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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2010.04.14 03:02

한국농업, 소농서 벗어나 기업가적 사고가 필요하다
◆ 첨단농업 현장을 가다 / ④ 전문가 좌담 ◆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3월 24일 `아그리젠토 코리아, 첨단농업 부국의 길`을 주제로 제17차 비전코리아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첨단농업 현장을 가다` 시리즈를 연재했다. 한국 농식품 산업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 셈이다. 연중 진행할 예정인 농업 시리즈 1부를 우선 마무리하면서 농업계 주요 인사들을 초대해 좌담회를 열었다.

-지난 `아그리젠토 코리아` 국민보고대회를 본 소감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선각자적인 안목에 공감했다. 한국 농업 부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 변화다. 소농가적 사고를 기업가적인 사고로 바꿔야 한다. 네덜란드 같은 나라는 20세기 초부터 규모화를 일찍 시작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1950~1960년 사이에 소농화됐다. 모든 농민을 잘살게 만든다는 감상론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우리 농업도 이제 노동집약적 사고에서 설비집약적 사고로 바뀌어야 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농업은 경제논리로는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다. 가슴으로는 따뜻한 말이지만 시장에서는 안 통한다. 소비자들은 이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이정재 서울대 농생명과학대 교수=농업에 대한 생각은 과거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농업은 농사짓는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공업이 제조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물론 우리 농업 정책은 절반은 성공했다. 다행히 농업 기반을 잃지 않았고 국민적 공감대도 확보하고 있다. 오히려 에너지를 농업에 쏟았다면 국가 발전이 늦어지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제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

▶민승규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한국 농업 생태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한국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도 제시했다. 컵에 물이 가득 차 있을 때 물을 더 담으려면 과감히 무엇인가를 버려야 한다.

-네덜란드 농업에서 배울 점은 뭔가.

▶김 회장=농가당 경지면적이 우리보다 20배 이상 크다.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고 있다. 그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세계시장에서 값싼 원료를 가져다 가공해 수출한다. 글로벌 유통망을 잘 갖추고 있는 덕분이다. 네덜란드는 라보뱅크로 대표되는 금융 파워도 강하지만 농업 관련 학교와 연구개발(R&D) 시스템이 세계 최고다.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서 조화롭게 발전했다.

▶이 교수=네덜란드 농업의 핵심은 기술력보다는 자본력이라고 본다. 우리도 농업에 자본을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에서 해답을 찾아가야 한다. 한국 제조업은 삼성과 같은 자본력이 있었기에 체계화된 것이다. 농업 역시 기술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자본이 있으면 기술이 몰려들게 돼 있다. 다만 대기업 자본보다는 작은 자본이 많이 모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측면에서 주식회사 형태가 바람직하다.

▶강용 한국농수산식품CEO연합회장=네덜란드 채소 농가에 견학을 간 적이 있다. 우리 농민들은 주로 "액비(액체비료)를 어떻게 만드느냐"고 질문했다. 그쪽 답변은 "액비를 왜 공장에서 사다 쓰지 않고 농민이 직접 만드느냐"는 것이었다. 충격적이었다. 우리 농민들은 액비를 스스로 제조하고 그것을 큰 노하우로 생각한다. 하지만 네덜란드 농민들은 그런 일에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네덜란드 농업의 강점은 시스템에 있다. 우리나라는 농민 한 사람이 너무나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우리는 무엇부터 실천해야 하나.

▶민 차관=한국 농업이 변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저항과 걸림돌이 있을 수 있다. 1단계는 지혈과 봉합 시기다. 2단계는 의식 전환이다. 농업계 종사자들이 새로운 비전을 체득해야 한다. 3단계로는 성공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 이번 기회에 농업 생태계를 바꾼다고 생각하고 정책을 정비할 생각이다.

▶강 회장=농민도 소득세를 내라는 제안에 개인적으로는 찬성한다. 물론 지금 농업계 현실에서 받아들여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농기업 인수ㆍ합병(M&A) 제안도 바람직하다. 농기업 6000여 개가 있지만 대부분 영세하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M&A가 양성화돼야 한다.

▶김 회장=앞서가는 국가에서는 농업 공동체들이 주식회사 형태로 가고 있다. 국가가 보조를 안 하면 새로운 체제로 변화가 일어난다. 주식회사 형태가 발전한 뉴질랜드를 보면 농민은 조합원이 아니라 주주다. 우리 농업에 시급한 것은 규모화다.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은 분업화와 전문화다. 농업을 과거에 하던 사람만 해야 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새로운 주체가 농업에 들어와서 공동체를 이루면 자연스럽게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농지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민 차관=일방적인 농지 규제 완화는 옳지 않다. 농지 문제는 단순히 기업 경영 강화를 위해 접근해선 안 된다. 더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 교수=농지를 이대로 놓아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 농지를 이렇게 만들어놓은 것은 헌법이다. 농민들은 농지를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경제적 반대급부가 없다.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제한당한 땅일 뿐 경제재로 활용하지 못한다.

-품목조합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강 회장=품목조합은 정부가 육성하기보다 농민들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 하고 싶어서 뭉쳐야 자생적이고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정부는 품목조합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만 해주면 된다.

▶김 회장=시장주의와 비시장주의가 혼재돼선 안 된다. 미국에서는 협동조합도 잘못 경영하면 그대로 망하게 돼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에서 추진하는 품목조합은 또 다른 협동조합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종사하는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서 출자해서 만들었을 때 열정과 에너지가 생기는 것이다.

▶이 교수=과거 우리나라 농민조합은 행정조직과 연계돼 만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지역조합이 주가 되고 품목조합은 부차적인 것이 됐다. 지역별 조직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으로 충분하다. 농민조합은 생산자 중심으로 모여야 한다. 지역조합을 통합하는 것은 오히려 대마불사 신화만 키울 수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조합 개혁 정책도 다시 짚어봐야 한다.

-한식 세계화에 대한 의견은.

▶민 차관=한식을 세계화해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고 관련 상품도 팔 수 있다. 일본은 생선을 팔기 위해 스시를 세계화한 것이 아니다. 스시에 들어가는 간장은 조 단위로 팔린다. 또 한국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면 가격을 더 주고도 사게 된다. 세계에서 대한민국 농산물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우리 농산품은 세계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크지 않다. 품질 경쟁력도 10년만 지나면 중국이 따라올 것이다. 결국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 교수=자본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사상누각이다. 한식 세계화를 이루면 우리나라를 알리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농민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인가. 이탈리아 피자를 이탈리아에서 사오는 것은 아니다. 자본력을 갖춘 농업이 돼야 한식이 세계로 뻗어갔을 때 이득이 발생하는 것이다.



■ 돈되는 농업이라야인재들도 모여든다

-농업 인재는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김홍국 회장=인위적인 인재 육성은 허상이다. 중요한 것은 농업에서도 `돈 냄새`가 나도록 만드는 일이다. 정부는 그런 쪽으로 법이나 규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벌이 꽃을 찾아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농업교육 시스템은 문제가 심각하다. 수능 점수에 따라 농과대학에 진학하고 졸업 후엔 전혀 다른 진로를 택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교육 시스템과 R&D 체계를 개선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농민 교육도 마찬가지다. 농업 경쟁력이 있는 나라들은 교육 비용도 농민 스스로 부담하고 매우 비싸기도 하다. 그만큼 교육 질이 높다.

▶강용 회장=우리나라 농업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한 울타리에 공존한다. 과감하게 자본논리에 맡길 것은 맡기고 정부에서 육성해야 할 부분은 육성해야 한다. 인재 육성이 정부가 해야 할 가장 큰 일이다. 농대 졸업생들이 농업에 접근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선뜻 농업을 하기가 힘들다. 정부가 예산으로 인턴이나 전문 인력을 선발해 농촌에 보내면 어떨까. 농촌에는 노동력 지원도 되고 향후 농업에 뜻있는 사람들이 현장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을 모아서 정기적으로 교육하면 된다. 그 사람들이 미래에 농업에 뛰어들면 우리 농업도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래 세대가 농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늘려야 한다.

▶이정재 교수=우리나라 농민이 언젠가 몬산토 주주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꿈을 꾼다.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우리나라 농지 지대를 모두 합하면 400조원이 넘는다. 우리나라 농지를 자본화할 길을 찾으면 그 자본력으로 세계적인 회사를 키울 수 있다. 농업 예산만으로는 부족하다. 먼저 농민들 자본을 모으고 도시 자본을 합치는 방식 등 유연한 방법이 필요하다.

▶민승규 차관=사람에게서 경쟁력이 나온다는 말이 정답이다. 1990년대 후반 벤처 붐이 일었다. 당시 유능한 공무원들도 벤처로 옮겨갔다. 벤처업계에서 성공사례가 계속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벤처농업대학 입학생을 뽑는 데 180명 정원에 600명이 몰렸다. 시설도 열악한데 왜 지원했느냐는 질문에 "여기 졸업한 사람 중에 성공한 사람이 많다더라"고 답했다. 꿈이 있으니까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런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려면 돈을 벌 수 있는 농업으로 가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3MC+1`에 집중할 생각이다. 첫째는 `마켓 크리에이션(Market Creation)`이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겠다. 둘째는 `메서드 체인지(Method Change)`다. 돈이 되고 희망이 되는 방법으로 바꿔 가겠다. 셋째가 `마인드 체인지(Mind Change)`다. 농민보다 관료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여기에 어려운 농가들에 대한 배려를 더하고자 한다.

■ 참석자

민승규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이정재 서울대 농생명과학대 교수, 강용 농수산식품CEO연합회장

[사회 = 박재현 국차장 겸 지식부장 / 정리 = 신헌철 기자 / 최승진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0.04.13 17:14:02 입력, 최종수정 2010.04.13 19:26:4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정책지원2010.03.25 04:38

새만금을 아시아 식품가공무역 메카로 만들자
농업용지 8570㏊ 잡탕식 개발 계획 재고해야
한강엔 빌딩형 농장 만들어 새 식량기지 활용

◆Agrigento korea 첨단농업 富國의 길 ②◆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는 농산물 터미널이 10개다. 이 중 2개는 과일 전용이다. 로테르담항에는 터미널마다 통상 10개가 넘는 선석(배가 정박하는 자리)이 설치돼 있다. 연간 1700만t의 농산물이 처리된다. 특이한 점은 항구 안에 농산물 가공회사들이 입주해 있다는 것. 유니레버 등 10개 회사다. 이들 식품회사는 로테르담항으로 수입된 농산물을 가공해 곧바로 수출한다. 이렇게 해서 네덜란드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다. 수입 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가공ㆍ유통 산업의 부가가치 규모가 연간 283억달러(약 32조원)에 이른다. ◆ 새만금은 `아시아의 로테르담`

= 매일경제는 새만금이 아시아의 로테르담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가 새만금의 안방시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새만금에는 농산물 가공무역단지와 터미널을 설치해야 한다. 새만금은 수심이 깊어 천혜의 항구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정부는 새만금에 2023년까지 기껏 3개의 선석만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 정도로는 국제 수준의 터미널 한 개도 못 만든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정부의 새만금 계획은 관광이 중심"이라고 비판할 정도다.

게다가 정부의 새만금 농업 개발 계획은 `잡탕식`이다. 새만금 간척지 28300㏊ 중 농업용지는 8570㏊로 전체 면적의 30%에 해당한다.

현재 정부 계획은 수출농업 전진기지를 비롯해 복합곡물단지, 자연순환형 유기농업단지, 첨단농업 시범단지, 농산업 클러스터, 녹색성장 시범단지, 농업테마파크, 묘목장, 수목원 등 온갖 기능을 새만금에 넣겠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매일경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제안한다. 가공무역단지와 터미널을 비롯해 기업형 수출농업단지, 연구개발ㆍ종자 클러스터, 국제농산물거래소 등 4가지 기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는 새만금이 가공무역과 고급 농산물 수출에 특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연구개발 클러스터와 농산물거래소는 수출 기능을 뒷받침하는 인프라다.

새만금 특구가 가공무역 메카로 자리 잡으면 매경이 제안한 시화ㆍ영산강 특구와 역할 분담이 더욱 쉬워진다. 시화ㆍ영산강 특구는 가공무역보다는 새만금과는 차별된 고급 농산물의 대규모 생산ㆍ수출 기지로 특화할 수 있다.

◆ 한강에 버티컬 팜 건설

= 매일경제는 한강에 고층빌딩형 농장인 버티컬 팜(vertical farm)을 세우자고 제안한다. 미국 컬럼비아대 딕슨 데스포미어 교수는 48층 건물이면 5만명분의 먹을거리 생산이 가능하다는 계산을 내놓았다.

버티컬 팜은 인구 증가 때문에 필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엔에 따르면 2050년이면 세계 인구는 90억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금과 같은 농업생산 방식으로 90억명을 먹여 살리려면 1억㏊의 농경지가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강 또는 한강변에 버티컬 팜을 세우면 땅값 부담 없이 서울의 녹색 랜드마크를 세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지하상가 등 도심 여유 공간에 단층 버티컬 팜인 식물공장을 세우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생산성을 최대 100배까지 늘릴 수 있고 수요처 바로 인근에서 싱싱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은 벌써 전국 50곳에서 식물공장을 가동 중이다. 투자비의 50%를 정부가 지원한다.

◆ 농업 플랜트 세계 1위

=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플랜트 수출 국가다. 2006년 254억달러였던 수출액이 이듬해 422억달러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500억달러 돌파가 확실하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원전까지 수주했다.

농업 분야는 플랜트 수출의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 매일경제는 농업 플랜트로 제2의 원전 신화를 쓰자고 제안한다. 정부도 이미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물이 부족한 중동 국가들이 농업 발전을 위해 필요로 하는 담수화 설비는 이미 한국이 일등 아니냐"며 "여기에 첨단농업 재배 설비를 결합해 토털 패키지로 수출하고 향후에는 우리가 개발한 종자도 팔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정혁훈 차장 / 김인수 기자 / 신헌철 기자 / 강태화(MBN) 기자 / 최승진 기자 / 차윤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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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