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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행 1번지, 한옥마을의 겨울풍경

오마이뉴스 | 입력 2011.01.03 16:57 |

[오마이뉴스 김종성 기자]

서울 종로는 1394년 조선왕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한 후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서 조상의 숨결이 담긴 소중한 문화재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 중 가회동과 삼청동 일대에 조성된 북촌 한옥마을은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면서 한옥을 잘 보존하고 있어 외국인들은 물론 국내 관광객들에게 필수 관광코스로 부각되고 있다.

그런 관광코스로 개발된 것이 북촌 8경이다. 북촌 한옥마을의 정겨운 골목골목을 구석구석 걸어 다닐 수도 있고, 지도를 보고 혹은 주민들에게 물어 가며 북촌 고유의 8가지 풍경을 찾는 재미도 있다.

수도권 전철을 타고 안국역 3번 출구에서 내려 재동 초등학교를 향해 조금 걸어가면 관광 안내소가 보인다. 여기에서 무료로 주는 북촌 8경 지도를 얻어 이제 본격적으로 출발!

지도에 약한 내가 관광 안내소의 직원에게 직접 물어봤더니 지도에 펜으로 표시까지 해주며 상세하게 알려 준다.





북촌 1경인 창덕궁 돌담 전경. 눈이 내리니 더욱 고즈넉하다.

ⓒ 김종성





기와지붕 처마 위의 잡상들이 손오공에 나오는 서유기의 인물들이란다. 각자의 모습을 상상하니 재미있다.

ⓒ 김종성

북촌 1경을 찾아 나서자마자 언덕길이 맞아 준다.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은 부드러운 언덕길을 오르자 저 앞에 웬 궁궐 모습이 눈에 확 펼쳐진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세계문화 유산인 창덕궁이다. 조선시대 임금들이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거처했던 곳으로 광해군 때부터 270년간 정궁으로 사용됐다. 동양권의 각 궁궐들은 대부분 좌우 대칭적으로 배치돼 있지만 창덕궁은 비정형적이면서도 자연과 가장 잘 조화된 건물 배치를 자랑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우후죽순 솟아난 주변의 빌딩들로 그런 자연과의 조화로움을 알 길이 없다.

예전에 인천시 차이나타운에 여행 갔을 때 알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궁궐 기와지붕 처마 위의 귀여운 동물들 같은 조각상들은 손오공이 나오는 서유기의 인물들이라고 한다. 각각의 인물들 모습을 그려보며 찾아보니 재미도 있었지만, 우리나라 전래 이야기책에 나오는 인물이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눈이 내려 더욱 고즈넉한 창덕궁 안의 모습은 차량들과 사람들이 바삐 지나가는 궁궐 돌담 밖의 세상과 대비되어 묘한 여운을 자아낸다.





눈이 소복이 쌓인 항아리들이 보기만 해도 정겹다.

ⓒ 김종성





눈 내린 기와지붕의 무늬도 아름답고 고드름까지 멋스럽다.

ⓒ 김종성

창덕궁 돌담길 따라 원서동을 향해 걸으면 한옥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데 이곳이 북촌 2경이다. 한옥들은 가옥만이 아니라 문화센터, 공방, 갤러리 등의 형태로 다양하다. 다채로운 한옥들을 구경하느라 같이 간 '애마' 자전거는 아예 타지도 않고 걸어 다니게 된다.

어떤 한옥은 고맙게도 대문을 열어놓아 살짝 고개를 들이밀었다가 귀여운 항아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항아리들의 머리위로 하얀 눈까지 소복이 쌓여있어 귀엽고 정겹다. 크기도 다양한 항아리들의 모습은 어찌 그리 우리네 식구들의 모습과 닮았는지 신기하다.





북촌 3경인 가회동 가는 길에 만난 중앙고등학교의 설경도 한옥마을 만큼이나 아름답다.

ⓒ 김종성

북촌 3경을 찾아 한옥주택이 많은 가회동으로 향한다. 언덕이 먼저 맞아주는 동네지만 한옥들과 정다운 골목길을 구경하는 맛에 힘든 줄도 모르겠다. 가회동 초입에 멋스러운 건물이 서 있는 중앙고등학교 앞을 지나게 된다. 주말엔 학교를 개방하니 꼭 들어가서 걸어보면 좋겠다. 눈 내린 고풍스러운 교정은 한옥마을 만큼이나 아름답다.





아파트에서 사는 도시인의 눈에 눈 내린 기와지붕 위의 길고양이는 무척 이채롭다.

ⓒ 김종성

언덕 동네 위에 올라서니 주변 한옥들이 한 눈에 펼쳐진다. 마치 파도처럼 굽이치는 모습의 한옥 기와지붕들이 참 인상적이고, 그 위에 쌓인 눈들은 하얀 물보라 같다. 한옥 기와지붕 위에 무언가 꼬물거리는 게 있어 자세히 보니 통통한 길고양이 한 마리가 기왓장 사이를 유유히 걸어 다니고 있다. 아파트에서 사는 도시인의 눈에 기와지붕 위 고양이는 무척 이채로워 한참을 쳐다보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북촌 4경의 한옥마을 전경.

ⓒ 김종성





가회동 31번지 북촌 5경, 6경 한옥마을로 가장 유명한 골목길이다.

ⓒ 김종성

가회동 한옥마을의 전경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명당 골목이 있는데 바로 북촌 4경이다. 눈 쌓인 좁은 골목 언덕을 조심조심 걷다보면 갑자기 오른쪽에 한옥들이 모두 모여 있는 듯 펼쳐진다. 나도 모르게 "와!" 감탄사가 나왔지만 가옥들 사이의 좁은 골목이라 속으로만 삼킨다.

우리네 한옥 기와지붕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는 신명난 조상들을 떠올리게 하고, 저 앞 인왕산의 부드러운 산세를 빼다 박았다. 우리 조상들의 디자인 감각은 참 친인간적이고 친자연적인 것 같다. 우리의 자연과 고유의 문화에서 영감을 얻어내는 이런 아이디어는 디자인 도시를 꿈꾸는 서울에서 꼭 참고해야 할 것이다.

북촌 4경에서 7경까지는 이렇게 멋스러운 한옥 언덕길과 골목길을 헤매며 마음껏 탐험할 수 있다. 게다가 불교 미술관, 가회 박물관, 매듭공방, 게스트 하우스 등 도심에서는 만나기 힘든 곳들이 더불어 있어 한옥마을 여행을 다채롭게 해준다.





처마 밑 홈통의 고드름에서 한옥만의 정취와 여유로움이 배어 나온다.

ⓒ 김종성





북촌 8경인 골목길 계단을 내려오면 삼청동 골목이 맞이해 준다.

ⓒ 김종성

정다운 골목길 양쪽에 길게 늘어선 한옥 사이로 서울 도심의 빌딩들이 생경하게 보이는 북촌에서는 다양한 국적과 생김새의 외국인들이 북적여 재미를 더해 준다. 한옥이 주는 고즈넉함과 소박한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가회동 한옥마을을 실컷 구경하고 이제 북촌의 마지막 풍경인 북촌 8경을 찾아간다.

가회동에서 삼청동으로 내려가는 돌계단길이 그곳이다. 청와대, 경복궁, 인왕산이 한눈에 보이는 명당 언덕 동네와 어울리는 정겨운 계단길이다. 옆에는 간판 글자 그대로 목욕탕이 있는데 길다란 굴뚝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나고 있다. 춥지만 않다면 그냥 앉아만 있어도 좋을 것 같은 여행자의 쉼터처럼 느껴진다.

눈 쌓인 계단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려오면 삼청동 골목길이 맞이해 준다. 화려한 카페와 가게들로 현대화된 삼청동이지만 놓치면 아까울 골목길이 아직도 남아있다. 가회동과는 다른 삼청동만의 느낌이 나는 그런 계단과 골목들이다.

전용 지도는 물론이고 북촌 1경부터 8경까지 작고 귀여운 표지판도 있어 길 잃어버릴 염려는 없겠지만, 중간에 길을 잃어도 걱정은커녕 재미와 흥미가 더한 북촌마을 여행이었다.





수도권 전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에서 시작하는 북촌 8경 여행길은 남녀노소 걷기에 부담이 없는 여유로운 곳이다.

ⓒ N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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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