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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지원/입법2011.02.17 15:28

"벼랑 끝 예술가에게 밥 주는 법 만들어 달라" 봇물

조선일보 | 곽아람 기자 | 입력 2011.02.17 14:15 | 수정 2011.02.17 14:20

"20년 전 '직장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신용카드 발급을 거절당한 적이 있다. 특정한 소속이 없는 예술인들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셈이다. 예술인 복지법 제정이 시급하다." (연극배우 박정자)

"10년 전쯤 보험을 들려고 했다. 직업이 '시인'이라고 했더니 보험료가 엄청나게 뛰었다. 차라리 '백수'로 고쳐달라고 했더니 보험사에서 '취업희망생'으로 고치더니 보험료를 많이 낮춰줬다. 그때부터 '시인=백수'라고 생각해 왔다." (시인 신영목)

17일 오전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열린 '2011년 예술정책 대국민업무보고'에서는 예술가들의 절박한 생존 현실에 대한 토로가 쏟아졌다. 이 행사에는 연극·문학·미술·무용·클래식 등 각 분야 문화예술인들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포문(砲門)을 먼저 연 것은 연극배우 박정자씨였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정자씨는 "지금 연극인들은 4대 보험 사각지대에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2008년 43세의 배우가 간경화 3기로 주거용 컨테이너에서 사망했고, 그해 5월 65세의 배우가 육종암으로 사망하는 등의 사례가 있었다"면서 "예술인 복지법이 발효·적용되면 우리는 조금이라도 이 사회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자존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해마다 대학에서 수많은 예술전공자가 배출되는데 이들은 다 예비실업자들"이라면서 "직업예술인들에게 상담 교육과 창의력 키우기 교육 등을 시켜서 사회복지사와 같은 '문화복지사' 형태로 방과 후 학교 등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시인 신영목씨는 "최근 사망한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 사건 이후로 패닉 상태"라고 말문을 열었다. 신씨는 "올해 문학분야 작가지원의 가장 큰 문제는 보조금을 받으면 그 지출내역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작가 지원은 기관이 아닌 개인이 수혜 주체인데 작가들이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증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번에 창작기원을 받았는데 쌀 산 것, 차에 기름 넣은 것까지 다 적어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이 되더라"면서 "순수한 의미의 작가 지원은 작가 작업을 응원하는 의미인 만큼 국가예산시스템의 일관성보다 작가 작업의 특수성을 배려해주면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고(故) 최고은씨의 안타까운 사건으로 인해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편성된 예산 안에서 할 수 있는 한 우선순위를 바꾸거나 해서 예술인들의 자존감을 최대한 지키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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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 걱정 끝…빠진 머리카락 다시 나게 하는 물질 발견

"금미호 기관장, 케냐 호텔서 추락사"

스티브 잡스 병세 심각… 6주밖에 못 살지도 모른다?

청테이프 묶은 채 '졸업식 뒤풀이' 벌인 여중생 신원 파악

1월에만 3000억…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건강보험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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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TAG 예술가
2010.10.03 02:15

[Weekly BIZ] 당신은 침팬지와 고슴도치를 키우고 있는가

볼더(미 콜로라도주)=이지훈 Weekly BIZ 에디터 jhl@chosun.com
 
경영書 'Good to Great'…밀리언셀러 작가이자 경영사상가 짐 콜린스
한번 만나는데 6만달러…스티브 잡스도 이 남자의 팬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몇 가지 질문을 해도 될까요? 한국에서 요즘 어떤 일이 일어나고, 무엇이 바뀌고 있는지를요?"

"요즘 한국 경제에서 가장 강한 부분과 약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요즘 한국 사람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기자는 뜻밖의 '기습'에 당황스러웠다. 질문을 퍼부어야 할 것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사상가 중 한 사람이자 밀리언셀러 작가인 그가 아니다. 그를 만나러 비행기를 16시간 동안 두 번 갈아타고, 다시 택시로 1시간을 찾아온 기자인 것이다.

짐 콜린스(Jim Collins·52)는 "제가 호기심이 많죠? 알아요"라며 웃었다. 하지만 질문을 멈출 기색이 아니었다. 그는 한국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10개가 넘는 즉석 질문에 진땀을 흘리며 대답하고 나자 그는 비로소 기자에게 질문을 허락했다.

그의 컨설팅 스타일도 비슷하다. 그를 이틀간 만나기 위해 6만달러를 내고 찾아온 CEO들에게 그는 주로 질문을 한다. 직접 해답을 제시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질문을 하다 보면 대답은 저절로 나오기 마련이다.

짐 콜린스(Jim Collins) / 볼더(미 콜로라도주)=프리랜서 릭 윌킹
볼더(Boulder)는 로키산 국립공원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인구 10만의 도시로 미국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도시 중 하나이다. 하지만 도심은 어느 도시와 다를 바 없었고, 어느 빌딩 3층 한쪽에 세든 짐 콜린스의 개인 연구소 역시 그랬다. 상근 직원 5명의 단출한 공간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연구소 입구에 '침팬지의 일터(Chimpswork)'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는 것과 회의실 한쪽 소파 위에 미국의 유명한 동화 속 캐릭터인 '호기심 많은 조지(Curious George)' 침팬지 인형이 앉아 있다는 정도였다.

"제 삶의 원동력은 호기심입니다. 저 침팬지는 제게 늘 호기심의 정신을 일깨워주는 마스코트이죠. 제가 연구 주제를 택할 때도 가장 큰 기준은 길고 고통스러운 작업 과정을 이겨낼 만큼 호기심을 계속 자극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의 밀리언셀러들 역시 호기심의 산물이었다.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 ·1994≫은 많은 기업이 생겼다 사라지는데 왜 어떤 기업은 아주 오랫동안 살아남는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2001≫는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발돋움한 기업은 무엇이 다른지,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2009≫는 한때 위대했던 기업이 왜 몰락하는가 하는 호기심에서 각각 출발했다.

호기심 많은 침팬지 조지
미국 유명 동화속 캐릭터…간판·소파에 두고 되새겨…"호기심은 내 삶의 원동력"


나만의 고슴도치 찾아라
몸을 말아 공처럼 변신…교활한 여우 매번 물리쳐 자신만의 '필살기' 만들라


≪성공하는 기업들의…≫와 ≪좋은 기업을 넘어…≫가 합쳐서 700만부 이상이 팔리면서 그는 '경제경영서계의 조앤 롤링(해리 포터의 작가)'이란 별명을 얻었다. 강연료가 6만5000달러에 이르는 그의 강연엔 머리가 하얗게 센 CEO들이 마치 초등학생이 교장 선생님 훈시를 듣는 것처럼 엄숙하게 귀를 기울인다. 그의 팬 중에는 스티브 잡스나 제프리 이멜트 같은 사람도 포함돼 있다.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좋은 기업을 넘어…≫는 한국 경영자들에게도 교과서처럼 읽혔다.

그가 로키산 자락의 소도시 볼더에 사는 것은 고향이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거기에 산(山)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14세 때 암벽 등반을 시작했고, 요즘도 일주일에 세 차례 암벽을 탄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엔 수직 고도 약 1100m의 '엘 캐피탄(El Capitan)'이란 화강암 암벽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바위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코스가 사람의 코를 닮았다 해서 '노즈(The Nose)'라고 이름 붙여진 코스이다. 보통 3박4일을 잡아야 하는 코스이다.

2년 전 짐 콜린스는 이 코스를 20시간에 주파했다. 50세가 되는 해를 기념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누구는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파티를 하고, 누구는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짐 콜린스에게 그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암벽 등반이었던 것이다. 그는 '24시간 이내 주파'를 위해 최고의 전문가로부터 2년간 훈련을 받았다.

그는 산은 자신에게 귀중한 강의실이라고 말했다.

"암벽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이 극도로 실제적(real)이기 때문입니다. 중력은 핑계에 철저히 무관심합니다. 중력은 당신이 '죄송해요. 아직 숙제가 덜 됐어요'라고 말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실수를 하든 말든, 발을 헛디디든 말든 중력은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는 암벽에서 배우는 또 한 가지는 "결과로부터 확률을 분리해 내는 것"이라고 했다.

"확률이 낮은 일이라고 해도 그 일이 실제로 터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최악의 경우에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확률이 낮다는 것이 위험에 몸을 맡겨야 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그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기업들에 준 교훈이기도 했다. 

"진정 위대한 기업 만들고 싶나요…
시간의 50% 사람에게 쏟으세요"


짐  콜린스와 처음 인사를 나눌 때 기자는 웃음이 나올 뻔했다. 포천(Fortune)에서 그를 개에 비유한다면 '잭 러셀 테리어(사냥개의 일종)'일 것이라고 표현한 대목이 생각나서였다. 정말 그 표현이 딱 어울려 보였다. 그는 군살 없는 단단한 몸매에 반짝이는 눈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한번 물면 놓치지 않는 집요함도 갖고 있다.

도(道)에 이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콜린스에게 그것은 책 하나를 쓰기 위해 수억 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에 5년 이상을 매달리는 끈기, 스톱워치를 가지고 1초 단위로 시간을 관리하는 수도승 같은 엄격함, 그리고 호기심이다.



■ 기업에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문화

그는 요즘 새로운 책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모튼 한슨(Hansen) UC버클리 교수와 함께 2002년부터 연구해온 것을 내년 말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새 책은 격동(turbulent disruption)의 시기에 기업이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다룰 것이라고 한다.

"새 책은 앞으로 세상이 늘 불안하고 불확실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그런 상태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영원하다는 것이죠."

따지고 보면 인류 역사의 진정한 특징은 거대한 덧없음과 불안이었다. 그러나 지난 50년 동안 미국인들은 곤충의 고치 같은 보호막(cocoon) 속에 살면서 그런 현실을 망각했다. 이제 잠에서 깨어보니 세상은 늘 불안하고 불확실하다는 냉엄한 현실을 다시 깨닫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얼마 전 콜로라도주를 떠들썩하게 했던 산불 이야기를 꺼냈다.

"바로 며칠 전 일요일에 저는 등산을 갔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콜로라도주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제가 암벽을 타기 위해 차를 몰고 지나쳤던 길가의 모든 집들이 하루 만에 사라져 버렸죠. 바로 다음날에 말입니다. 제 말은 바로 내일 생각지 못했던 일이 백 가지도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출발점으로 삼고, 그래 그런 게 인생이다, 그럼 이런 세상에서 늘 공포에 빠지지 않고 어떻게 승리할 수 있겠느냐를 쓰려는 것입니다."

새 책의 결론 부분에 대해 묻자 그는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포천(Fortune)에 따르면 그것은 '기업이 불경기에서 벗어나는 열쇠는 혁신이 아니라 규율(discipline)에 있다'는 생각으로 요약된다고 한다. 그는 한때 수렁에 빠졌던 미국의 철강회사 뉴코(Nucor)가 되살아난 것은 뭔가 새로운 것을 개발해서가 아니라 이미 하던 일을, 규율을 가지고 훨씬 안정적으로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기업 문화가 중요하다는 이야기 같습니다만, 애플 쇼크로 대변되는 요즘 IT 시장의 격변을 보면 다시 '기술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글쎄요, 제가 보기에 애플의 부활은 스티브 잡스가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에 애플을 특징지웠던 문화를 다시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가져와서가 아니라 말입니다.

애플의 창업 초기를 볼까요? 그때 애플이 진정 최첨단 기술을 가지고 있었나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었죠. 예를 들어 그래픽 기능을 활용한 사용자 인터페이스(graphical user interface)를 처음 내놓은 것은 애플이 아니었습니다. 제록스에서 내놓았죠.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PC)의 아이디어조차 그들이 처음 내놓은 것은 아니었어요. 그들이 진정으로 가졌던 것은 열정적인 신념이었습니다. 1980년대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에 와서 강의하던 것이 생각나네요. 그는 '마음의 자전거를 돌리는 일'에 대해 이야기했죠."

'마음의 자전거'는 애플이 1980년대 과학 잡지에 실었던 광고의 카피였다. 자전거를 탄 사람은 인간의 동작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형태이다. 마치 가장 효율적으로 비상(飛上)하는 독수리처럼.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마음 속에 자전거를 창조할 수 있다. 애플의 비전은 사람들의 지성과 창조성이 마치 달리는 자전거처럼 반짝이게 돕고 싶다는 것이었다.

"마음의 자전거라는 생각은 기술의 진보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에토스(ethos)는 기술보다 훨씬 큰 것이었고, 애플 문화의 진정한 동력이었습니다. 한 여성이 달려와 대형 모니터에 해머를 던지는 1984년 매킨토시 광고는 기술 우위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기술을 개인의 손에 돌려주자는 문화적인 진술이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CEO로 컴백한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다시 가져온 정신이었죠."


■ 위대한 리더는 대의(大義) 앞에 겸손하다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최고의 리더를 '5단계 리더(level 5 leader)'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가 생각한 다섯 단계의 리더십 사다리 중 가장 상위의 리더십이다. 그것은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전환시켰던 리더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 특징이었는데, 믿기지 않을 정도의 겸양과 강력한 의지의 불가해한 조합으로 요약된다. 그런 모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강한 카리스마로 사람들을 압도하는 강력한 리더들의 모습과는 다른 것이었다. 짐 콜린스 스스로도 이런 발견에 놀랐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는 5단계 리더인가요? 그는 카리스마적인 인물일지는 몰라도 겸양의 인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우선 제가 ≪좋은 기업을 넘어…≫에서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 '위대한 리더가 되기 위해 반드시 카리스마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점이었다는 것을 밝혀두고 싶군요. 사람들이 리더십 하면 카리스마에 너무 초점을 두기 때문에 카리스마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카리스마를 가진 5단계 리더도 있습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허브 캘러허나 제록스의 앤 멀케이 같은 분들이죠.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5단계 리더의 겸양이란 것은 성격적인 속성이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뛰어넘는 대의(大義) 앞에서의 겸양(humble before a cause that is bigger than you)'을 말한다는 것입니다.

5단계 리더들도 매우 큰 야심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야심은 자기 자신을 향해서가 아니라 밖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큰 무엇을 위해 어렵고 고통스럽고 때로는 잔인한 결정을 내립니다. 그런 리더십은 전염성을 가지죠. 리더가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 크고 더 중요한 무엇에 매달릴 때 사람들은 거기에 공감합니다. 다시 말해 5단계 리더에게 카리스마란 성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목적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는 "위대한 리더들은 성공의 기준을 아주 크게 잡는다"고 부연했다. 스티브 잡스에게 성공이란 컴퓨터를 많이 파는 것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다.

"잡스에겐 리더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는 예술가입니다. 산업계의 베토벤입니다. 그에게 매킨토시 컴퓨터는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이고, 아이팟은 교향곡 7번입니다. 9번 교향곡은 아직 나오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짐 콜린스는 암벽 위에서 인간의 실수나 사정을 봐주지 않는 중력의 무자비한 현실을 통해 인생과 경영을 배운다고 했다. 그가 암벽 등반을 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등반 장비가 아니라‘누구와 함께 등반하냐’다.“ 사람 먼저, 일은 다음”이라는 그의 철학답다./ 오로라 포토스
■ CEO들이여, 사람 문제에 시간의 50% 이상을 써라

기자는 짐 콜린스를 만나기 전에 한국의 여러 CEO와 경영학자들에게 질문을 모집했다. 그 중 하나를 물었다.

―'사람 먼저, 일은 다음' 원칙을 강조하셨는데, 중소기업의 경우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조언한다면?

"저는 세 권의 책을 쓰면서 합계 7000년치에 해당하는 기업 역사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게 누가 와서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하는 한 가지 기술을 30초 이내에 답해 달라'고 한다면 저는 '적합한 사람을 뽑아 적합한 자리에 앉히는 일'이라고 말하겠습니다.

대기업은 중요 직위에 500명이 있지만, 중소기업에는 10명밖에 없겠죠. 그런데 그 중 두 명이 잘못되면 20%가 잘못되는 겁니다. 그러니 중소기업은 '사람 먼저'에 훨씬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신이 진정 위대한 기업을 만들고 싶다면 시간의 50% 이상을 사람에 관련된 일에 쓰십시오. 사람을 뽑고, 평가하고, 전보하고 하는 일에 말입니다. 50%를 쏟지 않는다면 결코 목적을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두 번째 충고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는 훌륭한 인재를 뽑기에 적합한 시기라는 점입니다. 1940년대만 해도 휴렛팩커드(HP)는 조그만 신생 기업에 불과했죠.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전쟁 관련 연구를 하던 연구소의 많은 훌륭한 인재들이 거리로 나왔고,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팩커드는 그들을 뽑았습니다. 사실은 그들에게 맡길 일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빌 휴렛은 '일단 뽑고 나면 그들이 할 일을 찾아낼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빌 휴렛과 만난 일이 생각나는군요. 그는 'HP의 역사에 가장 큰 전환점이 무엇이었는가'라는 제 질문에 '갑자기 좋은 사람들이 넘쳐났던 일'이라고 대답했습니다. HP의 핵심 제품들은 그 뒤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쏟아졌죠. 셋째, 적합한 사람을 뽑았다면 오랫동안 곁에 두라는 것입니다."

그는 CEO들이 뽑은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려는 기자를 "잠시만"하면서 막더니 적합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전문적인 지식보다 품성"이 중요하다면서 ≪좋은 기업을 넘어…≫에 나오는 '창문과 거울'의 비유를 들었다. 적합한 사람은 성공할 때는 창문 밖을 내다보며 자기 자신 외의 요인들에 찬사를 돌리지만, 일이 잘못될 때에는 거울을 들여다보고 자신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는 사람이다.

―≪성공하는 기업들의 여덟 가지 습관≫에서 당신은 크고 위험하고 대담한 목표를 가지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는가≫에서는 자만을 경계하라고 했습니다. 대담한 목표와 자만 사이에 균형을 잡기란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지 않은가요?

"제가 많은 기업 데이터 속에서 발견한 것 중 하나는 대담한 목표는 입증된 경험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매번 내딛는 새로운 걸음은 그전의 걸음이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엘 캐피탄을 맨손으로 올라간다고 하죠. 로프도 쓰지 않고 말입니다. 그것은 매우 대담해 보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15년 동안 산을 탔다는 것입니다. 미국 철강회사 뉴코의 성공 역시 축적된 경험이 바탕이 됐기 때문입니다. 제 말은 세상의 어떤 일도 느닷없이(out of the blue)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 늘 칼끝에 서 있다고 생각하라


짐 콜린스의 명성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소 손상을 입었다. ≪좋은 기업을 넘어…≫에 소개된,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11개의 회사 중 서킷시티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고, 패니매이는 숨이 끊어질 뻔하다 거액의 공적자금으로 간신히 소생했다. ≪성공하는 기업들의…≫에 '비전 기업(비전을 가진 우량 기업들)'으로 소개된 회사 중에서도 포드, 머크, 모토로라, 소니가 경영난을 겪었거나 지금도 겪고 있다.

궁지에 몰린 느낌이었을 법도 한데, 그가 택한 타개책은 정공법이었다. 그는 작년에 낸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는가≫에서 한때 위대했던 기업들이 왜 몰락하는가를 다뤘다. 이 책에 사례로 예시된 기업 중에는 그가 예전에 위대한 기업으로 꼽았던 기업도 포함돼 있다. (짐 콜린스의 팬 중엔 이 책이 예측에 실패한 데 대한 그의 변명 같다며 실망한 사람도 있다.)

콜린스는 자신의 예측 실패에 대한 비판에 대해 ≪위대한 기업은…≫에 다음과 같은 요지로 답했다.

'건강했던 사람들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고, 음식을 아무렇게나 먹으며, 운동을 소홀히 하기 시작했다고 해서 기존의 건강 증진 원칙들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양질의 수면과 식생활, 그리고 적당한 운동은 여전히 건강을 지키는 원칙이다.'

―11개의 위대한 기업이 몰락하는 것을 지켜본 기분이 어땠나요?

"무서웠죠.(웃음) 이번 일로 저는 위대한 기업도 몰락할 수 있다는 무서운 진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 일이 제게 가져온 변화는 예전보다 훨씬 더 두려움을 느끼게 됐다는 것입니다. 만일 지금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도 내일 얼마든지 끔찍한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지금 성공적이라는 바로 그 이유로 당신은 늘 가장자리에 서 있다는 느낌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성공에 대해 늘 의심하고 깎아서 보는(discount)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 닥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는 두 배 더 열심히 일하고, 두 배 더 집중해야 하며, 두 배의 창의성을 갖고 일해야 합니다."

한 가지 특기할 것은 ≪성공하는 기업들의 여덟 가지 습관≫에 등장한 비전기업들은 다소 어려움을 겪었을지언정 모두 오늘도 존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1989년까지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18개의 비전기업을 선정했는데, 오늘도 18개 모두가 독립된 기업으로 존속하고 있다. 만일 1989년에 S&P500에 포함되는 기업 중 무작위로 18개를 선정했다면 오늘까지 존속했을 확률은 매우 낮았을 것이라고 콜린스는 설명했다.


■ 자신만의 고슴도치를 찾아라


짐 콜린스는 조어(造語)의 달인이다. 복잡한 개념을 매우 단순화해서 비유로 치환한다. 간단한 일 같지만, 그는 거기에 큰 노력을 기울인다고 했다. 단순화하면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의 가장 유명한 조어 중 하나는 ≪좋은 기업을 넘어…≫에서 말한 이른바 '고슴도치 개념'이다.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한 가지 큰 것을 안다. 즉 여우가 공격할 때 몸을 말아 동그란 작은 공으로 변신하는 재주이다. 여우가 훨씬 교활하지만 이기는 건 늘 고슴도치다. 콜린스가 고슴도치의 은유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누구든 자신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고, 깊은 열정을 갖고 있고, 그걸로 돈도 벌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거기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기자는 중학생인 딸을 위한 덕담(德談) 동영상을 부탁했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종이에 써내려 갔다. 그리고 읽기 시작했다.

"너만의 고슴도치를 찾아 봐. 그리고 늘 올바른 사람과 함께 일하도록 해. 왜냐하면 인생이란 사람이니까."

그는 눈빛을 반짝이며 다시 호기심의 세계 속으로 떠났다.


>> 짐 콜린스는

스탠퍼드 교수시절 '명강의 賞' 수상… 세계 경영 사상가 50인에 뽑히기도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경영 사상가 중 한 사람이고, 경영 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2009년엔 더타임스 등이 선정하는 '세계 경영 사상가 50인'중 한 사람으로 랭크됐다.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수료하고, 맥킨지와 휴렛팩커드에서 일했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7년간 교수로 일하면서 '기업가 정신' 과목으로 '명강의 상'을 수상했다. 그의 멘토 중 한 사람인 경영 구루 피터 드러커로부터 "조직을 만드는 일과 생각을 만드는 일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충고를 들은 뒤 '생각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기로 결정하고 1995년 볼더에 개인 연구소를 차렸다. 기업의 문제를 주로 통계적인 관점에서 분석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의견을 좋아하지만, 나는 데이터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책 내용은 실용서를 뛰어넘는 철학적 깊이를 담고 있다.

어느 날 스탠퍼드대 동창인 부인 조앤이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하겠다고 했을 때 그는 직장(휴렛팩커드)을 그만두고 그녀의 훈련과 스폰서 따내는 일을 도왔고, 그녀는 1985년 '철인 3종 경기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아이언맨 하와이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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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예술가를 알아야 예술행정이 나온다
[칼럼] 밀양 토박이 공무원의 예술행정 이야기
 
박옥희 _ 밀양시청 문화관광과
 


내가 살고 있는 밀양은 우리나라 3대 아리랑 중 하나인 밀양아리랑의 고장이다. 노랫가락이나 가사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예부터 경상도라고 하면 억양강한 구수한 사투리와 투박함이 장점이자 강점이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가들이 많이 배출되기도 했다고 한다. 더욱이 시내 중심에 우뚝 서 있는 우리나라 3대 누각중 하나인 영남루나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린다는 사명대사의 영험이 서려있는 표충비각, 표충사, 그리고 한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얼음골 등등 관광자원도 풍부하다.

밀양은 북쪽이 문화유적지가 산재한 산악지형이고 낙동강 줄기와 맞닿은 남부지방은 비옥한 평야지로 1970년대 이전에는 인구 20만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으나, 산업화를 거치면서 여느 농촌마을과 같이 인구가 줄어들어 이제는 11만 정도의 소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농촌의 소도시화 속에서도 문화예술 활동의 혼은 끊이지 않고 이어져서 밀양을 알리기 위해 크고 작은 문화예술 활동에 열심이다.

대표적으로는 53회째 이어지고 있는 종합예술축제인 밀양아리랑 대축제, 1999년 10월, 폐교가 된 초등학교에 밀양연극촌이 입촌하면서 시작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특히 지금 밀양연극촌은 성곽모형의 새로운 야외극장으로 꾸며져 성곽을 배경으로 열돌맞이 축제의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예술가, 이슬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니다

‘문화예술의 고장’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라는 말을 우리는 항상 입에 달고 살지만 일반인들은 예술가들을 이해하기도, 다가가기도 정말 어렵다고 느낀다. 예술현장에서 활동하는 그들의 실상을 잘 알지도 못하고 직접 참여하기 쑥스러워할 뿐 아니라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어느 지역인사가 행사 인사말에서 ‘불광불급’(不狂不及)(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예술이야말로 좋아서 빠져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3년 넘게 이 일을 맡아하면서 동료직원들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은 “예술가는 예술가로 인정해 줘야만 서로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 “예술 하는 사람을 우리처럼 행정업무 보는 사람으로 생각지 말라.”는 말이다.

문화예술 현장상황은 열악하기만 하다. 문화예술인들도 다 같은 사람인데, 일부에서는 그들은 공기만 먹고, 이슬만 먹고 사는 줄 착각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 예산 지원에 인색하다는 말이다. 이제 우리에게 의식주 문제는 해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고 즐겁게 살기를 희망한다. 그 꿈을 이루는 방법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문화생활이다. 그러므로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라 하겠는데 문화예술은 행정적으로 풀어나가기는 걸림돌이 너무 많다. 그렇기에 정책적인 변화가 절실하다.

예술인들의 심리를 파악하지 못해 겉돌기만 했던 처음과는 달리 나 역시 지금은 공연이나 전시회 후 뒤풀이에도 꼭 참석해서 그들을 이해하고 최소한의 협력자로써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지역민들에게 지역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지역의 특성은 제각각이다. 한 곳도 같은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때문에 지역특성에 어울리는 그 지역만이 가지는 특성을 잘 살려서 강점을 부각시키는 차별화된 문화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을 통해 지역민들이 그 지역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세계로 뻗어가는 한류의 원천은 지역문화예술의 발전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려서부터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그것에 바탕한 관심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우리나라의 문화예술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필자소개
박옥희는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밀양을 벗어나지 못하고 공무원 생활을 해오고 있으며 2003년 밀양시 문화관광과에 발령받아 문화재 담당, 관광담당, 현재는 문화예술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역의 크고 작은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마켓 생태계/지식2010.02.19 04:40

“방사능 재활용 기술로 에너지 기적 일으키자” ‘TED 2010 콘퍼런스’를 조명한다 (1) 2010년 02월 18일(목)

1984년 창립된 TED는 세계를 바꿀 만한 아이디어를 가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물들이 매년 한자리에 모여 각자 18분 동안 강연하는 독창적인 컨퍼런스입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CNN 인터넷판에 소개된 'TED 2010 컨퍼런스'를 수회에 걸쳐 소개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註]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전 세계 연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TED 콘퍼런스’가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개막되어 3박 4일 간의 대장정을 끝마쳤다.

TED는 기술(Technology), 오락(Entertainment), 디자인(Design)의 약자로, 1984년 다수의 공학자, 예술가, 디자이너들이 모여서 시작한 비영리 콘퍼런스다. ‘널리 퍼뜨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를 모토로 한다.

▲ 매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사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으는 TED 콘퍼런스 

TED 콘퍼런스는 연사가 아닌 청중들도 주최측의 선별과정을 거쳐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올해는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 미국 전 부통령인 앨 고어, 영화배우 윌 스미스 등이 객석에 자리했다.

작년에는 트위터를 만든 에반 윌리엄스(Evan Williams), 환경운동 사진작가인 얀-아르튀스 베르트랑(Yann-Arthus Bertrand), 베스트셀러작가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등이 강연을 펼쳤다.

올해의 주제는 ‘지금 세계에 필요한 것(What the World Needs Now)’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가 작년에 이어 연사로 초빙되었다. 이외에도 영화 ‘아바타’로 흥행 신화를 일으킨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 감독 등이 무대에 올랐으며, 영국의 유명요리사이자 사회운동가인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가 ‘올해의 TED상’을 받기도 했다.

▲ '올해의 TED상'을 수상한 영국의 유명요리사이자 사회운동가 제이미 올리버 

핵폐기물 이용하는 ‘원자력 르네상스’ 계획

CNN 인터넷판은 ‘세계적인 에너지 기적이 필요하다(We needs global energy miracles)’라는 기사를 통해 방사능 재활용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담대함(Boldness)’이라는 주제의 제8세션 연사로 무대에 선 빌 게이츠는 예상 밖의 행동 없이 진지하게 강연을 진행했다. 작년 강연에서 “가난한 사람들만 모기에 물려 말라리아로 고생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모기가 든 유리병 뚜껑을 열어 청중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강연 내용은 혁신적이었다.

“앞으로 50년 동안 대통령을 시켜준대도 싫습니다. 제 진짜 소원은 따로 있습니다. 지구를 덥히지도 않고 가격도 절반에 불과한 청정 에너지를 찾아내는 겁니다.”

게이츠는 지구온난화 속도를 늦출 새로운 청정에너지원을 ‘사용후 핵연료(spent nuclear fuel)에서 찾았다. 흔히들 원자력은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고 여긴다. 화석연료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지만,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문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원자로에서 연소된 우라늄 연료봉을 재활용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이른바 ‘방사능 재활용(radioactive recycling)’ 방식이다. 반대하는 과학자들도 많지만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쪽도 적지 않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6일 새로운 방식의 원자로를 건설하는 데 83억 달러의 예산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초의 핵폐기물 재활용 원자력 발전소는 미국 조지아주에 세워질 예정이다.

▲ '방사능 재활용'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빌 게이츠 

현재 대부분의 원자력 발전소는 우라늄 등의 방사성 물질로 핵분열을 일으켜서 전기를 만드는데, 핵폐기물이 부산물로 생겨난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 내에만 초 104기의 원자로가 있으며, 여기서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저장공간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한 과제다. 게이츠가 말하는 방사능 재활용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게이츠는 이미 테라파워(TerraPower)라는 회사에 수천만 달러를 지원 중이라고 밝혔다. 테라파워가 만드는 원자로는 초고속 핵분열을 일으켜서 핵폐기물을 모두 연소시킬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과정이 60년 정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도록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원자로의 과열 등 통제의 어려움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원자력 발전의 르네상스’라 불릴 만하다.

청정 에너지 기술로 기후변화 막는 기적 일으키자

이번 강연에서 게이츠는 “새로운 백신을 만드는 것보다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보건을 위해 힘써오던 그가 갑자기 방향을 바꾼 것이다.

게이츠는 90년대 중반 아내와 함께 빌앤멜린다 재단(Bill & Melinda Foundation)을 설립하고, 저개발 국가의 교육과 보건을 위해 수백억 달러를 기부해왔다. 이러한 행동에 감명받은 세계 2위의 부자 워런 버핏(Warren Buffet) 회장은 전 재산의 85%를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힐 정도였다.

게이츠는 작년 강연에서 말라리아 퇴치에 동참해줄 것을 목청 높여 호소하기도 했고, 지난달에는 개도국 아동들을 위한 백신 개발에 10억 달러를 기부하겠다는 발표를 내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에너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기후변화로 인해 비극이 생기면 극빈층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청정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증상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그 원인을 찾아 없애야 한다는 식이다. 게이츠는 탄소 배출량을 0으로 줄여야 할 시한을 2050년으로 못박으며 “청정 에너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자”고 역설했다. 그는 석탄과 천연가스의 사용량을 줄이고, 원자력, 풍력, 태양광, 태양열, 탄소채집 및 저장 등 5대 기술을 중점적으로 연구하자고 자세한 계획을 밝혔다.

▲ 빌앤멜린다 재단은 지난달 개도국 아동들을 위한 백신 개발에 10억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손쉬운 방법은 없습니다. 시간이 촉박하니 전속력으로 달려서 기적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가 제시한 ‘방사능 재활용’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화력발전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연료 걱정도 없다. 미국이 보관 중인 사용후 핵연료만 재활용해도 미국 전체에 100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돈으로도 큰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청정 에너지 기술에 대한 여러분의 관심과 투자가 기적을 앞당깁니다.”

청중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게이츠는 연단을 내려왔다.

당장의 해결책 아닌 먼 미래의 이야기일 수도

그러나 게이츠의 아이디어에 반기를 드는 입장도 있다. CNN은 ‘빌 게이츠와 원자력 르네상스(Bill Gates and the nuclear Renaissance)’라는 기사를 통해 여러 과학자들의 목소리도 소개했다.

우선, 환경단체인 천연자원 수호위원회(NRDC, 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 소속 원로과학자인 토머스 코크런(Thomas Cochran)은 “가능성이 희박한 허황된 이야기”라고 혹평했다. 지난 60년간 수많은 과학자들이 유사한 연구를 진행했지만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의 아이디어는 수백년이 걸려도 실현될 리 없으니 뜬구름 잡는 소리에 불과하죠.”

그가 제시한 계획의 개발 시한이 너무 더디다는 의견도 있다. 강연에서 게이츠는 앞으로 20년 동안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또 20년 후에는 상용화 준비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원자력 정보청(NIRS, Nuclear Information & Resource Service)의 청장 마이클 매리엇(Michael Mariotte)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지금은 단기간에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시킬 방법이 필수적이니, 방사능 재활용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게 현실입니다.”

게이츠가 제시한 ‘방사능 재활용’ 기술은 아직 성공하지도 못한 것이 사실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부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이유다. 그러나 값싼 청정 에너지원을 확보해서 기후변화를 막고, 또한 개발도상국 저소득층의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계획만큼은 반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게이츠의 아이디어가 정말로 기적을 일으킬지 아니면 꿈으로 끝나 버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동욱 기자 | duim@kofac.or.kr

저작권자 2010.02.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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