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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지식2010.09.10 04:49

태풍의 영향은 ‘현재진행형’ 괴짜 ‘곤파스’, 느림보 ‘말로’ 2010년 09월 17일(금)

지난 2일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곤파스’. 태풍 곤파스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너무나 처참했다. 거센 강풍에 나무는 뿌리째 뽑혔고 철탑은 두 동강이 났으며, 무너진 담장에 차가 파괴됐다. 안타까운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 등 태풍 곤파스는 우리에게 큰 아픔을 안겨주고 떠나갔다.

곤파스가 떠나기 무섭게 태풍 ‘말로(MALOU)’가 뒤를 이었다. 지난 6일 새벽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해안 일대에 영향을 줬던 ‘말로’는 곤파스 만큼이나 큰 피해를 입힐 거라는 우려를 샀다. 하지만 다행히도 큰 피해를 주지 않고 빠져 나갔고, 지난 7일 한반도는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 서울 북악스카이웨이 길에 쓰러진 가로수.  ⓒ연합뉴스

갈 길 막혀 느림보 된 ‘말로’

이번에 영향을 준 두 태풍은 특이한 점이 몇 개 있다. 앞서 지나간 ‘곤파스’와 달리 ‘말로’는 느림보였다. 곤파스가 시속 40~50km의 속도로 빠르게 이동한 반면, 말로의 이동 속도는 전향 후에도 시속 15~20km로 느린 편이었다. 중국 내륙에 위치한 차가운 고기압이 태풍이 북상하려는 걸 막아섰기 때문이다. 거기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늦게 수축하기도 했다.

천천히 움직였던 탓에 태풍이 머무른 제주도 산간과 경상남북도 지방에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말로가 큰 피해를 일으키지 않고 지나갈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는 앞선 태풍 곤파스의 영향도 있었다. 곤파스가 이미 해수를 충분히 뒤섞어놓은 뒤라, 말로가 해수면을 통과하며 받을 수 있는 열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말로가 더 이상 발달할 수 없었다.

▲ 태풍 '말로' 북상 당시 우리나라 기압계  ⓒ기상청

‘곤파스’, 너는 정말 ‘소형’ 태풍?

그런데 태풍 ‘곤파스’ 또한 몇 가지 의문점을 지니고 있다. 소형 태풍이라고 했는데 알려진 규모에 비해 피해가 매우 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곤파스’는 처음 생성돼 북상할 때는 중형급 태풍이었다. 하지만 태풍이 생성된 해역의 해수면 온도보다 해수면 온도가 훨씬 낮은 서해상을 지나면서 규모가 축소돼 소형으로 바뀐 것이다.

거기에 피해 지역이 위험반원에 들었던 원인도 한 몫 했다. 태풍 진행 방향 기준으로 태풍의 오른쪽에 위치하는 지역은 위험반원으로 불린다. 위험반원에서는 태풍의 바람 방향과 그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부는 바람 방향이 같아 태풍 본래의 풍속에 더해진다.

끌어주고 밀어준 기압골과 제트

다음으로 태풍의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던 것도 의문이다. 그 비밀은 기압골과 제트에 숨어있다. 지상 근처에서는 북쪽에 위치한 기압골이 태풍을 북쪽으로 끌어올려 전향될 때의 속도 감소가 거의 줄었다. 기압골은 등압선을 그렸을 때 저기압 쪽을 향해 오목하게 파인 U자형을 이룬 부분을 말한다. 기압골이 태풍의 진행 방향을 향해 힘껏 당겨줬으니 태풍은 자기가 가진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거의 없었던 셈이다.

거기에 200hPa 제트가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태풍의 속도를 더욱 높였다. 제트는 대류권 상층에서 불고 있는 폭이 좁고 속도가 매우 빠른 편서풍을 가리킨다. 제트는 마치 강이나 해류의 흐름처럼 지구를 둘러싸고 흐르는 공기의 흐름이다. 앞서 언급된 기압골이 태풍에 손을 내밀어 앞에서 잡아당겨줬다면, 제트는 태풍 뒤에서 밀어준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 9월 1일 오후 9시 200hPa 일기도. 표시된 영역이 강풍구역인 제트이다.  ⓒ기상청

이런 상황 덕분에 태풍의 에너지는 강한 풍속과 집중호우로 나타났다. 태풍이 빠르게 이동했기 때문에 대부분 지역에서 강수는 소나기처럼 짧은 시간 동안만 지속됐다. 특히 태풍의 진행방향 오른쪽에 해당하는 지역에 영향을 줬다.

9월의 아픈 추억, ‘매미’와 ‘나리’

9월에 무슨 태풍이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태풍이 꼭 여름철에만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건 아니었다. 9월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태풍으로 2003년 ‘매미’와 2007년 ‘나리’가 있다. 두 태풍 모두 9월에 왔다는 점 외에도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아프도록 선명하게 남아있는 태풍일 것이다.

‘매미’는 가장 강한 바람을 기록한 태풍이다. ‘매미’가 영향을 미칠 때 고산 지역에서 60m/s라는 순간최대풍속을 기록했는데, 이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큰 값이다. ‘나리’ 또한 제주도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큼 큰 피해를 입힌 태풍이다.

이 때 기록된 일강수량 420mm는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제주도에는 이보다 더 많이 비가 내린 적이 없을 정도의 최고 기록이다. ‘매미’는 9월 12~13일, ‘나리’는 9월 16~17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이다.

태풍 영향 다시 받을 가능성 커


두 태풍이 연이어 지나간 지금, 안심해도 될까. 안타깝게도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다시 태풍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29℃ 이상으로 높아 태풍이 발생하기 좋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최근 라니냐 현상이 발생해 동태평양의 수온은 낮아졌고, 서태평양의 수온은 평년보다 높아졌다. 이 때문에 태풍발생 해역의 수온이 높게 유지되면서 태풍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라니냐 현상이란 평년과 비교해 편동풍이 약해져 동태평양의 수온이 더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참고로 ‘곤파스’가 북상할 때 우리나라 근처의 해수 온도는 다른 지역보다 2~3℃ 높은 상황이라 태풍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하기 좋은 상황이었다.

▲ 8월 31일의 해수면 온도. 전반적으로 높다.  ⓒ기상청
▲ 해수면온도 편차도.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온도가 높게 나타나있다.  ⓒ기상청

김은화 객원기자 | 777_bluebear@naver.com

저작권자 2010.09.17 ⓒ ScienceTimes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마켓 생태계/지식2010.09.02 05:08

태풍은 왜 반시계방향으로 돌까? 포탄 휘어지게 하는 힘, 전향력의 원리 2010년 09월 02일(목)

▲ 북반구에서 태풍이나 허리케인이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이유는 전향력 때문이다.  ⓒTitoxd
태풍 뎬무에 이어 곤파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로 인해 연일 계속 되는 비 소식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일기예보에서 눈을 뗄 수가 없게 한다. 그런데 일기예보를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태풍의 소용돌이 치는 모습에서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일기예보에서 보이는 태풍은 항상 안쪽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소용돌이 형태를 띠고 있는데, 그 방향이 언제나 반시계방향이다. 신이 태풍을 만들 때 꼭 반시계방향으로 휘저어주기 때문에 생기는 것일까? 사실은 신이 그런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때문에 그런 것이다.

지구 자전에 의해 발생하는 ‘전향력(轉向力)’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사실이지만, 몇 세기 전만 해도 ‘지구가 구형이며 돌고 있다’는 말은 미치광이의 말로 여기는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지구가 항상 자전과 공전을 하고 있으며,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들은 우리 삶에 뗄레야 뗄 수 없는 것들이다. 공전으로 인해 계절이 바뀌며 자전으로 인해 밤낮이 바뀐다. 이는 우리에게 1년, 1일이라는 시간 개념을 갖게 해줬다.

이 외에도 지구의 운동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들은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전향력’이라는 것이다. 앞서 말한 태풍의 반시계방향 소용돌이도 이 전향력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전향력이 미치는 영향

▲ 전향력의 개념을 도입한 프랑스 물리학자 코리올리(Gustave Gaspard Coriolis, 1792~1843) 
전향력은 발견한 학자의 이름을 따 ‘코리올리 힘(Coriolis force)’이라고도 한다. 이는 지구가 일정한 회전축을 중심으로 자전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사실 실제로 존재하는 힘은 아니다. 자전하고 있는 지구 위에서 우리가 봤을 때, 그런 힘이 있는 것 같이 보일 뿐, 지구 밖에서 본다면 전향력이란 힘은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상의 힘은 더 쉬운 예로 원심력이 있다.

지구의 70%를 덮고 있는 바닷물의 움직임, 즉 해류의 방향이 이 전향력과 관계가 있으며 대기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대기의 움직임이 전향력의 영향을 받아 편서풍과 같은 큰 바람이 발생하며, 태풍의 회전 방향이 일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향력 발생시키는 원인, 관성과 회전


그렇다면 지구 자전이 어떻게 이런 현상을 가져다주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회전하는 물체와 관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이미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충분히 경험하고 있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우선 관성은 배우지 않아도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버스가 갑자기 속도를 줄였을 때 몸이 앞으로 쏠리는 현상이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것 등이 모두 관성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자신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성질, 이것이 관성이다.

다음으로 회전의 문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전축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 빠르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큰 원판 가운데 막대를 꽂아 놓고 팽이처럼 돌리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원판 위는 안쪽이든 바깥쪽이든 같은 시간에 1바퀴, 즉 360도를 회전한다. 하지만 이동거리는 다르다. 같은 한 바퀴를 돌더라도 안쪽의 한 바퀴보다 바깥쪽의 한 바퀴가 훨씬 길기 때문이다. 즉 같은 시간에 한 바퀴를 돌았다면 안쪽보다 바깥쪽의 속력이 더 큰 것이다.

이는 지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구의 회전축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은 적도이며 고위도로 갈수록 회전축과는 가까워진다. 즉, 적도 부근이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빠르기는 우리가 보통 속도를 말할 때 사용하는 ‘움직이는 속도’인 선속도다. 반면 같은 시간에 같은 바퀴 수를 돈다고 할 땐 회전하는 속도, 즉 각속도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각속도가 같을 때, 회전축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선속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어려운 말을 뒤로 하더라도, 멀리 떨어진 지역이 더 빨리 움직인다는 것은 앞서 말한 팽이를 생각하더라도 당연하다. 이런 현상 때문에 전향력이 발생하게 된다.

놀이터에 있는 회전하는 놀이기구를 생각해 보자. 바깥쪽에 서 있는 사람이 안쪽으로 공을 던졌다. 정확히 가운데 있는 사람에게 던졌다 하더라도 그 공은 가운데 있는 사람에게 가지 않는다. 바깥쪽에 있는 사람이 회전으로 인해 움직이고 있는 동안 상대적으로 적게 움직이는 안쪽 사람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 때 바깥쪽 사람이 던진 공은 바깥쪽 사람이 운동하던 방향으로 관성이 작용해 휘어지게 되고, 선속도가 느린 안쪽 사람에게 가지 못하고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 북반구에서 전향력때문에 물체의 진행방향의 오른쪽으로 편향된다. 

자전으로 인한 선속도 차이와 관성이 전향력 만들어

이 모습을 지구 위에서 생각해보자. 우리나라가 북반구에 있기 때문에 북반구를 기준으로 설명을 하자면 적도 지방에서 고위도 지방으로 포탄을 쐈을 때, 적도지방에서 출발한 포탄은 자전에 의해 발생하는 동쪽방향 성분의 속도를 가진 채 고위도로 움직인다. 하지만 고위도는 그 속도에 비해 동쪽으로 향하는 속도가 작다. 즉, 포탄이 동쪽으로 움직이는 속도가 고위도지방이 자전에 의해 동쪽으로 움직이는 속도에 비해 큰 것이다. 이로 인해 포탄은 목표 지점보다 동쪽에 치우쳐져 떨어지는 것이다.

이는 꼭 고위도 방향인 북쪽으로 쏠 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반대인 남쪽으로 포탄을 쏜 경우는 속도가 느린 곳에서 빠른 곳으로 전달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포탄이 가진 가로방향 속도 성분은 느린데, 남쪽의 목표지점은 그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이번엔 목표지점의 서쪽에 떨어지게 된다. 쉽게 생각하면 두 경우 모두 진행방향의 오른쪽으로 경로가 휘어져 보인다고 할 수 있다.

▲ 포탄을 쐈을 때, 궤도가 휘어지는 것 역시 전향력의 영향 때문이다. 
그렇다면 동서 방향은 어떨까. 전향력이 자전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위도로 발사한 포탄은 휘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또한 전향력의 영향을 받는다. 그 이유는 지구가 구면이기 때문이다. 대포를 같은 위도로 발사한다고 했을 때, 그 포탄이 위도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를 북극이 가운데 오게 한 채로 위에서 본 모습으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포탄 또한 지구의 자전에 의해 생긴 관성의 영향을 받아 경로가 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도 마찬가지로 예상 경로에 비해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남반구에선 반대

이것이 전향력의 기본 원리다. 북반구를 중심으로 설명했지만 남반구도 마찬가지다. 다만 남반구에서는 남쪽으로 갈수록 고위도가 되기 때문에 북반구와 완전히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즉, 결과적으로 남반구에선 진행 방향의 왼쪽으로 치우쳐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전향력으로 인해 소용돌이는 일정한 방향을 갖게 되며 해류와 대기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또한 북반구와 남반구의 소용돌이의 방향이나 해류, 대류의 움직임이 반대로 나타나는 것도 그 이유다.

특히 태풍의 경우는 저기압 중심으로 공기가 들어오다가 전향력에 의해 휘어지며 북반구에선 반시계방향으로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조재형 객원기자 |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0.09.02 ⓒ ScienceTimes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