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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지원2010.06.08 01:51
3Dㆍ모바일 혁명 중심엔 `콘텐츠`가 있다

우수 인프라ㆍ콘텐츠 보유 불구 '걸음마 단계'
범정부적 육성정책 '제2 성공신화' 창출해야

■ 디지털 콘텐츠 강국 만들자
1부. 콘텐츠 패러다임 쉬프트
(1) 디지털 콘텐츠 혁명


"향후 영화는 아바타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것이다."

"앱스토어가 없었다면 아이폰은 수많은 핸드폰 중 하나에 불과했을 것이다."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전자기기간 경계는 더욱 모호해질 것이다."

최근 산업계를 강타한 몇가지 `사건'들에서 공통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콘텐츠다. 영화 아바타의 전 세계적 성공이 3D산업 활성화에 불꽃을 피워냈고, 애플 앱스토어는 아이폰을 글로벌 히트상품으로 만들었다. 이어 등장한 아이패드는 콘텐츠 시장구조에 일대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콘텐츠가 모든 산업의 핵심 근간이 되고 있음을 극명하게 반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콘텐츠 산업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다행스러운 것은 모든 정부부처가 콘텐츠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산업활성화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타임스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디지털콘텐츠 강국 만들자'라는 주제의 공동기획을 통해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현주소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안들을 제시할 예정이다.


아바타로 촉발된 `3D 혁명',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혁명', 킨들에 이은 아이패드로 본격화된 `출판 혁명'까지 가히 디지털 혁명의 전성시대다. 그리고 이들 혁명이 몰고 온 `3D화`, `개방화`, `융합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콘텐츠 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콘텐츠 혁명의 시작이다.

이제 하드웨어와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가 분리된 구도로는 어떤 IT산업도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 이미 세계 경제는 제조업 등 하드웨어 중심에서 문화, 콘텐츠, 서비스 등 감성과 창의력 중심의 소프트 산업 경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단연 콘텐츠다. 애플이나 구글이 무서운 것은 `애플 앱스토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이 가지고 있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애플리케이션, 즉 콘텐츠 때문이다. 연간 2억대의 휴대폰을 팔고 있는 삼성전자의 순이익보다 삼성전자의 10분의 1에 불과한 2000만대를 팔고 있는 애플의 순이익이 크다는 사실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세계적인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의 말처럼 아무리 훌륭한 전자기기와 플랫폼, 기술도 제대로 된 콘텐츠 없이는 텅빈 용기에 불과하다.

실제 아이폰의 신화는 앱스토어로 대표되는 수많은 콘텐츠 없이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었다. 또 3D 극장(또는 TV)과 3D 디스플레이가 아무리 빠르게 발전해도 아바타라는 훌륭한 콘텐츠가 없었다면 지금의 3D 돌풍을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각종 전자기기(디지털 TV, 모바일 폰 등) 및 서비스(방송, 통신, 인터넷 등) 발전을 선도할 핵심으로서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콘텐츠 산업은 아직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전 세계 콘텐츠 시장 규모는 1조4086억달러로 IT 서비스 시장 8198억달러와 반도체 시장 2486억달러를 능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은 344억달러 규모로 8위에 그치고 있다. 시장 점유율도 2.4%에 불과하다.

개별 콘텐츠 분야로 보면 상황은 훨씬 더 열악하다. 우선 3D 콘텐츠의 경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제작된 3D 입체영화는 단 한편도 없다. 그나마 몇몇 손에 꼽히는 3D 콘텐츠도 테마파크나 전시관용에 불과하다. 3D 시범방송과 실험방송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지상파방송이 자체 제작하는 것을 제외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더욱이 현재 국내에는 영세 3D 콘텐츠 업체가 이용할 수 있는 공동제작 시설이 전무하다. 그나마 상암동 DMC 등에서 일부 시설을 지원하고 있으나, 그마저도 가동률이 90%가 넘는 등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인력도 열악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상 영화 한편을 3D로 전환하는데 약 3개월 동안 300명의 인력이 요구된다. 신규 제작의 경우는 훨씬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국내 3D 전문인력은 수십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콘텐츠 분야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보급률은 98%에 달하지만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은 지난 2006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통화료와 정보이용료를 합한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06년 2조972억원에서 2007년 2조584억원에 이어 2008년 1조8972억원으로 하락세다.

특히 실질적인 모바일 콘텐츠 시장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 통신 규모는 세계적으로 2007년 14.9%와 2008년 23%로 성장세를 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2007년에 비해 2008년 그 규모가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데이터 매출 비중(17.4%)은 일본(32.5%)의 절반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이동통신사 중심의 폐쇄적 서비스 환경과 음악과 게임 중심의 열악한 콘텐츠 제작 및 유통 환경, 과도하게 높은 데이터 요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나마 최근 들어 KTㆍSKT 등 이동통신사와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가 아이폰이 촉발한 모바일 유통 혁명에 적극 가세하면서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도 다소 햇볕이 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전자출판 콘텐츠 분야의 경우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전 세계적으로 전자출판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국내 전자책 콘텐츠는 중복 콘텐츠를 제외하면 5만~6만종에 불과하다. 다른 콘텐츠 분야에 비해 법적ㆍ제도적 지원체계가 미흡할 뿐 아니라, 종이책 출판사들의 경영 악화로 디지털 환경 변화에 사실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인력 역시 부재하다.

결국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일부 한류를 통해 입증한 다수의 우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 현재의 상황으로는 결코 디지털 콘텐츠 강국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결론이다.

다행히 정부도 이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디지털 콘텐츠 산업을 국가적 아젠다로 채택, IT산업에 이은 제 2의 성공신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콘텐츠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디지털콘텐츠산업진흥법'을 기반으로 제작ㆍ유통ㆍ기술ㆍ개발 등 콘텐츠 전반을 포괄하는 범정부적인 육성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우선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고 11개 부처 장관이 참여하는 `콘텐츠산업진흥위원회`를 설치하고, 독립기구인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를 만들어 콘텐츠 이용자 보호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특히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기술 개발에 집중해 문화기술(CT) 선도국가로서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국가 전체 연구ㆍ개발(R&D)의 0.6%에 불과한 CT R&D의 비율을 2012년까지 국가 R&D 예산의 2% 이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분야별로는 오는 2015년까지 4100억원의 예산을 투입, 국내 전체 영상 콘텐츠의 20%를 3D화하는 등 2조5000억원 규모의 3D 신 시장 창출에 나선다. 이를 통해 2015년 `글로벌 톱 5' 3D 콘텐츠 강국으로 우뚝 선다는 계획이다.

또 전자출판산업 육성을 위해 매년 1만여건의 전자책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등 향후 5년간 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오는 2014년까지 7000억원 규모의 전자책 시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모바일 콘텐츠 육성을 위한 종합계획도 마련 중이다.

한민옥기자 mohan@

공동기획 : 문화체육관광부 디지털타임스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칼럼, 인터뷰2010.03.18 19:52

[이코노미플러스] "모바일 혁명, '트로이 목마' 들여올 수 있다"

입력 : 2010.03.18 14:59 / 수정 : 2010.03.18 15:00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인터뷰 ③ - 김지현 다음 모바일사업본부장

<이 기사는 이코노미플러스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애플의 아이폰에서 시작된 모바일 혁명의 바람이 거세다. 기존 유선 인터넷 시장의 강자들은 새로 열린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자들과 그야말로 ‘계급장 떼고’ 맞붙는 상황에 직면했다. 유선 인터넷 서비스 분야의 강자 중 한 곳인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김지현 무선사업본부장을 만나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 느끼는 모바일 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스마트폰이 전체 휴대전화의 20~30%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 PC보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 수가 더 많아질 겁니다. 그때는 인터넷 시장을 유선이 아니라 무선이 이끌게 될 거구요. 올 연말이면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가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10% 선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는데요, 모바일 시장의 파이도 이와 함께 커질 것으로 봅니다.”

음성통화 중심이던 휴대전화 시장에서 모바일 인터넷 사용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이 점점 세를 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0년 2월 현재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수를 100만 명 선으로 추정하면서, 올 연말까지는 400만 명 선으로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의 김지현 모바일사업본부장은 “이 같은 모바일 인터넷 사용 인구 증가가 인터넷 서비스 기업에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모바일사업본부 추정에 따르면 2010년 1월 기준 국내 휴대전화 보급대수는 약 4800만 대이고, 이 중 월 1회 이상 반복적으로 모바일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은 5%가 채 안 되는 약 200만 명 수준이라고 한다(스마트폰 및 2G, 3G폰 포함). 다음은 이들 중 3%가 최근 1~2년 사이에 스마트폰을 산 것으로 추산하는데, 그 중 30% 이상이 매일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하며, 한 달에 한 번 이상 지속적으로 쓰는 사람은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의 70%가 넘는 것으로 집계했다.

아이폰,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 마음 읽어

“이는 그 동안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모바일 인터넷을 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지만 기존 2G, 3G 방식 휴대전화로는 접속 방법도 불편하고, 요금도 비싸서 못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기존 휴대전화로 인터넷 접속을 하면 원하는 정보를 찾아가기까지 십여 번 이상 버튼을 눌러야 했거든요. 하지만 아이폰 등장으로 화면의 아이콘을 터치만 하면 인터넷에 바로 접속이 되고, 요금도 정액제로 부담이 줄어들었죠. 즉 예전의 2G, 3G 무선망에서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는 것은 작은 콜라 한 병 사려고 서울에서 부산의 슈퍼마켓까지 가는 것처럼 비효율적이었지만, 이제는 바로 집 근처에서 살 수 있게 된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김 본부장은 “모바일 혁명이 불어 닥친 후 다음 사용자들의 인터넷 사용 패턴에도 변화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에 웹은 이용률이 떨어지는데 모바일은 이용률이 올라간다는 것. 이는 남는 시간을 때우거나, 식당 등의 정보를 찾는 데 모바일 인터넷을 쓰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식사시간·퇴근시간대는 포털 입장에서는 죽은 시간이었는데 새로운 비즈니스 타임이 등장한 거죠.”

모바일 혁명으로 인해 포털에 새로운 시장이 열린 셈이지만, 김 본부장은 포털 업계의 고민도 크다고 했다.

“모바일에서는 유선 시장 강자들의 프리미엄이 작용하지 않아요. 과거 PC통신 시장을 지배했던 서비스인 하이텔(KT), 천리안(옛 데이콤) 등이 인터넷 서비스에서는 다음, 네이버 등 신규 포털 사업자에게 밀려났죠. 지금의 모바일 시장도 새로운 경쟁구도가 생길 가능성이 커요. 사용자들의 모바일 인터넷 첫 화면이 유선 인터넷처럼 다음, 네이버 같은 포털이 될지는 알 수 없으니까요. 다음도 그래서 지금 위기감을 느끼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죠.”

다음은 몇 년 전 해외에서 시작된 ‘애플’발 모바일 혁명을 지켜보다가 지난 2008년에 모바일 TFT를 출범시켰고, 2009년 1월에는 모바일 인터넷에서도 다음의 지도 검색과 TV팟(TV 동영상 서비스), 티스토리(블로그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모바일 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애플 아이폰, 구글 안드로이드폰,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모바일 7, 삼성전자 바다 등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모바일 OS(운영체제) 중 어느 것이 강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김 본부장은 여러 OS 진영 중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 진영의 다툼이 격렬해지고 있지만 아직 모바일 OS 시장이 이들의 2파전으로 압축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MS에서 스마트폰 OS인 윈도모바일 7을 올 연말에 출시할 예정인데, 이게 나오면 OS 시장도 3파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MS도 ‘윈도’라는 강한 PC용 OS를 만든 기업이니 기본 역량을 무시할 수 없죠. 내년 초쯤이면 이 셋 중에서 누군가 OS 시장의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김 본부장은 끝으로 “지금의 모바일 혁명이 국내 IT 기업이나 사용자들에게 반드시 새로운 기회의 장을 제공하는 것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라는 화두를 던졌다. “어쩌면 애플의 아이폰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등은 ‘트로이의 목마’가 될 수도 있다”면서 말이다. 무슨 뜻일까?

“기존 시장에서는 한국에서도 강한 기업이 많이 나왔어요. 모바일 기기의 삼성전자, 국내 웹서비스에서 다음, 네이버 등이 해외 기업들을 잘 견제해왔죠. 하지만 새로운 모바일 시장에서도 역시 잘할지는 알 수 없어요. 통신사들도 무선 인터넷망만 제공하고 구경꾼으로 전락할 수도 있어요. 과거 음성통화 중심일 때는 통신사들이 종량제 모바일 인터넷 요금을 일종의 통행세로 챙겼는데, 지금은 정액제가 대세가 되어 그럴 여지가 줄었죠. 다음, 네이버 같은 인터넷 서비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에는 구글 검색이나 맵 등이 기본으로 깔려 있어요. PC를 장악한 MS의 OS ‘윈도’에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가 기본으로 내장되면서 경쟁 웹브라우저들이 거의 사라졌는데, 모바일도 이렇게 갈지 모릅니다. 사용자들도 생각해 봐야 해요. 당장은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이 쓰기에 편하겠지만 그 결과 모바일 서비스를 해외 기업들이 장악한다면 모바일 서비스는 글로벌 표준만 남게 될 겁니다. 이는 유선 포털에서 다음이나 네이버가 사라지고 구글만 남는 것과 같은, 즉 한국의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모바일 서비스가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콘텐츠/클라우드2010.02.03 12:57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콘텐츠/클라우드2010.02.01 16:48

"삼성-LG '잡스 오빠' 한테 배워야 해요"
[IT 10년 모바일 혁명 ①] '웹 0세대' 고윤환 대표 제2 창업기
10.02.01 12:18 ㅣ최종 업데이트 10.02.01 12:18 김시연 (staright)

2000년 닷컴 열풍 속에 IT 벤처 창업 붐이 인 지 10년. 아이폰 열풍에 힘입어 '모바일'이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모바일 혁명'이 그동안 침체에 빠진 IT 벤처 창업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직접 현장을 찾아가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첫 순서로 PC통신에서 출발해 웹 시대를 거쳐 모바일 웹 시대를 열고 있는 '청년 창업자' 고윤환 캘커타커뮤니케이션 대표를 만났다. <편집자말>

 

  
고윤환 캘커타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아이폰부터 아이북, 맥북 에어까지 없는 게 없는 '애플 마니아'다.
ⓒ 김시연
고윤환

평일 낮인데도 손님 발길이 뜸한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공구상가에 유달리 활기찬 곳이 있다. "이제 나도 사장이다!"란 구호 아래 20~30대 예비창업자 수백 명이 꿈을 키우고 있는 '강남청년창업센터'다. 이들에게 오롯이 주어진 공간은 넷이 나눠 쓰기도 빠듯한 공동 사무실뿐이지만 열띤 분위기만큼은 구글이나 애플 본사 안 부럽다.

 

모바일 웹 솔루션 업체인 캘커타커뮤니케이션 고윤환(37) 대표는 이곳에서도 눈에 띈다. IT(정보통신) 분야에서 보기 드문 여성 창업자여서만은 아니다. 1994년 LG데이콤 천리안(LG텔레콤에 통합)을 시작으로 IT업계에 15년 넘게 몸담은 만만찮은 경력에다 창업 첫해 억대 자금을 끌어 모은 남다른 수완까지 갖춘 탓이다.

 

"10년 만에 온 IT 격변기, 다시 파도 타야죠"

 

"여기서 저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KAIST, 서울대 출신은 물론이고 삼성전자 출신까지 놀랄 만한 경력을 가진 분들이 많거든요. 요즘 다시 창업 붐이 이는 건 실업률이 높아진 탓도 있지만 10년 전 닷컴 골드러시 때처럼 모바일 제너레이션(세대)을 큰 기회로 여기는 것 같아요."

 

전화 모뎀으로 PC통신 하던 시절 IT업계에 발을 들여놨으니 '웹 1세대'를 넘어 '웹 0세대'라고 자신을 소개한 고윤환 대표는 자칭 '모바일 웹 전도사'이기도 하다. 

 

"아는 교수님이 '네 인생 마지막 IT 격변기일 수도 있으니 이 파도를 다시 타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모바일 웹 사업 아이템을 지인들에게 얘기했다 공격받고 반론을 펴다보니 직접 창업 기회까지 잡게 됐네요."

 

지난해 2월 중소기업청 예비기술창업자 지원으로 출발한 고 대표에게 지금 주어진 건 책상 두 개가 들어갈 공간이 전부지만 그 뒤엔 든든한 '백'이 있다. '탄력 근무' 형태로 번갈아 출퇴근하는 경영지원 담당, 개발자 등 월급 주는 직원만 6명이고 수시로 자문해주는 회계사, 법무사, 변리사까지 두고 있다.

 

모교인 경희대 창업보육센터에 있는 연구소와 강남 파트너 회사들을 오가느라 한창 정신없을 고 대표지만 요즘 발목이 잡혔다. 지난 연말 길에서 미끄러져 발을 다치는 바람에 3개월 동안 거동이 힘들게 된 것. 문정동 사무실을 찾은 지난 1월 28일에도 휠체어에 탄 채 손님을 맞고 있었다.   

 

"아이패드 때문에 킨들 산 사람들 속 좀 쓰릴 걸요"

 

마침 이날 새벽 애플에서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처음 선보였다. 고 대표가 쓰는 아이북 모니터에선 애플 CEO 스티브 잡스의 아이패드 시연 동영상이 돌아가고 있었다.

 

"잡스 오빠, 정말 멋지지 않아요? 절 위해 딱 499달러에 내주시고…."

 

아이북 뿐 아니라 아이팟 터치, 아이폰, 맥북 에어까지 이미 책상 위엔 '사과' 로고들이 가득했다. 고 대표는 '잡스 오빠'가 서류 봉투에서 얇은 맥북 에어를 꺼내는 모습에 반해 2008년 국내 출시 전에 샀을 정도로 '애플 마니아'다.

 

고 대표가 지금 하는 일도 애플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아이폰 때문에 관심이 커진 '사용자 경험(UX)' 기반 모바일 웹 디자이너인 고 대표는 요즘 한창 애플 앱스토어에 올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까지 몸담았던 데이콤멀티미디어인터넷(DMI) 무료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서비스 '심파일'을 모바일 웹으로 구현한 '모바일 심파일' 사업의 일부다.    

    

"아이패드는 가격 대비 효과적으로 균형을 맞춘 것 같아요. 아마존 킨들 사신 분들 속 좀 쓰렸을 걸요. '큰 아이팟'이라고도 하지만 사용자 패턴에서 태블릿 수요는 분명 있었어요. 다양한 콘텐츠가 없었을 뿐이었죠. 카메라, 메모리카드가 빠진 건 원가 때문이겠지만 다음 모델에 반드시 들어갈 거예요. 개인적으로 제가 만드는 플랫폼이 아이패드에도 그대로 들어갈 수 있어 더 좋아요. 모바일 웹 표준에 충실하게 만들었고 크기 변경도 가능하기 때문에 지원하는 플랫폼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죠."

 

"PC통신 시절 갑-을 관계, 이젠 안 통해요"

 

  
고윤환 캘커타커뮤니케이션 대표
ⓒ 김시연
고윤환

1991년부터 PC통신을 즐기다 1994년 아예 천리안에 들어가 IT업계에 발을 들인 고 대표는 지난 10여 년 IT 산업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도중에 회사를 박차고 나와 당시 유행하던 소호(소자본) 창업을 했다 쓴맛을 본 뒤 다시 LG인터넷에 들어가 채널아이, 심마니, 심파일 등 다양한 사업에 참여했다.

 

"1997년 회사를 그만두고 CP(콘텐츠 제공) 사업을 3년 정도 했어요. 그때는 20대 중반이라 아직 세상 모를 때였죠. 결국 다시 경영학과에 편입해 2년 공부하고 2006년 대학원에서 e비즈니스모델을 전공했어요. 다시 기초로 돌아가 기술과 마케팅, 지식과 삶의 경험을 정리한 거죠.  

 

콘텐츠로 돈 버는 CP는 전체의 4%에 불과해요. 최소한 인건비는 보장돼야 하는데 앱스토어처럼 개발자 대 유통업자 7대 3 배분은 드물어요. 아주 나쁜 관행이죠. 애플이 이런 관행을 시원하게 깬 거예요. 우리나라에서 CP가 이통사에 입점하려면 사전 접촉 과정만 3개월이에요. 옥션이나 G마켓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거죠."

 

고 대표는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 '1인 창조기업인' 선정에 이어 서울지식센터 해외 특허권 지원을 받기도 했다. 고 대표가 해외 특허를 낸 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갈 '모바일 ASP(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제공자) 솔루션'이다. 이에 바탕을 둔 '모바일 심파일'은 현재 이통사와 앱스토어에 묶여 있는 무료 소프트웨어 유통 경로를 개방해서 사용자들이 정보 공유를 통해 나눠 쓸 수 있게 돕는 서비스다.

 

"저는 모바일 웹을 많은 사람들이 기획하길 바라고 모바일 웹 전도사가 되고 싶어요. 요즘 클라우딩 컴퓨팅(응용 프로그램은 자체 데스크톱이 아닌 외부 데이터센터에 두고 공유하는 기술)이 유행인데 앞으로 클라우딩 창업을 계속할 거예요. 창업자들끼리 서로 협력하면 그만큼 기회가 많이 생겨요. PC통신 시절 같으면 갑과 을 관계겠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와 러닝메이트가 돼야 하는데 갑-을 자체가 말이 안 되죠."

 

한국에서 아이폰-아이패드가 나올 수 없는 까닭

 

닌텐도나 애플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삼성, LG 같은 한국 기업들은 왜 그런 걸 못 만드느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IT 업계에선 한국은 하드웨어는 되는데 소프트웨어는 안 된다는 자조 섞인 얘기도 들린다. 고윤환 대표는 그 원인을 '사람'에서 찾는다. 

 

"어차피 사람이 만드는 건 똑같아요. 문제는 어디가 더 인간적이냐죠. 기술은 훔쳐도 사람 마음은 훔쳐가지 못하잖아요. 아이패드만 봐도 애플 CEO가 나와서 깔끔하게 가격 공개하잖아요. 몇몇 기능이 빠진 것은 499달러에 맞는 최상의 가치를 만든 거라고 봐요. 고객을 먼저 생각해 제품과 서비스가 나온 거죠. 삼성은 어떻죠? TV 신제품 내놓고 가격은 마트에 가서 물어봐라, 그런 식 아닌가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3D 지식노동자'로 전락하는 사회 분위기 역시 좋은 소프트웨어를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 이날도 한 IT벤처기업 이사로 있는 개발자가 고 대표를 찾았는데, 월급이 두 자릿수라고 해 '88만 원 세대'냐고 농담 삼아 물었더니 '66만 원 이사'라고 하더란다.

 

"너무 비참해요. 자금 1억을 주무르는데 왜 내 지갑에 들어오는 돈은 없을까. 억대 연봉요? 지난 한 해 집행한 돈이 억대란 얘기지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없어요. 원고료나 강사료, 자문료 등 부수입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거죠."

 

열악한 수입 구조는 IT 인력을 떠나게 만든다. 특히 여성 인력 유출도 심각한 문제다. 캘커타 직원 6명 가운데 2명이 여성인데 뛰어난 실력을 갖고도 자녀 양육 때문에 일을 그만뒀다 복귀한 경우다.

 

"결혼과 자녀 양육으로 여성 고급인력들을 썩히고 있어요. 그 사람들이 바라는 건 높은 연봉이 아니라 일자리거든요. 지난 IT 10년 결과가 이런 거예요. 밤새 소프트웨어 만들다가 지쳐 업종을 바꾸거나 아예 일을 그만두고 경력을 썩히는 거죠."

 

'IT 벤처인의 하루'라는 애초 계획은 어느새 3시간짜리 전격 인터뷰가 돼 버렸다. 취재를 마친 기자에게 사무실에서 먹던 거라며 군것질거리를 쥐어주면서 덧붙인 말은 떠나는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10년 전 일본에 갔을 때 아키아바라에서 아이들이 쇼핑카트에 소프트웨어를 과자처럼 주워 담는 걸 보고 충격 받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외산까진 아니어도 국산 소프트웨어만큼은 꼭 정품 사서 써요. 지난 10년 소프트웨어가 붕괴하고 대부분 SI(시스템 구축)로 넘어간 것도 이런 차이 때문이죠. 이제야 다시 시작하려니 버블도 생기는 거예요."

 

  
고윤환 대표에게 주어진 공간은 책상 2개가 들어갈 공간이 전부지만 그 뒤엔 든든한 후원자들이 버티고 있다.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