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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대국 도약 `산업융합`에 달렸다

기술ㆍ제품ㆍ서비스 등 결합 '거대 신시장' 창출
세계최고 IT인프라 기반 융합트렌드 선도해야

미래학자인 다니엘 핑크는 21세기를 `융합과 컨셉트의 시대'라고 규정하면서 "오늘날 세계는 `하이테크'(High-Tech)가 `하이컨셉트'(High-Concept)와 `하이터치'(High-Touch)에 밀려나는 융복합 시대가 됐다"며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프로세스 등 2가지 이상을 융합해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명한 경영학자 엘빈 토플러는 "한국의 미래가 융합기술에 달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대표적 산업융합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IT산업은 물론 자동차ㆍ조선ㆍ에너지ㆍ건설 등 전 산업분야에서 서로 다른 기술과 제품, 서비스가 융합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창조되는 산업융합이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18세기 노동자본 중심의 농경시대, 19세기 산업화시대, 20세기 통신과 IT기술 기반의 정보화시대를 거쳐 21세기는 IT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2개 이상의 기술과 산업이 뭉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융합시대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 이전에는 복합기, 냉난방기, 자동응답전화기 등 단순 기능 중심의 복합이 추세였다면 2000년 이후에는 주로 ITㆍBTㆍNTㆍGT 등 기술간 융합이 등장했고, 최근엔 기술만이 아니라 시장, 산업, 기술, 제품, 서비스, 학문, 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융합 트렌드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는 단순 기계적 운전장치가 아니라 첨단 전자기술과 IT, 통신기술이 융합해 지능형 자동차, 전기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자동차로 변화하고 있다. 휴대전화는 이미 PDA기능을 비롯해 MP3플레이어, 전자사전, 카메라, 비디오, GPS 등 여러 정보단말 기능을 하나로 융합한데 이어 최근엔 스마트폰으로 진화해 아이폰처럼 인터넷+게임+메일+음악 등 PC기능을 통합했고, 다양한 앱(앱스토어)을 통해 금융ㆍ정보ㆍ상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와도 융합했다.

반도체기술은 바이오기술과 융합해 혈액을 칩 위에 한방울 떨어뜨리면 성인병 등 각종 질병을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기술과 제품, 제품과 서비스가 융합해 인간에게 좀 더 편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엄청난 신시장이 창출되고 있고, 거대 융합 신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세계 각국과 공룡 기업들이 너도나도 융합제품 개발과 융합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산업융합 신시장은 2008년 8.6조달러 규모에서 오는 2013년 20조달러, 2018년 61조달러로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미 세계 전자산업, IT산업, 자동차산업, 조선산업 등 그간 주력산업은 최근 몇 년 사이 시장 성장률이 한자리수로 낮아지는 등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기존 칸막이식 산업육성으로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렵고, 21세기 총성없는 경제전쟁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최근 국가 지식경제 R&D를 총괄하는 전략기획단장으로 임명된 황창규 삼성전자 전 사장은 "현재 세계산업은 변곡점에 와있다. ITㆍ자동차ㆍ원자력 등 우리가 잘해왔던 기술이 2020년 이후 우리 국가를 먹여 살릴 수 없다. 창조적 융복합 기술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기존 산업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 등 신흥국가와 강력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신시장을 선점해나가고 있는 일본ㆍ미국 등 선진국 사이에 끼어 흔히 `넛크래커' 또는 `포지셔닝 트랩' 위험에 빠진 한국이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돌파구를 `산업융합'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OECD 국가 중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비율로 세계 5위, 광통신 인터넷사용자 비율 세계 2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고, 전자ㆍ자동차ㆍ조선 산업 등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과 글로벌 시장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IT를 기반으로 우수 산업간 융합을 통해 강점을 십분 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산업융합 신시장을 창출하고 주도해나갈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할 일이 태산이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 융합기술기획위원회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우리나라의 융합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50∼8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 산업융합 전략을 일괄적으로 추진할 체계가 미흡하다. 우리나라는 2006년 산업자원부의 융합부품소재 발전전략, 정보통신부의 융합전략팀 신설, 2007년 과학기술부의 융합기술종합발전계획 등 각 부처별로 칸막이식 융합촉진책을 실시해왔다. 2008년엔 국가과학위를 중심으로 범부처 융합기술전략(국가융합기술발전계획)을 수립해오고 있으나, 단순 각 부처의 정책 취합에 그쳐 융합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 각 산업 분야에서 급속히 진행하고 있는 융합 트렌드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와 제도가 없다. 융합 추세에 따라 지식기반 신섬유개발 촉진법, U헬스케어 산업활성화 특별법, 의료관광특별법 등 개별법 제정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전체 산업융합 영역을 포괄할 큰 틀의 법제도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와 함께 산업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일례로 서울대가 학제간 협동과정을 대학원 커리큘럼에 도입했으나 전임교수 부재, 질낮은 교육 등으로 석박사 학위취득률이 5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MIT미디어랩과 같은 창조적 융합형 교육과정을 도입한 한국형 융합교육시스템 마련이 최근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기도 하다.

김승룡기자 srkim@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칼럼, 인터뷰2010.04.14 17:37


기사입력 : 2010-04-14 15:29        

“산업융합을 발목잡는 각종 규제·법령을 뿌리 뽑겠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14일 “산업융합화 시장 선도를 위해 산업융합 촉진시책을 이명박 정부의 핵심 아젠다로 정해 향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신성장 동력 발굴과 일자리 창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민간에서 제기하는 산업융합 촉진 정책 수요들을 토대로 이를 체계적으로 반영하고 개선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법률 마련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최 장관이 던진 화두는 ‘산업융합’이다. 글로벌 산업 트렌드로 떠오르는 융합이 기존 기술 및 산업발전의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시장의 독창적 상상력을 근간으로 ‘융합’이 발생하는데 기존 칸막이식 법령으로는 이를 시의적절하게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최 장관의 진중한 표정에서는 ‘25년전 제정된 산업관련법률체제를 바꿔야만 융합이 대세인 글로벌 경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다’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그가 ‘산업융합촉진법’ 연내 제정이 강하게 집착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최 장관은 행정고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경제관료와 언론인 생활을 거친 재선국회의원 출신의 장관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막힘없이 자신의 소신과 정책 방향을 정확히 제시했다.

실제 ‘연구개발(R&D) 혁신전략’이나 ‘세계적 전문 중견기업 육성전략’ 등 최근 지경부가 내놓은 정책들은 질적으로 한층 성숙해졌을 뿐 아니라 톱니바퀴처럼 큰 틀에서 산업융합과 맞물려 있다. ‘정치인 출신 장관으로 성공했다’는 평을 듣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정치인 최경환은 경제관료로서 확실히 자리매김 하고 있다.

<대담=김용민 정치경제부장>

다음은 일문일답.

- 정치인과 장관을 다 경험했는데.

▲ 장관은 아무래도 책임지고 정책을 집행하다보니 노동강도가 국회보다 더 세다. 그런 측면에서 보람은 더 있다. 평소 구상을 집행하는 실행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이 있다.

- 6월 지방선거도 있고, 여의도 복귀 생각은.

▲ 본업이 여의도(국회)이니 언젠가는 가야하지 않겠나. 아직은 장관으로 일한지 6∼7개월밖에 안됐으니 열심히 하려고 한다. 여기(과천)있는 동안은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지역구 의원이자 이 정부의 일원이기에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관심이 없을 수는 없다.

- 화두를 돌려 경제이야기를 해보자. 우리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는데 평가를 한다면.

▲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전세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이 합심해서 나름 급한 불을 끄고 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현재 경제 회복은 민간의 자생적 회복이라기 보다 적자재정을 통한 재정의 경기부양에 상당히 의존한 것이기 때문에 민간의 투자와 고용이 확실하게 살아나는 것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리스 신용위기나 위안화 절상문제, 원자재가격 급상 등 대외여건 측면에서 불확실한 요인들이 많아서 굉장히 긴장해야 할 때다. 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한다고 자만해서는 안된다.

- 잠재성장률 저하는 문제다. 국제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성장률 자체는 떨어졌는데.

▲ 지난 10년 동안 우리경제는 성장 동력을 잃으면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잠재성장을 올리려면 허약해진 경제체질이 강화돼야 한다. 기업들이 경영을 하고 싶은 환경을 복원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일이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전반의 생산성 향상 노력 등이 수반돼야 한다. 이런 노력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 최근 노무라증권이 우리나라 경제가 일본이 잃어버린 10년때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는데.

▲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지금은 20년째이지만 이와 유사한 측면도 있지만 분명 다른 측면도 많다. 노령사회·저출산 문제의 급격한 진전이나 우리경제가 동력을 잃어가는 측면은 유사하다. 하지만 정보통신(IT)와 플랜트, 원전, 녹색성장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분야에서 역동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점은 다르다. 일본의 생산성은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일본은 더 높일 수 없는 상황에서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게 돼 침체 국면이 빠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낮아 발전의 여지가 많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경계해야겠지만 우리가 일본을 닮아 간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



- 고용없는 성장은 문제다. 특히 제조업의 자동화와 고도화로 고용이 줄어드는데.

▲ 전세계 각국이 고용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대기업은 첨단 자동화·고도화로 설비투자를 해도 고용이 창출되지 않는다. 지식서비스 고용확대 전략을 써야 한다. 서비스 고용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국가중 가장 낮다.

우리는 너무일찍 신발이나 섬유 등 경공업 분야를 포기했다. 경공업 비중이 일본이나 미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숙련집약형 분야에서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 동대문 의류상가는 왠만한 공단보다 일자리 창출이 많다.

중소 제조업체쪽에서 고용창출 능력이 있는 부분이 있다. ‘고용의 보고’라할 수 있는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돼야 한다. 이런 부분이 고용창출의 근간이라고 생각한다. 생산성 향상이 전제되지 않는 고용은 지속불가능하다. 고용의 70∼80% 차지하는 중소·중견기업의 생산성은 반드시 향상돼야 한다. 부품소재분야를 주목하고 있는데 부가가치 높고 고용창출도 많다. 소프트웨어 산업 등에 중점을 둬서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



- 부품소재분야는 여전히 일본에 뒤쳐지고 있는데

▲ 부품소재 육성 특별법을 진행하는 동안 전세계를 대상으로 흑자가 늘었다. 하지만 일본에만은 안된다. 특히 소재쪽이 약하다.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핵심이다. 연초에 부품소재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을 내놨는데 핵심은 대일 의존도가 높은 20개 품목을 핵심자립소재로 선정, 2012년까지 자립화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R&D)혁신이 전제돼야 한다.

- 중소·중견기업 옥석가리기와 일자리 창출이 상반되지 않나.

▲고용의 70∼80%를 중소·중견기업이 맡는다. 생산성 향상 없는 중소기업은 한계가 있다. 현재 중소기업 지원책은 160여가지나 된다.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성장하려 하지 않는다. 이런 걱정없이 마음대로 기업을 키울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는게 중소·중견기업 육성책의 골자다.

한 분야에 집중해 대기업이 돼야 한다. 세계적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 중소기업은 나눠먹기식으로 지원을 받았는데 앞으로는 될성부른 중소기업을 골라 중점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이 말이 기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끊겠다는 것은 아니다. 우수한 기업, 발전 가능성이 더 큰 중소기업에 더 많은 혜택을 줘서 기업 경쟁력도 키우고 고용창출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재원이 부족하다면 늘려서라도 하겠다.

- 융합이 산업계의 화두다. 구체적인 복안은.

▲ 정보통신(IT) 정보혁명이 시작되면서부터 융합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는 아직까지 개별산업법 체제다.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할 때다. 25년 전 제정된 산업관련법률체제를 바꿔야 한다. 융합은 시장의 독창적 상상력을 통해 발생하는데 기존 칸막이식 법령으로는 이를 시의적절하게 수용하기 어렵다.

앞으로는 임시인증제품이 나온다. 융합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고 반응을 본 뒤 필요한 규제를 하거나 권장하는 시스템이다. 융합화가 되는 분야에 대한 지원시스템으로 보면 되는데 규제완화다. 규제가 많아서 아예 하지도 않다가 다른 국가에 기회를 뺏기는 경우를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

-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지식경제 R&D 전략기획단장으로 임명했는데.

▲ 기술변화와 시장변화는 굉장히 빠르다. 우리의 과제성공률은 98%다. 평가가 온정주의로 흐르고 나눠먹기식으로 하다보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것을 뜯어고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결국 기술에 승부를 거는 수 밖에 없다.

기술이 뒷받침 안되면 안된다. 연구개발(R&D)에 돈만 쏟아붓는다고 결과가 나오는 구조가 아니다. 깨진 독을 수리해야 한다. 이번에 독을 수리하겠다는 개념으로 시작한 것이다. 권한을 대폭 이양할 것이다. R&D전략기획단에 참여하는 사람은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은퇴한 전직 고관대작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정말로 그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모시고 권한을 줄 것이다. 공무원은 관리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다.

/정리=sykim@fnnews.com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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