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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C-TIPS2010.10.20 03:56

"세련된 연출로 뜬 韓流도 스토리 없으면 오래 못 가"

콘텐츠진흥원 스토리 창작센터 운영위원 윤석호 PD
우린 희로애락 강한 민족, 그게 터지면 막강한 힘
인물·대사·설정은 작가 몫… 자신이 공감했던 걸 써야

"한류(韓流) 드라마가 가능했던 건 우리나라 특유의 세련된 연출력 때문이었죠. 하지만 스토리가 받쳐주지 못하면 그 인기도 단명하고 맙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원작'을 발견해야 진정한 중심을 잡을 수 있죠."

'영상미의 대가'이자 '원조 한류 드라마 연출가'인 윤석호(53·윤스칼라 대표) PD는 "현재 우리나라 드라마는 극적인 강도(强度)를 높이는 데만 치우쳐 있고 밀도(密度)를 높이는 데는 소홀하다"며 "최근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넘치고, 막장·대작 드라마만 나오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했다. 그는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토리창작센터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스토리공모대전에서 심사위원을 맡았다.

‘가을동화’‘겨울연가’로‘드라마 한류 시대’를 열었던 윤석호 PD.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토리창작센터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윤스칼라 제공

2000년대 초반 '가을동화' '겨울연가'로 본격적인 한류 시대를 연 연출가이지만 그는 "영화든, 드라마든 기본적으로 모든 대중예술은 스토리의 예술"이라며 작가의 역할을 크게 평가했다. "왜 정부와 언론사가 나서 스토리를 공모할까요? 그만큼 문화 콘텐츠가 강력한 파워를 갖는 시대가 됐다는 거죠." 그는 "스토리창작센터에서 작가들은 서로의 작품을 비평하며 자극을 주고, 운영위원(멘토)들은 작가들에게 더 나은 콘텐츠가 되는 방향을 제시해준다"고 했다.

25년 경력 드라마 연출가의 눈으로 봤을 때, 호흡이 짧고 빠른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 여건상 스토리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스타 PD가 작가에게 개략적인 기획을 던질 수는 있겠죠. 하지만 캐릭터를 구체화하고 안타까운 대사와 상황을 만드는 건 결국 스토리를 만드는 작가의 힘이에요. 게다가 영화처럼 드라마는 대본을 다 써놓고 시작할 수 없기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작가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지죠."

그는 '요즘 한류 열풍이 한풀 꺾였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오직 '수익'을 목적으로 만든 드라마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겨울연가'의 엄청난 성공 신화를 노린 '맞춤형 드라마'들이 잇따라 제작되면서 오히려 한류 경쟁력을 깎아 먹고 있다는 것이다. 윤 PD는 "'겨울연가'를 만들 때까지만 해도 '어떻게 하면 더 감동을 줄까'라는 일차적인 고민만 했다"며 "하지만 지금 제작사들은 '해외에 먹히려면 누굴 캐스팅해야 하나' '어떻게 만들어야 투자를 이끌어내나'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자극적인 설정이 넘치는 '막장 드라마'에 대해서도 "길 가다 불구경, 싸움구경 하고 의미 없이 흩어지는 대중 심리와 비슷한 것 아니겠느냐"며 "당장 눈길을 끌기 위해 강렬함만 강조하는 작품은 절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제2의 한류'에 대해선 비교적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한국인의 감성'만큼 드라마틱한 힘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희로애락이 강한 민족 아닙니까. 쉽게 흥분하고 쉽게 슬퍼하는 감정의 진폭이 큰 사람들인데, 이게 바로 드라마에서 터지면 엄청난 힘이 되죠."

그는 "최근 '한류 드라마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기존에 있는 소재를 너무 편하게만 발굴하려고 하는 안이함도 한몫했다"며 "개인적으로 최근 방송된 '제빵왕 김탁구'처럼 긍정의 에너지와 창작의 힘을 동시에 보여준 스토리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순수한 사랑과 동화 같은 영상미로 자기 색깔을 확고히 한 그이지만, 최근엔 작품 활동을 쉬고 있다. 사계절 연작 시리즈 중 마지막 편인 '봄의 왈츠'(2006)를 끝으로 만 4년째다. 그는 "급변하는 시청자 요구를 어떻게 담아야 할지 오랫동안 고민 중"이라고 했다. "사랑에 대한 꿈과 동화 같은 판타지를 버리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어요. 그 꿈은 그대로 유지하되,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서 고심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스토리공모대전에 지원하는 이들에게 "가짜를 하지 말고 진짜를 하라"고 당부했다. "내가 가장 공감하는 부분을 써야 잘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처럼 하겠다'가 아니라, 내가 경험했거나 공감했던 것을 붙들어야 합니다. 화려한 스킬이나 테크닉은 나중에 얼마든지 익힐 수 있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마치 내 이야기하듯 하는 진정성을 발휘하면 통할 겁니다."

● 스토리 창작센터는…
작가 31명 집필 공간… 공모대전 입상작 영상화·상품화도 추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은 입상 작가들에 대한 체계적 관리를 통해 거대한 이야기의 씨앗이 꽃을 피우고 열매 맺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7월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 스토리 창작센터를 개관했다. 1회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입상한 작품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영상화, 상품화하기 위해 마련된 시설이다.

서울 목동의 스토리 창작센터에서 입주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곳에는 모두 8개의 공동작업실이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이곳에서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윤석호 PD, 금강 한국대중문학작가협회장, 김태원 푸른 여름 콘텐츠 홀딩스 대표이사 등 9명의 운영위원이 개별 스토리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발전 전략을 수립하며 각 작가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 총 743㎡의 이 시설은 3인실, 4인실, 6인실 등 모두 8개의 공동작업실을 갖추고 있다. 31명의 작가들이 동시에 의견을 나누며 집필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런 과정을 밟고 있는 1회 스토리 공모대전 입상 작가들은 지난 11일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필름마켓에서 제작사, 투자사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가졌다. 대상 수상작 '철수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양제혁 작가를 비롯, '침묵'의 박영두 작가, '금녀의 집'의 송수연 작가 등이 자신들이 쓴 작품의 매력과 상업적 가능성을 일목요연하게 알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등 주요 투자·제작사에서 나온 120여명이 신인 작가들의 상상력을 평가하기 위해 모여들었다"며 "이날 행사 과정에서 작가들에게 많은 질문이 쏟아졌으며 비즈니스 미팅이 20건 이상 잡히는 등 긍정적으로 투자를 검토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스토리 창작센터는 공모대전 입상 작가들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PD, 작가들을 위해 각종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올해 말까지 사이코패스, 연쇄살인, 사이버 범죄, 우주항공, 생명공학, 뇌과학, 국제교류사 등 드라마가 다룰 수 있는 이색 소재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콘텐츠 창의 워크숍'을 진행한다. 법의학자, 의사, 과학자, 심리학자, 보안전문가 등이 강사진으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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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리뷰] 전자책의 새로운 커버스토리
 

< PC사랑 , 2010년 09월호 > 10-09-14 16:31
조회 : 1,341  
이전 제품보다 터치 감도가 향상됐다. 진짜 책 느낌을 전하려는 노력이 가상하다.


올해 초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자 전자책(eBook)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해외에서는 이미 아마존닷컴의 킨들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며 꾸준히 종이책 시장을

잠식 중이다. 국내는 크게 아이리버, 인터파크, 삼성전자가 솥발의 지세를 이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이리버가 최근 기존 전자책인 ‘스토리’의 개량 모델인 ‘커버스토리’를

내놓으며 시장 확장에 나섰다. 아이리버 특유의 디자인으로 단순미를 십분 살렸다.

버튼 배치가 직관적이어서 처음 전자책을 쓰는 이라도 설명서 없이 다룰 수 있을 정도다. 커버스토리라는 이름 그대로 전자책 터치 패널을 보호하는 표지를 달았다. 평상시에는 본체 뒷면에 끼웠다가 가방에

넣거나 쓰지 않을 때 제품을 덮는다.

커버스토리의 전신인 스토리보다 터치 패널 감도가 향상됐다. 터치펜이 필요했던 이전

 시리즈와 달리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러도 알아챈다. 중력 센서를 달아 가로세로

관계없이 쥐는 쪽으로 읽기 좋게 화면을 돌린다. 본체 한쪽에 길게 자리 잡은 조작키도

 어떤 방향이든 편하게 조작하게 돕는다. 화면은 8단계 흑백 디스플레이로

600×800화소 해상도로 화면을 띄운다. PDF를 비롯해 ePub, txt, fb2, djvu 등

전자책 관련 확장자를 알아챈다. 오피스용 문서 확장자인 ppt, pptx, xls, xlsx, doc,

docx, hwp도 지원한다. 기본 용량은 2GB지만 시스템 용량 500MB가 포함돼

실제로는 1.5GB정도다. 외부 저장매체로 SDHC 32GB까지 알아채니 따로 용량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커버스토리 배터리는 리튬폴리머 배터리로 용량은 1,800mAh다. 5시간 정도

충전하면 전자책은  1만 페이지 이상 읽고 음악은 약 30시간정도 감상한다.

음성녹음도 5시간정도 가능하다. 와이파이 모델은 신문배달 기능으로 조간신문을

받아본다. 새 책이 나와도 마찬가지로 곧장 커버스토리로 내려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내려 받은 전자책이나 신문을 읽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 기능을

활용해 궁금증을 풀면 된다. 이 밖에도 직접 필기를 하거나 낙서를 하는 메모장

기능도 유용하다.

커버스토리 장점은 쓰지 않을 때도 보인다. USB 단자에 연결하면 PC 화면에 배터리

충전과 이동식 디스크 연결을 선택토록 했다. 아쉬운 부분은 음악이나 전자책을

찾을 때 걸리는 시간이다. 눈에 띄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스마트폰에 익숙한

소비자 입맛을 감안하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탐색 속도는 마뜩찮지만 읽기 편한 구조와 해상도는 대만족.

글_ 정용석 PC사랑 객원 필자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마켓 생태계/도서2010.09.11 21:35

세계 명문기업들의 흥망성쇠 | 래리 슈웨이카트 외 지음 | 장세현 옮김 | 732쪽 | 3만5000원 | 타임비즈

400대 부자 3분의 1이 10년 주기로 사라지는데…
새 흐름 속에서 기회 포착을

입력: 2010-09-09 17:13 / 수정: 2010-09-10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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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서비스/C-TIPS2010.03.26 17:28

"작가를 부자로"… 스토리 텔링 산업 키운다
공모전 '국가수준' 격상…인센티브 강화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정부가 차기 국가 성장동력인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특히 스토리 텔링의 중요성에 집중, 작년 처음 실시된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의 위상을 올해부터는 '대통령상'을 수여하는 범 국가적 수준으로 확대·개편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각종 지원책도 함께 마련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25일 서울 상암동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열린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시상식에서 체계적인 스토리 발굴 및 육성을 위한 확대·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유인촌 장관을 대신해 참석한 유병한 문화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은 "변화와 혁명의 핵심 원천은 스토리"라며 "정부 시상을 병행해 명실상부 대한민국서 가장 권위있는 스토리 공모전이 되도록 위상을 강화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표창 병행 ▲오픈마켓 조성 등 공모전 시상식 규모 확대 ▲청소년 공모전 및 문화원형 부문 수상 신설 ▲창작지원센터 지원 및 수출보증 등 인센티브 지원 등의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주최측인 이재웅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이와 관련, "한콘진이 스토리 공모전을 한 것은 작가를 부자로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한 것"이라며 "좋은 스토리 내는 분들은 조엔 롤링처럼 부자로 만들어줘야 좋은 콘텐츠도 나올 것"이라고 창작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나타냈다.

이날 1회 스토리 공모대전 시상식에서는 대상에 양제혁씨(철수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최우수수상에 이정숙씨(금녀의 집), 우수상 부문에 박영두씨(침묵)와 카프프로덕션(귀신고래) 등 총 14개 분야 수상자에게 상장과 상금 4억5천만원이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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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서비스/C-TIPS2010.02.26 03:56

'추노' 단순한 액션드라마가 아니다?…수준높은 스토리 '눈길'

아시아경제 | 고재완 | 입력 2010.02.25 23:10  

 

[아시아경제 고재완 기자]KBS2 수목드라마 '추노'가 단순한 액션만이 아닌 조선시대 반상 구분에 대한 사상을 꺼내 놓으며 깊이를 드러냈다.

25일 방송한 KBS 수목드라마 '추노'에서 이대길(장혁 분)은 송태하(오지호 분)와 큰 격투를 벌이고 우여곡절 끝에 그를 사로 잡는다.

격투 후 함께 이동하던 대길과 태하는 서로의 생각에 대한 큰 격차를 확인했다. 반상의 법도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송태하와 애초부터 노비를 사랑했던 양반 대길의 생각은 많은 차이가 있었던 것.

게다가 업복(공형진 분)은 노비패의 구원자 '그 분'(박기웅 분)을 만난 후 초복(민지아 분)과 '노비와 양반이 바뀌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업복은 반상 구분이 없는 세상에 의아해하고 초복은 단순히 양반에게 복수를 하기를 바라기도 한다.

'추노'는 이같이 보고 즐기기만 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시청자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로 발전하며 인기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이날 송태하와 이대길은 '혈귀'로 변한 철웅의 고문을 받게된 상황에 처하며 극적 긴장감을 더했다.

고재완 기자 star@asiae.co.kr
<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문화콘텐츠 /영화 2010.02.03 19:50

한국에서 <아바타>를 못 만드는 진짜 이유

[기고] 대한민국 상상력의 새싹을 기대하며

기사입력 2010-02-03 오전 8:47:44

 

<아바타>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1999년에 <뮤즈>라는 영화에 잠깐 출연한 적이 있다. 바로 그 자신, '제임스 카메론 감독'역으로. 그 당시 그는 <타이타닉>으로 이미 엄청난 흥행을 거둔 뒤였다.

뮤즈(Muse)란 원래 그리스 신화에서 문학과 예술에 영감을 주는 여신인데, 영화 <뮤즈>도 비슷한 설정을 담고 있다. 아이디어가 고갈되어 영화사에서 쫓겨난 한 시나리오작가가 창작 의 영감을 준다는 신비의 여인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가 보니, 할리우드의 잘 나가는 작가며 감독들이 죄다 은밀하게 그녀를 찾아오고 있더라는 줄거리이다. 그리고 바로 그 중에 그녀의 집을 나서며 '나는 왕이다!'라고 외치며 희희낙락하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모습도 있었던 것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영화 기술은 이제 정교한 컴퓨터그래픽을 넘어 입체영화(3D)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영화란 궁극적으로 스토리텔링의 예술이다. 아무리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그림을 만들어내더라도 그것만으로 영화 전체를 채워서는 곤란하다. 사람들의 관심을 계속 붙잡아두는 요소는 역시 이야기인 것이다.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논란이 되었던 것도 특수효과의 품격에 못 미치는 이야기의 함량 때문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이번에 국립과천과학관에서 하고 있는 SF 영화 스토리 공모전은 상당히 기대가 된다. 특히 대상을 일반인이 아닌 초, 중, 고교생으로 한정한 것이 더 마음에 든다. 기성 문화에 길들여지고 사고가 경직된 성인들보다는, 미숙하지만 자유분방한 청소년들에게서 훨씬 더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예전에 SF 소설 공모전의 심사를 몇 번 본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틀에 박힌 서양식 SF 영화며 소설의 틀을 그대로 가져왔을 뿐 독창성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응모작들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 특수 효과로 호평을 받는 이 영화는 빈약한 스토리 때문에 표절 시비에 시달리는 등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프레시안

여기 생생한 날것의 드라마가 익숙한 형식의 첨단 기술보다 낫다는 좋은 예가 있다. 해외의 어느 과학관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최첨단 로봇이 새롭게 전시되어 어린이 관객들이 많이 구경하러 왔는데, 그 순간 옆에 있던 인공부화기에서 병아리 한 마리가 막 알 껍질을 깨고 나오고 있었다. 그러자 어린이 관객들이 순식간에 모두 병아리 쪽으로 몰려 숨죽이며 그 새로운 생명의 탄생 순간을 지켜봤다는 것이다.

기술만으로는 문화의 패러다임을 선도하기 힘들다. 한때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하청 왕국이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심슨>이나 <트랜스포머>등 영미권의 유명한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원칙적으로 하청을 절대 주지 않는다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작업이 급해지자 채색 작업을 우리나라 업체에 맡겼다. (나중에 그는 작업의 질에 크게 만족했다고 한다.)

한때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70퍼센트 정도가 한국 업체들의 손을 빌어 만들어졌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지금 그 일거리들은 거의 다 임금이 싼 동남아와 중국, 북한 등으로 빠져나갔다. 그동안 우리는 축적된 기술력에 걸맞은 서사, 즉 스토리텔링의 역량을 얼마나 축적했는지 반성해 볼 일 아닌가.

우리나라 영화계는 아직도 SF라면 돈을 많이 들여서 화려한 특수 효과로 볼거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외국에는 저예산으로 만든 수작 SF 영화들도 적지 않다. 사람들을 감동시킬 스토리가 먼저이며, 그를 뒷받침해 줄 적절한 특수효과는 나중에 고민해도 된다.

카메론 감독이 <아바타>로 놀라운 디지털 영상 기술을 선보였어도 이야기만큼은 온갖 표절 시비에 시달리며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는 모습을 보면, 그도 항상 뮤즈의 세례를 받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이번 SF 영화 스토리 공모전에서 우리 청소년들의 빛나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SF 영화 스토리를 공모합니다. (담당자 : 남경욱 연구사(02-3677-1423 / 010-2769-6187) (☞바로 가기)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