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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2010.03.19 16:34

"임신한 여고생도 MB 정부가 도울 책임 있다"
[유러피언 드림, 그 현장을 가다 24]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인터뷰
10.03.19 10:19 ㅣ최종 업데이트 10.03.19 10:19 손병관 (patrick21)

<오마이뉴스>는 창간 10주년 기념 특별기획으로 '유러피언 드림, 그 현장을 가다'를 연중 연재한다. 그 첫 번째로, 시민기자와 상근기자로 구성된 유러피언 드림 특별취재팀이 '프랑스는 어떻게 저출산 위기를 극복했나'를 현지 취재, 약 30여 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말>
취재정리 : 손병관 기자
공동취재 : 오마이뉴스 <유러피언드림:프랑스편> 특별취재팀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 남소연
곽승준

 

곽승준 대통령직속미래기획위원장(51)이 "한국 사회의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하면서도 "정부보다는 민간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거쳐 미래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곽 위원장은 대통령이 아끼는 정책브레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과 사교육비 절감 차원에서 제시한 '취학연령 1년 낮추기' 안도 그의 아이디어다.

 

곽승준 위원장은 16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저출산 원인으로 ▲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 ▲ 일과 육아 병행의 어려움 ▲ 취업·미래에 대한 불안 등을 꼽은 뒤 "산술적으로 계산해서 지금 추세로 가면 100년 후에는 한국의 인구가 0명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저출산 관련 예산이 지난해 4조8000억 원에서 올해 2010년 6조 원으로 25%나 늘어났다"며 "매년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도 10년 후에는 프랑스만큼 (예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래기획위원회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의 저출산 관련예산은 3조1000억원으로, 3년 만에 2배 가까이 예산이 늘어났다고 한다.

 

곽 위원장은 "지난 정부는 사교육비를 줄이는 문제에 소홀했고, 싱글맘들에 대한 대책을 본격적으로 고민하는 것도 (지난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차이라면 차이"라고 말했다. 인력이 정 부족하면 해외에서라도 데려오기 위해 복수국적·이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해놓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래기획위원회가 제시한 '취학연령 1년 낮추기'안에 대해서는 "만 5세가 우리나이로 치면 7세가 되는데, 언론이 '만 5세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려고 한다'고 보도하니 국민들이 '너무 어린 나이 아니냐'고 걱정한다"며 "유아교육계의 반대 목소리가 있으니 교과부로서는 흔쾌히 수락하기 힘든 부분이 있지만, TF팀을 꾸려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임신한 여고생들도 교육 받을 권리, 여성으로서 지위를 누릴 권리가 헌법에 있다"며 "정부가 싱글맘을 도와줄 책임이 있다, 올해 정부가 청소년 싱글맘 자립지원 예산으로 121억원을 책정한 것도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같은 날 국가인권위원회는 여고생이 임신했다는 이유로 자퇴를 강요한 강화여고의 행위를 인권 침해라고 판정했다.

 

또한 "사람들이 둘째도 낳지 않는데 셋째 아이부터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하자 그는 "일단 첫째를 낳으면 둘째를 볼 확률이 40%나 된다"며 "셋째 아이를 낳게 하는 게 어려운 일이지, 첫째 낳고 둘째 낳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곽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16일 오후 서울 세종로 미래기획위원장실에서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 KBS 여론조사(2월 23일)를 보니 10년 후 한국의 가장 큰 사회문제로 61.7%가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문제'를 지적했다. 한국의 저출산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199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게리 베커 교수는 '출산·육아의 효용보다 비용이 더 많이 나가면 출산을 기피한다'는 사실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돈 덩어리'가 되어버리는데, 베커 교수의 이론이 현실에 그대로 적용된 예다. 가구 소득의 20~50%를 사교육비에 쓰는 나라가 어디 있나? 경제활동에 뛰어든 여성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데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것도 주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취업에 대한 불안, 미래에 대한 불안도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 게 아닐까 싶다."

 

"저출산 해법, 기획은 어느 정도 됐지만 정책 체감도는 낮아"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16일 "국민들의 관심이 저출산 문제로 많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언론이 조금만 지적해주면 기업들은 따라가게 돼 있다"고 말했다.
ⓒ 남소연
곽승준

- 이명박 정부에서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어느 정도의 우선순위에 있다고 볼 수 있나?

"저출산은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2004년 초등학교 신입생수가 60만 명이었는데, 2년 내에 30만 명대로 떨어진다. 학생 수가 이렇게 줄어드는데 교대생들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인구가 없어진다는 것은 국가가 없어진다는 얘기인데, 산술적으로 계산해서 지금 추세로 가면 100년 후에는 한국의 인구가 0명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물론, 저출산이 가장 중요한 중장기 과제라고 생각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과 교육개혁(사교육비 줄이기)이 중요하다. 대통령도 그래서 이 두 가지는 직접 챙긴다고 하지 않으셨나? (저출산 해법의) 기획은 어느 정도 된 상태인데, 국민들의 정책 체감도는 낮은 상태다. 올해 지나고 내년 정도 되면 바뀌지 않을까?"

 

- 근본적인 문제(일자리 창출·사교육비 줄이기)를 해결하긴 해야 하는데, 당장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정부와 민간이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다. 특히 기업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데, 여성들이 일과 육아를 함께 할 수 있는 분위기, 직장여성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여성 노동력을 잘 활용하면 기업의 노동생산성이 크게 오른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국민들의 관심이 저출산 문제로 많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언론이 이런 부분들을 조금만 지적해주면 기업들은 그런 방향으로 따라가게 돼 있다."

 

- 법으로는 출산휴가를 받아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생산력 저하의 책임을 휴가를 많이 내는 직원들에게 묻는 기업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정부 차원에서 이런 기업들을 제재할 방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가 기업을 강하게 어찌 할 수는 없고...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어서 생산성을 높인 기업들이 꽤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여성의 출산을 장려하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러한 추세에 동참할 것이다. 한국사회는 워낙 빨리 바뀌기 때문에 분위기를 충분히 바꿀 수 있다. 낙태 논쟁도 그동안 아무도 관심 안 가졌는데 올해 들어 굉장히 활발해지지 않았나?"

 

- 2006년 보건복지부의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 보고서를 보니 여성들의 취업률이 결혼 전에는 74.8%에 이르지만, 결혼 후에는 53%로 급감하더라. 기업들은 결혼하고 애 낳은 여성들이 직장에 있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

"장기적으로는 기업들도 앞으로 공급받을 노동력이 사라지는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 여직원들이 아이를 얼마나 낳는지도 회사 홍보의 주요 포인트가 될 텐데..."

 

- 육아휴가도 인사고과에 불리할까봐 윗사람 눈치 보면서 안 쓰는 일이 많다.

"그런 사회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거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갈수록 줄어들고, 민간의 역할이 커지는데... 정부가 민간을 향해 이리저리 하자고 강제하기도 어렵잖은가?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 육아휴가 쓰면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는다고 했는데, 보건복지부 같은 경우 거꾸로 휴가를 써야 인사고과에 반영되도록 올해 정책에 반영될 것이다. 자녀 수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것도 검토할 정도로 정부는 바뀌고 있다."

 

"싱글맘 보호해야 한다고 하니까 보수·유림은 엄청나게..."

 

- 작년 11월 25일 미래기획위원회의 저출산 대응전략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선진국과는) 사회적ㆍ문화적 환경과 여러 가지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될 수만은 없다. 한국적이고 동양적 사고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늘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무슨 뜻인가?

"프랑스는 법무장관이 싱글맘이라는 게 밝혀져도 아무렇지 않게 볼 정도로 싱글맘에 대한 배려가 강한 나라다. 그런데 프랑스 정책을 그대로 가져올 수도 없고, 미국처럼 이민을 대폭 수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엇이 우리에게 맞을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얘기다."

 

- 정부가 낙태 단속을 지렛대 삼아 출산율을 높이려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서구와 달리 미혼모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시선이 곱지 않은 한국에서 낙태를 막는 것보다는 미혼모들에 대한 보호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싱글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등학생이 임신하면 학교에서 퇴학을 맞았다. 그러면 얘는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나? 임신한 여고생들을 도와주는 것에 대해 반발은 있지만, 이들도 교육받을 권리, 여성으로서 지위를 누릴 권리가 헌법에 있다. 어쨌든 애를 낳으면 키울 수 있는 환경은 되어야 하지 않나? 정부엔 싱글맘을 도와줄 책임이 있다. 올해 정부가 청소년 싱글맘 자립지원 예산으로 121억 원을 책정한 것도 그런 이유다. 정부가 낙태로 출산율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지만, 산부인과 의사들 사이에서 스스로 정화운동이 일어난 점을 높이 평가한다."

 

- 프랑스의 혼외 출산율이 50.4%, 한국은 1.5%다. 프랑스처럼 결혼 안 한 여성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분위기가 한국에도 생길까?

"모르겠다. 내가 싱글맘 보호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니까 보수·유림쪽에서는 엄청나게 안 좋은 소리를 하더라. 하지만, 요즘 시어머니들이 며느리가 임신한 몸으로 시집오면 '훌륭하다'고 하고, 20대들의 생각도 과거와 다르지 않나?"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취학연령 1세 낮추기' 안에 대해 " 아이 키우는 데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이걸 줄여보자는 발상으로 내놓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 남소연
곽승준

 

- 동거문화는 빠르게 퍼져 나가는데 미혼 신분으로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은 쉬쉬하는 것 같다.

"정부가 (동거를) 권장할 수는 없지만 문화를 바꾸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 20대들의 생각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도 지켜봐야 한다."

 

- 분위기를 바꾸는 데도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나? 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이 매주 라디오 연설을 하는데, 우리 사회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언급한 것을 들은 적이 없다.

"작년 저출산 전략대응 회의에서 몇 마디 하셨는데... 그 문제는 대통령에게 건의를 드려보겠다. 정부 내에도 관념의 차이가 있는 사람들이 섞여 있기 때문에 내부의 컨센서스(의견 일치)가 필요하다."

 

- 미혼모 대신 싱글맘이라는 단어를 쓰시는데...

"미혼모라는 단어가 좋게 들리나? 미혼모 어감이 안 좋아서 나는 대통령에게 보고할 때 싱글맘이라는 용어를 썼다. ('한글학회에서 왜 영어 쓰냐고 지적할 수 있다"고 하자) 적절한 용어가 필요한데, 언론에서 찾아주면 어떨까?"

 

"취학 연령 1세 낮추려는데, 유아교육계 반발 만만치 않아"

 

- KBS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가장 효과적인 출산장려책으로 '사회적인 보육 시스템 강화'(47.3%)를 요구했다. 취학연령을 1세 낮추는 것으로 보육문제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생각하나?

"아이 키우는 데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이걸 줄여보자는 발상으로 내놓은 아이디어다. 만 5세가 우리나이로 치면 7세가 되는데, 언론이 '만 5세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려고 한다'고 보도하니 국민들이 '너무 어린 나이 아니냐'고 걱정한다. 아이들의 인지능력이 빨리 발달해서 학교를 1년 빨리 보내도 문제없다는 게 유아교육계의 주장이었는데, 막상 이걸 실행하려고 하니 그쪽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유치원에서 돌볼 아이들의 수가 줄어드니까."

 

- 정부 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중인데, 교과부가 많이 반대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유아교육계의 반대 목소리가 있으니 교과부로서는 흔쾌히 수락하기 힘든 부분이 있지만, TF팀 꾸려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들었다."

 

- 보육·가족 재정 지출을 늘리는 유럽의 저출산 해법이 한국에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무슨 소리냐? 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 정부의 저출산 관련 예산이 지난해 4조8000억 원에서 올해 2010년 6조 원으로 25%나 늘어났다."

 

- 2005년 GDP 대비 가족정책 예산이 0.3%인데, 프랑스가 3%를 쓰더라. 매년 20%씩 늘려도 프랑스 따라잡으려면 한참 걸린다.

"다른 분야는 2~3% 올리는데, 저출산·보육예산을 25%씩 늘린 것은 굉장히 큰 폭이다. 한국이 '둘도 많다'고 인구억제책을 편 1980년대에 프랑스가 이미 적극적인 출산장려책을 편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예산이라는 게 어느 한 쪽만 크게 늘릴 수가 없더라. 매년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도 10년 후에는 프랑스만큼 (예산이) 늘어날 것이다. 프랑스는 출산율 2.0명까지 올리는 데 20년 이상 걸렸지만, 우리가 더 빠를 것이다. 왜냐? 우리나라는 '다이내믹 코리아'니까! (웃음)"

 

- 곽승준 위원장은 "지난 정권부터 저출산 대책이 300여 개로 굉장히 많이 나왔지만 해결된 것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저출산 정책이 노무현 정부 때보다 더 낫다고 말할 수 있나?

"지난 정부는 사교육비를 줄이는 문제에 소홀했고, 싱글맘들에 대한 대책을 본격적으로 고민하는 것도 (지난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차이라면 차이다. 우리 정부는 인력이 정 부족하면 해외에서라도 데려오자는 생각도 하고 있다. 그래서 복수국적·이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해놓았다."

 

"정부가 '월화수목금금금' 일 시킨다는 것은 언론의 오해"

 

- 1990년대 한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연구원이 "한국에서는 남성들이 퇴근 후에 한잔하는 문화 때문에 가사 분담이 어렵다'고 얘기하더라.

"그분이 한국에 계실 때와 지금이 또 다르지 않을까? 신세대들은 우리 세대보다 가족을 더 많이 챙기려고 한다. 우리 위원회만 해도 퇴근 후 저녁 먹으러 가자고 하면 젊은 사무관들은 다 빠지고 고참 과장들만 남는다. '술 잘 먹는 사람이 능력있다'는 인식도 없어지고 있다."

 

-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에 '월화수목금금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휴일 없이 일하는 분위기를 강조했다. 한편으로 이렇게 일을 많이 시키는 게 일과 가정의 양립을 저해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그렇지 않다. 언론에서 약간 오해를 한 게 아닐까 싶다. 청와대 직원들은 토요일에는 전부 쉬고, 일요일 오후에 기자들도 출근하니 일부 간부들만 나왔다. 일을 그렇게 무리하게 시키면 안 된다. 미래기획위원회도 오후 6시까지 밀린 보고서 없으면 칼 같이 퇴근한다. 특히 미래기획위원회는 잘 놀고 쉬어야 아이디어가 나오기 때문에..."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미래기획위원회는 잘 놀고 쉬어야 아이디어가 나오기 때문에 오후 6시까지 밀린 보고서 없으면 칼 같이 퇴근한다"고 소개했다.
ⓒ 남소연
곽승준

 

- 통계 자료를 보니 프랑스에서는 사회보장기여금의 2/3를 기업들이 부담하더라. 프랑스 기업들이 한국 기업들이 내는 돈의 3배가량을 더 내는 것이다.

"과거에는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이윤추구였다면 지금은 나눔·배려·기부가 함께 가야 한다. 자본주의가 성숙한 나라일수록 기업들이 더욱 잘한다. 우리나라가 압축성장과 민주화를 함께 하는 과정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제대로 실천되지 못했는데,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해줘야 한다."

 

- 프랑스 기업들이 예전에는 자율적으로 사회보장에 필요한 목돈을 내다가 나중에는 사회연대협약을 맺어서 의무적으로 돈을 내는 것으로 바뀌었다. 우리에게도 유사한 형태의 계약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마도 기업들이 그러한 협약을 맺을 수밖에 없는 여론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시장경제와 기업의 자율이 있고, 자칫 잘못하면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튼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으니..."

 

- 셋째 자녀에게 대학진학과 취업에서 특혜를 주겠다는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냉소적인 반응이 많다. 셋째까지 갈 것 없이 둘째를 낳는 가정부터 인센티브를 줘야 하지 않을까?

"그건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일단 첫째를 낳으면 둘째를 볼 확률이 40%나 된다. 이건 굉장히 높은 수치다. 그리고 아이 둘을 둔 가정이 하나 있는 가정보다 많다. 결혼하고도 아이를 아예 안 낳는 집들 그리고 아예 결혼도 출산도 안 하는 분들이 많아서 출산율이 1.1명까지 떨어진 것이다. 셋째 아이를 낳게 하는 게 어려운 일이지, 첫째 낳고 둘째 낳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육아 지원을 둘째 낳는 집까지 확대하면 정부의 지원 폭이 너무 커진다."

 

- 개인적으로 가사 분담은 어떻게 했나?

"남자아이 둘을 낳았는데, 시간적인 여유가 좀 있는 교수라서 고대사회의 노예처럼 집안일을 열심히 돌봤다. 안 그러면 쫓겨나니까... (웃음)"

 

오마이뉴스 <유러피언 드림: 프랑스편> 특별취재팀: 오연호 대표(단장), 김용익 서울대 의대교수(편집 자문위원), 손병관 남소연 앤드류 그루엔 (이상 상근기자) 전진한 안소민 김영숙 진민정(이상 시민기자)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뉴스/세미나/2010.03.18 19:05

한국 ‘日 잃어버린 10년’ 전철 밟나

저출산·고령화·양극화 ‘닮은꼴’
부동산 등 자산거품도 비슷 “개발 위주 시스템 탈피해야”

경향신문 | 서의동 기자 | 입력 2010.03.18 18:32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서울센터 부소장인 모모모토 가즈히로(47)는 1997년 도쿄 중심부에서 72.6㎡(20평형)짜리 집을 4300만엔에 장만했다. 1990년 거품 붕괴 뒤 7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하지만 집값은 그 이후도 추락해 현재는 3000만엔에도 못미친다. 시쳇말로 바닥 밑에 지하실이었다. 모모모토 부소장은 "요즘 한국을 보면 '잃어버린 10년'을 보낸 일본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금융위기 발생 1년6개월이 지난 올해 초 일본 경제는 도요타 자동차의 리콜 사태와 일본항공(JAL)의 법정관리 등 위상이 크게 흔들렸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장기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 한국은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분위기다.

한국과 일본은 전혀 다른 길을 걸을 것인가. 전문가들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되레 지난 수십년간 일본식 경제시스템을 뒤따라온 '한국의 앞날'은 '현재의 일본'과 흡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더 많다.

18일 한·일 경제전문가들은 양국 경제의 공통 과제로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훼손, 소득격차 확대, 부채 급증 등을 꼽았다. 생산인구의 감소는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최대 난제이다. 일본은 95년 이후 생산가능연령인구(15~64세)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2005년부터는 총인구까지 줄고 있다. 한국도 81년 2.57명이던 합계 출산율이 지난해 1.15명으로 급감했다. 모모모토 부소장은 "일본은 소득과 인구가 늘어나지 않는 정체사회여서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생기지 않는다"며 "한국도 인구가 줄어들면서 비슷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워킹푸어'가 확산되는 등 격차사회 가속화도 닮은꼴이다. 일본은 거품붕괴 뒤 인적투자와 사회보장 부문을 확충하는 대신 사회간접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로 재정적자를 키웠다. 4대강 개발 등 이명박 정부의 개발정책과 흡사하다.

부동산 거품 붕괴로 커다란 후유증을 겪었던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우리도 부동산 거품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의 가계부채는 734조원, 가구당 4337만원에 달한다. 집값이 대세하락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경제시스템을 사람과 지식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개발 위주의 경제시스템에서 빠르게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 경제성숙화에 맞게 과거의 따라잡기식 경제시스템을 복지 경제시스템으로 개혁하지 못했던 것이 경제쇠퇴의 원인"이라며 "우리도 개발 위주의 경제시스템에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의동 기자 phil21@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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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일자리 늘리고 국가 빚 줄여나가야
저출산 해소ㆍ부동산 안정에도 힘써야

◆MB정부 2년 향후 국정과제◆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이겨냈지만 고용 불안, 불어난 국가 채무는 여전히 남아 있는 폭탄.`

이명박 정부가 출범 2년을 보내며 받은 경제 성적표다. 금융위기라는 유례없는 사태를 맞아 MB 정부는 성공적인 경제 운용을 이끌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위기 극복은 아직 진행형이다. 게다가 한국은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이를 발판 삼아 한국이 위기 극복에 앞장서는 선도형(Trend-Setter) 경제 발전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G20 정상회의 개최를 경제ㆍ사회 시스템을 정비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세계 주요 국가들과 정상 외교를 강화하고 국가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시급한 것은 고용 확대다.

올해 1월 실업자 수는 9년여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MB 정부 출범 초기 3%대였던 실업률은 5%까지 치솟았다. 청년 실업률도 9.3%로 두 자릿수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임기 초 연평균 일자리 6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은 이미 물거품이 됐다. 올해 25만개 일자리 창출에 성공한다고 해도 연평균으로 보면 10만개를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성장 회복세에 비해 고용 창출 규모가 작게 나타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을 피할 수 없다.

정갑영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처럼 정부가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주는 부분적 접근이 아니라 서비스업ㆍ교육 선진화를 통해 고용 창출을 위한 경제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늘어난 국가 채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국가 채무는 급격히 상승했다. 2007년 300조원에 미치지 않았던 국가 채무는 올해 4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36% 수준이다.

국가채무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늘어나는 공기업 부채도 골칫거리다. 정부 대행 사업을 많이 하는 한국 공기업 특성상 이 부채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에게 인기를 얻기는 어렵겠지만 국가채무와 공공기관 부채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와 지난해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건전한 재정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저출산 문제도 한국 경제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필수 과제다.

부동산 시장 불안도 여전하다.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래 위축이 심해지고 전세금 급등 등 불안요인이 잠재돼 있기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 예측이 불확실해지면서 특별한 이유 없이 재건축아파트 가격이나 전세금이 출렁거리는 등 부동산 시장 변동성도 커진 상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도심 재개발 뉴타운을 계획 없이 추진하면 집값을 불안하게 하는 온상이 될 수 있다"며 "중앙정부가 시기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윤희 기자 / 안정훈 기자 /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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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