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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문학관 건립이 필요한가
데스크의 주장
2011년 02월 15일 (화) 연지민 기자 annay2@hanmail.net
   
 
   
 

연지민 교육문화부장

감자꽃 시인 권태응 선생의 미발표 작품이 공개됐다. 소설과 수필, 희곡 등 보석 같은 작품들이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들은 동요작가로만 널리 알려져 왔던 선생의 문학세계를 확장함은 물론 각 장르를 두루 섭렵한 문인으로의 역량도 입증할 수 있게 되었다.

충북작가 30호에 수록돼 처음으로 공개된 선생의 작품을 읽다 글 끄트머리에서 손이 멈췄다. 원고를 끝내고 기입한 소설에는 '4278.12.16 점심 먹고부터 저녁 먹고 조금까지 누워서 씀'이라고 적혀 있고, 희곡 뒤에는 '4278.12.20. 새벽에 누워서 씀'이라고 기록해 두었다.

작품 하나 하나가 선생이 병상에 누워있을 때 질기게 삶을 잡아준 문학이었단 생각에 가슴이 짠해졌다.

충북작가회의는 미발표 작품에 대해 "요양생활로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치열한 창작을

하게 된 바탕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말해주는 중요한 단서"라는 수록 글을 실어 선생의 문학정신을

조명했다.

선생은 암울한 일제강점기를 살다간 문인이기도 하지만 독립유공자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저항정신은 '감자꽃'으로 대변되기도 한다.

짧은 생을 살다간 권태응 선생은 충주가 고향이다.

탄금대가 바라다 보이는 칠금동에서 태어나 자랐고, 일제 치하에서 옥고를 치른 뒤 얻은 폐결핵으로

다시 충주 고향으로 돌아와 3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선생의 삶을 들여다 보면 극적이면서도

처절하게 삶을 마감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선생에 대한 우리 지역의 인심은 야박할 정도다. 문학적 성과를 조명하는 일은 차치하고라도

 가장 기초적인 자료 수집이나 작품 수집의 거개가 개인의 몫이다.

축제를 치르려 해도 문학단체가 몸으로 뛰어야 하는 실정이다. 작품이 새롭게 발견돼 발표되어도

문집으로 엮는 것조차 뒷전이다.

몇 년 전, 지역의 작고 문인에 대한 조명 작업이 이루어지는가 싶더니 그마저 꼬리를 감추었다.

그러면서도 지역의 문화콘텐츠 부족을 운운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타 지자체만 보더라도 문학인을 내세운 콘텐츠 마련에 혈안이 되어 있다. 작가의 작품에 나오든,

고향이든, 몇 년을 뿌리 내리고 살았던 간에 작은 연관성만 있어도 문학관이다,

기념관을 지어 홍보에 나선다. 물론 이상 과열현상이 뒤따르고, 지자체의 상업적 효과를 노린

문화전략에는 찬성할 수 없지만, 훌륭한 인적 자원을 두고도 방치한 채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보다는 낫다고 본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문화산업시대를 외치면서도 정작 손에 쥐고 있는 것은 놓치는 꼴이다.

시간은 영원할 수 없다. 작고한 인물들을 기억에 의존하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정신을 담아낼 그릇이 필요하다. 개인의 수집 역량이나 문학단체의 조명 사업으로

 떠넘기기엔 너무도 열악하다.

좀 더 큰 그림에서 작가 조명 사업과 문화콘텐츠를 그려넣을 때다. 상업적 전략이 아니라 올곧은

정신으로 살다간 이들에 대한 문화전략을 세워야 한다. 문학과 건립이 타당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지역에선 모두 훌륭한 작가로 선생을 대접하고 존경하는데, 유독 충북과 고향 충주에서만

대접받지 못하고 계십니다. 문학적으로도 완성도가 높고, 나라를 위해 옥고를 치른 선생에 대한

예우가 이 정도예요."

권태응 선생의 미발표 작품을 입수한 도종환 시인의 한탄을 그냥 귓등으로 흘려보낼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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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