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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16 특별기고] 중소기업도 성장기회 누려야 공정사회
칼럼, 인터뷰/명사2011.03.16 19:57

[특별기고] 중소기업도 성장기회 누려야 공정사회

  •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입력 : 2011.03.15 23:07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나무를 좋아한다. 소나무 향과

솔잎을 스치는 바람 소리는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소나무 숲 속의 모습은 매우 특이하다.

다른 숲에는 온갖 잔풀과 크고 작은 나무들이 함께 어울려

 자라지만 소나무 아래엔 풀이 자라지 않는다.

솔잎이 카펫처럼 깔려 있을 뿐이다. 바늘 같은 솔잎이

촘촘하게 땅을 뒤덮어, 공기와 햇빛이 통하지 못하게 한다. 그런 곳에서는 잔풀이

자랄 수 없고 어떤 나무도 새싹을 틔울 수 없다. 경쟁자의 등장을 원천적으로

가로막는 소나무의 용의주도함에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잔인함마저 느껴진다.

동반성장위원회를 맡고부터는 이런 소나무의 모습이 우리 대기업과 중소기업

생태계의 모습으로 각인되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 물론 대기업들은

우리 경제의 기둥이요 자부심이다. 경제 위기도 가뿐하게 넘기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국민도 해외여행 길에 우리

대기업의 광고판을 만날 때마다 자랑스러워한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태계는 소나무 숲 속과 너무도 닮았다. 협력사들이 고사(枯死) 직전까지

내몰리더라도 대기업들은 기술을 가로채거나 납품단가를 후려치면서까지 자기

이익을 올리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 대지가 공급하는 영양소와 햇빛과 공기를

다른 나무들과 나누지 않고 모조리 독차지하는 소나무의 생존 방식과 다르지 않다.

경제학에서는 누구든지 자기이익을 극대화하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회

전체의 후생(厚生)이 극대화된다고 했다. 대기업들은 '하도급 기업에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이런 경제학 원리를 원용해 "우리는 단지 이윤 극대화라는

시장경제의 원리를 따를 뿐인데 뭐가 잘못되었느냐"는 식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그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면 경제학을 잘못 배웠다. 경제학은 결코

자기 몫만 악착같이 챙기는 게 선(善)이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다른 나무가 싹을 틔우지 못하도록 바늘 같은 솔잎을 촘촘히 떨어뜨리는 것은

 '공정(公正)'이란 사회정의에도 맞지 않다. 그것은 기회를 독차지하려는

것일 뿐이다. 우리 헌법 전문에는 "각인(各人)의 기회를 균등히 해야 한다"고

했다. 성장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가로막는 요인이 있다면 하나하나 없애나가야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대기업으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 중소기업인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고, 그들의 목소리엔 울분이 가득 차 있다.

동반성장의 목표는 이런 중소기업에도 성장의 기회를 고르게 나누어 주자는

것이다. 초과이익공유제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에 불과하다.

하도급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고용안정을 위해 대기업의 자율적인 투자(기부)를

 유도하고, 여기에 호응하는 대기업에는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보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수익의 일부를 좋은 일에 기부하면 세제상 혜택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

시장이란 원래 불완전하다. 초과이익공유제는 불완전한 시장의 실패를

사회공동체 유지를 위해 보완해보자는 것이다. 대기업의 이익을 강제로 빼앗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초과이익공유제의 내용에 들어 있지도 않은

강제성을 거론하며 반대하는 건 동반성장의 취지를 오해한 것이다.

성공의 기회를 제대로 주지 않은 상태에서의 경쟁은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다.

공정하지 못한 경쟁의 결과에는 아무도 승복하지 않는다. 그런 사회는 불만으로

가득 찬 사회가 될 뿐이다. 소나무만 자라는 곳에는 소나무 껍질 말고는 먹을 게

없다. 우리는 열매도 딸 수 있고 버섯과 약초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숲을 원한다.

정부가 기업을 키우던 시대는 지났다. 대기업의 도움 없이 동반성장의 목표는

달성이 불가능하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활기찬 경제생태계가 아무리 좋아 보여도 대기업이 길목을 가로막고 있으면

도달할 수 없다. 우리 대기업들도 눈앞의 자기 이익만을 지키려 하지 말고 우리

 경제 전체를 바라보는 넓은 시야와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찬반토론] 이익 共有制 둘러싼 빈말 vs. 지나친 말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