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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잠자게 만드는 억지 영어수업 버리겠다”

수리과학과 한상근 교수 ‘100% 영어강의’에 반기

경향신문 | 윤희일 기자 | 입력 2011.04.12 03:39 | 수정 2011.04.12 03:45

"나는 앞으로 모든 강의를 우리말로 하려고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수업이 가능해지거든요."

카이스트(KAIST) 수리과학과 한상근 교수(55·사진)의 말은 명료했다. 그리고 단호했다. 그는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한국어 강의'의 신념을 지켜가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간단하다.

"교수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강의를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세요. 당연히 효율이 떨어집니다. 물론 깊이도 없고요. 저는 제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이미 그 문제점을 알고 있습니다. 다른 교수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카이스트 학생의 잇단 자살 이후 '100% 영어강의 시스템'을 손봐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영어강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인 교수가 진행하는 부실한 영어강의'의 폐해를 실제 수업을 통해 직접 경험한 바 있는 학생들은 그의 선언을 일종의 '양심선언'으로 받아들인다.

그동안 교수도, 학생도 '부실한 영어강의' 문제는 건드리지 못했다.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면 마치 '영어 못하는 찌질이의 불평' 정도로 치부해버리는 것이 최근 대학의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사실 대학사회는 영어강의를 피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으로 생각했다.

카이스트는 물론 상당수 대학이 교수채용 때 '영어강의능력'을 필수 사항으로 요구하고 있을 정도다.

"영어강의를 하다보면 별일이 다 있습니다. 강의실에 들어오자마자 자는 학생도 상당수 있고요. 어차피 알아듣지 못할 바에야 나중에 공부하겠다는 거지요. 교수도 불편하고, 학생도 불편한 이 수업을 억지로 진행하는 것은 정말로 문제가 있습니다."

한 교수는 영어강의의 또다른 폐해로 교수와 학생의 인간적 접촉이 단절되는 점을 들었다.

"서툰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그나마 거의 사라진 교수와 학생 사이의 인간적 접촉이 모두 끊기는 느낌이 들어요. 영어수업은 이미 삭막해진 학생들의 정서를 더 삭막하게 만들 뿐입니다."

한 교수는 그렇다고 영어강의를 100% 없애자는 얘기는 아니라고 했다. 요즘 영어능력을 키우지 않고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영어강의는 '진짜 영어수업'이 가능한 원어민 교수나 교포 출신 교수에게 맡겨도 충분하다"면서 "영어강의 실시 여부는 각 교수의 선택에 맡겨두면 된다"고 제안했다.

한 교수는 "모든 학생들에게 30학점 정도의 영어강의를 이수하도록 하고 일정 수준의 토익이나 토플 점수를 졸업요건으로 설정해 놓는 것만으로도 영어실력을 유지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 교수는 서남표 총장의 진퇴 문제와 관련, "사퇴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서 좋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불과 세 달 사이에 4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서 총장은 인간적인 예의조차 표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능한 인재들을 이렇게 사지로 모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카이스트의 구성원 중 80% 정도는 서 총장의 사퇴를 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사퇴하는 것이 적절했는데 명예로운 퇴임 시기조차 놓친 듯하다"면서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것이 바로 서총장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인간적 예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윤희일 기자 yhi@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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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