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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세미나//인물2011.06.19 03:26

안철수 "내가 틀릴 수도 있다" 자세 중요
기사입력 2011.06.18 19:41:31 | 최종수정 2011.06.18 19:44:47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7일 "21세기 키워드는 초고속화, 탈권위주의, 융합과 세계화라고 생각한다"며 "키워드는 복잡한 세상을 렌즈로 들여다보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이날 경기도 제2청사에서 `급변하는 21세기 전문가의 자세`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공무원들에게 이에 대처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벤처산업 붐이 일던 제1차 IT 혁명 때와 달리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대변되는 21세기 제2차 IT 혁명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서 상·하, 좌·우 경계를 허물고 있다"며 "이에 대처하는 전문가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베스트셀러 리스트나 흥행영화를 살펴보면 시대정신과 문화 흐름 등을 알 수 있고 선거결과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며 "이전 세대는 이데올로기와 조직이 중요했는데, 현재 20~30대는 개인의 가치관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조직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21세기를 살아가려면 `내가 틀릴 수도 있다(i may be wrong)`는 마음 자세가 중요한데, 자신 있을 때 이런 말을 할 수 있고 오류를 줄이기 위해 항상 공부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또 "자신의 한계를 끊임없이 극복하려는 노력도 필요한데,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서도 `평생 다시는 넘지 못할 한계를 만든 것이 아닌지` 자문해야 하다"고 말했다.

[뉴스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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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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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세미나//인물2011.06.17 02:19

"새싹(벤처기업) 생겨도 밟혀죽어… 20대가 불행해진 이유"

머니투데이 | 유병률|이현수 기자 | 입력 2011.06.16 06:01 | 수정 2011.06.16 10:46 |


[머니투데이 유병률기자][[창간 10주년 기획] 88만원 세대를 88억원 세대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고목과 새싹의 비유를 들었다. 그는 "새싹(벤처기업)이 자라지 못해 청년 일자리가 안 생기고 빈부격차와 같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 고목(대기업)만 있는 숲은 한번 불이 나면 숲 전체가 타버린다"고 말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 대학원장 인터뷰

"한국에는 새싹(벤처기업)이 생겨나도 밟혀죽는다. 20대가 불행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대기업 중심의 사회구조가 바뀌어야 창업이 일어나고 한국경제의 미래가 보장된다. 지금이 어떤 시기인가. 산업혁명보다 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0년 후가 정말이지 암담하다." 평소 목소리 톤에 변화가 거의 없는 그이지만, 이날만큼은 높낮이가 심했다. 많이 답답했던 모양이다.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안철수연구소에서 만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49)은 "대기업 과보호를 중지하고 벤처와 중소기업 육성으로 정책을 전환했어야 하는데 시기를 놓친 게 불행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20대에 대해서도 "창의적인 것과는 반대쪽인 스펙과 문제풀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담=유병률 기획취재부장

-20대를 '88만원 세대'라고 한다. 그러나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다. 선배세대보다 오히려 우수한 측면도 많다. 이들의 불행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능력이 부족하거나 노력이 적어서가 아니다.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것이다. 사회구조적 문제이다 보니 20대는 일종의 포기상태다. 수동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행동한다. 불행하고 안타깝다. 대기업이 만드는 일자리는 200만개도 안된다. 갈수록 줄고 있다. 그런데도 대기업 친화정책이 계속돼왔다. 처음부터 답은 나와 있었다. 대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영효율화와 해외 공장이전을 해야 한다. 거기에 대고 일자리 만들라고 얘기하는 건 잘못된 것이었다. 그게 오류였다. 트리클다운 효과가 없다는 것도 3년 동안 해보고 난 지금에야 인정하지 않나. 답답한 일이다.

-사회구조적인 문제라 했는데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적절한 시기에 바꾸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개발 때는 중요한 전략이었고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러나 적절한 시기에 중소기업이나 벤처 육성으로 전환했어야 했다. 대부분 일자리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에서 나오는데 여기서 막혀버렸다. 이 때문에 창업도 안 일어나고 계층간 격차는 가속화하고 있다. 불행의 근원을 좇아가보면 새로운 벤처기업 창업과 중소기업의 성공확률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시기를 놓친 데 있다. 그렇다보니 지금은 새싹이 없고 생겨나도 밟혀죽는다. 10년, 20년 후가 정말이지 암담하다. 이런 구조가 바뀌어야 창업이 활발히 일어나서 한국경제의 미래가 보장된다.

-한국에서 애플과 같은 기업이 나온다면 고목(대기업)이 진화해서일까, 아니면 새싹(벤처기업)이 성장해서일까.

▶질문의 프레임이 잘못됐다. 오너경영이 정답이냐, 전문경영이 정답이냐는 문제와 마찬가지로 한쪽에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다. 대기업이 변신을 해서 될 수도 있고 벤처기업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시장이 투명하고 공정한 체제로 가는 것이다. 누가 1등을 하든 실력으로 1등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실력이 떨어지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그런 시장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스마트혁명 열풍이다. 2000년 전후 카지노판 같은 거품이 또다시 낄 가능성도 있지 않나.

▶1990년대 말 벤처거품은 진짜 거품이었다. 실제로 돈 버는 회사가 없었다. 수익모델 자체가 불확실한 상태였다. 그러나 지금의 2차 IT혁명에서는 대부분 회사가 돈을 벌고 있다. 미국의 소셜게임업체 징가의 지난해 매출은 원화로 1조원에 육박한다. 창업한 지 2년밖에 안된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은 IT회사로는 최단 시간에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실질적으로 돈 버는 회사가 많아진 게 3년 전부터였는데 열풍이 꺼지기는커녕 더 커지고 있다. 또하나 차이는 예전에는 키워드가 인터넷 하나뿐이었지만 지금은 모바일뿐 아니라 소셜, 커머스, 클라우드 등 4가지가 묶여서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1가지 아이템이 죽어버리면 다 같이 꺼져버리던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90년대 말 인터넷혁명 초기에도 다르다는 말이 나왔다. 결국 과대포장으로 밝혀진 것 아닌가.

▶인터넷혁명 당시에는 과도한 기대로 무너졌다. 그러나 이제 학습효과가 생겼다. 사람들은 신기술이 나온 뒤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소셜네트워크가 본격적으로 퍼진 게 5년 정도 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야 잠재력을 완전히 발현하고 있다.

-18세기 산업혁명과 비교가 가능할까.

▶산업혁명보다 더 근본적인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집트와 리비아사태를 봐라. 이제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확실히 알게 됐다. 정치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산업혁명보다 더 근본적 변화

90년대말 벤처거품과는 달라

한국의 10년후는 정말 암담해

-최근 정부의 청년창업 지원이 자금지원으로만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자금을 어떻게 받는지 알려주는 컨설팅업체도 성행하고 있다. 창업 자체보다 창업프로모션이 더 활황이라고 한다.

▶그런 문제가 분명히 있다. 원래 정부에서 해야 하는 일은 인프라다. 예를 들어 산 중턱에 좋은 터가 있으면 정부는 도로를 건설하고, 치안을 유지하고, 환경을 관리하면 된다. 그러면 사람들이 알아서 가게도 세우고 하는 것이다. 가장 안좋은 건 정부가 가게 만드는 사람에게 직접 자금을 대주는 것이다. 지금 정부의 창업지원을 보면 창업비용을 대주는 데만 치우쳐 있다. 아무래도 생색이 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쪽으로만 계속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이다.

반면 민간에서 투자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비정상적으로 적다. 초기기업에 투자가 왜 안되는지 근본원인을 따져보면 다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문제로 연결된다. 투자자들은 평생 투자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한다. 선진국 경제구조에서는 투자회수의 경로가 2가지인데 하나는 인수·합병(M & A), 또 하나는 상장이다. 미국은 90%가 M & A를 통해 자금을 회수한다.

얼마전 실리콘밸리로 출장을 갔을 때 구글 사람에게 들은 얘기다.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려고 하는데 그 분야에서 아주 일을 잘하는 벤처기업이 있었다고 한다. 구글에서 인재를 뽑아서 해봤는데도 경쟁이 안됐다고 했다. 결국 1조원을 주고 그 기업을 인수했다. 그게 정상이다. 한국에서는 하청을 주고 독점계약을 한다. 마치 동물원에 집어넣고는 자기 일만 시키고, 말라 죽으면 또 찾아서 동물원에 집어넣는다.

-그러나 대기업이 M & A를 할 만한 벤처기업이 없다는 것도 문제 아닌가.

▶맞는 말이다. 그래서 보통 3가지를 문제점으로 든다. 첫번째가 앞서 말한 대기업과의 불공정거래 관행이고 두번째가 바로 벤처기업 경영자의 실력 부족이다. 대기업에서 독점계약을 요구하면 납품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동물원에 알아서 들어가는 식이다. 들어가서 다시는 못나온다. 세번째 문제가 좀비이코노미다. 공정경쟁에서 지면 빨리 도태돼야 하는데 정부지원 등으로 연명한다. 그런 기업들이 덤핑을 하는 것이다. 도태될 기업들이 덤핑을 하면 전체 시장의 가격구조가 완전히 깨져버린다.





경영효율 필요한 대기업에

일자리 만들라는 것은 잘못

몇년 사회경험 후 창업 나서야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어떤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나.

▶5가지 정도다. 우선 인력들을 잘 훈련할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은 벤처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기르는 교육이 없다. 두번째는 벤처캐피탈의 문제다. 자금투자뿐만 아니라 조언하고 이끌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연대보증과 같은 금융권의 대출관행도 고쳐져야 한다. 초기에 담보가 없으면 대표가 개인연대보증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 한번 실패하면 재기할 수 없다. 또 회계, 콜센터, 홍보 등의 아웃소싱산업이 발전해야 한다. 기업이 시작할 때부터 병력을 분산할 수는 없다. 벤처기업이 본연의 일에 집중하도록 아웃소싱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 정부정책도 중요하다. 대·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 환율정책 등이다.

-청년창업의 가장 이상적인 경로는 무엇인가.

▶사실 학생창업이 최악이다. 그나마 나은 건 대학 졸업 후 창업하는 것이다. 더 좋은 것은 일단 취직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2~3년 정도 조직과 경영을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휴먼네트워크를 쌓은 다음에 창업하는 것이다. 그래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20대 젊은이들이 너무 스펙 위주, 문제풀이 위주, 속도 위주로 노력하는 게 안타깝다.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이지만 창의적인 것과는 완전히 반대쪽에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상상력과 도전정신을 키워야 한다.

정리=이현수 기자 hy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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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병률기자 b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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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마켓 생태계/지식2011.04.12 04:37

이 사람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다양한 학문의 융합으로 시대 선도 2011년 04월 12일(화)

KAIST 석좌교수 겸 포스코 이사회 의장인 안철수 교수가 의사에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개발자로 인생항로를 바꾸는 계기가 된 책 ‘학문의 즐거움’의 저자인 히로나카 헤이스케(広中平祐). 그는 4년에 한번 수여하는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했다.

삼성 아몰레드폰 탄생의 주역이자 최근 중학교 1학년 과학교과서에도 실린 김은아 박사. 미국의 유·무선통신과 국제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부국장이자 2006년 CBS의 ‘서바이버’에서 최후의 월계관을 거머쥔 권율 같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성공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다양한 학문의 융합이 그 비결

세상은 이들의 성공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특히 이들이 성공하기까지 많은 한계를 극기하고 엄청난 능력과 노력을 투자하였던 결과이기에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

이들의 공통점은 사회적으로나 학문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고, 이러한 ‘융합형 경험’ 축적이 성공하는데 큰 배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의 분야와 전혀 다른 새로운 분야를 선택하는데 많은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이들은 이전까지 갖고 있던 전공분야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새로운 분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과감히 선택해 성공을 일궈냈다.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20세기 수학의 정리 중 하나인 ‘특이점 해소의 정리’를 통해 필즈상을 수상했다. 그는 수학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여러가지 원인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요인으로 음악을 꼽고 있다. 음악이 지닌 아름다운 음의 순열과 조합,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성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음악에 쏟아 부은 그의 무한한 열정이 수학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됐다는 것이다.

아몰레드폰 붐의 주역인 삼성 모바일디스플레이의 김은아 박사는 선화예중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그는 미술 전공자에서 과학의 미래를 그리고자 서울과학고로 진로를 변경했고, 이어 KAIST에서 재료공학박사 학위를 땄다. 김 박사는 과학에 미술의 아름다움과 상상력을 융합하여 아몰레드를 개발했다고 한다.

미국 FCC 권율 부국장은 그의 성공이 로펌과 구글, 맥킨지, 의회 등에서 갈고 닦은 다양한 경험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을 유명하게 만든 2006년 CBS의 ‘서바이버’ 프로그램에서 최후의 월계관을 쓴 것도 대학에서 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을 습득해 최선의 전략을 세울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1세기는 융합과 통섭의 시대

오늘날의 시대를 융합과 통섭의 시대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지금까지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새로운 딜레마들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은 하나의 전공분야를 깊게 파서 얻는 지식으로만은 얻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화학과 물리, 생명공학과 전자공학을 융합하고, 기계공학으로 재설계하고 심리학의 관점에서 접근하며, 디자인으로 제품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하는 융합과 통섭의 시대라는 것은 누구나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이런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분야를 넘나드는 지식과 기술, 여러 분야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직관과 통찰력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움과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성이 결합돼야 한다.

그리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가진 지식과 기술을 결합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신제품을 만들어 내려면 소통의 능력인 리더십도 갖춰야 할 것이다. 기업 역시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고 지속 성장 가능한 회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런 능력을 갖춘 인재를 발탁하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교육프로그램을 가동해 직원들을 차기 리더로 성장시켜야 할 것이다.

이정규 한국과학창의재단 홍보협력실장

저작권자 2011.04.12 ⓒ ScienceTimes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칼럼, 인터뷰/CEO2011.01.25 10:18

SPECIAL INTERVIEW Ⅰ-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2009년 말 상륙한 아이폰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우리의 생활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을 뒤흔들었다. IT업계는 지난 1년 동안 아이폰 따라잡기에 허둥거렸다. IT 강국으로 불렸던 우리는 왜 이 파괴력 있는 문명으로부터 동떨어져 있었을까. 도대체 원인은 무엇이었고,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코노미플러스>가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를 다시 찾아간 이유다. 지난해 12월13일 서울 여의도 안철수연구소에서 그를 만나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물었다.
“한국 IT 강국 아니고

 인터넷 소비강국일 뿐이다”

 세계 IT흐름과 괴리…“이대로 가면 5년, 10년 후 희망없다”

 실패 용인하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해 창업 열기 북돋워야

카이스트 석좌교수, 포스코 이사회

의장,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그를 부를 수 있는 직함이다. 하지만

그는 ‘교수’로 불리는 것이 가장

편안하다고 했다. 거의 1년 전 그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아이폰 돌풍이 막 시작된 지난해

1월30일이었다.(2010년 3월호 참조)

그새 세상은 또 많이 변했고, 앞으로도

 많이 변할 것이라고 한다.

머릿속에 잘 정리된 파일이 있는 것처럼

안철수 교수의 답변은 한 치의 망설임이 없었다.

벤처창업과 IT산업 등에 대한 그동안의 고민의 무게가 느껴졌다. 
안 교수는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한눈팔면 금세 뒤처지는데 한국이 바로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 이대로라면 5년, 10년 후 희망이 없다고도 했다.

국내 벤처산업의 구조적 열악함으로 인해 글로벌 벤처 열풍에 국내 기업들이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였다. “지금 세계는 창업과 투자 열풍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IT 흐름과는 동떨어진 듯 잠잠합니다. 5년, 10년 후 희망이라는

꽃봉오리를 터뜨릴 싹조차 없어요.”
그는 “한 번 실패하면 재기할 수 없는 열악한 벤처산업구조와 함께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불공정 관행 등이 창업 열풍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를 풀기 위해서는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표이사 연대보증제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해 창업에 따른 위험도는 낮추고, 시장의 감시 기능은 강화하는 등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는 20~30대가 가장 닮고 싶은 역할 모델이다. 의사,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자, 벤처기업 CEO에서 카이스트 석좌교수까지 도전하는 분야마다

성공적인 변신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기업·대학·공공기관 등의 강연 섭외

 1순위다. 지난 한 해 동안 그에게 쏟아진 강연 요청만 2500여 회에 달한다.
그는 아이폰·갤럭시S·아이패드·킨들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음성통화는

 하지 않고 앱만 사용한다. 아이패드는 미디어를 보는 데, 킨들은 책 대신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일찍부터 이용하고 있다. 트위터는 익명으로 한다.

팔로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페이스북은 실명으로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만난 사람만 친구요청을 받아들인다.

교수님처럼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면서 스마트 혁명으로 불릴 정돈데요.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이 이 시대의 아이콘이 됐습니다. 우리의 생활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지요. 그런데 아이폰이 나온 것은 3년 전입니다.

세계는 지난 3년 동안 급변했는데 우리만 모르고 있었던 거죠. 내부의 경쟁력을 먼저

키우고, 기득권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IT업체와 정부가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거죠.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꺼번에 그 여파가 밀려왔고, 그래서 충격이

더 컸어요. 그것도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까지 연속으로 말이죠.

IT강국이라고 불린 우리나라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였던가요.
정확하게 얘기하면 우리나라는 IT강국이라기 보다 ‘거대한 인터넷 소비 강국’이었죠.

잘 나가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보세요. 모두 외국산 일색입니다. 한국은 외국산

제품과 기술의 시장 노릇만 한 거죠. 특히 무선 인프라 분야는 앞섰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이폰에 대응을 잘한 것으로 평가받는 갤럭시S도 구글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릅니다. 
이번 정부가 출발하면서 정보통신과 관련된 업무가 분산되고, 비효율적으로 추진된 게

사실입니다. 컨트롤 타워가 없으면 관심도, 책임도 없어집니다. 이명박 정부는 IT

자체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한계였어요. 그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진 거죠. 

그렇다면 이렇게 급변하는 IT 트렌드 속에서 어떻게 기회를 찾아야 합니까.
과거부터 현재까지 흐름을 보면 트렌드의 전체적인 방향성이 보입니다. 클라이너

퍼킨스의 존 도어(John Doerr)와 세콰이어 캐피탈의 마이클 모리츠(Michael Moritz),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창업한 코슬라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 등 미국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탈리스트 세 사람이 공통적으로 꼽은 키워드는 4개입니다.

바로 소셜, 모바일, 클라우드, 커머스입니다. 지금 세계에서는 네 개의 조합에 따라 엄청나게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최소 10년간은 이 네 가지를 조합한 것이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흔히 녹색성장 또는 그린 테크로 불리는 ‘클린 테크’에서도 새로운 아이템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 교수 역시 이러한 커다란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

그는 매일 한 시간씩 창업 초기 닷컴기업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블로그인 테크크런치(Techcrunch)를 읽는다.

소셜, 모바일, 클라우드, 커머스 등 네 가지 키워드를 통해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까.
현재 인터넷 영향력으로 치면 구글이 1위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구글을 앞지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인터넷의 최강자가 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어서 이런 소셜 네트워크는 갈수록 강화되고 규모가 커질 것입니다.

이미 그런 징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설립 3년째인 소셜 게임업체인 징가(Zinga)의

올해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합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의 매출액이

5000억원 남짓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거죠. 2008년 설립된 그루폰은 최단 기간 내에

이익을 가장 많이 내는 회사로 자리 잡았고요, 설립 2년째인 포스퀘어는 회원 수가

500만 명에 달합니다. 이런 분야에서 미국뿐만 아니라 인도, 중국도 창업 열기가

엄청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새롭게 창업해 기업 가치가 1조원인

기업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나라만 잠잠했어요.

국내에서 창업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번 실패하면 패가망신해서 다시 재기할 수 없는 열악한 벤처 산업 구조 때문입니다.

창업자 스스로가 경영능력이 부족해서일 수 있지만 초창기 기업일수록 사회가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를 갖추면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성공의 요람으로 알고 있는 실리콘밸리는 사실 실패의 요람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10개의 기업이 창업하면 그중 9개는 망합니다.

하지만 실패한 기업가는 다시 도전합니다. 재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죠.

성공한 1개의 기업보다 실패한 9개 기업이 실리콘밸리의 핵심 인프라를 만든 거죠.

 제대로 된 창업 환경 만들어야

안 교수는 이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불공정 관행 등도 벤처 창업을 막는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기업의 중소기업 우수 인재 빼가기를 불공정 관행 중 가장 악질적인

형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중소기업이 애써 키운 인재를 빼가는 것은 벤처산업의 선순환

고리를 끊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다 인력을 공급하는 대학이라든지 투자를 하는 벤처캐피탈, 자금을 대출해

주는 금융권과 정책을 집행하는 정부까지 하나같이 부실하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잘돼야 국가 경제가 잘 된다며 약육강식의 무법천지를 방조한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위기를 풀 방법은 없습니까.
규제완화 등을 통해 시장 활력을 높이는 대신 사기꾼들이 등장해 물을 흐리지 않도록

감시기능과 손해배상제도를 한층 강화해야 합니다. 시장에 활력을 주는 제도가

악용되지 않도록 사기로 버는 돈보다 더 많은 액수를 배상하는 징벌적인 배상구조를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벤처의 젊은 인재들도 대기업으로 스카우트되는 것을

바라기보다 창업에 도전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전문 영역이 서로 다른 몇 명이 모여

의기투합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요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정부도 발 벗고 나서고 있는데요.

정부가 하는 일이 미덥지 못한가요.
이제라도 화두가 된 것이 다행스럽긴 하지만 불안합니다. 해결에 나섰다가 현실적으로

나아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 오히려 부작용만 생길 겁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상생의 핵심은 기업 총수가 쥐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대기업 부서 내에서 중소기업 파트너와 일하는 실무팀장입니다.

그들의 인사평가 시스템은 연간 수익과 연계돼 있습니다. 인사고과의 기준, 이 한 가지만

 고치면 실제로 바뀔 겁니다. 또 경제의 허리인 건강한 중견기업들이 많아야 합니다.

선진국의 경우 전체 기업 중 4~12%가 중견기업인 반면 우리나라에서 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완충역할을 하는 중견기업이 없으면

중소기업이 받는 충격은 엄청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정책결정권을 가진 자리로 가는 것은 어떨까. 총선이나 개각 때마다 안 교수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행정이나 정치는 정말 모릅니다. 오히려 제 생각대로 하는 게 ‘폐’가 될 수도 있고요.

제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강연을 많이 하는 것도 그 때문이고요.”
그는 강연 때마다 한국 벤처 산업의 위기를 풀 해법으로 기업가 정신을 강조해 왔다.

그가 말하는 기업가 정신의 핵심은 현상유지의 수준을 뛰어넘어 위험에도 새롭게 도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마음가짐과 행동력이다.

마음가짐으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기업가 정신이라는 말보다는 ‘가치창조활동’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전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에 세 가지를 더 보태고 싶습니다. 사회적 책임의식,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사람들의 삶에 혜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는 마음가짐,

급변하는 트렌드를 앞서 읽는 통찰력 또는 비전이 그것입니다.”
그는 “이때의 통찰은 단순히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말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느리고 지루하고 점진적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탄생한다는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이러한 진화 과정을 겪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실패를 거듭했고,

자기가 창업한 애플에서 쫓겨나기도 했지요. 하지만 넓은 세상에 나가 여러 경험을 쌓다

보니 통찰력이 생기고, 다시 애플로 복귀한 뒤 꽃을 피운 겁니다.”

 전문성과 포용력 갖추는 인재 필요

시대가 급변하면서 인재상도 많이

달라졌지요.
이제는 한 사람의 전문가가 하나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기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힘을 합해서 일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까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러한 인재를 ‘A자형 인재’라고 부릅니다.

A자는 사람 인(人)자에 가교가 놓여 있는 모양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A자형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먼저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필수입니다.

여기에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 포용력과 함께 커뮤니케이션과 팀워크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기업들은 A자형 인재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실리콘 밸리에 인재를 잘 뽑기로 유명한 사람이 있는데요, 비결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I may be wrong(내가 틀릴 수 있다)’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뽑은 겁니다. 왠지 자신감 없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오히려 자신감이 없으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실력과 경험, 자신감을 모두 갖춘 사람만이 그런 말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 현실에서 A자형 인재를 키우기는 상당히 어렵지

않습니까.
물론입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빨리’ ‘문제를 풀어’ ‘좋은 성적’을 내도록

맞춰져 있습니다. 이런 교육 현실에서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조기 졸업에 목을 매는 것도 이해할 수 없고요. 성적이 좋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합니다.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을 중시하게 되면 편법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일부 벤처기업인들이 돈만 벌면 된다는 머니 게임에 빠지는 것도

이러한 교육 풍토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인가요. 애플로부터 창의적인 기업문화, 협력업체와의 상생 같은 것을

배우기보다는 흉내 내기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기능을 추가한다든지 좀 더 디자인을 새롭게 만든다든지 또는 좀 더

편리하게 만들면 아이폰을 이길 수도 있지 않겠냐고 보는 것은 편협한 시각입니다.

실제 그렇게 생각하는 대기업의 임원을 만나기도 했고요.

아이폰은 하드웨어만 잘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나 콘텐츠가 같은

비중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상품입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하청업체를 이용한 수직적

효율화에 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추구한 것은 전혀 다른 독립적인 회사를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수평적인 네트워크 비즈니스 모델인 거죠.

수직적이고 하드웨어만 보는 시각으로 대책을 세우면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애플을 따라잡기는 요원할 겁니다.

기사: 김용태 편집장 (대담) (helloyt@chosun.com)
정리: 장시형 기자 (정리) (z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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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TAG 안철수
칼럼, 인터뷰/명사2011.01.04 22:26

 

안철수, “소셜과 모바일 열풍 3년동안 우리는 뭘했나” 

 

안철수 박사와 마주 앉아 인터뷰를 진행한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했다. 2005 3월 홀연히 CEO에서 물러나 공부를 하겠다고 미국으로 떠난 후 처음인 듯 했다. 그러고 보니, 5년이 넘었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지금 너무도 바쁜 사람이다. 카이스트 석좌교수로 기업가 정신과 창업을 주제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외에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다. 최근에 안철수연구소에서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소셜게임 벤처기업 노리타운스튜디오의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공식 직함만 20여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한 회사의 CEO를 넘어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활동에 더정열을 쏟는 듯 하다. 미국으로 떠나기전 자신이 경험하고 공부한 것을 사회에 돌려주고싶다는 바람을 전한 바 있다. 그 바람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안철수 박사는 올해 우리나이로 쉰이다. 하늘의 뜻을 안다(지천명)는 나이, 올해는 어떤 뜻을 담아 우리에게 전해 줄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안철수 박사는 우리 사회와 기업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고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키곤 했다. 요즘은 쓴소리의 세기가 더 강해진 느낌이다. 대상도 가릴 것 없다.

 

“지난 3년간 전세계적인 IT의 격변기에 우리는 뭘했나요. 이런 흐름을 그 누구도 읽어내지 못했습니다. 언론도 마찬가지였고 정부와 거대 통신사,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 이런 변화를 수용하지 않았죠. 정부는 더 이상 IT 분야의 혁신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컨트롤타워를 없애버렸고, 대신 IT가 각 산업을 뒷받침해줘야 한다면서 융합을 꺼내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결정은 패착이었죠.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미디어가 전 세계를 휩쓸어댄 지난 3, 우리는 그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철저히 이방인이 되고 말았다는 게 안철수 박사의 진단이자 아쉬움이었다. 그는 ‘잃어버린 3년’이라며 씁쓸해했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말에선 분노까지 엿보인다.

 

1인 창조기업’도 도마에 올랐다. 안 박사는 “기존에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더 잘 될 수 있는 제도적인 정비에는 공무원들이 별 관심이 없고 창업하는 회사들의 숫자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깎아내렸다. 그는 “1인 창업보다는 오히려 여럿이서 함께 창업을 해야 더 성공가능성이 높다”며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도 정부에 손 빌리려 하지 말고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래전부터 아무리 이야기해도 변하는 게 없다”며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쓴소리는 계속된다. 그건 여전히 버릴 수 없는 희망때문이란다. “희망이 없으면 이런 얘기 할 필요가 없다”면서 말이다.

 

그의 희망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지난 12 27, 방학을 맞아 미국으로 잠시 공부하러 떠나기 전 안철수 박사를 만났다. 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와 함께 한 자리였다.

 

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이하 김상범) : 반갑습니다. 오랫만에 뵙네요. 잘 지내고 계시죠?

 

안철수 박사(이하 안철수) : . 내년(올해다)이면 사업을 시작한 지 23년이 되는 해이고, 나이는 50이 됩니다. 시간이 빠르네요. 교수를 하면서 더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블로터닷넷도 5년이 다 되어 가는군요.

 

김상범 :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더군요. 어려울 땐 어려워 힘들고, 좀 나아진다 싶으면 원칙에서 벗어나는 유혹과 싸워야 하고. 매순간 뭔가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게 제일 힘들더군요. 블로터닷넷 시작하면서 세가지 원칙을 세운 게 있습니다. 하나는 좋은 컨텐츠로 승부해보겠다는 것, 또 하나는 국내 미디어 비즈니스 환경에서 깨끗하고 떳떳한 비즈니스로 승부하겠다는 것, 마지막이 미디어의 사회적 책임을 늘 고민하는 미디어가 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안철수연구소가 지향하는 바와 같습니다. 아무튼 그런 속에서도 나름 처음의 원칙을 지켜오면서 여기까지 오긴 했는데, 어떨때는 이 원칙을 과연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두렵기도 합니다.

 

안철수 :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집니다. 한 회사를 책임지고 있을 때 누구에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 많죠. 그래도 블로터는 흐름을 잘 잡은 것 같습니다.

 

김상범 : 블로터닷넷이 출범할 때 블로그가 국내에서 막 주목을 받을 즈음이었어죠. 그래서 눈길도 좀 받았죠. 처음 한 2년정도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은 IT 분야 팀블로그 미디어로 굳혔습니다. 미국에 테크크런치나 매셔블 같은 팀블로그 미디어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국내에서도 전문 분야별로 팀블로그 미디어들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경쟁하고 견제하면서 서로 체력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하는데,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저희가 1인미디어 공동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했고 실제 저희 말고도 그런 움직임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데, 성격은 좀 다르지만 ‘1인 창조기업’에 대해 쓴소리를 많이 하시던데요.

 

안철수 : 개인들이 유사한 주제를 가지고 연합을 해 가면 서로 보완이 되고 호소력도 커질 텐데 그런 모습이 많지 않아 아쉽습니다. 각자 플레이를 하면 힘이 없어질 텐테 말이죠. 1인 창조기업의 경우 정부가 사전 조사를 잘 안한 것 같습니다. 저는 정부나 공무원들이 기존 업체들이 더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죠. 그런데 이 부분은 눈에 잘 안띄죠. 실적도 잘 안나오구요. 그렇다보니 실적으로 잡을 수 있는 1인 창조기업에 정부가 관심을 쏟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업 활동은 기본적으로 팀워크입니다. 혼자하는 것은 프리랜서죠. 프리랜서를 기업이라고 부르기는 어렵잖아요.

 

더 안타까운 것은 소셜벤처의 등장이죠. 벤처를 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소셜까지 하겠다니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소셜벤처는 일반 벤처보다 훨씬 더 난이도가 높습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벤처기업을 했던 이들이 다시 뛰어들고, 소셜벤처도 이들이 합니다. 전혀 경험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소셜벤처를 하라니 안탑깝죠. 또 소셜벤처를 창업하는 이들도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벤처이고 기업인데 이건 잊고 소셜만 생각하고 정부에게 지원을 해달라고 합니다. 처음부터 지원받을 생각을 하는 것은 기업이 아닙니다.

 

김상범 : 더듬어보면 예전부터 사회나 기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많이 내셨죠. 요즘은 더 강도가 세진 것 같긴한데, 저는 개인적으로 참 많이도 들어왔던 얘기들입니다. 그러면서 생각하죠. 참 답답한 노릇이다. 10년동안 저리도 똑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하고 있으니. 그럼, 그동안 우리 사회나 기업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 아닙니까.

 

안철수 : 거대 담론들만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거대 담론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죠.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손을 봐야 합니다. 어떤 제도를 정비해야 문제가 해결될 지 고민을 해야되는데 그것에 관심을 안갖다보니 항상 이 모양 이꼴이 됩니다.

 

김상범 : 그럼 말입니다. 혹시 정부나 기관에 들어가서 직접 바꿔야겠다는 생각 안해보셨습니까. 밖에서 얘기만 하면 답답하기만 할테니 말입니다. 실제, 이런 저런 제안도 많이 받으신 걸로 압니다만. ‘내가 한번 뜯어고쳐보자’ 뭐 이런 생각도 해봤음직한데.

 

안철수 : 변화될 가능성이 적은데 그곳에 가서 제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혼자만 들어가서는 절대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작정하고 해결하기 위해 동시에 들어가면 모를까 말이죠. 지금 현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도 많은 것 같습니다.

 

김상범 : 미국에서 공부하셨는데, 그곳은 좀 다른가요.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곳과 뭐가 다른 건가요.

안철수 : 선진국들이라고 하면 어떤 문제에 대해 제도화가 잘 돼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문제가 터지면 현상만 해결하고 담당자를 문책하죠. 사회적으로 왁자지껄 떠들다 덮습니다. 제도가 마련이 안돼 있으니 시행착오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죠. 우리는 리스크 테이킹만 하죠. 선진국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둡니다. 리스크 관리는 당장 표는 안납니다. 당연히 인기가 없죠.

 

또 한 축은 투명성입니다. 투명하지 않으니 거래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것이죠. 사회적인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도 그렇구요. 정치를 하려면 바로 이런 지점에 집중해야 하는데, 근데 표가 잘 안 나오죠. 업적도 그 다음 정권이 가져가니까. 하지만, 이제 우리 사회도 이런 부분에 집중해야 합니다.

 

김상범 : 사업을 계속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안철수 :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선진국의 경우 창업을 경험한 사람은 실패해도 다시 창업을 하고 그렇게 해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갑니다. 그런 사례가 사회적으로 퍼지는 것이죠. 서로 가지고 있는 것들을 개방해서 성공시키는 모델들이 눈에 보이는 것이죠. 한번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다시 창업을 하기도 하고, 학계로 가기도 하고 벤처캐피탈에 가서 그 생태계를 키워내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성공을 하면 그 기업에 계속 머물거나 망해서 재기를 못하거나 딱 두가지 입니다. 성공한 창업자의 소중한 경험이 사회적 자산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조금씩 일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장병규씨나 권도균씨, 김범수씨 같은 사람들이 지금보다 10배는 더 많아져야 합니다.

 

김상범 : 학교에서 기업가 정신과 창업과 관련해서 강의를 하고 계신데요. 요즘 학생들 창업에 관심이 많은가요?

 

안철수 : 예전보다는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대기업의 문턱이 워낙 높고, 다른 대안이 없어졌기 때문인 듯 합니다. 창업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죠.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게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주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구조도 마련해줘야 합니다. 대학들도 그렇고 벤처캐피털들의 실력도 키워야 하구요. 금융권의 연대보증 문제도 해결해 줘야 합니다. 정부의 정책들도 개선돼야 하죠. 그런데 항상 똑같은 것 같습니다.(웃음)

 

김상범 : 그래도 요즘 SNS나 모바일이다 해서 예전 닷컴열풍때만큼은 못돼지만 창업 열기도 다시 살아나는 듯 한데요.

 

안철수 : 그 얘기를 하면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지난 3년간 너무나 답답했습니다. 2004년 페이스북, 2007년 아이폰과 징가, 2008년 그루폰, 2009년 포스퀘어 등이 등장했습니다.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흐름이 전세계를 뒤엎고, 그 흐름을 타고 엄청나게 많은 회사들이 뛰었습니다. 창업하고 몇년이 안돼 몇조원, 몇십조원의 기업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엄청난 기회를 구경만 하다가 놓쳤습니다. 세계가 바뀌는 있는데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정부도 그렇고, 기업들도 그렇고, 미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회의 3년을 우리는 고스란히 잃어버렸죠. 그런데 더 화나는 일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상범 : 미디어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사실 블로거들은 흐름을 알고 있었다고 봅니다. 목소리가 작아서 그랬지.

 

안철수 : 그들은 알았겠지만 정작 움직여야 될 이들이 몰랐다는 것이죠. 이젠 많이 늦었습니다. 해외 플랫폼 위주로 모두 휩쓸려 갈 것 같습니다. 그것이 3년간의 공백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서로가 가진 것들을 오픈해서 상생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상생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상당히 정교해야 됩니다. 상생을 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들이 혁신을 할 수 있도록 대기업들이 여지를 줘야 하고, 그런 혁신을 대기업들이 흡수해야 됩니다. 이래야 서로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우리는 상당히 미숙합니다. 상황판단을 위한 권한 위임, 기술력을 가진 업체를 볼 수 있는 그런 실력있는 실무자가 대기업에 있어야 하는데, 여러 부분에서 많이 부족합니다.

 

김상범 : 허망하게 3년을 보내고 아무도 책임을 안진다고 하셨는데, 정부에 대한 강력한 비판같이 들립니다.

 

안철수 : 담당 부서가 없어서 그렇겠죠.(웃음) 정부가 원래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겠지만 아이폰이 나오고 창업 열풍이 불 절호의 기회에 우리나라 정부는 IT 컨트롤 타워를 없애버렸죠. 정부 브레인들의 의견은 IT산업은 성장할 만큼 성장했으니 이제 다른 산업을 도와주어야 된다고 결정한 것 같습니다. 융합이 등장한 이유죠. 그래서 컨트롤 타워가 없어진 것이죠. 정부조직이 그렇게 개편됐는데 결국 판단착오였다고 봅니다. 문제가 발생했으면 바꿔야 하는데, 기업이라면 바로 바꿨을 겁니다. 근데 정치는 그게 안되나 봅니다. 빨리 고쳐야 전체가 잘 될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김상범 : 최근 소셜게임 사내 벤처를 독립시켰습니다. 보안업체가 소셜게임이라니 안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안연구소에서 사내 벤처는 처음인 것 같구요.

 

안철수 : 노리타운스튜디오라고 처음으로 사내벤처가 출범했습니다. 단기간에 결정한 것은 아니구요. 3년간 준비해 왔습니다. 매주 회의에 참여합니다. 큰 방향을 잡을 때 조언을 하죠.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난 3년간의 흐름을 보면서 이 분야에 진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타이밍이 있거든요. 시장 흐름을 먼저 본 것도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김상범 :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모두 어려웠습니다. ‘국내 SW 대표주자들의 동반 추락’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셨나요?

 

안철수 : 기술이나 제품의 실패라기 보다는 경영의 실패였다고 봅니다. 오너들의 독단적인 결정때문에 어려워진 것이죠.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이사회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시스템의 실패’였죠.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이나 기술의 실패는 아니라고 봅니다.

 

김상범 : 2011년 계획은 무엇인가요?

 

안철수 : 사람을 잘 키워야 합니다. 카이스트 교수로 풀타임 일하면서 지도학생 11명을 데리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기업가 정신과 창업 관련해서 강의를 합니다. 교수로서는 그렇구요. 제가 현재 가진 직함만 대략 20여개 정도입니다. 이사회 의장을 맡은 곳도 있고, 대통령 자문위원을 비롯해서 희망제작소에도 참여합니다. 2010년 외부 강연만 100회 정도했는데 이것도 계속할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책을 좀 쓰고 싶습니다. 근데 시간이 많지 않아 걱정입니다. CEO 그만두고 5년이 지난만큼 새로운 콘텐츠들도 꽤 많이 모아놨거든요. 어떻게 아이디어를 사업계획서로 만들 지에 대한 것도 쓰고 싶구요. 와튼 스쿨에서 배웠던 잘못된 경영 상식들을 바로 잡아주는 것, 아이폰이 어떤 영향를 미쳤는 지도 정리해보고 싶구요.

 

김상범 : 시간이 얼마 안남았으니 마지막 질문을 드려야겠습니다. 블로터닷넷도 인력충원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인 궁금증이기도 한데, 사람을 새로 뽑을 때 무엇을 보시나요?

 

안철수 : 제가 한 말은 아니고 공감하는 말인데요.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뽑으라고 하더군요. 그런 주장은 결국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겁니다. 자신감이 없으면 내가 틀렸다고 말하지 않죠.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사람은 스스로 계속 학습을 합니다. 그런 사람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이야기할 때도 문제가 없습니다. 스스로 재단을 안하거든요. 사람 하나 뽑는 것 엄청난 일이죠.

 

김상범 : 그렇게 뽑은 사람이 기대에 못미치면 어떻게 하십니까. 안 박사님은 직원들을 어떻게 야단을 치시나요.

 

안철수 : 사람마다 능력이 다릅니다. 각자에 맡는 일을 줘야 합니다. 능력보다 과하게 일을 주면 못해냅니다. 서로 불행해지죠. 저는 야단을 치기 보다, 잘못이 반복되면 기대를 접는다고할까요? 어쩌면 제가 너무 혹독할 수 있습니다.

 

 

김상범 : 바쁘실텐데 많은 말씀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고, 새해에도 더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책 나오면 꼭 읽어보고 싶군요.

 

 

 

출처  블로터닷넷   http://www.bloter.net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TAG 안철수
칼럼, 인터뷰/CEO2010.12.05 18:39

"대기업에 납품해 큰 벤처 없다"

조호진 기자 superstory@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안철수 의장 쓴소리… 美 벤처들은 무섭게 성장, 한국경제는 벌써 早老현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신생 벤처들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창업버블'이 일어날 정도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미래를 이끌어갈 '새싹'(벤처기업)이 안 보입니다. 한국 경제는 벌써 조로(早老)하고 있는 것입니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은 지난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한국공학한림원 초청강연에서 빈사 상태인 우리 벤처 생태계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강연 주제는 '한국 벤처에도 봄은 오는가'.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를 겸하고 있는 안 의장은 미국 벤처 생태계 분위기를 전했다. "요즘 구글은 실리콘밸리에서 전례가 없는 10% 봉급 인상을 해주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페이스북·트위터·징가 같은 벤처로 대거 옮기거나 창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페이스북은 장외시장에서 기업가치가 60조원을 넘어섰고 창업한 지 3년밖에 안 된 징가의 올해 매출은 1조원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한국은 어떠냐. 매출 1조원은 고사하고 우리가 이름이라도 알고 있는 벤처기업이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안 의장은 한국 벤처의 동력이 약해진 데 대해 "우선은 창업자의 실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벤처 CEO들이 열심히는 하지만 시장과 기술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 의장은 대기업의 잘못된 상거래 관행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30년 동안 창업한 국내 기업 가운데 매출 1조원을 넘긴 기업은 웅진NHN 두 곳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이들은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B2C (business to customer) 기업이에요. 대기업에 납품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중소·벤처 기업은 국내에 없습니다." 그는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거래 관행이 잘못돼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안 의장은 또 "미국에서는 도덕적이고 성실한 CEO라면 9번 실패해도 한 번의 성공으로 상쇄할 수 있다"며 "그래서 실리콘밸리는 '창업의 요람'인 동시에 '실패의 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에선 '대표자 연대보증제' 같은 제도로 인해 기업이 망하면 CEO 개인이 빚더미 위에 앉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안철수연구소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안 의장은 "우리의 경우 기업 구매자들이 컴퓨터 100대분의 백신 제품을 사 가면 실제 대금은 30대 값만 치른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모바일 분야에서 새로운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장은 지난여름 개각을 비롯해 수차례 입각 대상자로 거론됐다. 안 의장은 "정치권에서 여러 차례 제의가 있었지만 40대엔 전문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서 고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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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지식2010.07.23 05:23

롤 모델 1위, ‘안철수’ 표 창의성의 힘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다 2010년 07월 23일(금)

사타 라운지 사전에 의하면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특성’이라고 정의돼 있다.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사람은 보통 사람들과는 왠지 다를 것 같다. 외모나 옷차림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며 기이한 행동을 일삼는 사람. 그래야 뭔가 새로운 것이 나올 테니까 말이다.

따라서 우리는 창의성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하면 먼저 특별한 예술가나 괴짜 천재부터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22일 취업 포털 ‘스카우트’와 공모전 포털 ‘씽굿’이 공동으로 2030세대 6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이와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다.

자신의 창의성 롤 모델이 누구인지를 묻는 설문에서 안철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1위로 꼽혔기 때문이다. 안 교수를 꼽은 사람은 46.7%로서 뒤를 이은 소설가 이외수(9.8%), 여행탐험가 한비야(6.5%), 난타 제작자 송승환(6.5%)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난 5월 취업정보 전문업체인 잡코리아가 젊은 직장인 373명을 대상으로 ‘이 시대의 성공 아이콘’을 설문한 결과에서도 안 교수는 31.1%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1위로 꼽혔다. 또한 안 교수는 지난 2005년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이후 현재 일선 업계를 떠나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매일경제신문에서 실시한 ‘2009 IT 파워피플’ 선정 조사에서도 49.4%로 독보적인 1위에 올랐다.

단정한 이미지의 안 교수는 인터뷰를 하는 기자들이 너무 기사를 쓸 것이 없어서 걱정을 할 정도로 모범생이다. 왜냐하면 기자들이 예리하게 들이대는 뜻밖의 질문에도 한결같이 모범적인 답변만 내놓기 때문이다.

그가 의대로 진학한 이유도 이런 모범적인 이미지 속에 답이 있다. 의사 집안의 장남이라 가업을 잇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다른 분야에 더 흥미를 갖고 있었지만, 직업이 재미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소박한 답변에서 그의 모범적인 이미지를 엿볼 수 있다.

그러다 의대 박사과정 시절인 1988년 그는 바이러스 퇴치 프로그램인 ‘백신’을 개발하면서 다른 길로 접어들게 됐다. 백신을 개발한 후 의대 교수로서, 군의관으로서 일하며 시간을 쪼개 백신 개발을 계속한 그는 1995년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리고 10년간 회사를 이끌다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고 귀국해 KAIST 석좌교수로 부임했다.
 

▲ 2030세대의 창의성 롤 모델에서 1위로 꼽힌 안철수 교수.  ⓒ연합뉴스

세계 최초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

그가 이런 변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에 변화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1988년 그는 세계 최초의 컴퓨터 바이러스인 ‘브레인’에 자신의 컴퓨터가 감염된 사실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래서 바이러스를 분석해 치료했다. 그런데 며칠 후 후배가 컴퓨터 바이러스 때문에 못 살겠다며 도움을 청했다. 그가 치료법을 여러 번 설명했지만 후배는 이해하지 못했다. 대신 후배는 안 교수에게 일반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는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그에 따라 하룻밤을 꼬박 새워 만든 것이 ‘백신’이라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안 교수가 백신을 이처럼 쉽게 만든 것은 평소 컴퓨터에 관한 지식이 축적돼 있었기 때문이다.

1982년 대학생 시절, 친구 하숙방에서 컴퓨터를 처음 본 이후 안 교수는 컴퓨터와 관련된 책이라면 닥치는 대로 섭렵해 이미 컴퓨터 세계의 전문가 반열에 올라 있었다. 의사이므로 컴퓨터 바이러스를 치료해야 된다는 사명감 때문이 아니라 그 같은 준비된 지식이 자연스레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창의성의 세계로 그를 이끈 것이다.

두 번째, 안 교수는 변화를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최연소 의대 학과장을 맡을 만큼 전도유망한 의사 직을 버리고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자로, 그리고 다시 안정된 기업 대표직을 버리고 유학의 길을 선택했다.

안 교수는 우리나라 벤처 기업에 대해 얘기할 때마다 꼭 미국 실리콘밸리의 예를 들곤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성공의 요람’이 아니라 ‘실패의 요람’이라는 것. 100개 기업 중 99개 기업이 망하는 실리콘밸리에서 세계 최고의 벤처기업들이 나오는 것은 실패도 하나의 자신이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곳의 문화에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가 가장 안정적인 상황을 매번 박차고 나가 새로운 일에 몰두한 것도 이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맥이 닿아 있을 것이다. 안 교수는 세포나 생명, 그리고 인생의 본질이 원래 안정과는 거리가 먼데, 이 같은 불안정을 받아들인다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1천만 달러 인수 제의, 일언지하에 거절

세 번째, 안 교수가 대중을 사로잡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나 명예보다 소중히 여기는 그의 공익성 때문이다.

▲ 창의성의 진정한 의미는 공익적 가치에서 나온다. 
그는 박사 학위를 받고 군의관 복무를 마친 후 컴퓨터와 의학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때 그의 선택을 도와준 것은 사회적인 보람과 사명감이라는 공익적인 가치였다. 그는 14년간 공부해온 의학보다는 컴퓨터 바이러스 분야의 일에 대한 공익적인 가치성을 우선으로 여겼다.

이 같은 그의 기질은 외국 기업의 인수 제의를 거절한 일화에서도 나타난다. 1997년 세계적인 보안업체인 맥아피가 안철수연구소를 1천만 달러에 사겠다고 제의했을 때 그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을 지키기 위한 그의 평소 신념 때문이었다.

한국창의력교육학회장인 전경원 광주대 교수는 창의성을 “자신과 타인의 행복을 위해 사회와 문화에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즉, 자신과 타인의 행복을 증가시키기 위해 창의력을 발휘하려고 하다보면 자연스레 서로의 행복지수가 늘어나고 이것이 창의성의 진정한 의미라는 설명이다. 명문대 진학이나 좋은 직장이라는 개인적 가치를 위한 노력은 창의성 발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안철수 교수를 창의성 롤 모델 1위로 꼽은 이번 설문조사도 공익적 가치라는 창의성의 진정한 의미에서 나온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이성규 기자 |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0.07.23 ⓒ ScienceTimes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서비스/기획 2010.03.29 05:47

대기업·中企 장기적 상생 시급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칼럼, 인터뷰2010.03.29 03:35

안철수 "동물원 구조 깨야 벤처가 산다"
[특별대담]"연대보증제는 금융기관의 책임 떠넘기기"
대담 김익현 통신미디어 부장 sini@inews24.com 사진-동영상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안철수 교수는 안온해 보였다. 햇볕 잘 드는 그의 연구실은 여느 교수들의 연구실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기자가 연구실을 찾은 시간에도 그는 학생 한 명과 상담을 하고 있었다. 그의 이력을 모르는 사람들은 국내 최고 과학두뇌의 산실인 KAIST 교수로만 기억하기 딱 좋아보였다.

하지만 막상 인터뷰가 시작되자 한국 벤처 1세대다운 식견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 한국의 벤처 현실에 대한 애정어린 조언들을 거침없이 쏟아낸 것이다.

그는 10년 만에 찾아온 벤처 열풍에 대해 기대를 나타내면서도 "외부 여건은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대기업 중심의 수직적 계열구조에 대해서는 '동물원 구조'라는 말로 비판했다.

그는 또 한국 벤처 사업가들의 재기를 막는 '연대보증제'를 꼬집으면서 금융기관의 직무유기를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아예 "이번에 벤처 붐이 실패하면 이런 부분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17일 오후 1시 안철수 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KAIST 연구실에서 진행됐다.

- 10년 전 아이뉴스24 창간 작업을 할 때는 벤처 붐이 절정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준비 작업을 끝내고 실제 창간할 무렵엔 벤처에 대한 환상이 급속도로 사그라든 경험이 있습니다. 이제 꼭 10년 만에 제2의 벤처 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0년 전과 지금의 벤처 환경을 어떻게 보십니까?

"외부 상황만 보면 오히려 악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투자 받을 수 있는 여건이라든지, 대기업과의 거래 관행 같은 것들은 오히려 더 나빠졌습니다. 대신 벤처를 하려는 사람들은 상황을 좀 더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분석하게 됐습니다. 옛날에는 막연하게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겁 없이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다들 신중해진 것 같습니다."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렇다는 겁니까?

"벤처 생태계가 제대로 가동되려면 공정하게 서로가 서로에게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직적 하청구조가 만연돼 있습니다. 이건 정당하게 대가를 주고 받기 힘든 구조입니다. 그보다 더 안 좋은 것은 하나로 묶인다는 점입니다. 일단 대기업 한 곳에 납품하게 되면, 그곳 말고 다른 곳에는 납품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일종의 동물원 구조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우리나라를 전체로 보면 시장 규모가 그렇게 작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작지 않은 시장 크기를 동물원으로 만들어서 가두어 놓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너무나 작아지게 된 겁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시장이 규모 작다는 것은 절반만 맞는 얘기입니다. 대기업들이 거래관행상 울타리 치기 때문에 작은 것이니까요."

-대기업 중심의 동물원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부에서 나서는 수밖에 없습니다. 또 당사자인 대기업 경영자나 오너들이 의지를 가지고 내부를 개혁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구요."



◆벤처 붐, 좀 더 냉정하게 접근해야

- 옛날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10년 전 벤처 붐이 급속도로 식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또 그런 관점에서 현재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는 벤처 열기가 10년 전과 같이 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10년 전 벤처 붐이 꺼져버린 것은 벤처 기업가 스스로에게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벤처란 원래 성공보다는 실패하는 기업이 더 많은 법입니다. 일부가 엄청나게 큰 규모로 성공하면서 실패한 부분들을 상쇄해주는, 그래서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구조인 것입니다. 하지만 10년 전 벤처 붐 때는 100% 성공이라는 환상에 빠져서 너도 나도 뛰어들었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이 벤처가 100%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면, 조심스럽게 투자했을 겁니다. 그러면 또 다시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뛰어든 뒤 대부분이 손해를 보고 나니까 썰물처럼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스마트폰, 클라우드 컴퓨팅. 3D 처럼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들이 나오면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큰 기회가 온다는 것은 맞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은 PC 시장의 10배 정도 규모가 될 겁니다."

이 대목에서 그는 현재의 벤처 붐을 조심스럽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벤처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고 현실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기회는 찾아왔지만 정부 제도라든지 상거래관행은 여전히 안 풀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이 벤처 붐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벤처 붐이 실패한다면 그것 때문일 겁니다. 결국은 벤처 산업이라는 건 국가 경제의 종속 변수입니다. 국가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100%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 최근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스페인에서 열린 MWC에서 제2의 모바일 벤처 붐을 일으키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모바일 분야에서도 NHN이나 엔씨소프트 같은 스타 기업을 만들겠다고도 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2002년 결성된 코리아IT펀드(KIF) 및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종자돈으로 집중 투자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부에서 모바일 벤처 육성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 벤처 육성에서 정부의 역할은 어느 쪽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까요?

"정부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어떤 쪽에 관심을 가지느냐는 점이 중요합니다. 국가가 관심 가지고 해야될 부분은 인프라를 만들어주는 쪽이 되어야 합니다. 직접적인 지원이 우선 순위는 아니라는 겁니다. 따라서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육성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겁니다. 정부가 직접 펀드를 투자해 주고 지원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일입니다.

아직은 정부가 방향을 잡는 기간이니까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면 판단해야겠지요. 그런 점에서 아이뉴스24가 창간 10주년 아젠다로 '벤처 중기가 되살아야 나라가 산다'를 선정한 것은 타이밍상으로 적절했다고 봅니다. 방통위에서도 이런 의견들을 잘 듣고 제대로 잘 반영해서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 합니다. 이번에 안되면 다시 기회는 힘들 겁니다."

그는 특히 정부가 직접 지원에만 주력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위 공직자로부터 들었던 비유를 전해줬다.

"산 중턱에 좋은 터가 있을 경우 정부가 할 일은 무엇일까요? 그곳까지 갈 도로를 건설하고 땅을 잘 고르며, 치안을 유지해주는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빚을 내서라도 가게 차리게 됩니다.

하지만 정부가 직접 가게를 창업할 비용을 대줄 경우엔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가게를 차렸는데 도로가 없어서 사람들도 오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 땅이 고르게 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각자가 자기 비용으로 길을 다듬어야 합니다. 게다가 치안 담당자 없으니까 불량배 조폭 들끓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들 망하게 됩니다."

◆대기업들, 수평적 사고 안 하면 생존 힘들어

- 아이폰 열풍 이후 생태계란 단어가 자주 오르내립니다. 안교수께서 말씀하신 수평적인 네트워크도 같은 맥락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모바일 벤처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수직적 효율화보다는 수평적인 네트워크 중심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러자면 삼성이나 SKT 같은 대기업들이 '상생정신'을 발휘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국적인 현실에서 이게 가능할까요?

"이제는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만 기득권을 가진 기업들이 모든 결정을 할 수 없는 구조가 된 것이지요.

애플 아이폰을 예로 들어볼까요? 아이폰은 미국 제품인데도 한국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앱을 만듭니다. 그것에 포함되면 많은 사용자들에게 자기 제품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앱스토어는 70%를 개발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국내기업들이 스스로의 이익극대화에만 신경을 쓰다보면 이런 수평적인 네트워크 구조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국내 대기업들도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서, 특히 외국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수평적 네트워크 구조를 택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그것에 빨리 적응 못할 경우 자칫 소탐대실할 우려가 있습니다."

- 역시 비슷한 질문입니다만, 중소 벤처들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수평 네트워크를 활성화할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요? 사회시스템적으로 그런 구조를 정착시킬 묘안 말입니다.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을 한번 이야기해 볼까요.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B2C 영역의 불공정거래 단속은 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B2B 거래는 손을 잘 못대고 있어요. 기업간 거래에 있어서 자기 쪽에 유리하게 받으려고 하는 것은 어느 선부터 공정이고, 불공정인지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가격 거래만 불공정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떤 임원이 일을 빨리 처리하기 위해 경영진 결재가 안 된 사항들도 하청업체들에 미리 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결재가 안 날 경우엔 그냥 구두로 파기해버립니다. 이럴 경우 하청기업은 그냥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계약서를 쓰고 난 다음에도 소프트웨어 같으면 기능 범위 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어떤 기능 요구하는 지에 대해 합의가 되면 받을 돈을 책정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끝나고 추가적인 기능 요구하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선 거의 두 배의 기능을 개발해줘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런 수 많은 불법 사항들을 제대로 감시 감독 못하는 건 말이 안됩니다.

국가기관은 장기적으로 봐야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전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필수적인 파트너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겁니다."

◆연대보증제, 금융시스템으로 풀어야

-안교수께서는 벤처 경쟁력을 이야기하면서 기업가 정신, 그리고 실패자를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 같은 것들을 자주 언급하셨습니다. 그만큼 한국 상황이 벤처 성공이 쉽지 않은 토양이란 얘기도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현재 가장 잘 나가는 스티브 잡스 역시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아마도 짧은 전성기를 누린 뒤 재기 불능 상태로 사라졌을 가능성이 클 것이란 지적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만든 한국 벤처 생태계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요?

"창업이라는 것이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위험한 일입니다. 특별한 몇 명이나 혼자서 모든 짐을 질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그게 불가능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계속 도전하는 이유는 이런 위험들을 사회가 분담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창업하는 사람이 100% 위험 부담을 짊어집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기업이 안 생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크게 보면 기업에서 사업에 필요한 돈을 받는 방식이 투자와 빚 두가지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투자가 잘 안 일어나니까 빚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빚이라는 것은 대표이사의 연대보증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기업이 망할 경우엔 빚을 고스란히 다 떠안아야 합니다. 미국 같으면 벤처 캐피털리스트 같은 전문가들이 자본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조언과 관계 연결까지 해 줍니다. 그런데 국내엔 이런 전문가 풀이 굉장히 얇습니다."



-안 교수께서는 대표이사 연대 보증제에 대해 기업이 망하면 대표 이사까지 같이 망하는 나쁜 구조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재기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려면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였던 것 같습니다. 그 말씀은 대표 이사 연대보증제를 완전히 폐지하자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쪽으로 보완하자는 말씀입니까?

"연대 보증제를 폐지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지금보다는 개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법률 제도적인 측면에서의 개선도 추가로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금융권의 책임 문제를 거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금융권의 실력은 바로 '위험도 측정'에서 드러납니다. 돈을 빌려갈 개인이나 기업이 갚을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고 돈을 빌려줄지 말지, 이자율을 어떻게 책정할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그런 것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 바로 대표이사 연대보증제입니다. 어느 정도 위험도가 있는 지 생각하기 귀찮으니까, 은행에서 해야 하는 리스크 관리와 측정의 부담을 차입하는 사람들에게 떠넘겨버리는 것이지요.

그리곤 기업이 돈을 못 갚으면 대표이사 개인이 갚으라는 것입니다. 금융권이 해야 할 위기 관리 책임을 기업에 전부 떠넘기는 것입니다."

-연대 보증제를 완화하거나 할 경우 악용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요?

"어떤 제도이든지 악용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또 정부에서 감시를 하기도 힘든 부분이 있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감시 인력 늘리기도 힘들도, 인력 늘려봐야 나쁜 짓 하는 사람이 훨씬 많고 더 전문적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징벌적인 배상제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어로는 punitive damage라고 하지요. 그게 뭐냐면 일벌백계. 즉 진짜 나쁜 사람은 걸리면 백배 정도 손해를 보게 만드는 겁니다.

이런 것이 작동을 하는 이유는 사기꾼들은 경제학적으로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을 하면 내가 잡힐 확률이 몇 %인가. 잡혔을 때 손해 보는 액수는 얼마인지를 따져서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한번 잡히더라도 뱉어내야 하는 액수가 낮아서 평생 먹을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으면 사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한국에서 경제사범 많은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들을 통해 대표 이사 연대 보증제를 보완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균형감각은 양극단의 최적점 찾는 것

-아이뉴스24는 창간 이후 지금까지 벤처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또 올해 연중 기획 아젠다로 '벤처 중기가 되살아야 나라가 산다'를 선정했습니다. 벤처 살리기에서 아이뉴스24 같은 언론은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할까요? 또 어떤 관점을 갖고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할까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편을 들지 않고, 중심을 가지고, 상황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여류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균형감각에 대해 양 쪽 극단의 중심에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 적 있습니다. 양 쪽 극단을 왔다 갔다 하면서 최적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균형감각이라는 겁니다. 공감합니다. 정확하게 중간 지점에 있는 것은 중립적이 아닙니다. 너도 틀리고 너도 틀리다고 해버리는 것만큼 헛된 것은 없습니다."

-유망벤처를 발굴 소개하는 것도 아이뉴스24 같은 매체가 담당할 중요할 역할일 겁니다. 이 때 어떤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요?

"예전에 유망 벤처 이야기를 많이 했는 데, 구체적인 숫자가 없었습니다. 앞으로 유망 벤처를 이야기할 때는 실적이나 숫자 베이스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벤처 기업도 기업이니까, 가능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해선 안된다는 겁니다. 해외 수출이 활발하다고 하지 말고, 실제로 얼마를 했다는 식으로 팩트와 근거에 기반해서 나왔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10년 전 엉터리 같은 벤처들이 쓰던 수법 중 대표적인 게 해외 지사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것들 반복 안 됐으면 합니다."

안 교수와의 인터뷰는 한 시간만에 끝났다. 워낙 일목요연하게 답변을 했기 때문에 시간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이런 인터뷰이(interviewee)를 만날 경우 인터뷰어(interviewer)는 상당히 수월해진다. 정리가 쉽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뉴스24 창간 10주년'에 대한 덕담 한 마디를 부탁했다.

"한 기업이 5년 동안 생존할 확률이 10%라고 합니다. 10년이라면 5년 지난 기업 중에서도 또 10%의 확률을 이겨낸 셈입니다. 결국 2000년에 생긴 기업 100개 중 혼자 살아남은 셈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선두 영역에서 10여 년 정도 잘 해 오신 것만 해도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여전히 창간 15주년 맞을 확률이 10% 라는 생각을 하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정진했으면 합니다. 선구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의 경쟁 상대는 자기 자신입니다. 그런 생각으로 하면 많은 IT 종사자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을 겁니다."

예정된 인터뷰를 끝내고 밖으로 나오니 때 늦은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기자는 함박눈을 맞으면서, 올 한 해 한국 벤처 생태계에 이런 함박눈 같은 풍성한 선물이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칼럼, 인터뷰2010.03.18 19:32

[이코노미플러스] 안철수 "아이폰 인기 간과하면 엄청난 위기 맞을 수 있다"

  • 입력 : 2010.03.12 08:50 / 수정 : 2010.03.18 15:14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
게임룰 바뀌어 국내 대기업 이제 수직적 하청구조 탈피 해야
기업가 정신 공생에서 찾을 때 … 실패 껴안아야 벤처가 살아

<이 기사는 이코노미플러스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의사와 의대 교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자, 벤처기업 CEO 그리고 카이스트 교수. 벤처기업의 성공신화로 불리는 안철수 교수의 화려한 이력이다. 그와의 만남은 서울 여의도 안철수연구소에서 인터뷰 요청을 한 지 한 달여 만에 이뤄졌다. 그는 인터뷰 도중 자신에 대한 찬사에는 얼굴을 붉히기도 했지만,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신중했다. 하지만 기업가 정신, 국내 벤처 생태계의 현실 등에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명함을 건넨다. 의학박사, 공학석사, 경영학석사, 그리고 카이스트 석좌교수. 그의 변신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는 1980년 서울대 의대에 입학했고, 의대생 시절 컴퓨터 바이러스를 잡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를 무료로 배포했다. 의대 교수로 있던 그는 1995년 안철수연구소를 창업해 국내 최고의 보안기업으로 키웠다. 한창 잘나가던 2005년 CEO직을 사임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2008년 돌아온 그는 카이스트에서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정부기관에서 활동하기도 한다. 현재 대통령 직속의 두 개의 위원회(정보화위원회, 미래기획위원회)를 포함해 10여 개의 정부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에선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그의 또 다른 직책은 안철수연구소의 CLO((Chief Learning Officer). 마침 인터뷰가 있던 지난 1월28일 이른 아침부터 안철수연구소의 사내교육 프로그램인 ‘안랩스쿨’에서 강의를 했다고 한다. 강의의 시작 부분은 항상 안 교수가 맡는다. 강의 주제는 ‘안철수연구소가 지향해야할 핵심가치’였다고.

그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판단기준이 같아야 한다”며 “왜 우리가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일깨우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의 핵심가치는 10년 전 직원들이 스스로 만든 것이다. 첫째, 각 개인은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둘째, 건설적인 비판과 조언으로 서로의 발전을 도모한다. 셋째,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것이 그것이다.

“기술 이전에 스스로에 대한 존재의 의미를 알아야 하는 것이 먼저죠. 그래서 연초에는 서로의 마음을 하나로 합치기 위해 핵심가치에 대한 교육을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안철수연구소의 직원뿐만 아니라 벤처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겐 안 교수가 여전히 ‘롤 모델’이다. 인기가 아직도(?) 대단하다는 말에 그는 “난감하다”며 얼굴을 붉혔다.

“혼자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저를 쳐다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지금까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여기저기서 주목하기 시작하더군요. 스스로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성공을 운운하기보단 열심히 살아야죠. 앞으로 내가 또 어떤 일에 도전하게 될지 모르겠어요.”


기업가는 위험 무릅쓰고 도전해 새로운 가치 창출

안 교수는 ‘기업가 정신’ 전도사이기도 하다. 그는 CEO 재직 시에도,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도 기업가 정신을 줄곧 강조해 왔다. 그는 아직도 기업가 정신에 대한 오해가 많다고 했다. 흔히 기업가 정신을 ‘경영자 마인드’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기업가와 경영자는 사실 다른 개념입니다. 경영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은 현상유지입니다. 보수를 받는 대가로 조직의 성과를 관리하는 것이 기본적인 임무죠. 하지만 기업가(안 교수는  ‘앙트르프러너(entrepreneur)’라고 했다)는 불확실성이나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을 말합니다. 중소·벤처기업에 이러한 ‘기업가 정신’이 넘쳐야 하지만 지금은 많이 위축돼 있어요.”

그는 우리나라에서 기업가 정신을 쇠퇴시키는 근본적인 이유를 낮은 성공확률과 한 번 실패했을 때 재기할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 시스템에서 찾는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재기하기가 무척 어렵다. 대표이사 연대보증 같은 제도 때문이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빚을 얻을 때 또는 투자를 받을 때도 대표이사가 연대보증을 서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연대보증을 선다는 것은 기업이 망할 경우 기업의 빚이 모두 대표이사 개인의 빚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한 사람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죠. 대표이사 연대보증제 같은 제도를 없애기 힘들다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재원을 확대하고, 실질적으로 빚과 다름없는 잘못된 투자관행을 고쳐야 합니다. 눈 먼 돈은 없애고, 퇴출될 기업은 빨리 퇴출될 수 있게 하는 거시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안 교수는 그나마 최근에는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진단하면서도 바뀌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했다. 그 예로 일자리 창출 계획을 들었다.

“중소기업이 고용 창출의 중심에 서야 합니다. 실제로 일자리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에서 나오지 않습니까. 일자리가 생겨나려면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중소·벤처기업들이 혁신적인 비즈니스들을 끊임없이 쏟아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지지부진합니다.”

그는 정부도 문제가 뭔지는 아는 것 같지만 여전히 중소기업 중심의 정책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창출 계획만 하더라도 정부의 시선은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중소기업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것은 ‘립서비스’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해외로 생산기지들을 이전한 대기업들에게 일방적으로 고용 창출을 요구할 순 없어요.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들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중소기업들이 의욕적으로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우선적으로 조성돼야 합니다.”  

그가 CEO직을 사임하고 유학을 떠난 것도, 그리고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사회 전체에 ‘기업가 정신’을 불어 넣기 위해서다. 그는 안철수연구소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정직한 경영으로, 공익과 이윤 추구의 양립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안철수연구소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업의 워킹 모델을 만들려고 했어요. 하지만 한 회사를 잘 키우는 것보다 젊은 사람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유학 중에는 벤처를 활성화시킬 수단으로 벤처캐피탈에 주목했어요. 자금이 든든해야 의욕적으로 사업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벤처캐피탈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제는 실력만 갖추면 큰 문제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인데, 벤처캐피탈에서 투자할만한 벤처기업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았죠.”

그때부터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게 됐다. 제대로 된 기업가를 길러내는 조언자 역할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마침 카이스트로부터 교수직을 제의받았다. 학생들에게 도전정신과 기업가 정신을 심어주는 데 아주 좋은 기회라는 판단이 섰다.

그의 수업은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토론 등을 통해 기업가 정신에 대해 스스로 깨닫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버드대에서 사용하는 창업 사례집이나 다양한 서적을 미리 읽어오게 하고 토론에 집중합니다. 성격도 기회도 제각각이었던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을 성공적으로 일군 사례를 토론하는 것이죠. 빌 게이츠 같은 유명 CEO의 사례는 다루지 않아요. 식당을 경영하는 폴 홀슨, 철물점을 운영하는 에릭 후드처럼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경영 사례를 공부합니다.”

국내 기업가들을 다룰 때도 마찬가지다. 실패 사례들까지 포함해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리포트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는 캐릭터 기업, 미용실 체인을 비롯해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사례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의 수업은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그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진로를 바꿨을 정도라고 한다.

“카이스트 학생들 대부분이 그동안 의학대학원으로 진학했습니다. 엔지니어를 길러내기 위해 만든 학교의 학생들이 의사로 빠져나간다는 것이 참 역설적이었죠. 그런데 제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창업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꼈어요. ‘내가 뭔데 이들의 진로를 바꾸려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죠.”

아이폰 등장은 한·미 비즈니스 문화의 충돌현상

그는 기업가 정신 외에도 기업가의 자질로 강조하는 것이 또 있다. “전략과 마케팅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게 중요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저도 유학 중에 이를 절실히 느낀 겁니다. 의학박사·공학석사·CEO경력 10년을 갖고 있으면서도 MBA과정의 3분의 2는 처음 접한 것이었어요.”

그는 “그나마 컴퓨터 보안이 제게 익숙한 분야라서 안철수연구소를 본궤도에 올릴 수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만약 파이낸스에 대한 이해가 얕았던 내가 계속 안철수연구소를 경영했다면 다른 수출기업들처럼 키코(KIKO)로 인해 엄청난 손실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에 대한 그의 애정은 아직 변함이 없다. 지난 1월12일 안철수연구소의 보안 소프트웨어 V3 오진으로 인해 한때, 전국 민원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걱정 반, 안심 반이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자체는 걱정스러운 일이지만, 그나마 사고 발생 직후 적극적으로 대처한 점은 잘 한 일이라고 했다.
안 교수는 아직도 경영자이기도 하다. 그는 안철수연구소 내에 ‘고슴도치플러스’라는 사내벤처를 직접 경영하고 있다. 그는 안철수연구소를 경영할 때와는 또 다른 경험이라며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사업 계획을 세 번이나 바꿨어요. 지금은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 네트워크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선 국내 1위입니다. 벤처기업이 초기 사업계획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는 1%에 불과합니다. 환경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계획을 수정해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특히 그는 대기업이라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무너지는 것은 일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은 ‘문화 간의 충돌’, ‘비즈니스모델 간의 충돌’이라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 현상에 주목하지 못하면 우리도 엄청난 위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비즈니스 모델은 철저한 ‘수직계열화’였어요. 삼성전자나 LG전자, SK텔레콤이나 NHN 모두 마찬가지죠. 최단 납품기간과 최저 가격을 제시하는 하청기업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구조입니다.”

그는 과거에는 이러한 수직적인 구조가 효율적이었으나 이제는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애플의 아이폰, 닌텐도의 위(Wii)를 사례로 들었다. 애플의 모델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수평적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이다. 하청업체가 아니라 ‘서드 파티(third party)’로부터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받는 구조라는 얘기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이익이 더 남는 곳을 선택한다.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자발적인 시장 참가자인 ‘서드 파티’로부터 공급된다. 앱스토어는 콘텐츠로 넘쳐난다. 이것이 엄청난 경쟁력이라는 얘기다. 닌텐도의 게임기인 위(Wii)가 보다 성능이 뛰어난 기기들을 제치고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자발적인 개발 파트너들을 많이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아이폰 등이 몰고 온 경쟁을 하드웨어 품질 개선으로만 맞서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마인드의 전환이 더욱 시급하다는 것이다.

“기존 수직적 비즈니스 모델의 기술 중심적 마인드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애플처럼 전혀 다른 상대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사고방식이 절실합니다. 삼성전자나 LG전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수직적 하청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위기에 빠지게 될 겁니다. 조금씩 허물어지다 어느 순간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 겁니다.”


기업인들 사회적 책임에도 신경 써야

안 교수에겐 휴대전화가 없다. 걸려오는 전화의 거의 대부분이 ‘청탁성 전화’이기 때문이다. 그는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라 그게 감당이 안 돼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웃었다. 외부와는 이메일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한다. 이메일도 강의를 부탁하거나 경영에 도움말을 해 달라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루 200~300개에 달하는 이메일에 직접 회신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만 반나절 이상이라고 한다.

그는 일반 기업에서 요청하는 강의는 사양하지만 소셜 벤처(사회적 기업)의 강의 요청은 대부분 받아들인다. ‘함께하는 재단’, ‘소셜 디자인 스쿨’ 같은 소셜 벤처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공익과 이윤 추구가 서로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그의 생각이 소셜 벤처의 개념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기업인들의 역할이 돈만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 등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간접적인 지적이다.

CEO와 교수직 중 어느 쪽이 편할까. 그는 “CEO는 자리를 비워도 메워 줄 임원이라도 있지만 교수는 대타가 없질 않냐”며 “CEO가 더 편한 것 같다”고 했다.

기업 경영 복귀에 대한 물음에는 에둘러 피했다. 그는 40대에는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우지만 50대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의 사내벤처의 경영을 담당하고 있고, 포스코 이사회에 참여하는 등 기업 경영에 한쪽 발을 담그고 있습니다. 덕분에 경영 감각이 무뎌지진 않았어요. 지금도 CEO 제안을 해오는 곳은 굉장히 많아요. 심지어는 대학총장직 제의도 있었어요. 그러나 전 경영보다는 직접 변화를 주도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젊은이들도 실패를 두려워 말고 새로운 일에 즐겁게 도전했으면 합니다.”


/ 이코노미플러스
  장시형 기자 zang@chosun.com·조석근 기자 gypsygirl2@chosun.com
  사진 이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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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톱스타 CEO가 국가 R&D 지휘"..윤종용·황창규 거명

이데일리 | 박기용 | 입력 2010.03.08 14:01 

 

- 지경부, R & D 혁신 위해 `전략기획단` 신설.."투자방향 결정"

- 공동단장에 민간CEO 영입키로..이춘구·안철수씨도 후보군

[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등 현역에서 은퇴한 세계 톱클래스의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정부 연구개발(R & D)의 최고 사령탑에 선임된다. 정부 주도로 이뤄져왔던 정부의 R & D 관리 체계를 민간 주도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지식경제부는 8일 이같은 내용의 `지식경제 R & D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지경부는 지식경제 R & D 투자 방향과 관리 권한 등을 민간에 대폭 이양하기 위해 상설 `전략기획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지경부 장관과 민간 기업 CEO 출신의 인사가 공동단장을 맡아 정부 R & D의 투자방향과 사업 구조조정 등 대부분의 주요 사항을 결정하게 된다.

정부 R & D 사업의 주요 사항에 대해 현직 장관과 공동 단장이라는 역할에 걸맞게, 글로벌기업에서 성공신화를 이뤄냈던 전직 CEO를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상임고문으로 있으면서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장을 맡고 있는 윤종용 전 부회장이나 삼성전자의 상담역으로 있는 황창규 전 사장, 최초의 국산 엔진 개발자인 이춘구 전 현대자동차 사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의 안철수 석좌교수도 후보로 꼽힌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직에서 은퇴하신 분들 중 그 같은 성공경험을 보유한 분들을 삼고초려해서라도 해서 모실 것"이라며 "그런 분들을 모실 수 없다면 차라리 비워놓겠다"고 말했다.

전략기획단에는 단장 이외에도 전·현직 기업 CEO와 학계, 연구계 전문가, 지경부 관료 등이 15명 내외로 참여한다.



민간에서는 공동단장과 함께 민간기업 출신의 투자관리자(MD, Managing Director) 5명이 상근으로 일하게 된다. `글로벌 성공경험이 있는 CTO(최고기술책임자) 출신`으로, 이들은 과제 선정과 평가, 조정, 사업화 등을 책임 관리하고, 기술개발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게 된다.

학계와 연구계에서도 4명 가량이 비상근으로 참여하게 된다.
지경부에선 장관 이외에 산업경제실장과 성장동력실장, 에너지자원실장 등 1급 3명이 참여한다. 산업기술정책국장은 실무 간사를 맡는다. 이들은 민간위원들과 달리 투자결정과 관련한 의결권은 행사하지 않는다.

지경부는 전경련과 상의, 과학기술총연합회, 한국공학한림원 등 관련 단체 등을 통해 후보자군을 구성한 뒤 업종 안배 등을 거쳐 이달 내에 전략기획단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기획단은 장관이 직할하는 별도 위원회급의 위상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번 추진체계 개편을 통해 지식경제 R & D가 기업 출신 전문가의 성공 경험과 결합해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원으로서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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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2010.02.22 12:11

안철수 “한국에 ‘스티브 잡스’ 이미 있다”

노컷뉴스 | 입력 2010.02.22 09:27 | 수정 2010.02.22 09:36  

[CBS < 김현정의 뉴스쇼 > ]

- IT 인재, 구조적 문제로 기회 못 얻어
- 학력보다 실력, '전문가'가 결정해야
- 잡스도 한때 실패, 실패자에게도 기회를
- 국내기업 하드웨어 집착, 주도권 빼앗겨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연초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열풍이 대단합니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가 신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세계의 눈이 일제히 쏠립니다. 사실 IT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선두였는데 주춤한 게 아니냐는 우려들도 나오고 있죠. 우리 IT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왜 우리나라에는 스티브 잡스가 나오지 않는가, 이런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진단해보죠.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 어렵게 모셨습니다. 요즈음도 많이 바쁘신가 봐요?
◆ 안철수 > 네, 교수가 되다보니까. 예전 회사 CEO 때는 다른 임원들이, 속된 표현으로, 대타를 할 수 있었는데요. 교수는 대타가 없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더 바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 교수님도 혹시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나요?
◆ 안철수 > 미국에서 학교 다니고 있을 때 처음 출시가 됐는데요. 그때부터 썼습니다.
◇ 김현정 앵커 > 휴대폰의 역사가 아이폰 출시를 기준으로 해서 이전과 이후로 나눠졌다, 이런 평가까지 나오는데요. 동의하십니까?

◆ 안철수 > 절반 정도는 맞고 절반 정도는 아닌 것 같긴 한데요. 예를 들면 MP3 플레이어가 사실은 애플이 처음 만든 게 아니고 예전에 있었고, 특히 한국 기업들이 굉장히 잘 했었는데, 애플에서 아이팟을 만들면서 폭발적으로 확산이 됐죠. 그런 것과 마찬가지로 이 스마트폰이라는 것도 애플이 만든 건 아니지만 아이폰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확산됐다는 측면이 있으니까 반반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 IT를 하시는 분으로서 자극을 받긴 받으셨나요?
◆ 안철수 > 저는 특별하게 새롭게 자극을 받지는 않았는데요. 아마 국내기업들이 많이 긴장을 하고 계신 것 같고요. 그런데 아직도 말씀을 나누다보면 안타까운 것 중 하나가 그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을 잘 못하시고 계신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 무슨 말씀이세요, 어떤 부분?
◆ 안철수 > 단순히 휴대폰 대 휴대폰으로, 기계측면에서만 비교를 해서 좀 더 예쁜 디자인에, 좀 더 편리하게 기계를 만들면 따라잡을 수 있을 게 아닌가, 그렇게 말씀들을 하시더라고요. 사실 제가 좀 위기감을 느끼고 설명도 드렸었는데요. 어떤 것이 있냐면, 애플의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이런 미국의 스마트폰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계가 아니고 일종의 비즈니스 모델 간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 김현정 앵커 > 좀 어렵네요.
◆ 안철수 > 쉽게 설명을 해드리면, 지금까지 국내기업들 대기업들은 주로 수직적인 계열화에 굉장히 익숙해있습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 어떤 기계를 만들기 위한 부품들을 하청업체를 통해서 조달을 받는데요. 그래서 한국기업들이 대부분 수직적인 효율화에 굉장히 익숙해있는데요. 지금 미국에서 건너오는 것들은 수직적인 것이 아니라 수평적인 겁니다.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가 게임기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지금 대표적으로 닌텐도가 있고,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있는데요. 이들을 보면 만약에 기계 대 기계간의 싸움이라고 하면 소니의 기계가 압도적으로 성능이 우수합니다. 그런데 게임 소프트웨어들을 얼마나 많이 공급을 받을 수 있는가, 그 싸움이거든요. 그러다보니까 거기선 하청업체가 아니고요, 영어표현으로 서드파티(Third Party)라고 하는데요. 다른 독립적인 게임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과연 자기가 어느 회사 것들을 만들면 많은 이득을 가져올 수 있고, 그리고 또 지원도 잘 받을 수 있는지를 따져보다가 닌텐도 게임을 만드는 거죠. 그걸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잘 만드는 그런 전쟁입니다.

◇ 김현정 앵커 > 아이폰은 유저들이 서로 콘텐츠를 올리고 그것을 나눠 갖고, 이런 수평적인 네트워킹이 되더라고요. 우리나라 휴대폰은 일방적으로 회사에서 주는 것들을 유저들이 사용해야 되고, 이런 부분도 차이가 있는 거군요?

◆ 안철수 > 네, 그래서 만약에 애플사에서 자기들만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서 공급을 한다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힘든데요. 그것들을 수평적으로 개방을 해서 협조를 얻고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일종의 장을 만들어놓으니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자진해서 그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겁니다. 거기에 한국회사들이 익숙하지가 않아서요, 그게 문제입니다.

◇ 김현정 앵커 > 전혀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나왔다는 그 부분을 기업들이 좀 깨달아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 안철수 > 하드웨어 싸움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의 싸움이다, 그렇게 아시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 사실은 그동안 우리가 휴대폰 시장에서는 가장 앞서가는 선진국이었고요, 지금도 세계시장 점유율 따져보면 20% 넘습니다. 그런데 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주도권을 뺏긴 거라고 보고 계신 거죠, 현장에선?

◆ 안철수 > 네, 뺏긴 거죠.
◇ 김현정 앵커 >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서 매년 'IT산업경쟁력지수'라는 걸 발표하는데 2007년에는 우리나라가 3위였는데, 2009년에는 16위까지 아주 급속하게 추락을 했더라고요. 휴대폰뿐만 아니라 IT 산업 전반이 후퇴한 거라고 보십니까?

◆ 안철수 > 지금은 점점 더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지는 그런 세상이 왔습니다. 아이폰도 사실은 소프트웨어의 파워를 보여주는 거고요.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가 워낙에 취약했는데 예전에 비해서 그 중요도가 굉장히 증가하면서 우리는 이렇게 밀려나는 것 같은, 그런 모습들을 보이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앵커 > 우리가 아무리 디자인을 더 세련되게 예쁘게 해도 소프트웨어가 이 정도 수준이라면 뛰어넘기 어렵다는 말씀이세요?

◆ 안철수 > 따라 잡기 어렵습니다.
◇ 김현정 앵커 > 굉장히 지금 단호하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웃음) 말씀 듣고 보니까 좀 겁도 나고 우려가 많이 되는데... 정부도 좀 늦었지만 지원을 하겠다고 입장은 밝혔습니다. 좀 구체적으로 조언을 해 주신다면 어떨까요?

◆ 안철수 > 정부 지원이라고 이야기가 나오면 저는 우선 사실은 걱정부터 앞서는데요.
◇ 김현정 앵커 > (웃음)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지원해준다는데?
◆ 안철수 > 왜 그러냐하면, 보통 보면 직접적인 지원들을 많이 합니다. 그러니까 연구개발비를 직접 지원해 준다든지, 아니면 창업자금을 대준다든지 해서 앞으로 3년 내에 몇 개의 소프트웨어 기업을 만들겠다, 그렇게 목표들을 많이 세우시는데요. 이번에는 안 그랬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지원만 해서 새롭게 창업들이 많이 되다보면 시장을 놓고 싸워야 되는데요. 그런데 시장 자체가 불공정하고 왜곡돼있는 구조 속에서는 탄생한 기업들이 제대로 살아날 수가 없습니다. 정부에서 스스로 나서서 왜곡된 시장구조, 또 불투명한 시장구조를 바로 잡고, 정부 스스로가 시장을 만드는 역할을 하면 소프트웨어 회사들, 만약 가능성이 있다면 자기가 스스로 빚을 내서라도 만들 겁니다. 그런 것들이 성공가능성이 더 높은 거죠.

◇ 김현정 앵커 > 왜곡된 부분이 어떤 부분인가요?
◆ 안철수 > 예를 들면 대기업, 중소기업 간의 거래관행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이익을 빼앗아가는 그런 구조가 소프트웨어 쪽에 굉장히 심각한데요. 그런 상황에서 창업자금만 지원해주면 창업했던 회사들이 제대로 경영이 될 수가 없거든요.

◇ 김현정 앵커 > 그렇군요. 또 다른 쪽 생각해볼 부분이, 아이폰을 만든 애플사 CEO 스티브 잡스인데요. 같은 IT 종사자로서 어떻게 보십니까?

◆ 안철수 > 우선은 저 나름대로 그분에게 교훈을 얻는다고 하면, 어떤 출신이나 학력보다 실력으로써 지금 정상에 선 사람이라는 면에서 인정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요.

◇ 김현정 앵커 > 대학을 중퇴했죠?
◆ 안철수 > 네, 그리고 두 번째로는 크게 실패를 했죠. 그래서 자기가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났으니까요. 그러다가 재기를 했는데요. 그래서 실패한 사람들에게도 계속 기회를 줄 수 있는 실리콘밸리의 환경이 굉장히 부럽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그렇게까지 인정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들이 존경스러운데... 사실 스티브 잡스가 모든 면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인 건 아니거든요. 자기의 재능을 정말 100% 발휘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맞이한 거죠.

◇ 김현정 앵커 > 대통령도 한국의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가 나와야 된다,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 그런 세계의 트렌트를 선도할만한 이런 인물이 안 나오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 안철수 > (웃음) 아까 말씀드린 것과 일맥상통한데요. 실력보다는 출신이나 학력을 아무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다보니 그런 사람들이 우선 기회 자체를 가지지를 못하는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스티브 잡스도 엄청나게 실패를 한 사람인데도 다시 기회를 잡았던 것처럼 그런 기회가 계속 주어져야 되는데요.

로마와 카르타고가 아주 옛날에 전쟁을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과정에서 보면 로마는 실패한 장수, 전쟁에서 진 장수를 처벌을 하지를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사령관으로 임명하고 다시 기회를 주다보니까 그 전에 했던 터무니없는 실수를 하지 않았는데요, 카르타고에서는 한번 장수가 전쟁에서 지면 목을 베었답니다. 결국은 카르타고는 멸망해버리고 로마가 지중해를 제패하게 됐는데요.

그런 것들을 봐도 실패한 사람에게 만약에 이 사람이 정말로 도덕적이고 정말로 열심히 했는데도 운이 맞지 않아서 실패를 했다면 다시 기회를 주는 게 그 사람의 값진 경험을 사회적인 자산으로 만드는 방법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좀 우리나라가 아무래도 약한 것 같고요. 세 번째는 아직도 전문가보다는 일반론자, 저널리스트가 득세하는 그런 세상인 것 같습니다. 아직은...

◇ 김현정 앵커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안철수 > 한 분야를 깊게 파는 전문가들은 아주 작은 범위의 일밖에 하지 못하고, 그런 사람이 이렇게 큰일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거죠.

◇ 김현정 앵커 > 제대로 대우받지도 못하고?
◆ 안철수 > 네, 그래서 그런 전문가가 결정권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아마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이 출현하지 않을까... 저는 있다고 봅니다. 있는데,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바깥으로 드러나지도 않고 기회도 가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 분명히 있다고 하셨습니다. (웃음) 빨리 발견하고 이분들이 튀어나올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되어야 될 텐데요. 시간이 많이 갔지만 한 가지만 좀 더 여쭙고 싶어요. 지금 졸업시즌이고 방송 듣는 젊은이들 중에도 새 출발, 새 각오를 다지는 청년들이 많이 있을 텐데. 가장 중요한 조언을 짧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어떤 당부 해주고 싶으세요?

◆ 안철수 > 상대적으로 남들 보다 내가 잘하는 게 없다고 그렇게 실망을 하고 계신 젊은이들도 많은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모든 사람들은 나름대로 각기 독특한 어떤 재능의 조합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런데 단지 문제는 사람들이 자기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를 깨닫지 못하거나 오히려 자기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노력을 쓰고 시간을 쓰다보니까 미처 자기 재능을 계발할 시간을 쓰지 못했다, 그래서 저도 거기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고요. 지금이라도 자기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정말로 피나는 노력으로 해서 하나의 강점으로 만들어가는 노력들, 그런 것들을 지금부터라도 하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앵커 >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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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