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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융합과학기술 대학원장'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6.17 "새싹(벤처기업) 생겨도 밟혀죽어… 20대가 불행해진 이유"
뉴스/세미나//인물2011.06.17 02:19

"새싹(벤처기업) 생겨도 밟혀죽어… 20대가 불행해진 이유"

머니투데이 | 유병률|이현수 기자 | 입력 2011.06.16 06:01 | 수정 2011.06.16 10:46 |


[머니투데이 유병률기자][[창간 10주년 기획] 88만원 세대를 88억원 세대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고목과 새싹의 비유를 들었다. 그는 "새싹(벤처기업)이 자라지 못해 청년 일자리가 안 생기고 빈부격차와 같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 고목(대기업)만 있는 숲은 한번 불이 나면 숲 전체가 타버린다"고 말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 대학원장 인터뷰

"한국에는 새싹(벤처기업)이 생겨나도 밟혀죽는다. 20대가 불행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대기업 중심의 사회구조가 바뀌어야 창업이 일어나고 한국경제의 미래가 보장된다. 지금이 어떤 시기인가. 산업혁명보다 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0년 후가 정말이지 암담하다." 평소 목소리 톤에 변화가 거의 없는 그이지만, 이날만큼은 높낮이가 심했다. 많이 답답했던 모양이다.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안철수연구소에서 만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49)은 "대기업 과보호를 중지하고 벤처와 중소기업 육성으로 정책을 전환했어야 하는데 시기를 놓친 게 불행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20대에 대해서도 "창의적인 것과는 반대쪽인 스펙과 문제풀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담=유병률 기획취재부장

-20대를 '88만원 세대'라고 한다. 그러나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다. 선배세대보다 오히려 우수한 측면도 많다. 이들의 불행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능력이 부족하거나 노력이 적어서가 아니다.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것이다. 사회구조적 문제이다 보니 20대는 일종의 포기상태다. 수동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행동한다. 불행하고 안타깝다. 대기업이 만드는 일자리는 200만개도 안된다. 갈수록 줄고 있다. 그런데도 대기업 친화정책이 계속돼왔다. 처음부터 답은 나와 있었다. 대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영효율화와 해외 공장이전을 해야 한다. 거기에 대고 일자리 만들라고 얘기하는 건 잘못된 것이었다. 그게 오류였다. 트리클다운 효과가 없다는 것도 3년 동안 해보고 난 지금에야 인정하지 않나. 답답한 일이다.

-사회구조적인 문제라 했는데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적절한 시기에 바꾸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개발 때는 중요한 전략이었고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러나 적절한 시기에 중소기업이나 벤처 육성으로 전환했어야 했다. 대부분 일자리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에서 나오는데 여기서 막혀버렸다. 이 때문에 창업도 안 일어나고 계층간 격차는 가속화하고 있다. 불행의 근원을 좇아가보면 새로운 벤처기업 창업과 중소기업의 성공확률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시기를 놓친 데 있다. 그렇다보니 지금은 새싹이 없고 생겨나도 밟혀죽는다. 10년, 20년 후가 정말이지 암담하다. 이런 구조가 바뀌어야 창업이 활발히 일어나서 한국경제의 미래가 보장된다.

-한국에서 애플과 같은 기업이 나온다면 고목(대기업)이 진화해서일까, 아니면 새싹(벤처기업)이 성장해서일까.

▶질문의 프레임이 잘못됐다. 오너경영이 정답이냐, 전문경영이 정답이냐는 문제와 마찬가지로 한쪽에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다. 대기업이 변신을 해서 될 수도 있고 벤처기업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시장이 투명하고 공정한 체제로 가는 것이다. 누가 1등을 하든 실력으로 1등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실력이 떨어지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그런 시장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스마트혁명 열풍이다. 2000년 전후 카지노판 같은 거품이 또다시 낄 가능성도 있지 않나.

▶1990년대 말 벤처거품은 진짜 거품이었다. 실제로 돈 버는 회사가 없었다. 수익모델 자체가 불확실한 상태였다. 그러나 지금의 2차 IT혁명에서는 대부분 회사가 돈을 벌고 있다. 미국의 소셜게임업체 징가의 지난해 매출은 원화로 1조원에 육박한다. 창업한 지 2년밖에 안된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은 IT회사로는 최단 시간에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실질적으로 돈 버는 회사가 많아진 게 3년 전부터였는데 열풍이 꺼지기는커녕 더 커지고 있다. 또하나 차이는 예전에는 키워드가 인터넷 하나뿐이었지만 지금은 모바일뿐 아니라 소셜, 커머스, 클라우드 등 4가지가 묶여서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1가지 아이템이 죽어버리면 다 같이 꺼져버리던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90년대 말 인터넷혁명 초기에도 다르다는 말이 나왔다. 결국 과대포장으로 밝혀진 것 아닌가.

▶인터넷혁명 당시에는 과도한 기대로 무너졌다. 그러나 이제 학습효과가 생겼다. 사람들은 신기술이 나온 뒤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소셜네트워크가 본격적으로 퍼진 게 5년 정도 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야 잠재력을 완전히 발현하고 있다.

-18세기 산업혁명과 비교가 가능할까.

▶산업혁명보다 더 근본적인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집트와 리비아사태를 봐라. 이제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확실히 알게 됐다. 정치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산업혁명보다 더 근본적 변화

90년대말 벤처거품과는 달라

한국의 10년후는 정말 암담해

-최근 정부의 청년창업 지원이 자금지원으로만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자금을 어떻게 받는지 알려주는 컨설팅업체도 성행하고 있다. 창업 자체보다 창업프로모션이 더 활황이라고 한다.

▶그런 문제가 분명히 있다. 원래 정부에서 해야 하는 일은 인프라다. 예를 들어 산 중턱에 좋은 터가 있으면 정부는 도로를 건설하고, 치안을 유지하고, 환경을 관리하면 된다. 그러면 사람들이 알아서 가게도 세우고 하는 것이다. 가장 안좋은 건 정부가 가게 만드는 사람에게 직접 자금을 대주는 것이다. 지금 정부의 창업지원을 보면 창업비용을 대주는 데만 치우쳐 있다. 아무래도 생색이 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쪽으로만 계속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이다.

반면 민간에서 투자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비정상적으로 적다. 초기기업에 투자가 왜 안되는지 근본원인을 따져보면 다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문제로 연결된다. 투자자들은 평생 투자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한다. 선진국 경제구조에서는 투자회수의 경로가 2가지인데 하나는 인수·합병(M & A), 또 하나는 상장이다. 미국은 90%가 M & A를 통해 자금을 회수한다.

얼마전 실리콘밸리로 출장을 갔을 때 구글 사람에게 들은 얘기다.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려고 하는데 그 분야에서 아주 일을 잘하는 벤처기업이 있었다고 한다. 구글에서 인재를 뽑아서 해봤는데도 경쟁이 안됐다고 했다. 결국 1조원을 주고 그 기업을 인수했다. 그게 정상이다. 한국에서는 하청을 주고 독점계약을 한다. 마치 동물원에 집어넣고는 자기 일만 시키고, 말라 죽으면 또 찾아서 동물원에 집어넣는다.

-그러나 대기업이 M & A를 할 만한 벤처기업이 없다는 것도 문제 아닌가.

▶맞는 말이다. 그래서 보통 3가지를 문제점으로 든다. 첫번째가 앞서 말한 대기업과의 불공정거래 관행이고 두번째가 바로 벤처기업 경영자의 실력 부족이다. 대기업에서 독점계약을 요구하면 납품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동물원에 알아서 들어가는 식이다. 들어가서 다시는 못나온다. 세번째 문제가 좀비이코노미다. 공정경쟁에서 지면 빨리 도태돼야 하는데 정부지원 등으로 연명한다. 그런 기업들이 덤핑을 하는 것이다. 도태될 기업들이 덤핑을 하면 전체 시장의 가격구조가 완전히 깨져버린다.





경영효율 필요한 대기업에

일자리 만들라는 것은 잘못

몇년 사회경험 후 창업 나서야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어떤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나.

▶5가지 정도다. 우선 인력들을 잘 훈련할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은 벤처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기르는 교육이 없다. 두번째는 벤처캐피탈의 문제다. 자금투자뿐만 아니라 조언하고 이끌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연대보증과 같은 금융권의 대출관행도 고쳐져야 한다. 초기에 담보가 없으면 대표가 개인연대보증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 한번 실패하면 재기할 수 없다. 또 회계, 콜센터, 홍보 등의 아웃소싱산업이 발전해야 한다. 기업이 시작할 때부터 병력을 분산할 수는 없다. 벤처기업이 본연의 일에 집중하도록 아웃소싱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 정부정책도 중요하다. 대·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 환율정책 등이다.

-청년창업의 가장 이상적인 경로는 무엇인가.

▶사실 학생창업이 최악이다. 그나마 나은 건 대학 졸업 후 창업하는 것이다. 더 좋은 것은 일단 취직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2~3년 정도 조직과 경영을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휴먼네트워크를 쌓은 다음에 창업하는 것이다. 그래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20대 젊은이들이 너무 스펙 위주, 문제풀이 위주, 속도 위주로 노력하는 게 안타깝다.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이지만 창의적인 것과는 완전히 반대쪽에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상상력과 도전정신을 키워야 한다.

정리=이현수 기자 hy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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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병률기자 b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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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