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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C-TIPS2010.04.19 03:51

신화 속 괴물은 인간 본래의 모습 중국신화 ‘산해경’ 통해 천인합일 관념 표현 2010년 04월 19일(월)

인문학과 과학이 서로 협력, 미래를 만들어가는 인문강좌 행사가 최근 줄을 잇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행사는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하는 ‘석학과 함께 하는 인문강좌’. 학문 간 경계를 넘어, 세상과 대화를 시도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엿보이고 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석학들이 진행하는 인문강좌를 연재한다. [편집자 註]

석학 인문강좌 중국의 대표적인 신화집 가운데 ‘산해경(山海經)’이 있다. 기원전 3~4세기경에 쓰여진 이 책에는 중국과 변방 지역의 기이한 사물·인간·신들에 대한 기록과 그림이 실려 있다.

근대 이후 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이 책이 종교적으로 샤머니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산신에 대한 제사에서 쌀을 바친다든지, 곤륜산(崑崙山) 등의 커다란 산, 건목(建木)과 같은 세계수에 대한 숭배, 가뭄 때 희생되는 무녀(巫女)의 존재 등으로 미루어 무당들의 지침서였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학자들은 이 책이 고대 여행기였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입장에서 ‘산해경’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중국의 신화뿐만 아니라 인근의 여러 민족과 한국·일본·월남·티벳·몽고 등 동아시아 전역의 고대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도연명, 루쉰 등 산해경 읽고 깊은 감명

왜냐하면 ‘산해경’ 신화가 형성되던 시대의 대륙은 오늘날 같이 하나의 중국이 존재했던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종족이 이합집산을 거듭했던 무대였기 때문에 학자들은 . ‘산해경’을 중국만의 신화집으로 보지 않고 있다.

▲ 산해경. 현대인이 보기에 기묘한 이미지들을 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산해경’에 남자인어, 머리 없는 인간과 같은 독특한 그림들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언뜻 보았을 때 기괴한 것처럼 보이지만 중국 동진(東晉)의 시인 도연명(陶淵明, 365~427년)을 비롯, 근대의 문호 루쉰(魯迅)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준 그림들이다.

17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석학과 함께 하는 인문강좌’에서 정재서 이화여대 교수(중문학)는 이 ‘산해경’ 이미지들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첨가했다.

정 교수는 산해경이 본래 그림이었다는 가설에 동의한다면, “본래 그림책이었던 ‘산해경’은 무당 계층의 사람들에 의해 해석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들에 대해 설명을 첨가했는데,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몸’이라고 말했다. ‘산해경’을 이해하려고 하려면 신화에서 표현하고 있는 ‘몸’에 대해 그 의미를 읽어내야 한다는 것.

세계를 창조한 신 반고(盤古)를 예로 들 수 있다. 그의 몸은 단순히 썩어 없어지는 덧없는 존재가 아니다. 반고의 몸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로 거듭난다. “인간의 형상을 한 우주적 거인 반고을 인간으로 환치(換置)하면 인간의 신체는 곧 우주라는 등식이 성립한다”고 말했다.

“인간과 자연은 하나가 돼야 한다”

다시 말해 소우주인 인체는 대우주인 우조와 유비(類比)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유는 고대 동아시아에서 “인간과 자연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라는 이른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관념으로 정착했다.

한(漢) 대의 도가서 ‘회남자(淮南子)’는 이 관념을 다음과 같이 확대했다. “머리가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뜬 것이며, 발이 네모진 것은 땅을 본뜬 것이다. 하늘에 사계절, 오행, 아홉 지점, 366일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사지, 오장, 아홉 개의 구멍, 366개의 골절이 있다. 하늘에 비, 바람, 춥고 더움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빼앗고 줌, 기쁘고 슬픔이 있다.”

▲ 정재서 이화여대 교수(중문학) 
천인합일관은 후대에 이르러 청(淸) 대에 그려진 ‘내경도(內徑圖)에서 한폭의 그림으로 재현된다. 이 그림을 보면 인체가 마치 산, 강, 들, 숲, 바위 등으로 형상화되어 마치 지형도와 비슷하다.

도교에서는 인간 신체 내 오장에 신들이 깃들어 있는데, 이들 신이 각자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으면, 그 기관은 건강하고, (신이) 자리를 떠나거나 불안정하면 병이 든다고 상상했다. 따라서 명상이나 호흡법 등을 통해 체내신(體內神)을 안정시키려 했다.

한(漢) 대의 도교경전인 ‘태평경(太平經)에서는 체내신을 “사계절과 오행(五行)의 정(精)과 신(神)이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오장(五臟)의 신이 되고, 나가면 사계절과 오행의 신과 정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자연의 기운은 인체에 들어가 체내신이 되어 오장 각 기관에 진좌(鎭坐)한다. 체내신은 자연의 기운이 형상화된 셈인데, 그 결과 자연의 가장 생동적인 현현인 동물의 이미지를 취한다.

따라서 주작(朱雀), 머리 둘 달린 사슴 등 체내신의 원형은 신성한 복합동물이다. 이 동물들의 이미지가 체내에 들어옴으로써 인간과 자연의 합일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고대인들, 천인합일 관념 상상력으로 표현

‘산해경’을 보면 각양각색의 기형적 모습을 한 이미지들이 나온다. 예를 들어 전쟁의 신 형천(刑天)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형천이 이곳에서 천제와 신의 지위를 다투었는데, 천제가 그의 머리를 잘라 상양산에 묻자 곧 젖으로 눈을 삼고 배꼽으로 입을 삼아 방패와 도끼를 들고 춤추었다.”

혼돈의 신 제강(帝江)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이곳의 어떤 신은 그 형상이 누런 자루 같은데 붉기가 빨간 불꽃같고, 여섯 개의 다리와 네 개의 날개를 갖고 있으며 얼굴이 전혀 없다. 가무를 이해할 줄 아는 이 신이 바로 제강이다.”

탐욕의 화신 상류(相柳)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공공(共工)의 신하를 상류씨(相柳氏)라고 하는데 아홉 개의 머리로 아홉 개의 산에서 나는 것을 먹는다. 상류가 이르는 곳은 모두 못이나 골짜기로 변한다. 우(禹) 임금이 상류를 죽였는데, 그 피가 비려서 오곡의 씨앗을 심을 수 없었다.”

불사약을 지닌 미모의 여신으로 알려진 ‘서왕모(西王母)’ 모습이 산해경에서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반인반수의 모습이다. 호랑이, 표범 등 맹수와 합쳐진 무시무시한 모습의 신이다.

▲ 17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석학과 함께 하는 인문강좌' 

신화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런 모습들은 자연과 인간의 합일사상을 갖고 있던 고대인들의 생각을 진솔하게 담고 있다.

그들은 자연의 화신인 체내신의 신화적 이미지를 매개로 현실에서도 완전한 개체를 이룩할 수 있다고 믿었다. 요즘처럼 건강관리와 미용, 성형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외형적인 몸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몸이었다.

고대인들은 상상력을 통해 끊임없이 천인합일을 꿈꿔왔으며, 이 같은 상상력이 중국 신화를 통해 지금까지 전달되고 있으며, 또한 지금까지도 현대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04.19 ⓒ ScienceTimes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서비스/C-TIPS2010.04.12 05:45

중국 신화, 들여다보면 정치성 농후해 정재서 교수, ‘중국 신화의 세계’ 강연 2010년 04월 12일(월)

인문학과 과학이 서로 협력, 미래를 만들어가는 인문강좌 행사가 최근 줄을 잇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행사는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하는 ‘석학과 함께 하는 인문강좌’. 학문 간 경계를 넘어, 세상과 대화를 시도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엿보이고 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석학들이 진행하는 인문강좌를 연재한다. [편집자 註]

석학 인문강좌 서양에 그리스·로마 신화가 있다면 동양에는 중국 신화가 있다. 서양문화를 배우려면 그리스 신화를 읽어야 하듯 동양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중국 신화를 읽어야 한다. 그러나 중국 신화는 등장인물서부터 생소하다.

그리스·로마 신화 하면 제우스, 헤라, 아프로디테, 아폴론 등이 줄줄이 떠오르는데, 중국 신화는 누구 하나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 신화를 주의해 읽다 보면 동·서양 신화의 큰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10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석학과 함께 하는 인문강좌’에서 정재서 이화여대 교수(중문학)는 ‘중국신화와 상상력의 정치학’이란 주제로 중국 신화의 세계를 소개했다.

▲ 10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석학과 함께 하는 인문강좌' 

중국 신화는 저명한 신 반고(盤古)가 세계를 창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천지(天地)의 혼돈스러움이 계란과 같았는데 반고는 그 속에서 생겨나 1만8천년을 살았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러 온 몸을 변화시켜 세상 만물을 창조해낸다.

반고의 세계창조 이후 신들의 세계가 도래한다. 다섯 명의 대신(大神)들이 이 세계를 다섯 방향으로 나누어 분할 통치하는데 그들이 곧 오방신(五方神)이다.

동방은 나무의 기운이 왕성한 곳이었다. 그곳을 지배하는 큰 신은 태호(太皥)인데, 보좌 신인 구망(句芒)이 그림쇠를 들고 봄을 다스렸다. 남방은 불의 기운이 왕성한 곳이었다. 그곳을 지배하는 신은 염제(炎帝)인데 보좌 신인 축융(祝融)이 저울을 들고 여름을 다스렸다.

중국신화에 음양오행설 첨가

중앙은 흙의 기운이 황성한 곳이었다. 그곳을 지배하는 큰 신은 황제(黃帝)인데 보좌 신인 후토(后土)가 노끈을 쥐고 사방을 다스렸다. 서방은 쇠의 기운이 왕성한 곳이었다. 그것을 지배하는 신은 소호(少昊)인데 보좌 신인 욕수(蓐收)가 곱자를 들고 가을을 다스렸다.

북방은 물의 기운이 왕성한 곳이었다. 그곳을 지배하는 큰 신은 전욱(顓頊)인데 보좌 신인 현명(玄冥)이 저울추를 들고 겨울을 다스렸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맏형 제우스가 하늘을 다스리고, 동생 포세이돈과 하데스가 각기 바다와 지하세계를 분할 통치하는 것과 비교해 중국의 신들은 다섯 방위에 따라 세계를 분할 통치한다.

▲ 반고(盤古) 상. 중국신화에서 세계를 창조했다. 
그런데 다섯 방위, 즉 오방(五方)은 단순한 방향과 공간이 아니다. 다섯 가지 우주의 원소이자 작용원리이며, 또한 그것들과 상관된 계절이기도 하다. 이른바 고대 중국의 우주론인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에 의해 신들의 통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내용 속에서 중국 신화가 “원시 시대에 출현한 것이 아니라 음양오행설이 우주를 설명하고 있던 후대에 과거 신화를 각색해 빚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고 정 교수는 말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신들의 탄생 이야기다. 황제(黃帝)의 출생과 용모에 대해 “큰 번갯불이 북두성을 감돌다가 들녘을 비추는 것을 부보(附寶)가 보고 감응해 임신을 했다”고 전하고 있다. 염제(炎帝) 출생과 관련해서는 “신령한 용을 보고 감응해 염제를 낳았는데, 사람의 몸에 소의 머리를 하고 있었다”고 전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는 신의 부모 모두 신의 혈통을 지녀야 하기 때문에 그리스·로마 신화 범주에서 보면 이들은 신이 아니다. 영웅일 뿐이다. 신과 인간과의 관계에 있어 그리스에서는 엄격함이 있었던 반면 중국에서는 그 구분이 느슨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스 신들이 인간으로서 도달할 수 없는 절대적 존재였다면 중국의 신들은 인간이 노력해서 달성할 수 있는 상향적, 연속적 존재였다.

중국신화에서 반인반수는 신성한 모습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신들의 모습이다. 중국의 신들은 대체로 반인반수(半人半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들은 모두 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염제는 ‘사람의 몸에 소의 머리’를 하고 있는데,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는 신이 아닌 식인 괴물 미노타우르스가 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인간 중심 사고 속에서 동물성을 폄하했던 그리스와는 달리 중국에서는 자연과의 일치를 꿈꾸면서 자연의 생동하는 표상인 동물을 긍정적, 신성한 존재로 간주하고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관심을 둬야 할 부분은 훌륭한 임금에 대한 이야기다. 즉 요(堯), 순(舜) 등 이른바 고대 성군들이 선양(禪讓)이라는 방식으로 사이좋게 왕권을 교체했다는 상상을 초월하는 아름다운 내용들이 그것이다. 성군 순의 신화는 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요는 천하를 염려했는데 어려운 백성들에 대해 더욱 신경을 썼다. 백성들이 죄를 짓는 것을 마음 아파했고, 그들이 제대로 살아가지 못할까 근심했다. 어떤 사람이 배고프다고 하면 ‘이것은 내가 그를 주리게 한 것이다’라고 했으며, 어떤 사람이 추위에 떨면 ‘이것은 내가 그를 춥게 한 것이다’라고 했으며, 어떤 사람이 죄를 지으면 ‘이것은 내가 그를 죄에 빠뜨린 것’이라고 했다.”

▲ 정재서 이화여대 교수(중문학) 
요는 선정을 다한 후 노쇠해 당시 명망 있던 은사였던 허유(許由)에게 왕위를 전하려고 했으나, 거부당한다. 그래서 다시 적임자를 찾던 중 순이란 사람을 발견한다. 순이 효행이 뛰어나고 성실하다는 중론을 듣고 마침내 순에게 임금 직을 양위한다. 순에 효행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순의 아버지 고수(瞽叟)는 장님이었다. 순의 어머니가 죽자 고수는 다시 아내를 얻어 상(象)을 낳았는데, 상은 교만했다. 고수는 후처와 그 아들을 사랑했고 항시 상을 죽이려 했다. 순은 피했지만, 작은 과실이 있을 경우는 벌을 받았다. 아버지와 계모, 의붓동생을 섬기고 거둠에 날로 성실하고 게으름이 없었다.”

순은 즉위 후에도 놀라운 효심과 우애를 발휘, 완악한 가족들을 잘 대해줘 마침내 그들을 개과천선의 길로 이끄는 인간승리를 이루어낸다. 또한 어질고 부지런한 성품으로 백성들을 사랑하고 좋은 정치를 펼쳐 요와 다름없는 태평성대의 군주가 됐다.

그런데 순의 만년은 어두웠다. 남방을 순행하다가 창오(蒼梧) 땅에서 객사했는데, 비보를 듣고 애통해하던 두 왕비는 상수에 스스로 몸을 던져 후일 상수의 여신으로 거듭 태어난다. 그리고 우(禹)가 왕위를 계승하는데 문제는 순의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 만년의 돌연한 비극 이야기다.

요순 시대 격앙가와 남풍가는 후대에 지어진 위작

정 교수는 비극 전까지 지나칠 정도로 완벽하게 짜여 진 순의 효행담이 돌연히 비극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대해 이를 설명해줄 짤막한 언급들을 제시했다.

“요의 덕이 쇠하여 순에게 유폐되었다. 순은 요를 유폐하고 다시 단주(丹朱)를 연급시켜 부자가 서로 보지 못하게 했다.”(竹書紀年) “순은 요를 핍박했고, 우는 순을 핍박했다.”(韓非子) “구의산은... 또한 말하기를 순이 아홉 개의 봉우리를 보며 우를 의심하고 슬퍼했는데... 이로 인해 그것을 ‘의(疑)’라고 했다”(九疑山圖記)

이런 언급들은 오늘날 전해지는 순에 대한 성군으로서의 완벽한 이미지 이면에 감추어진 어두운 현실을 암시하는 듯 하다고 정 교수는 말했다.

요와 아들 단주를 각기 유폐시켜 부자가 상면도 못하게 해놓았다는 문구는 순의 효행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며, 순이 요를 핍박하고 우가 다시 순을 핍박했다는 문구는 요, 순, 우 3자가 사이좋게 왕위를 넘겨주고 받았다는 선양의 실상을 의심하게 만든다는 것.
더욱이 순이 객사한 현장에서 구의산을 바라보면 우를 의심하고 슬퍼했다는 문구는 순의 객사와 두 왕비의 익사 등 잇따른 횡사가 우로부터 비롯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추측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강력한 세습 왕조가 성립되기 이전, 고대의 권력교체는 거의 예외 없이 격렬한 투쟁과 폭력을 수반해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정황이었다면 중국 신화에 있어 선양은 사실상 폭력적인 권력교체를 미화한 ‘신화 만들기(myth making)'의 산물이 아니었는지 추측해 볼 수 있다고 정 교수는 말했다.

정 교수는 중국에서 이처럼 신화 만들기가 필요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유교의 영향력을 언급했다. “전국 시대 이후 한(漢) 대에 이르러 국교로 자리매김한 유교에서는 그들의 이념을 구현한 모범적인 군주와 잘 다르려진 국가 모델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신화적 인물에 대한 유교적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졌다”는 것.

완벽하다 못해 작위적인 느낌까지 주는 순의 효행담이 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문학사적 측면에서 이런 입장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 요순시절에 지어졌다는 ‘격양가(擊壤歌)’나 순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었다는 ‘남풍가(南風歌)’ 모두 후대 유학자들에 의해 지어진 위작임이 이미 밝혀진 바 있다고 말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04.12 ⓒ ScienceTimes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