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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수출2011.01.22 11:28

[Weekly BIZ] [안세영 교수의 협상스쿨] [3] 문화코드를 맞춰라

서강대 교수ㆍ글로벌협상센터소장

협상 때 마시는 술 한잔… 中·日엔 효과, 美엔 '약발' 없어

한국인이 즐겨 찾는 태국의 유명 관광지 파타야의 한 레스토랑. 한 손님이 음식을 주문했는데 빨리 안 나오자 종업원의 어깨를 툭 치며 독촉했다. 손님은 일본 야쿠자 조직의 2인자였다. 그런데 키 작고 가냘픈 이 종업원, 기분 나쁜 듯이 빤히 쳐다보는 게 아닌가. 야쿠자는 "임마! 음식 빨리 가져오라는데 뭘 째려봐"하며 종업원의 뒤통수를 두어 번 툭툭 쳤다. 잠시 후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등 뒤에서 두발의 총성이 울리곤 그는 테이블에 쓰러졌다. 영화 '대부'에서처럼 경쟁 조직의 야쿠자가 태국까지 따라와 쏜 것일까?

어처구니없게도 뒤에 서 있는 건 아까 그 종업원이었다. 그의 눈은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현지 문화에 대한 무지 때문에 벌어진 야쿠자의 어처구니 없는 최후였다. 재작년 여름 태국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동남아에서 남의 머리카락을 만지는 것은 기분 나쁜 정도가 아니라 사생결단을 할 정도의 극히 도발적인 행동이다. 세계가 좁아지는 지구촌 시대일수록 현지 문화를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전자 김세계 이사가 여러 나라를 다니며 겪는 문화적 충격을 한번 살펴보자.

동남아선 뒤통수 치지 마라
머리카락 만지는 건 사생결단할 도발… 종업원 뒤통수 쳤다가 피살 되기도


■문화 충격의 현장들

#1. 중동에서의 해프닝

쿠웨이트전자의 사장실에 들어가니 압둘라 사장이 반갑게 껴안는다. 그런데 이 친구 어럽쇼! 손으로 엉덩이와 등을 툭툭 만지는 것이 아닌가? 좀 이상하다. 그리곤 그가 친절하게 손수 커피 한 잔을 권한다. 커피를 입에도 안 대는 김 이사는 별생각 없이 "노땡큐(No thank you)"하며 거절했다. 뭔가 분위기가 썰렁하다. 이번엔 호텔이다. 점심을 먹으며 맛있게 보이는 과일이 있어 무심결에 왼손으로 집어 드니 압둘라의 입가가 일그러진다. 또 실수한 것 같다.

#2. 인도 현지공장의 문화적 갈등

한국전자의 인도 현지 공장에서 한국인 관리자와 현지 직원들 사이에 갈등이 심하다. 사장이 꼭 한번 가보라고 해서 인도 공장을 둘러본 김 이사는 아찔했다. 영어가 짧은 한국인들이 한국에서 그러듯 "빨리빨리. 내일까지 끝내야 해" 하며 직원들 어깨를 툭툭 치고 다니는 게 아닌가.직원들 표정이 영 좋지 않았다.

김 이사는 저녁에 인도의 중요한 거래처 사장을 접대하기 위해 최고급 일식집에 초대했다. 그런데 이 양반, 곁다리로 나온 샐러드나 해초류만 건성으로 먹는 게 아닌가? 비싼 생선회엔 손도 안 대고. 왜 이러지?

#3. 일본에서의 짜증나는 협상

일본 도쿄전자 사무실에 들어서는 김 이사는 짜증부터 났다. 합작 투자 건으로 그간 여러 번 방문했는데, 아직 구체적인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무슨 제안을 하면 "하이 하이(예예)"라고 대답하는데, 다음에 만나 물어보면 반응이 신통치 않다. 그리곤 계속 많은 관계자들이 나와 합작 내용에 대해 꼬치꼬치 질문만 하고, 자기들끼리 쑥덕거리기만 한다. 와세다 대학을 나왔다는 쿠와바라 전무를 만났다. 그가 건넨 명함 위에 무심결에 출신 대학 등을 메모하니 그의 표정이 굳어진다.

#4. 미국 합작 파트너와의 당황스런 협상

캠프 전무가 사무실에 들어섰다. 미국측 합작투자 파트너이다. 도쿄전자와의 질질 끄는 합작 협상에 질렸기 때문인지 이번 만남 역시 상견례 정도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그를 맞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가 본격적인 협상을 하자고 제안하는 게 아닌가? 구체적 조건에 대해 전혀 준비 안 한 김 이사는 무척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저녁 식사 자리가 처음에는 무척 흥겨웠다. 얼결에 "오바마 대통령은 젊은 데다 선탠(suntan)도 멋있게 했던데"란 말을 반농담조로 내뱉었는데, 캠프 전무의 표정이 싹 바뀐다.

김 이사는 술이 좀 취하면 상대와 눈길을 피하며 이야기하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점점 더 흥겨워져야 될 만찬 분위기가 이상하게 뭔가 꼬여만 간다.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폭탄주를 하자고 제안했더니 의외로 깐깐한 캠프 전무가 응한다.

일러스트= 김의균 기자egkim@chosun.com
■무엇이 문제였나

신뢰과정 필요한 중동
유목생활 습관 남아 낯선 사람 만날 때… 무기 있는지 서로 몸 확인하는 게 기본

중동사람들은 인사를 할 때 껴안으며 상대의 몸을 툭툭 친다. 서로 무기를 숨기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원래 사막에서 유목 생활을 하던 그들로선 처음에 낯선 사람을 만나 협상을 할 때 서로 신뢰하기 위해 이런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술을 안 마시는 중동에서 압둘라 사장이 김 이사에게 손수 커피를 권하는 것은 '호의적인 행동'이다. 그런데 이를 "노땡큐"라고 거부해 버렸으니 분위기가 썰렁해질 법도 하다. 이럴 때 요령은 아주 간단하다. "땡큐"라고 하고 잔을 받은 뒤 살짝 마시는 척만 하면 된다.

중동이나 인도에선 음식은 반드시 오른손으로 먹고, 왼손은 화장실에서 일을 볼 때 사용한다. 김 이사처럼 왼손으로 먹을 것을 집는 건 엄청난 결례이다.

한때 동남아, 인도에 진출한 한국 업체에서 노사 분규가 아주 심했다. 국가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정부가 조사단을 현지에 보내 알아보니 그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우리 기업인의 현지 문화에 대한 무지! 사례의 한국전자 인도공장의 경우와 같이 우리 문화에선 그저 어깨를 툭 친 것인데, 현지인들은 "맞았다"라고 항변하고 노사갈등으로 증폭된다.

참고로 영국식 영어를 쓰는 인도에서 "반드시 …해야 해(You must)"라는 표현은 상대에게 모욕감을 주는 표현이다. 같은 말이라도 수동형으로 "It must be done by tomorrow"라고 말했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서양인에게 명함은 자기를 소개하는 쪽지에 불과하지만, 일본인은 명함을 자기 얼굴이라 생각한다. 쿠와바라 전무의 명함에 메모를 한 것은 대단한 결례였다.

여러분이 뉴욕 지사장으로 부임해 중요한 사업 파트너인 미국인 사장을 잘 접대하려면 어느 식당으로 모시겠는가? 한국 음식을 소개하러 갈빗집, 혹은 초호화판 일식집? 둘 다 틀렸다. 상대가 철저한 채식주의자거나 날생선을 안 먹는 사람일 수가 있다. 따라서 정답은 꼭 상대방 사장 비서에게 물어보고 정해야 한다.

너무 다른 美ㆍ日스타일
美, 협상대표에 권한 위임… 일처리 빨라…
日, 앞에서 "예스" 해도 긴 내부협의 남아…

■일본 기업과 미국 기업의 협상 스타일은 다르다

도쿄전자와의 합작협상처럼 일본에선 상대로부터 최종적으로 "예스"라는 답을 듣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일본 회사는 여러 관계 부서들이 지루하고 긴 내부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협상 대표에게 권한과 책임을 대폭 위임하는 미국 기업 문화에서는 캠프 전무와 같이 본인이 판단해서 상대 기업과 합작을 하고 싶으면 "예스"라고 먼저 말을 해버린다. 그러고 나서 회사의 관계 부서와 내부 협의를 한다.

언어학자인 데보라 탄넨(Tannen) 교수에 따르면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인은 상대의 말에 동의할 때 "예스"라고 말한다. 반면 일본인의 예스, 즉 "하이"는 상대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뜻이다.

미국에서 상대의 피부 색깔을 이야기하는 것은 절대 금기이다. 협상 중에 꼭 흑인이란 표현을 쓰고 싶으면 '아프리칸-아메리칸', 백인은 '코카시안'이라고 돌려 말해야 한다. 김 이사는 농담으로 "선탠한 대통령"이라고 했지만 경솔했다.

서강대 교수ㆍ글로벌협상센터소장

한국에 와있는 외국 비즈니스맨들에게 "한국에서 느꼈던 가장 큰 문화적 충격이 뭐냐?"고 물으면 많은 대답이 왜 한국인은 '자연스런 눈맞춤'을 안 하느냐는 것이다. 이야기를 할 때 김 이사처럼 눈길을 피하면 딴생각을 하거나 협상에 별 관심이 없다고 오해한다.

필자가 공직에 있을 때 서울에 온 미국 정부의 고위 관리를 접대한 적이 있다. 폭탄주까지 같이 마시며 그를 극진히 접대했건만, 실망스럽게도 다음날 협상에서 그의 태도는 전혀 변한 것이 없었다. 미국 협상 교육에서 제일 강조하는 것이 '협상과 관계를 분리하라'이다. 즉 한국에 가서 폭탄주 같이 마시자면 어울려 주되 그것이 절대로 다음날 협상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잔 먹으며 맺어진 인간관계로 협상을 하는 동양문화와는 완전히 반대인 셈이다.

글로벌시장… 성공하는 다문화 협상전략 4가지

1. 상대방의 문화에 대해 미리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2.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무조건 상대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 우리보다 못 산다고 해서 현지 문화를 깔봐서는 절대 안 된다. 필자가 미국이나 일본의 공무원들과 협상한 경험에 의하면 하위 공무원보다는 오히려 고위 공무원일수록 우리 문화를 잘 이해하고 한국 음식을 즐긴다.

3. 김 이사가 캠프 전무의 빠른 제의에 당황했듯 서양에선 협상 대표에게 책임과 권한을 많이 위임한다. 그런 서양인과 협상할 때는 의외로 빠른 의사 결정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눈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하는 서양인과 협상에서는 자연스러운 눈맞춤을 하는 게 중요하다.

4. 동양의 협상은 관계에 바탕을 둔다. 따라서 중국인이나 일본인 등과 협상할 때는 같이 술도 마시며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서양은 객관적인 자료나 정보에 바탕을 둔 협상을 한다. 따라서 철저하게 믿을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해 보다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협상을 해야 한다.

chosun.com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콘텐츠/클라우드2010.08.16 04:39

황상민 연세대 교수 `아이폰 열풍` 진단
"모바일인터넷 실현 사용자 열망 해결"

조성훈 기자 hoon21@dt.co.kr | 입력: 2009-12-27 21:02 | 수정: 2009-12-29 18:00



"그동안 인터넷사용자들이 가장 원했던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접속을 본격적으로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아이폰에 대한 광적인 지지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겁니다."

국내 소비자 심리학분야 권위자인 연세대 황상민 교수는 아이폰 열풍과 이에 대한 사용자들의 절대적 지지현상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어떤 나라보다 유선인터넷에서 앞선 사용자들이 그동안 통신사와 제조사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휴대폰을 통한 무선 인터넷 이용에 제한을 받아왔고 이에 대한 열망과 분노가 때마침 진입한 아이폰을 통해 폭발했다는 것이다.

황교수는 "사용자에게는 마치 간접 선거로 대통령을 뽑다 국민투표를 통한 직접선거로 바뀐 것과 같은 충격"이라면서 "사실 통신과 인터넷은 아무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인터넷 연결을 막아온 것은 통신사 아니냐"고 지적했다. LG텔레콤의 `오즈'가 후발사의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각광을 받은 것 역시 이같은 소비자의 욕구를 일부 해소한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아이폰 사용자들의 맹목적 지지현상이 `스톡홀롬 신드롬'과 연관짓는 일부 시각에 대해 "오히려 그동안 볼모로 잡혀온 것은 국내 사용자라고 보는 게 맞다"면서 "무선인터넷의 족쇄에서 풀린 사용자들이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 절대적 옹호로 이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황 교수는 통신시장이 비교적 개방된 해외에서 아이폰의 인기에 대해서는 달리 해석했다. 해외에서는 아이폰 소유자가 새로운 디지털 문화의 선구자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만큼, 일종의 문화코드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다만 "흥미로운 것은 아이폰이 수 천 만대가 넘게 팔린 만큼 더 이상 소수가 아닌데도 이제는 젊음의 코드로 위상이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통신사와 제조사들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아이폰 발매초기부터 접해왔다는 황 교수는 "애플 아이폰 부품의 상당수를 공급할 만큼 IT기기 제조에서 최고의 수준에 오른 국내 제조사들이 그동안 아이폰을 흉내낸 제품을 만들어왔다는데 화가 난다"면서 특히 "국내 스마트폰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상징이나 문화코드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조사들의 접근법을 `디지털 세대'와 `논(Non) 디지털 세대'간 차이에 비유했다. 황 교수는 "논디지털 세대에게 핸드폰은 그냥 통화하는 기계일 뿐이지만 그들 역시 과거 1970, 80년대 소니의 워크맨에 열광했었다"면서 "스티브잡스는 아이폰을 통해 소니 워크맨과 같은 경험을 세대간에 전이시킨 반면, 워크맨 이후 단순한 공장식 사고에 매몰된 소니는 몰락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황 교수는 "적극적 소비자층과 열정적 에너지를 지닌 IT선진국 대한민국의 통신사와 제조사 경영진이라면 논디지털의 구시대적 사고를 빨리 벗어 던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조성훈기자 hoon21@

디지털타임즈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