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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AIST… 그들은 외쳤다 “꿈꾸고 싶다”고

11일부터 이틀간 휴강 “공부가 손에 잡히겠나”
“서 총장, 사태 본질 외면… 학생들 목소리 경청을”

경향신문 | 윤희일 기자 | 입력 2011.04.10 21:58 | 수정 2011.04.11 11:12

캠퍼스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학생들은 말을 하지도, 웃지도 않았다. 학생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로 가득 차야 할 일요일 오전, 기숙사 거리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10일 오전 10시 대전 유성구 구성동 카이스트(KAIST) 캠퍼스 북쪽 기숙사촌. 학부 학생용 기숙사와 학생회관·학생식당 등이 몰려 있는 이 학교 최고의 '번화가'다. 때마침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를 즐길 여유가 없다.

"봄꽃이 피기 시작했는데도 학생들이 밖에 나오지 않아요. 슬프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내일과 모레는 수업도 안 한다고 하니까 왠지 학교가 그냥 서 버린 느낌이에요."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올 들어 4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개교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카이스트. 지난 8일 오후 열린 서남표 총장(사진)과 학생들의 대화가 '불통'이라는 평가로 귀결됐다. 이 때문에 학교 분위기는 더욱 차갑게 얼어붙어 있다.

특히나 여론수렴과 민심 추스르기의 일환으로 11·12일 휴강이 결정되자 학교기능은 사실상 '멈춤' 상태에 빠졌다.

◇ 카이스트가 멈춰섰다 = "이 분위기에서 공부를 하겠습니까. 그렇다고 연구를 하겠습니까."

"답답해서 한 번 나와봤다"는 한 학생은 간신히 말문을 열면서 최근의 무거운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도서관을 찾는 학생도 부쩍 줄었다. 상당수 학생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표시했다.

"우리 학교가 생긴 지 40년이 다 되도록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하는데 정말로 걱정입니다. 모두들 불안해해요. 학교를 떠나버리고 싶다고 호소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2학년 박모씨(20)는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학교 측도, 카이스트 문제를 멋대로 재단하고 떠들어대는 언론도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하루빨리 대책이 나와서 학교가 정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우리는 '소통'을 원한다 = "총장님 저희는 꿈꾸는 대학생이 되고 싶습니다." "학교의 주인공은 누구입니까."

학생들은 학생식당 앞에 설치된 '총장님께'라는 이름의 게시판에 다양한 글귀를 남겼다. 과격한 문구는 거의 없었다. 다만 10대 후반, 20대 초반 젊은이들의 가슴에서 나온 소박한 꿈이 오롯이 녹아 있다.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소리를 가감 없이 청취해 이를 총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게시판이다.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할 통로가 없어요. 지난 8일 오후 열린 총장과의 대화에서도 학생들의 의견이 제대로 학교 측에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요."

학생들은 서남표 총장이 현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학생은 "학생들이 지나친 경쟁구도에 내몰리면서 힘들어 하고 있는데도 총장은 여전히 '정신적인 자세' 운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는 서 총장과 학교 측의 태도를 비판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학생은 "지금의 사태와 학생들의 신음을 계속 외면한다면 카이스트의 미래는 어둡다"며 "지금이라도 학교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카이스트를 학생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학생은 "자유로운 분위기와 여유로운 생각, 다른 발상, 상상을 자극하는 분위기에서 혁명과 혁신이 이루어져 왔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의 논리처럼 단기적인 이익만을 학생들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서 총장의 사퇴를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한편 학교 측은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는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12일 다시 한 번 총장과의 대화를 열기로 했다.

◇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 학부모 홍모씨(52)는 "학교 측이 이른바 '징벌적 등록금제 폐지' 수준에서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가 한두 가지의 제도에 뿌리를 둔 것이 아닌 만큼 이번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2학년 박모씨(20)는 "카이스트 학생들은 지나치게 경쟁구도로 밀어넣지 않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들의 잠재력과 창의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나서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상당수 카이스트 재학생들이 750만원의 등록금 폭탄을 맞은 가운데 한 동아리는 "2등도 기억합니다. 꼴찌도 사랑합니다"라는 글귀의 게시문을 내걸었다.

한 학생은 "학교 측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근본적인 처방을 내려준다면 우리는 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윤희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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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