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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눈물 저작권 문제를 바라보며...

Posted at 2010/02/19 16:24// Posted in 문화예술방 Posted by 화성

거대 자본 방송사(갑)과 일개 외주제작사(을)의 관계


네이버에 걸린 제목이 "MBC '아마존의 눈물' 저작권 논란의 본질" 이라고 아주 자극적으로 되어있는데요,
그 사건의 본질을 다루는 내용이 아니라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힘의 논리를 봐달라는 글입니다. 갑과 을의 관계에서 약자인 을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사건이 이러저러하게 발생했다는 것을 논하는 글은 아닙니다.


방송 언저리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 기사를 하나 보았습니다.

"MBC '아마존의 눈물'이 15년 노하우 앗아갔다"
http://news.mt.co.kr/mtview.php?no=2010021810241710187&type=1

머니투데이 기사


내용을 요약하자면 15년간 아마존 전문 PD로 일해온 정승희 미디어아마존 대표에게 같이 제작을 하자는 입장을 보이며 많은 자문을 구했지만 결국 MBC가 자체 제작을 하면서 자신의 정보만 빼내어간 꼴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른 것은 약간 부차적인, 또는 내가 말하기 힘든 내용이네요.)

여기에 MBC의 제작진들도 입장을 밝혔는데요,

http://media.daum.net/entertain/view.html?cateid=1032&newsid=20100218152725251&p=newsen
뉴스엔 기사


http://news.mk.co.kr/se/view.php?year=2010&no=86907
매일경제 기사


직접 당사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지 않은 상황에서 위의 기사들만을 보고, 또 방송일을 해본 입장에서 보자면 적어도 몇가지 사실들은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MBC 정성후 CP(책임프로듀서)가 이야기하듯이 미디어아마존 대표 정승희PD를 만나 자문을 구한 것은 사실입니다. 6~7회가 되었는지 10회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만나서 많은 정보를 얻고 자문을 구한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후 제작진이 바뀌면서 새로 바뀐 제작진과도 만났고 그 과정에서 제작에 대한 입장차이 때문에 MBC 측에서 정승희PD와 같이 작업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MBC는 처음부터 외주에 맡기고 싶은 생각이 없었을지도 모르고요)

위의 사실을 토대로 거대 자본에 편성권을 가지고 있는 거대 방송사 MBC와 일개 작은 제작사의 갑과 을의 관계로 파헤쳐봐야만 할 것 같습니다.

정승희PD가 그간의 아마존 촬영 경험들을 모아서 쓴 책


방송사 갑과 외주제작사 을의 관계

아마존에 대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가진, 독립제작자 정승희PD의 입장에서 MBC가 접촉을 해오고 그렇게 몇차례 만나서 아마존촬영을 논했다는 것 자체가 같이 일해보자는 의미였을 것입니다. 같이 일하지 않을 것이라면 그렇게 자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눌리가 없지요. 그래서 아마 자신이 일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는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들을 성실히 전달했을 것이고 자신이 만들고 싶었던 기획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을 겁니다.


그러나 MBC는 많은 자본을 들여서 명품다큐를 만들고 싶었고 그 명품다큐로 MBC의 위상을 드높이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존의 눈물은 순수 자체제작으로 제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담당피디도 바뀌었던 것 같고.

이 과정에서 갑의 입장인 MBC는 (혹은 MBC의 입장에 설 수 밖에 없는 피디는) 정승희PD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같이 제작을 하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설명을 (흔히 그래왔던 것처럼) 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보들에 대한 아무런 댓가도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정보만 듣고서 말이지요. 하다못해 같이 일하지 못하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이라도 해주었더라면... 아마 이정도까지 문제가 되지는 않았겠지요. (사실 같이 일하지 않은 이유로 적법의 절차 운운하시던데 그것은 별로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 정도가 해결 못할 문제는 아니지요.)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제작진들. 그들이 밝히듯 위에서 내려온 기획이었다. 그 기획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연 정승희PD의 역할이 없었을까?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피디들이 이야기했듯이 이 기획은 처음부터 제작한 김진만PD와 김현철PD 당사자들의 기획이 아니었습니다. 팀장님이(혹은 그 위에서) 내려준 기획인 것이지요. 그리고 그 팀장님이 내려준 기획서 안에는 아마도 정승희PD를 만나서 나누었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두 PD는 그 기획안을 들고 다시 자료조사에 섭외며 자신들의 기획을 세우기까지 많은 노력들을 했을 것입니다. 무릎팍에서 이야기했듯이 그렇게 정말 목숨을 걸고 한 것이 맞습니다. 그들의 노력을 폄하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명품다큐 “아마존의 눈물”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그들의 노력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약자인, 을의 입장일 수 밖에 없는 정승희PD에게 잘못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물론 큰 잘못은 실제 제작을 한 김진만PD 나 김현철PD 보다는 처음부터 정승희PD 에게 접촉하고 정보를 얻어간 PD, 혹은 책임자에게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을의 입장에서는 MBC의 일개 PD를 만나더라고 그 일개 PD는 MBC와 같은 존재입니다.

아마존의 눈물을 제작하며 고생한 제작진은 파괴되어가는 아마존의 환경과 아마존 부족에게만이 아니라 열악한 외주제작 방송환경에서 일하는 외주제작 PD들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기 바랍니다. 자신의 정보를 모두 가져갔으면서도 제작에 참여시키지 않은 MBC를 향해 작은 목소리밖에 낼 수 없는 약자를 바라봐주기 바랍니다.  당신들이 말했던 그 열악한 아마존에서, 만약(정말정말 만약입니다) 사고라도 나서 누군가 죽기라도 한다면 MBC PD들이야 회사에서 위로금이라도 나오겠지만, 정말 만약에 사고로 죽더라도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을 외주PD들에게 조금 더 따뜻한 시선과 정당한, 그리고 공정한 관계로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아마존의 눈물' 켑쳐.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외주제작사에도 보내지기를



약자를 위한 MBC파업이 되기를 바랍니다.
어제 MBC가 파업을 결의 했습니다. 아마 많은 외주제작 PD들도 MBC의 파업에 지지를 보낼 것입니다. 그들이 MBC의 파업에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단하나, 약자들을 위한 공영방송의 의무를 다 해달라는 것입니다. 돈을 버는 언론회사 MBC가 아니라, 정권의 선전부대 노릇만 하는 MBC가 아니라, 올바른 언론 MBC에 지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 올바른 언론 MBC가 열악한 외주제작자들에게, 을이라는 약자관계일 수밖에 없는 외주제작자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주길 바라면서... MBC의 파업을 지지합니다.



*덫붙임
정승희 미디어아마존대표가 처음 보도되었던 머니투데이로 20일 메일을 보내왔답니다. 그 전문입니다. 머니투데이에서 퍼왔습니다.   (2010/2/20  11:10)


아마존은 피도 눈물도 없다.

아마존을 취재한 방송PD들에게 아마존은 모기에 물린 상처와 취재 노하우만을 남긴다. 아마존을 전문으로 취재해 온 PD는 그곳에서 흘린 눈물의 대가로 귀한 경험과 정보를 얻는다. 아마존 취재에 관한 지적재산권이겠다. 그리고 그 누구도 목적을 위해 부당하거나 부도덕한 방법으로 지적재산권을 그 PD로부터 취할 수는 없다. 15년을 아마존에 미쳐 들락거린 PD는 자신의 존재감이 아마존 구석구석에 배어있는 그의 발자취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존은 미국 본토만한 거대한 대륙이다.
아마존강 본류로 합류하는 지류만도 수백개가 넘는다. 촬영포인트나 제작팀의 이동선, 구석구석에 둥지를 튼 부족 위치 등의 정보는 실 제작기간 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사전 정보를 선진국의 아마존 다큐 프로그램이나 월간지에서 얻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대작일 경우 더욱더 현실적인 정보가 절실하다.

내가 십수년간 터득한 아마존 취재정보는 부족들의 위치뿐만이 아니라 건기, 우기의 뱃길과 경비행기 길 등 세세한 현지상황과 시도때도 없이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일을 말한다.

MBC의 '아마존의 눈물' 제작팀은 사전 준비를 위해, 위의 이유로 함께 제작하자는 제의를 해왔다. 내가 OK한 이유는 제작비의 부족으로 찍지 못했던 큰 그림들(헬기쇼트 등) 과 브라질 인디오 보호청이 요구하는 인디오 발전기금을 낼 돈 등이 없어 알고도 취재할 수 없었던 부족을 만나보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나는 MBC 팀과 수차례 만나 내가 갖고 있는 아마존의 세세한 취재정보를 이젠 한 팀이라는 입장에서 모두 주었다. 대형 지도에 조목조목 동선과 부족 축제 시기까지 체크했다. 아마존 다큐프로그램은 철저한 사전준비 과정이 담보되지 않고선 얻고자하는 결과물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기사를 보니 내가 MBC사람들을 잠깐 만나 자바리강 등 세군데를 로또번호 불러주듯 지껄이고 사라지고 나서는, 뭐나 바라고 인터뷰 기사나 올리는 한심한 인간이 되어 있으나, 아마존이 좋아 가족도 팽개친 채 15년을 아마존에서 뒹군 방송 26년차 PD가, 그것도 KBS 프로그램만 제작했던 내가, 뭐에 미쳐 일곱달 동안 MBC PD를 만나 아마존 무용담을 얘기했을까?

로라이마 엔젤폭포에서 일부 아마존 원류가 시작되고 오리노코강과 네그로강으로 이어지며, 네그로강과 솔리몬스로 연결되는 아마존 본류지역의 분홍돌고래와 열대어들. 주변 지류 곳곳에는 화석어 삐라루쿠 양식장과 어부들. 서부 아마존 자라비강의 거친 마티스부족과 강조개 악세사리를 잘 만드는 마루보부족. 어족 자원이 풍부한 브라질 남부의 싱구강, 그리고 와우라, 까마이우라를 비롯한 14개 부족들. 그 위의 파라주에 후나이가 철저하게 감시하는 카야포부족을 비롯한 국내 미촬영 부족들. 경비행기 삯, 배삯, 사전 탐사비용과 동선. 부족들에게 촬영을 위해 줘야 했던 댓가성 비용 정보 등.

생생한 정보없이 아마존에서의 취재는 자칫 제작진의 된고생이 헛고생이 되기 십상. 나는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아낌없이 주었으나 2009년 3월, "연락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간 '아마존의 눈물' PD의 뒷모습을 본 게 마지막이 되어 버렸다.

방송계에 만연되어 있는 잘못된 풍토, 아무런 거리낌없이 개인의 노하우를 빼내가는 방송하는 사람들의 도덕적 불감증, 목적을 위해 동원되는 온당치 않은 수단들. 그래서 내가 겪어야 했던 배신감. 꼭 필요하니 같이 일하자고 해놓고 정작 사람은 남겨둔 채 내가 준 정보만을 갖고 간 사실을 비난하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아마존에서 죽을 고생을 하고 돌아온 MBC제작팀도 내가 겪은 십수년의 아마존 취재도 고통스러웠음을 잘 알게 됐을 터, 그것이 잘못된 일이었음을 인정하리란 믿음도 생겼다.

내겐 한마디 없이 그들만이 아마존으로 떠난 것도 참을 수 있고, 함께 미팅한 자리에서 내가 그들에게 준 아마존이 '아마존의 눈물' 5부작 내내 도배된 것도 이해하려고 한다. 나를 물었던 모기들한테 물린 MBC제작진 팔뚝을 보며 지난일은 동지애 마저 느꼈다.

내가 이글을 쓰는 목적은 단순하다. 지적 재산권이 쉽게 여겨지는 잘못된 관행은 고쳐질 수 있겠지만 '아마존의 눈물'이 성공적으로 방송된 후. 그들만의 파티가 내 존재감을 앗아간다는 것 때문이다.

이미 그들은 일 년 전 겸손하게 내 아마존 정보를 메모하던 PD들이 아니라 무에서 유를 개척한 PD전사들이 되어있었다. PD들이 각종 매체에 출연해서 아마존 일체의 정보가 전무한 한국에서 제작팀이 현지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대작을 일구어 냈다는 뉘앙스의 발언들은 나의 존재감을, MBC와 대작을 같이 하는 줄 알고 있던 중학생 아들녀석이 '아마존의 눈물'을 보다가 "아빠 저 와우라부족 아빠하고 방학때 갔던 덴데.." 던진 한마디는 한 가장의 존재감을 상실하게 했다.

아마존을 향한 열정으로 살아가는 다큐 PD의 존재는 그 전문성을 정당히 인정받는데 있다. MBC '아마존의 눈물'제작팀은 자신들의 고군분투의 기록뿐만 아니라 이쯤에서 제작과정을 돌이켜 보고, 명품다큐를 위해 넘거나 밀치고 간 사람들은 없었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15년 동안 아마존과 함께 해온 나의 존재감 까지 '아마존의 눈물'이 앗아갈 권리는 없기 때문이다."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뉴스/세미나/2010.02.01 17:24

"곳곳에 피어오르는 불…아마존은 울고 있었다"
대박 다큐 `아마존의 눈물` 연출 김진만·김현철 PD
"징글징글하게 고생했지만 다큐 경쟁력 증명해 기뻐"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의 한 장면. <사진 제공=MBC>
"천국을 담기 위해 지옥에 다녀온 것 같았다."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연출자 김진만(39)ㆍ김현철(38) PD는 1년여의 여정을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한마디로 압축했다.

1부 시청률 22.5%(TNS미디어코리아). 29일 방송된 3부까지 모두 2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다큐의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이를 위해 치른 대가는 컸다. 지난해 10월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김현철 PD의 목에는 아직도 벌레에 물린 자국이 남아 있다. 김진만 PD는 4개월 촬영 후 7㎏이 빠졌다. 이들에게는 `피와 살`을 바친 결과물인 셈이다.

5부작 다큐를 만드는 데 1년여가 넘는 시간이 걸렸다. 자료조사가 시작된 건 2008년 9월. 기획안만으로도 징글징글한 프로젝트였다. 교양국 PD들은 "내가 하고 싶진 않지만 누군가 찍어오면 정말 볼 만하겠군"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당첨자는 미혼자인 김진만 PD, 아내가 외국 연수 중이던 김현철 PD였다. 요리도 잘하는 `베토벤 바이러스`의 송인혁 촬영감독, 수중촬영의 달인 김만태 촬영감독이 팀에 합류했다. `지옥의 묵시록`을 찍기 위한 드림팀이 꾸려진 것이다. 6월 19일, 거대한 아마존에 상륙했다. 섭씨 45도를 웃도는 열대 밀림에서의 4개월은 `생존`을 위한 분투였다. 먹고 입고 싸는 게 모두 문제였다. 아침에 일어나면 벌레에 물려 온 몸에 성한 곳이 없었다. 일을 보려 파놓은 구덩이에 가면 모기 1000여 마리가 우글거렸다.

죽다 살아난 적도 있었다. 아마존에만 사는 초대형 물고기 피라루쿠 취재를 마치고 오던 9월 21일 밤, 마주 오던 보트와 충돌해 배가 뒤집히는 사고가 일어났다. 하루치 촬영 테이프와 카메라가 모두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5분 동안 막내 카메라맨이 사라졌다. "죽었구나"하는 순간 뒤집힌 배 속에 매달려 있던 그가 떠올랐다.

편집실에서 만난 김진만(왼쪽)ㆍ김현철 PD.
현지 요리사와 함께했지만 브라질 음식만으로 힘든 촬영을 버텨내기엔 힘에 부쳤다. 주식은 라면이었다. 조연출이 라면박스를 안 챙기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유혈사태가 벌어질 뻔했단다.

현지인과의 작은 마찰도 피할 수 없었다. 카메라를 빼앗는다며 막대기로 땅을 치고 윽박지르는 부족도 있었다. 발전기를 빼앗겨 속절없이 철수해야 한 적도 있다.

500㎏에 달하는 장비를 오지로 싣고 가려면 경비행기 도움이 필요했고, 조금만 욕심을 내도 제작비는 천정부지로 뛰었다. 헬기를 타고 공중촬영을 하기 위한 시네플렉스는 일주일 사용에 1억원가량이 든다. 어렵게 확보한 15억원의 제작비를 아끼느라 9명의 스탭은 게릴라처럼 민첩하게 움직여야 했다. 그 때문인지 오히려 아마존 사람들의 `이야기`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었다.

이토록 힘든 여정이었지만 원주민 아이의 맑은 눈망울을 보면 의욕이 다시 일었다. 김진만 PD는 "조에족과 처음 만났을 땐 마치 외계에 온 듯했다"면서 "동시대 지구가 아닌 곳에 온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들과의 소통에는 세 차례 통역이 필요했다. 현지어는 포르투갈어로 다시 영어로 통역됐다. 낮에 주민들과 뒹굴었지만 야간 숙소에서 촬영을 복기하면서야 겨우 낮에 벌어진 일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마존을 알아갈수록 점점 안타까움은 더해갔다. 목재, 금 등 풍부한 자원은 원주민들에게 재앙이었다. 개발 논리는 부족민들의 삶을 파먹었고 목장을 만드는 불은 여기저기서 타올랐다. "9월 한 달에만 1000건 넘는 화재가 일어났어요. 곳곳에 피어오르는 불을 보고 있으면 아마존이 울고 있는 것 같았죠."

TV 광고수익만으로도 제작비를 뽑아낸 이들은 책, DVD, 영화 제작에도 나선다. 2차원(2D) 영상을 3D로 변환해 극장에 거는 것이 목표다.

김진만 PD는 "재미없고 차가운 장르로 알려진 다큐가 재미있고 따뜻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다큐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본 것도 성과"라고 했다. 아마존에서 철수 후 이들은 편집실을 집삼아 3개월가량을 400여 개 테이프와 씨름 중이다. 5부 에필로그 밤샘 편집을 위해 다시 편집실로 향하는 두 올빼미에게 다음 프로젝트를 물었다. 결혼을 안 한 게 죄인 김진만 PD가 답했다. "4월에는 `남극의 눈물`을 찍으러 떠납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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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