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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 그도 인간이더라…눈물의 '비상'

뉴시스 | 이재훈 | 입력 2011.06.26 01:47 | 수정 2011.06.26 02:04 |

【서울=뉴시스】이재훈의 '문화, 업자와 소비자 사이'

"콘서트를 통해 '임재범도 인간이더라'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한국의 마이클 볼턴'으로 불리며 국내 최고의 가창력을 가진 가수로 손꼽히는 가수 임재범(48)의 새 콘서트는 노래만 중심이 아니었다.

임재범이 25일 밤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펼친 '2011 임재범 콘서트-다시 깨어난 거인'은 '가수 임재범'의 진가와 함께 '인간 임재범'의 진면모도 확인한 순간이었다.

당초 러닝타임이 2시간30분 정도 예상된 공연이었으나 3시간에 육박했다. 임재범이 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호흡하며 콘서트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임재범은 "졸지에 '나는 가수다'에 나간 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게 됐다"며 "미디어의 힘을 알게 됐다"고 운을 뗐다. '야인(野人)'으로 불리며 기인 취급을 받기도 했던 그는 "사고 뭉치였다"고 풍운아 기질을 보였던 자신의 과거사를 인정했다. "방송 펑크 내는 게 취미였고 사람 팬다는 소문에도 휩싸였다. 패긴 팼는데 나를 팼다. 그리고 자살 시도까지 했었다"며 "이런 큰 영광을 받는 것이 적응이 안 된다"고 털어놓았다.

인기가 많아져 평소 좋아하던 딸 지수(10)와 어린이대공원 가는 게 힘들 정도다. "손에 깁스를 하고 맹장을 수술한 뒤에도 사인을 해달라고 할 정도로 팬들이 늘어났다"며 "환자는 병원으로 보내달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지난 5월16일 맹장수술을 받은 임재범은 "병원에서 4개월 동안 노래를 하지 말라고 했다"면서도 "콘서트는 이미 팬들과 한 약속이니 사생결단을 내서라도 노래할 것"이라고 말해 팬들의 환호를 샀다. "노래하는 게 업이다. 업장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래하겠다."

각종 종교를 마스터했다고 소문난 임재범은 "10년 전 중이 됐는데 지금은 기독교인이다. 하나님을 섬기는 중"이라며 "너무 종교에 대해서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틀스의 노래 '렛 잇 비'의 뜻처럼 그냥 내버려두는, 내려놓음이 필요한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생전 처음으로 축가를 부르기도 했다. "한번도 결혼식 축가를 부른 적이 없다"고 밝힌 임재범은 결혼을 앞둔 커플들을 자리에서 일으켜 세워 자신의 2집 수록곡인 '최선의 고백'을 들려주는 로맨틱함도 선사했다.

MBC TV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의 신정수(41) PD, 가수 이정(30) 등 콘서트장을 찾은 친한 지인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친근함도 표시했다.

무엇보다 재치가 넘치는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예전에 대중 앞에 나서길 꺼리던 그의 잔영은 비치지 않았다. 연신 말장난을 하고 농담을 건네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심지어 탤런트 이덕화(59), 개그맨 이주일(1940~2002), 할리우드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68), 영화배우 이대근(69) 흉내를 내며 팬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팬들에게 끊임없이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팬들은 콘서트에서 인간 임재범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특유의 탁하면서도 귀에 훅 감기는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들의 잔향도 진했다.

제5호 태풍 '메아리'가 흩뿌린 강렬한 빗줄기도 그의 노래에 대한 열기까지는 식히지 못했다. 자신의 상징과 다름 없는 '호랑이' 가운을 입고 등장한 임재범은 맹장수술로 인해 '나는 가수다'에 하차했음에도 거침이 없었다. 20여명의 세션과 역시 20여명의 합창단이 공연의 규모를 키웠다.

자신을 새삼 주목 받게 만든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남진(62)의 '빈잔'으로 포문을 열었다. '나는 가수다'에서도 코러스걸로 활약한 뮤지컬배우 겸 가수 차지연(29)이 이번에도 임재범과 함께 무대에 섰다. 이후 KBS 2TV '추노' OST '낙인', 힙합그룹 '소울 다이브'와 함께 꾸민 '주먹이 운다'를 연달아 들려줬다. 1만1000명의 팬들은 초반부터 환호작약했다. 차지연과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듀엣하고 미국의 컨트리 록밴드 '이글스'의 '데스페라도'를 들려주기도 했다.

임재범과 같은 매니지먼트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 소속인 가수 알리(27)가 게스트로 나섰다. 임재범의 '너를 위해'의 후렴을 색다르게 들려준 그녀는 '365일' 등 자신의 히트곡을 선사하며 가창력을 뽐냈다.

임재범과 평소 절친한 인디 록밴드 '디아블로'는 임재범과 함께 무대에 섰다. '크게 라디오를 켜고' 등을 들려준 이 무대에서 임재범은 예전 활약한 록밴드 '시나위', '아시아나' 시절의 카리스마를 다시 드러냈다. 임재범은 상의까지 탈의, 등에 새긴 날개 모양의 문신을 그대로 드러내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마지막으로 2집 타이틀곡 '비상'과 1998년 3집 타이틀곡 '고해',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윤복희(65)의 '여러분', 2000년 4집 타이틀곡 '너를 위해'를 잇따라 들려주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사전에 100만원짜리 암표가 나돈다는 소문에 휩싸였던 이번 공연은 그 기대만큼 뜨거웠다. 콘서트 티켓을 단독 판매한 인터파크의 예매자 정보에 따르면, 30대가 39.7%, 40대가 40.1%였다. 30~40대는 '왕의 귀환'을 TV가 아닌 라이브로 목도할 수 있다는 기쁨에 내내 열광했다. 다만, 공연 타이틀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4집 수록곡 '거인의 잠'을 부르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그러나 이날 노래 중 대목은 '비상'이었다. 돌출된 무대 중앙이 공중에 뜨면서 임재범은 노래의 절정에서 말 그대로 비상을 했다. "이젠 세상에 나갈 수 있어. 당당히 내 꿈들을 보여줄 거야.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다시 새롭게 시작할거야. 더 이상 아무것도 피하지 않아. 이 세상 견뎌낼 그 힘이 돼줄 거야 힘겨웠던 방황은~♪♬" 이 노랫말은 지금의 임재범 그대로였다. '비상'을 부른 뒤 임재범은 뜨거운 눈물을 훔쳐냈다.

한편, 이번 서울 콘서트는 26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열린다. 이후 광주(7월2일), 청주(7월8일), 대구(7월16일), 수원(7월30일) 등지로 전국투어를 이어간다.

문화부 기자 realpaper7@newsis.com

<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영상] 임재범 무반주 애국가 감동···"가슴이 뜨거워져"

[중앙일보] 입력 2011.06.19 17:31수정 2011.06.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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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임재범의 무반주 애국가가 상암벌에 울려퍼졌다.

19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 지역 2차예선인 한국 대 요르단 축구 경기가 펼쳐졌다.

이 경기에 앞서 임재범은 블랙 수트 차림으로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단상에 오른 임재범이 애국가를 부르자 주위는 조용해졌다. 무반주였다. 그만의 특유한 창법이 담긴 목소리만 울렸다. 애국가가 끝난 뒤 관객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임재범 애국가'라는 검색어가 상위에 올랐다. 인터넷 게시판 및 트위터 등에도 이와 관련된 내용의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한 네티즌은 "임재범 목소리로 무반주 애국가라니…소름이 끼쳤다"며 "TV로 보는데도 이렇게 울컥한데 현장에서 본 사람들은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글을 남겼다. 또 "역시 임재범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지금까지 들어왔던 그 어떤 애국가보다 가슴이 뜨거웠다"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상징인 호랑이와 임재범의 호랑이 창법이 잘 어우러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유혜은 기자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박재덕의 다시보기]임재범 가수님, 이 감동을 '어찌합니까'

조이뉴스24|
입력 2011.05.02 14:54
|수정 2011.05.02 17:36
< 조이뉴스24 >

[박재덕기자] 가수 교체 등 새단장 후 1일 방송이 재개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주인공은 단연 임재범이었다.

압도적이었다. 명불허전이었다. 차원이 달랐다. 범접할 수 없는 경지였다.

이번 에피소드의 부제는 이렇게 따로 뽑으면 어떨까. '임재범, 우리들의 전설-님은 가수님이다'로. 김형석 작곡가가 방송에서 말했듯 가히 '나만 가수다' 급이었던 임재범의 포효, 혹은 읊조림, 혹은 혼신의 절규에 우리는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맛봤다.

우리는 그와 함께 은밀한 여행을 떠났다. 우리의 과거와 조우했고, 우리의 이별을 떠올렸고, 우리의 '사랑'과 '전쟁'과 '그대'가 우리 곁을 휘몰아치듯 쉴 새 없이 스쳐지나갔다. 그건, 임재범이 인도한 마술 같은 여행이었다. 그건 당대의 가수들만이 이끌 수 있는 황홀한 여행이었다.

우리는 그의 노래에 따라 물결 쳤고, 몸서리 쳤고, 하염없이 눈물 흘렸다. 그의 노래는 거침없이 우리 심장을 쳤다. 가슴을 때렸고, 감성을 깨웠다. 사랑과 이별, 회한까지 한바탕 거대한 토네이도를 안겨주었다. 임재범은 역시 레전드였다.

노래 시작 전 '너를 위해 떠날 거야'란 애틋한 가사에 대한 속살 같은 사연을 살짝 공개한 이 전설의 가수님은 노래 내내 우리들의 단전과 가슴에 뜨거운 공명을 주었고, 눈에서 눈물을 빼냈다. 우리네 잘난 머리는 진공 상태로 비워져만 갔다.

또 한 명의 위대한 레전드인 전인권은 언젠가 이렇게 말했었다. 요즘 가수들은 귀만 간지럽히고 가슴을 치지 않는다고.

넘쳐나는 보컬 트레이너들에게서 이론과 기교를 너무나 정교하게 잘 배운 탓일까. 마치 자로 잰 듯한 천편일률적인 보컬 톤과 보컬 컬러, 이젠 너무나 뻔하고 식상해진 기교로 무장한 보컬리스트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 청중들은 역으로 보다 원초적이고 본능과 감정에 충실한 가수가 주는 진정성을 갈구하게 된다. 가수는, 그리고 음악은 계산하기보다 가슴을 치고 울리고 공명을 주는 거니까.

물론 천하의 임재범을 포함한 모든 가수들은 나름의 기교를 가지고 노래한다. 그 기교에는 많은 것들이 포함되지만, 적어도 기교와 본질의 비율에서 본질적인 면이 좀 더 높고 보다 충만하기를 바라는 게 우리 청중들의 소박한 바람이다.

때론 음정 하나, 호흡 하나 다소 어긋나더라도 본질이 주는 깊은 울림에 더 감화되고 동화되고 싶으니까. 그 본질이란 게 결국 가수 본연의 그 무언가겠지. 그게 철학일 수도, 창법일 수도, 음색일 수도, 그 무언가 그만의 향기이자 차별화되는 무기, 혹은 브랜드 같은 것이겠지.

장기호 자문위원이 '나가수'에서 임재범을 표현할 때 "미국의 경우 스티비 원더 같은 목소리를 100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하는 목소리라고 칭찬을 해요. 임재범씨의 경우 우리 가수 통틀어서 정말 희소가치가 있는 소리다. 그리고 모든 장르를 다 소화할 수 있다"라고 한 점을 깊게 새겨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최근 불고 있는 가요계 변화의 바람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세시봉'의 깊은 향기가 우리를 새삼 취하게 했고, 김건모가 우리의 폐부를 찌른 회심의 '유 아 마이 레이디', 김범수의 절창 '제발' 등은 거리 음악의 민심을 단숨에 휘어잡았다.

1일 방송 후 임재범의 노래를 들은 시청자들은 '소름 돋는다, 숨을 쉴 수 없었다, 가슴을 후벼판다'며 일제히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임재범의 음악을 찾아 저마다 설레는 음악여행을 떠났다. 이제 당분간 거리 음악은 임재범의 '나가수' 버전 '너를 위해'가 장악할 것이다.

임재범의 노래는 그렇게 우리의 가슴, 혹은 가슴보다도 훨씬 더 아래의 그 어딘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울림으로 우리 감정, 혹은 우리 존재의 심연을 거세게 건드렸다.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리게 해 우리를 얼마간 깨끗하게 해줬고, 찌든 일상에 지친 우리 심신의 노폐물을 빼고 투명한 산소와 생기를 불어넣어줬다.

이게 바로 가수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노래와 음악이 아름다운 이유다.

가수의 주요 아이템이 '늘씬한 각선미' '아찔한 뒤태' '초콜릿 복근' '하의실종' 'OO 종결자'가 아닌 '노래와 삶에 대한 성찰'과 '감동', '공감'과 '울림'을 찾는 '여정'이어야 하는 이유다.

박정현이 1일 방송된 '나가수'에서 부른, 자신이 그토록 좋아한다는 곡 '미아'의 가사 또한 음미해 볼만하다. 박정현은 은연 중에 이 가사를 통해 가수라는 자신의 운명과도 같은 생을 길에 빗대어 노래한 것일 수도 있으리라.

다시 임재범으로 돌아가자. '너를 위해'를 선곡한 이유에 대해 임재범은 이렇게 말했다.

"제 마음 속에 소중한 곡입니다. 실제로 있었던 상황이고, 맨 나중에 '너를 위해 떠날 거야' 라는 게 살다보면 남녀가 사랑하다 보면 안 이뤄지는 사랑은 꼭 그렇게 끝나더라구요. 떠났는데 죽을 때까지 못잊는 사람이 한 사람 있잖아요."

이렇듯 삶과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은 그의 연륜이 묻어나는 원숙한 보컬과 아름답고 따뜻한 조화를 이뤘다. 가수가 아티스트로 불리는 이유다.

이쯤에서 임재범이라는 가수님이 내 인생에 축복을 준 불후의 레퍼토리 몇 개만 짧게 나열해본다. 독자 여러분 또한 임재범의 주옥 같은 노래에 얽힌 추억 서너 개쯤은 갖고 계시리라.

지금부터 25년 전인 1986년 시나위 1집 수록곡 '그대 앞에 난 촛불이어라'가 내 마음 속에 타오르는 촛불 하나를 켰다. 신대철의 환상적인 기타와 어우러진 끓어오르는 듯한 임재범의 보컬, 그 용광로 같은 파워와 헤아릴 수 없는 깊이는 신비롭고 아름다웠으며, 우리 철모르던 청춘들에게 충격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다. 한 해 뒤 발표된, 김태원과 이승철이 빚어낸 부활의 '슬픈 사슴'이 그러했듯.

97년 솔로 2집 '디자이어 투 플라이(Desire To Fly)' 수록곡 '그대는 어디에'는 또 어땠나. 비가 오는 날이면 거의 자동적으로 내가 좋아하던 도곡동 그 거리를 몇 번이고 오가며 차안에서 '그대는 어디에'를 들었다. 적어도 내겐 세상에서 가장 습하고, 진하고, 드라마틱하고, 감정의 파동이 컸던 곡이었다.

임재범 불후의 명곡 '고해'를 너무나 멋들어지게, 그리고 '임재범스럽게' 불렀던 한 후배와는 임재범이라는 공통분모로 인해 첫 만남이었지만 쉽게 거리감을 좁히고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이 곡이 여자들이 뽑은 '남자들이 노래방에서 부르지 말았으면 하는 곡' 베스트 중 하나라고 했던가. 그만큼 수많은 남자들이 임재범 특유의 남자답고 강렬한 마성의 노래에 반했고, 자신의 감정을 이입해 사랑을 노래하고 증명하려 애썼다는 방증일 게다. 물론 그 진정성과는 달리 '임재범 따라잡기'에 무수히 실패했었지만.

임재범 가수님, 당신이 안긴 감동에 취해 우린 또 한 바탕 '너를 위해'와 '고해'를 비롯한 당신의 명곡들을 불러제낄 것만 같습니다. '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박재덕기자 aval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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