들었다.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씨네21>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줄어든 것 같다."

조희문 위원장 외에 국민배우 안성기씨와 씨네2000 이춘연 대표, 독립영화의 대부 김동원 감독,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최정운 대표 등이 마이크를 잡고 축하의 인사를 했지만, 이들이 인사말을 할 때 조희문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한 듯했습니다. 그가 짓누르고 있는 독립영화 감독들과 그들을 지원하려는 행사가 편할 수는 없었겠지요?

조 위원장의 말이 끝나자 사회를 맡은 김조광수 대표는 "적진에 혼자 투하됐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까지 생각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서로 같이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지만, 조희문 위원장이 발언이 트윗을 통해 전해지자 한 젊은 독립영화 감독은 이런 반응을 적어 놨더군요.

'적으로 안만들면 되잖여, 터전을 빼앗아놓곤 찌질한X, 제딴에 매번 그럴듯한 수사법인줄알지...'


사진으로 기록된 지난 15년의 한국 영화 역사
배우와 촬영현장, 그리고 독립영화·시네마테크 전용관 돕기


<한국영화의 얼굴 : CINE F.A.N 사진전>은 다음은 세가지 컨셉으로 마련됐습니다.

F. Fan-tas-tic <지금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배우>
<씨네21>과 함께 했던 배우들의 판타스틱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A. Action & Actor <영화의 현장에 가다>
15년 동안 한국영화와 한 길을 걸어온 <씨네21>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N. aNd, iNde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시네마테크전용관, 독립영화전용관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해 영화인들이 기증한 사진을 함께 전시합니다. 전시되는 모든 작품의 판매 수익금은 시네마테크전용관, 독립영화전용관 건립에 기부됩니다.

사진전에 참여한 사진기자들을 대표해 손홍주 사진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문성식


사진기자들이라기 보다는 뛰어난 사진작가들이 지난 15년간 한국 영화의 역사를 기록한 작품이라 여겨질 만큼 배우들의 환상적인 사진이 수두룩합니다. 작은 사진으로 보는 것과 커다란 사진으로 보는 것은 역시나 느낌이 확실히 다르더군요.

전시된 사진 하나 하나를 스치듯 가볍게 지나치기 어려울 만큼 깊이 들여다 보면 현장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오기도 합니다.

수십만 컷의 사진들 중에서 고르고 골라낸 사진들이라 영화사적으로 소장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기자들 뿐만 아니라 고아성(배우), 김형구(촬영감독), 봉준호(감독), 손현주(배우), 홍경표(촬영감독) 등도 사진을 기증해 이번 전시회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이날 첫 판매된 작품은 한겨레 고광헌 대표가 회사에 걸어두겠다고 선택한 영화 '코르셋' 사진이었습니다.

전시회는 '4월 24일(토)~5월 1일(토)'까지 개최되며 입장료는 50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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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문화콘텐츠 /영화 2010.03.24 21:14

[포커스] 그들은 왜‘안티 영진위’의 깃발을 들었나
글 : 이영진   사진 : 최성열 | 2010.03.24

영화인 1692명, 문화예술인 340여명이 영진위 정상화 촉구한 까닭

“영화계는 잡음이 많아요. 소란스럽죠. 서로 싸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다툼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는 묘한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3개월간 영화계 인사들과 소통하면서 느낀 점은 서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이견을 극복할 수 있는 저력도 있다는 것입니다.”(2009.12.22, <연합뉴스>)

“영화계는 물론 문화계 전체, 정부에까지 불신받고 신뢰가 무너진 상황을 복구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영진위가) 제대로 일한다, 영화판을 제대로 돌아가게 한다, 이런 평가를 끌어내는 게 중요했죠. 생각보다 빨리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 내심 자신감도 생겼습니다.”(2010.1.10, <서울신문>)

무지인가, 아니면 호도인가.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의 근거없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는 불과 두달 뒤 벌어질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알면서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덮어두고 싶었던 것일까. 그 어느 쪽이든, 영진위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만은 명명백백하다. 조 위원장이 영진위 위원장 직을 맡은 지 불과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무려 1700명이나 되는 영화인들이 영진위의 ‘제멋대로’ 사업 진행에 쓴소리를 뱉었다. 3월1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영화인 1천인 선언’ 기자회견은 1999년 영진위 출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성토장이었다. 위원 구성 등의 내홍을 겪었던 1기 영진위(1999~2002) 시절에도, 단체사업지원 등 해당 사업에 대한 일부 영화계 단체들의 문제제기가 더러 있었으나, 지금처럼 많은 영화계 인사들이 나서 한목소리로 “영진위의 비민주적이고 비문화적인 독단적 행정 집행”을 질타하진 않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의 거센 반발 기류를 감안할 때 영진위가 신뢰 회복을 위한 반전의 기회를 찾기는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강한섭 위원장 시절 때까지만 해도 “일단은 신중하게 지켜보자”고 했던 영화인들까지 ‘안티 영진위’ 대열에 합류한 상황이다. 현 정부 들어 1년여 만에 위원장이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던 영진위는 조 위원장 체제 아래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제작자, 감독, 스탭, 학생 등 1692명 서명 참여

현장에서 발빠르게 정책을 구해야 할 영진위가 고립된 낙오의 섬이 됐음은, 3월16일 기자회견의 싸늘한 분위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는 “그동안 영화인 서명은 여러 번 진행해 왔으나 이번처럼 긴 설명 필요없이 서명받기 쉬웠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주최쪽이 공개한 1692명의 영진위 정상화 촉구 서명 명단에는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 공모를 둘러싸고 지속적으로 앞장서 문제를 제기해왔던 독립영화인들 외에도 차승재, 봉준호, 허진호, 임순례, 최동훈, 김우형, 류승완 등 상업영화 제작자, 감독, 스탭이 포함되어 있으며, 전국 각 대학 영화 전공 학생들도 서명에 참여했다.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최진욱 위원장은 “현 영진위 사태는 좌우의 (이념) 문제가 아니라”며 “(영진위 정상화 촉구 서명에 참여한) 사람들 숫자를 보면 영화계 종사자 절반 이상”인데도 영진위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변영주 감독도 “서명자 중 최근 5년간 영화를 제작한 대부분의 감독이 포함되어 있고 지금도 명단은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영진위나 정부의 주장대로 영화계가 좌파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이자 감독인 방은진씨도 영진위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영화인들의 세력 다툼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모 진행 및 결과에 대한 비판에 대해 영진위는 그동안 뚜렷한 해명없이 “정치적 왜곡”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영진위를 향한 비난의 불길은 영화계 안에서만 타오르는 건 아니다. 340여명의 문화예술인들도 3월16일 성명서를 내고 “영진위의 이번 공모제는 객관성, 전문성, 투명성을 상실했”으며 이는 “오로지 정치적 이해관계를 충족시키기 위한 비리와 조작만이 난무했다”고 지적했다. 의혹은 누구나 제기할 수 있고, 영진위는 공모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된다. 그러나 조 위원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독립영화전용관 및 영상미디어센터 공모가 자의적, 편파적으로 진행됐고, 결국 해당사업에 대한 준비는 물론 이해조차 하지 못한 단체들이 최종 선정됐는데도 조 위원장은 “공모 절차에는 하자가 없다”는 식의 대응으로 일관했다.

예산 쓰지도 못하고 내줄 판

조 위원장의 해명처럼 “전문적인 심사위원들이 객관적으로 심사를 진행한 것일까”. 결국 이 문제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3월10일, 독립영화전용관 공모참여단체인 (사)인디포럼작가회의와 영상미디어센터 공모 참여단체인 한국영상미디어교육협회는 영진위의 2010년 해당사업 운영사업자 선정을 취소하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청구한 상태다. 한편, ‘촛불단체’로 찍혀 영진위의 단체사업지원에서 탈락한 인권운동사랑방과 인디포럼작가회의도 “지원금의 지원 취지와 하등 상관이 없는 단체의 활동이나 성격을 문제 삼아 지원금을 배분하지 않는 것은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영진위는 어쩌면 법적 공방이 시작되면서, 결과가 나오기까지 들끓어오른 여론이 식을 것이라고 판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논란은 여타 사업부문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공모에 응한 단체가 아무도 없어 재공모에 들어간 시네마테크 사업이 대표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나서 종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아트시네마는 원칙없는 영진위의 시네마테크 사업 공모에 응하지 않을 계획이다. 일각에선 이러다가 영진위가 관련 사업에 책정된 예산을 쓰지도 못하고, 결국 내줘야 하는 상황을 맞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또한 한국영화아카데미를 “너무 엘리트화됐다”며 “영화인 재교육 사업 위주로” 운영하겠다는 조 위원장의 의지도 호된 여론의 포화를 맞고 있다.

문제는 영진위인가, 문화부인가

“매는 우리가 다 맞는다.” 강한섭 전 위원장 시절부터 현재까지 영진위 직원들의 끊이지 않는 푸념이다. 영진위는 이미 자율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영상미디어센터 및 독립영화전용관 공모사업의 경우 “심지어 보도자료 내용까지 일일이 문화체육관광부에 보고하고 확인받은 뒤 발표하는” 촌극이 계속되는 한, 영진위의 추락한 위상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어떤 영화인이 정부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며, 어이없는 실책을 남발하는 영진위와 대화를 하려 들 것인가. 조 위원장은 교수 시절, 문화미래포럼의 이름으로 낸 ‘이념과 선동의 레드카펫을 걷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과거 영진위 위원들이 “사업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영진위 위원장이 된 지 6개월 만에 영화계 안팎에서 사퇴하라, 고 면박당하는 조 위원장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

글 : 이영진  
사진 : 최성열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