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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세미나//인물2011.07.04 00:02

이어령, 경제자본서 문화자본으로 이동하는 시대 살아
 
현인정 기자
 
 

이어령(77) 초대 문화부장관은 28일 "우리는 경제자본이 문화자본으로 이동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문화자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문화재정 확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문화재정 확충을 위한 대토론회'의 기조 강연에서 "자본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으며 특히 문화가 자본이라는 개념으로 다뤄지고 있다. 문화자본의 불평등함이 계급사회를 만들고 결국 불공정한 사회를 만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근대 경제에서는 산업화에 따른 돈이나 물질이 이윤이었지만 이제는 사랑, 존경, 자기만족이 이윤으로 여겨진다"며 "그런데 문화자본을 갖지 못하는 계층이 생기고 문화귀족이 나오면 행복한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그러면서 "문화자본으로 이동하는 상황을 정책의 틀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에서 관련 예산을 증액시키는 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문화재정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도 기준 우리나라 문화 관련 예산은 3조4천500억원으로 전체 재정의 1.12%에 그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 이 전 장관은 "우리 사회에는 1℃ 모자라 끓지 못하는 부문이 많다"며 "이미 99%가 만들어진 분야에 문화부가 1%를 도와주면 끓을 수 있다. 예산을 2%만 늘려줘도 20%를 올려주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은 1차 세계대전 때 신무기인 기관총이 등장했지만 지휘부가 이전 형태의 전투방식인 일렬 대오를 고집했다가 많은 엘리트를 잃었고 결국 국력이 쇠퇴하게 됐다"며 "문화정책이 국가전략 차원에서 필요한 이유로, 빨리 전략을 바꾸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복지에 밀려 문화부 예산이 가장 먼저 깎이곤 하는데 생선을 주는 게 사회복지라면 생선을 잡는 요령을 알려주는 게 문화복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말을 빌려 신체자본, 물적자본, 제도자본 등으로 구성된 문화자본의 3가지 형태를 소개했다.

이 전 장관은 "교양과 어릴 때 본 그림 같은 집안 분위기 등 신체 자본은 수학적으로 계량되지 않는다"며 페이스북의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의 집안을 예로 들었다.
치과의사인 주커버그의 아버지가 의료계의 패러다임을 바꿔 '무통 치료'를 내세운 것을 소개하면서 주커버그는 이런 집안의 교양을 상속받았다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사람들은 페이스북만 부러워할 뿐 주커버그가 집안에서 어떤 문화자본을 물려받았는지 주목하지 않는다"며 "사회가 세 살까지만이라도 어린이의 지식, 교양 등을 배려한다면 더욱 정의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토론회 인사말에서 "내년 예산을 편성하는 데 있어서 문화예술인이 공감대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문화는 사회통합적, 외교적, 교육적, 문화복지, 경제 등 다양한 가치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정부의 문화콘텐츠 산업 예산은 4천8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0.16%에 불과하지만 한국은 세계 콘텐츠 산업에서 2.2% 규모로 9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조금만 더 뒷받침하면 5위로 끌어올릴 수 있는데 이는 문화재정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기사입력: 2011/07/02 [18:15]  최종편집: ⓒ ntimes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칼럼, 인터뷰2010.04.14 05:53

 

2010.04.14 01:18 입력 / 2010.04.14 03:36 수정

문명 주고받은 한·일 “고대 한국서 전해 받은 쇠, 포철의 용광로로 은혜 갚아”
그늘진 역사 극복 조건은 “진정한 반성과 실천, 그리고 진정한 용서와 화해”


한국과 일본의 정치·경제·문화계를 대표하는 6명의 지상 좌담회는 크게 7개 주제로 구분된다. 한·일의 고대 교류사, 과거 100년 평가와 향후 100년 발전 방안, 항구적 우호 방안, 경제 공생 방안, 동북아 외교 대응 방안, 동아시아공동체, 양국이 공동 추진해볼 프로젝트 등이다. 6명은 대부분 모든 분야에 대해 발언했지만, 각자의 전문 분야에 따라선 내용이나 양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이들은 한·일 고대사에 대한 새로운 학설을 제기하거나 오랜 교류 역사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한·일 강제병합에 대해 ‘잘못된 일’이라는 의견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이 공동 번영하기 위해선 여러 분야에서 정부·민간 차원의 끈끈한 교류를 확대하는 ‘공생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다양한 새 비전을 제시했다.

좌담회를 공동 게재한 4월 14일자 니혼게이자이.
1 고대부터 쌓아온 한·일 교류사

-한국과 일본은 고대부터 다양한 교류를 해 왔다.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현재의 사회문화를 형성해 왔다고 생각하는가.

우메하라 다케시=중국의 선진문화는 한국을 경유해 일본에 들어왔다. 나는 이달 『이즈모(出雲 : 현재 시마네현) 왕조~매장된 왕조』라는 책을 출간하는데, 이즈모 왕조의 창립자는 한국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일본서기』에 많은 문서가 있는데 그중 3개의 문서는 ‘한국계’라고 파악하고 있다. 이것은 새로운 생각이다. 야요이(彌生: BC 200~AD 300) 시대에는 일본해(동해의 일본 측 표현) 측이 일본의 중심부였다. 따라서 에치노쿠니(越の國), 지금의 니가타(新潟)현에서 옮겨 온 나라가 이즈모를 지배하고 있었지만, 한국에서 온 ‘스사노오(일본 신화의 인물)’가 이즈모를 에치노쿠니의 지배로부터 독립시켰다. 이즈모 왕조의 창립자는 한국계라고 생각한다. 그 증거로 이즈모 왕조의 유적에서 동탁(銅鐸)이 나왔다. 야마토(大和) 왕조의 거울을 대체하는 것이다. 동탁의 기원은 한국의 귀족들이 쌍두마차에 붙이고 다니던 방울이다. (신화에 나오는) ‘스사노오’가 한국으로부터 건너왔다고 하는 설은 점점 유력해지고 있다. 새로운 일·한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을 다시 재조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대 일본에 한국은 문명국이었고, 여러 문화를 알려준 은인이었다.

박태준=고대 한국은 일본에 문명을 전수했다. 포스코가 있는 영일만 마을에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신라시대 ‘연오랑 세오녀’(延烏郞 細烏女)라는 부부의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이 부부가 일본에 ‘해와 달’(빛)을 건네주고 왕과 왕비로 추대됐다는 이야기다. ‘빛’은 문명을 뜻한다. 1973년 영일만에는 일본의 협력으로 새로운 ‘빛’이 탄생했다. 용광로의 빛, 즉 포항제철이었다. 영일만을 배경으로 양국 간에 주고받은 ‘빛’의 이야기는 양국 관계의 미래를 비추는 등불로 삼아도 좋다. 한·일 간에는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란 아픈 역사도 있었지만, 서로 도우면서 발전한 시기도 많았다.

미무라 아키오=일·한 관계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지식을 흘려보낸 것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 우월했을 때가 있었고, 자연스럽게 문화·기술 등이 흘러가는 관계였다. 철의 경우 4~6세기께 백제에서 후쿠오카(福岡), 신라에서 이즈모(出雲), 고구려에서 쓰루가(敦賀: 현 후쿠이현 부근)로 ‘다타라 제철’이 전수됐다. 사철(砂鐵)을 사용해 목탄을 넣고 만드는 기술이다. 역으로 1968년에는 한국에 포항제철이 세워졌을 때 일본의 야하타(八幡)제철, 후지(孵뵨)제철, 일본강관 등 3개 회사가 적극 도왔다. 일본이 은혜를 갚은 것이다. 야하타와 후지는 합병돼 신일본제철이 됐다.

이어령=종교·문화 면에서는 유(儒)·불(佛)·선(仙)이 융합하고 조화를 이루며 서로 깊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군사·경제 면에서는 한국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협공을 받아왔지만, 도리어 강력한 민족의식과 생존의 지혜, 강인함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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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과거 100년 그리고 미래 100년

- 과거 100년의 한·일 역사를 어떻게 보는가. 앞으로 100년 동안 양국은 어떤 관계를 구축해 가야 하는가.

박태준=1965년 국교 수립 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양국 정부는 전반적으로 윈-윈 해법으로 풀어왔다. 그러나 아직도 유감스러운 현실이 상존한다. 한국은 일본에 대해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민족감정으로는 멀다고 생각한다. ‘친(親)’자는 매우 좋은 말이지만, 한국인에게 ‘친일(親日)’은 ‘반민족적’이란 뜻이 된다. 한국인에게 ‘친일’의 ‘친’이 ‘사이 좋다’라는 본래의 뜻을 회복할 때 ‘절친한 친구관계’가 된다. 1차적 관건은 과거의 진실을 직시하는 일본의 역사 인식과 역사 교육에 달려 있다.

나카소네 야스히로=일본인은 한국 병합이라고 하는 제국주의 시대의 결과에 대해 깊게 반성하는 동시에 일본의 장래에 대한 큰 교훈으로서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양국은 근린 우방으로서 상호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양국 정부와 국민이 상호 존경과 협력을 통해 공존·공영하고, 새로운 아시아를 구축해 가는 원동력이 돼야 한다. 한국 측이 천황의 방문을 희망하는 데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가능하면 빨리 실현되길 희망한다. 다만 이를 위해선 양국 국민과 정부가 여러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우메하라 다케시=일본은 한일병합에 대해 정말 반성해야 한다. 창씨개명을 강요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한국 출병도 터무니없지만, 일본이 근대에 한국·중국을 침략한 것은 유럽이 아랍을 침략한 것보다 더 악질적이었다. 한국이 독립하고 평등한 관계가 됐지만, 역시 한·일 병합의 원한은 남아 있다. 일본은 먼저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올해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천황이 방한하는 것도 적합할 것 같다. 천황은 아시아 우호를 중시하고, 전쟁에 대해 매우 반성하고 있다. 한국에서 정중하게 맞이해 준다면 방한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시기가 문제다.

이어령=일본에도 정한론에 반대한 가쓰 가이슈(勝海舟), 한일병합에 반대하며 할복자살을 한 요코야마 야스다케(橫山安武) 같은 지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까지 주목 받지 못했던 ‘작은 소리’의 역사가 앞으로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갈 것이다.

미무라 아키오=신일본제철은 포스코와 경쟁관계지만 서로 도움이 되는 일은 최대한 협력한다. 그 결과 제조기술이나 비용절감에서 큰 효과를 얻고 있다. 전략적 상호 관계를 확립하기 위해 상호 지분 보유도 하고 있다. 문화 교류도 시작했다. 민간 교류 없이 정부만의 교류는 잘 되지 않는다. 정상들도 셔틀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 문제 해결 안전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3 역사교과서와 독도문제

-한·일 관계는 평소에는 원만하다가도 역사교과서, 독도 문제 등이 발생하면 곧바로 악화된다. 이런 현상에서 벗어나 항구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만들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공로명=한·일 관계의 부침이 심한 직접적 원인은 역사 인식 문제다. 일본의 공식 입장은 줄곧 과거사를 사죄한다는 것이었지만, 한국 국민의 감정을 자극하는 일들이 있었다. 일본이 올해 역사를 직시하고 총괄하는 국회 결의를 하면 역사 청산에 의미가 크다. 1995년 종전 50년 때는 참의원의 반대로 인해 내각 총리대신인 무라야마(村山) 담화로 종결됐다. 내년은 새로운 100년이 시작되는 해이므로 천황의 내년 방한은 새로운 한·일 관계 정립의 징표가 될 수 있다.

이어령=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대형 공동 프로그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경쟁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벌써 ‘BESETO’라고 하여 베이징-서울-도쿄를 연결하는 문화 프로그램이 많다. 사회복지 관계에서도 사회문화가 비슷한 아시아인들의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공동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카소네 야스히로=문화적으로 깊은 상호 관계를 쌓고, 우방으로서 새로운 세계와 시대로 발전시켜 나가는 상호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4 한·일 경제 공생모델은

-한·일 양국의 경제관계를 보면 경쟁이 많아지면서도 상호 의존적인 관계도 심화되고 있다. 양국 경제가 공동 번영하는 데 바람직한 공생 모델은 무엇인가. 한·일, 한·중·일, 동아시아 광역 자유무역협정(FTA)의 필요성은.

박태준=포스코는 한·일 경제협력의 상징이다. 당시 신일본제철의 이나야마 요시히로(稻山嘉寬·1987년 작고) 회장과는 제철소 기술을 원조받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인간적인 우정을 쌓았다. 그것이 대단한 일이었다. 포스코는 미국이나 독일에서도 기술을 받고 있었지만 역시 일본에서 빠르게 도입했다. 동양적인 인간 관계를 맺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일 관계에서도 이같이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도 서로 진정으로 돕는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가는 사람은 뒤에 따라오는 사람을 도우면서 자신은 계속 발전해 가야 한다. 나도 중국에서 ‘광양 제철소를 보여 달라’며 다섯 차례나 최고위급 인사가 왔기에 보여줬다. 현 단계에서는 한·중·일 3국이 FTA를 타결하고 문화적·지적 교류를 더 체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미무라 아키오=경제분야에서 경쟁하는 건 당연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상대가 하고 있는 훌륭한 것은 흉내내자’라고 하는 것이 진정한 경쟁관계다. 한국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고, 산업이 크게 변했다. 지금 한국의 시장 규모는 일본에 비해 매우 작지만 철강, 자동차, 전력, 휴대전화, 전기전자 등의 업체당 국내시장은 한국이 일본보다 크다. 여기에다 해외로 적극 진출하고 있다. 또 세계의 경제위기 등에도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본은 이를 배워야 한다.

공로명=구조적인 결함을 보여주는 게 무역에서의 일방적인 수입 초과다. 주로 일본으로부터의 중간재, 소재 수입이 많기 때문이다. 수년간 누적된 부품산업의 문제다. 이명박 정부 들어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단지를 만들고 투자 유치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잘 안 된다. 이런 것을 극복하기 위해 한·일 FTA를 체결하자는 것이다.

이어령=한·중·일 3국 관계가 선형이나 피라미드 구조가 아니라 동그랗게 원을 그리는 순환구도를 만들어 가위바위보와 같은 균형을 이뤘으면 한다. 3국이 디지털미디어 분야의 콘텐트 산업 자원을 공동 개발하면 아시아 문화를 세계에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만들었나
양국 원로에게 공동 질문서 보내 답변 들은 뒤 대담 형식으로 정리


중앙일보와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협의해 한국과 일본의 국가 원로급 인사를 각각 3명씩 선정한 후 승낙을 받았다. 이들이 동시에 모여서 좌담회를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감안해 두 회사가 공동으로 질문서를 만들어 이들에게 보냈다. 그러곤 지난 2~3월 서울과 도쿄에서 두 회사의 기자와 특파원들이 함께 한 명씩 찾아가 대담 형식으로 답변을 들은 후 정리했다. 대담은 경어로 진행됐으나 지면 제작상 평어로 썼다.

→ 이어집니다 5~7

[특별취재팀]

중앙일보 : 서울=오대영·배영대·예영준 기자, 도쿄=김현기 특파원
사진=안성식·변선구·강정현 기자 dayyoung@joongang.co.kr
니혼게이자이 신문 : 도쿄=고토 야스히로(後藤康浩) 편집위원, 이와키 사토시(岩城聰) 아시아부 기자
사진=슈토 다쓰히로(首藤達廣)후지사와 다쿠야(藤澤卓也) 기자
서울=야마구치 마사노리(山口眞典)·오지마 시마오(尾島島雄)·시마야 히데아키(島谷英明) 특파원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칼럼, 인터뷰2010.04.14 05:40

 

2010.04.14 01:44 입력 / 2010.04.14 03:43 수정

“새 아시아시대 함께 열자”

→ 이어집니다 1~4

5 북한과 동북아 안보

-북핵 등 동북 아시아 안전보장 문제를 위해 양국이 협력해서 할 일은 무엇이고, 중국과는 어떤 관계를 구축해야 하는가.

1965년 12월 박정희 대통령이 한·일 기본조약 비준서에 서명하고 있다.
공로명=한·일 관계는 군사동맹은 어렵겠지만, 준동맹적 관계를 맺고 굳건히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북핵 문제로 가장 위협을 받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이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두 나라는 같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그래서 한·일 준동맹과 미국과의 동맹이 필요하다. 물론 중국을 적대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도 협력하고 공존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있을 수 있는 위기를 헤징하는 시스템은 갖춰야 한다.

이어령=북한에는 강력한 후방인 중국이 있다. 한·일은 그에 상응하는 파워가 부족하다. 미국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됐다. 한·일 관계를 새 차원에서 공고히 하고, 중국과의 파워 밸런스를 조정해야 한다. 패권다툼은 모두를 불행하게 한다. 중국의 중화주의도, 일본의 대동아주의도 새로운 아시아 시대에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데 한반도 역할이 중요하다.

나카소네 야스히로=근린 우방으로서 상호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건 당연한 숙명이다. 이를 위해 상호존중과 협력의 열매를 맺는 방안을 양국 정부와 국민이 실현해 나가야 한다. 일본, 한국, 중국의 3국 간 협력관계도 필수적이다. 북한도 점차 6자회담에 협력하는 형태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 한국, 중국이 이 문제를 밀도 있게 추진해야 한다.

박태준=한국, 일본, 중국은 평화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3국이 서로 신뢰를 회복해 동북아 미래 비전을 실현해야 한다. 그러나 3국은 사소한 문제도 쉽게 거대한 문제로 증폭시키는 과거사를 공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 한국과 중국이 매우 민감하다. 이를 감안하면 3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이른 시간 안에 대화를 통해 마찰을 조정하는 ‘한·일·중 안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우메하라 다케시=일본과 한국이 ‘세 나라는 대등한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한다. 한국은 일본을 이용하고, 일본은 한국을 이용하지 않으면 중국의 대국주의를 좀처럼 피할 수 없다. 대국주의는 중국의 오랜 역사다. 한·중·일이 협력하면 유럽연합(EU)보다 강한 나라가 된다. 이를 위해선 일본이 철저하게 침략을 반성해야 한다. 중국은 대국사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 문화의 본질은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많은 침략을 받아 생긴 ‘한(恨)’인데, 이를 청산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다음은 ‘아시아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미무라 아키오=어떤 가정 아래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적대적이 돼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군사적으로도 그렇지만, 왜 일·한 경제동반자협정(EPA)이 진척되지 않는 것인가. 여러 의미에서 경제구조는 밑바닥 구조를 튼튼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6 동아시아 공동체는 가능한가

-동아시아 공동체는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2002년 5월 31일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한·일 공동 월드컵 개막식이 열렸다. 양국이 사상 처음 국가적 행사로 공동 개최한 이 월드컵의 성공은 양국 관계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중앙포토]
이어령=문화 공동체부터 먼저 만들어볼 수 있다. 근대화 과정에서 상실한 아시아의 동질적 문화를 함께 연구하고, 미래지향적인 문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야 한다. ‘아시아 문화 유산’을 공동 관리·보존하는 정책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우메하라 다케시=금세 가능하지는 않겠지만 그런 이상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일본은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때부터 ‘탈아입구(脫亞入歐)’가 계속돼 왔지만 그런 시대는 이제 끝났다. ‘탈아입구’에는 한국·중국을 모멸하고 있는 면이 있다. 일본이 유럽 등과 친선관계를 가지면서도 아시아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일본은 아시아의 일원이 안 되고 공동체도 못할 것이다.

박태준=21세기 동북아의 현명한 선택은 구시대의 유물인 패권경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경제·문화·지식·기술 교류는 분쟁을 예방하고, 국가 간 관계를 윈윈의 방향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다. 공동 번영과 평화를 위해 한·중·일은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일류 문명국가로 매진해야 한다. 이를 위한 우선 조건은 불행한 과거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실천, 진정한 용서와 화해다.

나카소네 야스히로=먼 미래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 공통의 이상과 이념을 나눠 갖는 것은 매우 귀중한 일이다. 동아시아 공동체 실현을 위해선 양국의 지식인들이 공동체 구상과 구축 로드맵을 검토하는 게 중요하다. 동시에 공통의 목표와 가치관이 국민 사이에 스며들게 해야 한다.

공로명=지금 우리가 다 같이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미 그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 EU처럼 외교·안보 정책을 단일화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집단안보 체제를 만들어가는 비전은 있다. 바로 6자회담이다.

미무라 아키오=아시아는 유럽과 달리 종교, 역사, 생각하는 방식이 서로 다른 나라들의 집합체다. 따라서 유럽처럼 구속적인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은 무리다. 대신 경제 제휴와 같은 자유도가 높은 방식이 바람직하다.

7 G20·APEC … 공동 프로젝트 가능성

-한·일은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와 요코하마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한·일 양국 협력을 위해 두 회의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또 2002년 공동 월드컵 개최처럼 한·일 양국이 함께 추진해 볼 가치가 있는 프로젝트는.

박태준=민족주의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지금은 분단 상태니까 ‘민족’을 붙잡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한민족 혼자서 할 수는 없다. 우리는 거대한 중국과 통하고 바다에도 나갈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한·일 터널을 파보자. 그러면 도쿄에서 차를 타고 런던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 누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문을 열자. 문을 닫고 있으니까 발전이 안 되지 않으냐’고 말하면 좋겠다. 터널을 만들면 일본이 한반도를 침략하기 쉽게 해 주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일본이 침략을 하느냐. 반도국가인 로마가 대륙과 해양으로 모두 뻗어나간 것을 생각해 보라. 한국도 로마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공로명=원칙적으로 한·일 해저터널 건설에는 찬성이다. 굉장히 전략적 의미가 있다. 앞으로 북한만 통과하면 유럽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실크로드다. 국제무대에서의 공동 프로젝트나 협력은 많을수록 좋다. APEC과 G20의 회원국이 상당부분 겹친다. 관계당국이 조율을 잘해야 회의가 성공한다.

이어령=일본은 선진국, 중국은 중진국, 한국은 선진-중진의 중간을 잇는 역할 분담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스포츠의 경우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나카소네 야스히로=정치적 결합의 강화를 통해 문화나 경제 면에서도 제휴·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는 정치적 우호 및 제휴 관계의 기반 위에서 그걸 실현할 수 있는 청사진을 3국이 만들어갈 단계에 접어들었다.

[특별취재팀]

중앙일보 : 서울=오대영·배영대·예영준 기자, 도쿄=김현기 특파원
사진=안성식·변선구·강정현 기자 dayyoung@joongang.co.kr
니혼게이자이 신문 : 도쿄=고토 야스히로(後藤康浩) 편집위원, 이와키 사토시(岩城聰) 아시아부 기자
사진=슈토 다쓰히로(首藤達廣)후지사와 다쿠야(藤澤卓也) 기자
서울=야마구치 마사노리(山口眞典)·오지마 시마오(尾島島雄)·시마야 히데아키(島谷英明) 특파원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뉴스/세미나/2010.03.01 17:48

아우내 장터의 망국세대 밴쿠버의 쾌속세대 대한민국 100년의 드라마 [중앙일보]

2010.03.01 02:34 입력 / 2010.03.01 07:45 수정

오늘이 삼일절만 아니었더라도, 올해가 한·일 강제합병 100주년이 되는 해만 아니었더라도, 그냥 너희들을 향해 박수 치고 웃고 울며 이 감동의 순간들을 함께 맞이했을 것이다.

하지만 금메달을 걸고 시상대에 오른 너희들의 자랑스러운 모습 위로 어쩔 수 없이 떠오른 것은 김연아보다도 어린 열여덟 나이로 세상을 떠난 유관순 소녀의 얼굴이다. 밴쿠버에서 들려오는 승리의 함성과 아우내 장터에서 독립을 절규하는 만세 소리가 함께 메아리치는 곳에 우리가 있다.

나라 잃은 시대에 태어난 젊은이들은 차갑고 위태로운 역사의 빙판 위에서 독립운동을 했다. 그리고 지금 88 서울 올림픽 때 태어난 너희들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계의 빙판 위에서 올림픽 경기의 운동을 즐긴다. 같은 젊음이요 같은 운동인데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가. 독립운동을 한 유관순의 피와 피겨 스케이팅 운동을 한 김연아의 땀을 비교하자는 것이 아니다. 나라 잃은 유관순이 오늘의 대한민국에 탄생한다면 김연아가 되었을 것이고, 대한민국의 김연아가 100년 전 망국의 땅에 태어났더라면 유관순의 이름으로 기억되었을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삼일운동의 영웅들이 있었기에 오늘 밴쿠버의 영웅이 있다는 것을 너희들은 안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조국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그렇다. 나라라고 하는 것은 분명 추우면 주워 입고 더우면 벗어 던지는 그런 옷가지(衣裳)가 아니다. 그것은 피부와도 같은 것이어서 어디를 가나 몸처럼 따라다닌다.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겨울올림픽은 기후와 그 경제조건으로 북방에 몰려 있는 유럽 선진국의 독무대였다. 그런데 오늘 너희들이 금메달을 따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은 개인의 기량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너희들 나라가 독립해 있었기에, 서구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 만큼 발전했기에 가능했다.

너희들이 5000m와 아시아 선수들이 넘을 수 없다던 1만m 스피드 종목의 벽을 넘어 금메달을 움켜쥘 때 나는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에서 ‘벽을 넘어서’의 대본을 만들던 일을 상기했다. 20년 뒤 너희들이 정말 벽을 넘어 세계의 한복판에 설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김연아를 보라. 피겨 스케이팅의 피겨란 그림(圖形)을 뜻하는 말이다. 영국 귀족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빙판 위에 하트 모양이나 글자들을 그리며 즐기던 운동이었다. 김연아가 세계의 빙판 위에 그린 꿈과 메시지도 ‘벽을 넘어서’였다. 김연아가 세운 세계 신기록을 남자의 채점 방식으로 옮기면 168.00점. 남자 피겨 우승자인 라이사첵의 167.37점을 넘어서는 득점이다. 피겨 여왕이 아니라 피겨 제왕이라고 불러야 옳다.

또 김연아는 라이벌 일본의 벽을 넘는 드라마를 보여주었다. 스포츠는 그냥 스포츠로 즐겨야 한다. 그러나 우연히도 강제합병 100주년이 되는 해에 김연아는 그녀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를 시원하게 이겼다. 데뷔할 무렵 연아는 주니어전에서도 시니어전에서도 패배를 당하고 일기장에 “왜 하필 나와 같은 시대에 태어났는가”라며 마오를 원망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어느 여자 선수도 기록하지 못한 3.5회전의 트리플 악셀을 연속 성공시킨 마오를 20점 차로 꺾은 것은 한국인다운 끈기였다. 쇼트에서는 007 본드 걸의 하드와 다이내믹한 힘을 보여주고, 프리에서는 경쾌하고 청초한 매력으로 조화를 이룬 한국인 특유의 ‘신바람’과 ‘끼’가 일본의 가다(型=틀)를 압도한 것이다.

셋째로 김연아는 한국 문화의 벽마저 뛰어넘어 글로벌한 새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상대에서 흘리는 눈물은 이미 보릿고개에 자란 선수들이 흘렸던 한의 눈물이 아니었다. 식민지인의 그늘이나 열등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김연아의 성공 뒤에는 그녀의 가족만이 아니라 코치를 비롯한 외국인 스태프의 드림팀이 있었음을 간과할 수 없다.

너희들은 물질적 풍요를 위한 ‘산업화의 경제원리’와 평등을 추구해 온 ‘민주화의 정치원리’ 사이에서 자라난 아이들이다. 이제는 이 두 벽마저 넘어 사랑과 소통을 추구하는 ‘생명화의 문화원리’를 창조해 내게 될 것이다.

밴쿠버의 젊은이들아. 너희들 때문에 처음으로 지역차별의 분열도 좌우의 이념대결도 그리고 여야의 갈등도 없이 대한민국은 하나가 되어 모처럼 함께 웃고 함께 울었다. 고맙구나. 장하구나.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칼럼, 인터뷰2010.02.23 12:12

이어령아이폰ㆍ아바타는 생명주의

 

 

 

 

 

동아

 

 

2010-02-23 09:00

2010-02-23 10:07

 

 



이어령. 동아일보 자료사진

상류층 결혼정보회

 

 이어령. 동아일보 자료사진

 

"아이폰과 아바타는 기술 혁명이 아니라 콘텐츠 혁명이다."

이어령 이화학술원 석좌교수(전 문화부 장관) 2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한국선진화포럼 주최로 열린 조찬
강연에서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미국 애플사의 스마트폰 `아이폰'과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아이폰은 도구가 아니라
손가락으로 만져 작동시키는 원리로, 석기 시대 인간도 쓰기 쉬운 체계를 갖고 있다" "기계와 내가 생명으로 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아바타를 보고 3차원 영상 기술에 현혹될 게 아니라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아이폰과 아바타는 기술 혁명이라기보다는 콘텐츠 혁명"이라고 말했다.

 

그는특히 영화 아바타에서 인간이 희귀 광물을 차지하기 위해 나비족의 터전을 파괴하는 것을 두고 "끊임없이 만들고 낭비하고 버리는 산업ㆍ금융 자본주의를 버리고 자연과 교감하는 생명 자본주의로 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는 수십 ㎏의 몸뚱이를 옮기려고 1톤이 넘는 쇳덩이를 굴리는 어리석은 기술이지만,
바퀴벌레는 일체의 배설물 없이 몸 안에서 모든 것을 재사용한다" "기계기술과 정보지식기술을 바이오미미크리(생체모방) 생명기술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교수는 최근 세종시 해법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 "`수도'라고 하더니 `행정복합도시'라고 하다가 이제는 `자족도시'라고 한다" "생명 자본주의에 따르면 (이익 여부를) 머리로 따지는 사람은 극소수다. 언어에 얼을 집어넣어 감정의 움직임(감동)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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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