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컬처파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0.06 바다에 대한 동경을 먼저 심어줘라
  2. 2010.09.14 컬처파워, 미래파워

바다에 대한 동경을 먼저 심어줘라

[마케팅톡톡]"밀라노의 삼성, 뒤셀도르프의 백남준"

image
추석 전에 이탈리아 밀라노, 볼로냐를 거쳐 독일 뒤셀도르프와 도르트문트를 다녀왔습니다. 패션으로 유명한 밀라노공항에 내리니 바로 삼성전자 광고가 눈에 띄더군요. 그리고 거기서 차로 3시간 걸려 스파게티로 유명한 볼로냐 교외의 호젓한 호텔에 들어가니 LG전자 평면TV가 걸려있습니다. 90년대 중반에 삼성이 전세계 공항에 푸시카트 광고를 하고 미국 양판점에 먼지 푹푹 뒤집어쓰고 처박혀 있던 것에 격노했다던 이건희 회장의 일화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었습니다. 패션과 스파게티로 유명한 문화와 전통의 도시에 우리 전자제품이 당당히 자리를 잡다니. 우리의 `테크파워돴가 인정을 받은 것이죠.

다음날 밤 뒤셀도르프에 도착하니 고 백남준 선생의 회고전과 어워드가 궁전미술관에서 열린다는 포스터가 공항 주변과 도시 곳곳에 덮여 있었습니다. 뒤셀도르프는 1500만 인구가 밀집한 라인베스트팔렌 지역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도시인데 여기 뒤셀도르프 미술대학에서 백남준 선생님이 비디오아트 교수를 20년 이상 맡았다고 합니다. 영국 테이트리버풀에서도 회고전이 열리고요. 방황하던 무명의 예술가를 품어준 뒤셀도르프가 이제는 거꾸로 백남준으로 유명한 예술의 도시가 됐습니다. '컬처파워'입니다.

지난주 요즘 젊은층과 전문가들에게 주목받는 브랜드전문 매거진 '유니타스 브랜드' 에디터와 장시간 인터뷰를 하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근 미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녀가 트렌드 특집을 위해 50인의 각계 전문가와 이야기하다보니 테크놀러지와 컬처가 서로 융합해나가는 트렌드를 공통적으로 짚었다고 하더군요. 필자가 최근 일류기업의 문화전략을 다룬 '컬처파워'에서 짚은 것이 헛다리는 아닌 모양입니다.

"어제의 문화가 오늘의 기술이 되고 오늘의 기술이 내일엔 문화가 된다"고 했습니다. 전기는 어둠의 문화를 바꿨고 신자유주의를 비판한 옥스퍼드 장하준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세탁기가 여성들의 삶과 문화를 바꾼 변화는 최근의 인터넷 혁명보다 더 컸던 혁명이었다고 짚기도 했는데 이들이 '테크파워'가 '컬처파워'를 견인한 사례라면 거꾸로 중세유럽을 지배한 가톨릭 문화와 근대를 연 프로테스탄트문화는 '컬처파워'가 '테크파워'를 견인한 사례들입니다. 신이 설계한 우주와 세계의 비밀을 연구하고 그것을 인간화하는 것을 용인한 18세기 이후 프로테스탄트문화에서 인간의 기술적 상상력은 무한대로 성장했잖습니까.

경제사학자나 과학자들에 따르면 중세시대에도 기술과 과학은 성장하고 있었지만 문화가 그것을 눌러버렸다죠. 우리도 15세기 세종대에 꽃피웠던 기술이 유교사관에 의해 억압된 채 수백년 방치돼 왔습니다. 이처럼 기술과 문화는 뗄 수가 없는데 생텍쥐페리가 '어린왕자'에서 "배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주기보다 바다에 대한 동경을 심어주라"고 기술과 문화에 대한 핵심을 찔렀던 것처럼 기술을 욕망하게 하는 힘은 오히려 문화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발을 신지 않는 문화권 국가들에 신발을 만드는 혁신기술을 가르쳐도 그 시장은 여간해서 열리지 않죠.

지금도 우리는 '컬처파워'를 무시하고 '테크파워'의 꿈에만 올인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광고계 크리에이터들이 만들어내는 숱한 아이디어도 클라이언트 기업문화와 코드가 맞지 않으면 서랍에서 영면합니다. 아이디어 때문이 아니라 두 기업의 문화력(力) 차이 때문입니다. 특허청의 수십만 발명 특허는 인간의 욕망에 맞게 발명하거나 재해석하는 '컬처파워'의 부족으로 잠자고 있습니다. LG전자가 다언어 문화권인 아프리카나 종교적 색채가 강한 이스라엘·아랍권 문화에 맞게 개발한 현지형 가전제품들은 이 '테크파워'와 '컬처파워'를 융합해 시장수요로 발전시킨 좋은 예들입니다. '테크파워'만이 돈을 벌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수준이 넘어가면 그 다음부터는 '컬처파워'가 돈을 벌어줍니다. 예술가 무라카미 다카시가 루이비통에 벌어준 가치가 얼맙니까. 그래서 일류 반열의 기업들은 '컬처파워=문화력(力)'을 키우는데 주력하는 모양입니다. 겉도는 장식용 문화(Culture Garbage)가 아닌 욕구에 딱 붙는 문화(Culture Power)말입니다.

어떻습니까? 지금 한국의 '컬처파워'는 G20 의장국에 걸맞은 수준일까요. 참고로 우리나라는 세계 문화콘텐츠 시장의 2%랍니다. 무역규모는 12위고요.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image
황인선 KT&G 미래팀장

컬처 파워, 미래파워

[마케팅톡톡]'크리에이티브 사고와 단문 사고'

얼마전 J신문에 영국의 창의적 교육프로젝트를 소개한 글이 실렸습니다.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Creative Partnership)

그 프로젝트의 리더 스티브 모핏은 '런던사람 20%를 먹여살리는 것은 문화·예술산업'이라고 단언했는데 해마다 수천만 명이 찾는 웨스트엔드의 뮤지컬과 대영박물관들을 보라는 거죠. 실제로 1인당 문화예술 소비규모를 따지면 영국은 OECD국가 가운데 톱2에 들어갑니다. 스티브 모핏은 1964년부터 시작된 영국정부의 문화예술 투자가 수요대상이 명확하지 않았던 탓에 참담한 실패로 끝난 것을 거울삼아 2002년부터는 미국 교육학자 켄 로빈슨의 제안을 받아들여 런던의 외국인 자녀 등 하위 10%를 미래 런던의 주역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고 하는데 무섭습니다. 지난 9년간 그 프로젝트를 체험한 아이들이 1만2800개교, 94만여명에 달한다니. 아프리카 출신 한 아이는 화가들에게서 피카소 수업을 듣고 1년이 지난 뒤 런던 잡지사의 도움으로 자기이름이 박힌 미술기사를 만들고 인도계 아이는 영화감독의 도움으로 장애인 올림픽 영화를 찍을 예정이라고 하고… 어떻습니까?

강남·분당·평촌·노원 학원가에서 양산되는 붕어빵 아이들과는 꽤나 다르죠? 모 지방 교육관계자 말을 들으니 자신들 지역이 초등학교 전국평가에서 꼴찌를 했는데 그 이유가 경제가 위축돼 부모들이 돈 벌러 외지로 가면서 홀로 남은 아이들의 가정교육이 부실해지고 한편으로는 비공식적으로 2만명 가까운 외국인 노동자 자녀들의 한국어 능력이 낮은 때문이라더군요.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이라고 다를까요? 이 아이들이 크면 어떻게 될까요? 런던 크리에이티브 아이들과 다른 학습경로를 밟고 자라온 이 아이들 말입니다. 이거 남의 문제 아닙니다. 이 붕어빵, 소외된 아이들이 지금 기성세대의 10년 후 퇴직금, 주가, 연금을 책임질 아이들이란 말입니다.

얼마전 모 고등학생들이 행주산성에 쓰인 화포를 재구(再構)했다는 뉴스 들어보셨나요? 아내하고 그 뉴스를 듣다가 너무 기분이 좋아 박수를 쳤습니다. 지금 한국에는 필자가 '창중'(創衆·Creative Mass)이라고 명명한 크리에이티브 피플이 수십만 명이 있습니다. 광고기획자, 디자이너, 큐레이터, 영화감독, 인디건축가, 게임설계자, 발명가 등등. 고무적이죠. 이들의 크리에이티브 파워가 앞으로 미래 한국의 길을 열 것인데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말이죠. 지금 정부나 지자체, 기업들은 이들이 가진 무한한 크리에이티브 에너지를 활용할 프로젝트를 돌리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있다는데 소문으로만 듣는 도깨비불인지 그 실체를 모르겠고 전 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예술가들을 학교로 파견하는 앰배서더제를 운용한다고 들었는데 그것이 지속적으로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그뒤 소식이 감감합니다.

또 있습니다. 스마트폰 문화. 스마트폰 덕분에 파워트위터들은 넘쳐나는 데 아쉽지만 이들은 그다지 생산적으로 보이지 않는군요. 호흡 짧은 사고들로 보입니다. 160자 단문 문화의 한계 때문일까요? 장문의 책을 읽지 않는 그들로 인해 독서의 계절 가을은 이제 전설의 고향 소재가 되어갑니다. 출판업계의 저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인데 이들은 우물가 아낙들의 수다처럼 자잘한 소통 효과도 물론 있고 선거 때 미디어 이변은 만들지만 길고 넓고 깊게 가는 미래 파워라기에는 '쩝' 입니다. 기업은 여기에 끼어 스토리텔링, 입소문 마케팅, QR코드, 앱 마케팅이 어떻고 하는데 쩝쩝쩝…. 이 역시 런던 크리에이티브 프로젝트처럼 창조적인 미래 파워를 키우는 접근방식은 아닌 걸로 보이는군요.

먹을거리·볼거리 광풍이 불고 있는 한국은 당장 생색나고 과시적인 지역축제, 대규모 디자인 조형물, 단기 일자리 창출만 기획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크리에이티브 원천을 만드는 국가-기업 연합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합니다. 그래야 컬처파워를 미래 경쟁력으로 키워가는 런던파워를 이길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1∼2년 주기로 세상을 엎어치면서 기성세대를 왕따시키는 엄지문화, 트위터, 페북 광풍류의 다이내믹(?) 코리아보다 400년 전의 화포를 재구하고 창조의 저수지인 책을 뒤지면서 또다른 창조를 꿈꾸는 크리에이티브 코리아가 더 살 길이라고 생각지 않으시는지요.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