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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세미나//인물2011.06.08 10:11

세계적 석학 헤르만 지몬 - 조지 화이트사이즈, 한국 기업 성장전략을 논하다

[중앙일보] 입력 2011.06.08 00:15 / 수정 2011.06.08 09:04

“노키아 - 핀란드 동반 추락 … 한국도 남 일 아니다”
선진국, 공장뿐 아니라 R&D 센터 개도국에 이전해야

조지 화이트사이즈 하버드대 명예교수와 황창규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장, 헤르만 지몬 독일 마인츠대 교수(왼쪽부터)가 한국의 성장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도훈 기자]

“노키아를 봐라. 노키아가 흔들리니 핀란드가 흔들린다. 노키아는 핀란드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했다. 나라 경제가 소수의 대기업에 기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독일의 경영 석학 헤르만 지몬 마인츠대 교수가 노키아를 예로 들며 “한국의 안정된 성장을 위해선 중간 규모의 글로벌 기업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몬 교수는 6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황창규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과 세계적 화학자인 조지 화이트사이즈 하버드대 명예교수를 만나 좌담을 했다. 두 교수는 R&D 전략기획단이 주최한 ‘글로벌 R&D 포럼 2011’에 참석차 방한했다. 이들은 황 단장의 사회로 한국 기업의 성장 전략을 토론했다.

 ▶황창규=요즘 한국에선 대기업과 중소 기업의 동반성장이 큰 화두다. 어떻게 하면 큰 기업과 작은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을까.

 ▶헤르만 지몬=한국 대학생은 대기업 취업을 굉장히 선호한다고 들었다. 한 교수가 “대기업에 합격한 학생이 창업을 하려고 한다면 적극적으로 말릴 거다”라고 하더라. 이런 환경에선 강한 중소기업이 나오기가 어렵다.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 필요하다. 최근 어느 교수한테 들었는데 미국 MIT 졸업생 11만 명 중 2만6000명 정도가 창업했다고 한다.

 ▶조지 화이트사이즈=미국에선 젊은이가 창업했다 실패하면 이를 성공이라고 본다. 그만큼의 경험을 얻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두 번 실패한 뒤엔 대체로 성공하는 이가 많다.

 ▶황=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도 한국의 숙제다. 조언을 부탁한다.
▶화이트사이즈=한국 기업들은 미래에 어떤 기업으로 성장할지를 질문해야 한다. 삼성의 주력 산업은 디스플레이·휴대전화 제조업,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제조업이다. 이 산업들이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것 같나. 한계가 있다. 미국은 페이스북 같은 소셜 엔지니어링(social engineering)과 첨단 제약산업, 우주 산업 등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지몬=나는 ‘기업 분할(spin-off)’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대기업을 작은 단위의 조직으로 쪼개는 것이다. 지멘스가 반도체 부문을 떼어 ‘인피니언’이란 회사로 분사시킨 것이 예다. 이런 식이면 대기업이 핵심 산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 조직이 커질수록 전체를 다 관리한다는 것이 어려워진다.

▶화이트사이즈=대기업이 생산이나 판매, 마케팅은 탁월하지만 발 빠르게 혁신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다. 작은 조직을 떼어내 비용을 대면서 “모기업과 상관없이 새로운 사업을 찾아봐라”며 연구개발을 맡기면 좋을 것이다. 아니면 글로벌 기업을 인수하는 것도 방법이다.

 ▶황=한국의 중소기업이 히든 챔피언(세계적 초일류 중소기업)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몬=사회적 환경이 중요하다. ‘분산(decentralization)’ 문화가 필요하다. 중국만 해도 수출의 60%가 종업원 2000명 미만 기업에서 나온다. 매우 분산된 나라다. 독일과 미국도 중소기업이 강하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프랑스는 중앙집중적이다. 이래서는 곤란하다.

 ▶화이트사이즈=하지만 난 문화를 그렇게 쉽게 바꿀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 대신 한국이 잘하는 것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전자회사가 휴대전화 제조 기술을 활용해 의료 체계에 정보화를 도입하는 식이다.

 ▶지몬=정책도 중요하다. 중소기업 분야 진출을 제한하는 식의 대기업 규제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중소기업은 국제 무대에 눈을 돌려야 한다. 하청 업체에만 매달리는 기업이라면 항상 의존적이고, 대기업 횡포에 시달리게 된다.

 ▶황=선진국이 개발도상국과 어떻게 R&D 성과를 공유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

 ▶지몬=저출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과 독일 같은 나라들이 개도국 인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 개도국에 공장뿐 아니라 R&D 센터도 이전해야 한다. 나는 최근 유라프리카(Eurafrica·유럽+아프리카)와 차이메리카(Chimerica·중국+미국)란 개념을 한 매체에 소개했다. 대륙 간 경제 의존이 커지면서 따로 살려야 따로 살 수가 없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선진국이 개도국의 교육과 이민 정책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조지 M 화이트사이즈(George M. Whitesides)=MIT와 하버드대 교수를 지낸 화학자. 미국 정부의 ‘과학 및 혁신 리서치’ 이사회 자문, 대한민국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 자문 등을 맡고 있다.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독일 출신 경영학계 석학. 교수 출신으로 1985년 컨설팅 회사 지몬-쿠허&파트너스(SKP)를 설립해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베스트셀러 『히든 챔피언』과 『이익 창조의 기술』 등이 있다.

◆황창규=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 지경부가 주관하는 4조4000억원의 R&D 예산 투자 방향을 총괄하고 관리한다.

글=임미진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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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충헌 전충헌
칼럼, 인터뷰2010.04.04 06:49

[Weekly BIZ] 달리기의 천재 치타가 슬픈 이유

  • 서광원 생존경영연구소장
  • 입력 : 2010.04.02 16:24

[SERICEO와 함께하는 창조경영]

치타는 땅위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동물이다. 시속 110~120㎞를 거뜬히 낸다. 사냥할 때 결정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다. 사자나 표범은 먹이 앞 20~30m까지 다가가서야 사냥을 개시하지만, 치타는 먼 거리에서도 쏜살같이 달려가 사냥할 수 있다. 그래서 치타의 사냥 성공률(40~50%)은 사자나 표범(20~30%)에 비해 월등히 높다.

치타의 빠른 속도는 오랜 기간에 걸쳐 피나게 노력한 결과다. 치타의 주 먹잇감은 가젤영양이다. 이 동물은 몸집이 작고 워낙 속도가 빨라 다른 동물들이 잘 사냥하지 못한다. 치타는 이 '틈새시장'을 주목했고, 가젤영양을 사냥하기에 적합한 구조로 신체를 진화시켰다. 최대한의 산소를 흡입할 수 있도록 폐를 넓혀 분당 호흡을 60회에서 150회로 증가시켰고, 좀더 많은 혈액 공급을 위해 간과 동맥, 심장도 확대했다. 더 빨리 더 유연하게 뛸 수 있도록 다리와 등뼈는 가늘고 길게 바꾸었다. 바람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턱과 이빨 크기를 줄이고, 몸무게도 40~50㎏으로 줄였다.


이런 '전문화'를 통해 치타는 세 걸음 만에 시속 64㎞까지 속도를 올리고, 1초에 7m씩 세 번 뛸 수 있게 됐다. 말 그대로 '바람의 파이터'가 된 것.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치타의 비극은 바로 여기서 비롯됐다. 모든 것을 희생해 원하던 스피드를 얻었지만, 바로 그 때문에 생존의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치타는 사냥 성공률은 높지만, 왜소한 체격 때문에 애써 잡은 먹이를 절반 이상 빼앗긴다. 가령 표범은 사자나 하이에나를 피해서 먹잇감을 나무 위로 갖고 올라가지만, 치타는 그럴 능력이 없다. 자신이 사냥한 먹이를 빼앗긴 채 물러나는 치타의 슬픈 표정을 상상해 보라.

더 심각한 것은 치타가 가젤영양에만 매달리다 보니 가젤영양의 숫자가 조금만 줄어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는 점이다. 최근 아프리카 개발로 야생 공간이 감소하면서 가젤영양의 수가 줄어들고 경쟁자 간 먹이 다툼이 치열해져 치타는 멸종을 걱정할 위기에 처했다. 전문화가 가져온 부작용이다. 판다곰이 먹이를 대나무 잎으로만 특화했다가 중국 개발 붐으로 대나무 숲이 줄어들면서 멸종 위기에 처한 것과 비슷하다.

물론 전문화는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은 자연의 삶의 방식이다. 하지만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발등에 떨어진 불에만 신경 쓴다면 진정한 전문화라 할 수 없다.

진정한 전문화란 헤르만 지몬의 '히든 챔피언'에 사례로 등장하는 세계적 강소기업들처럼 한 우물을 파되, 세상의 변화를 읽고 그 변화에 맞춰 우물을 파는 것이다. '우물을 깊이 파려면 넓게 파라'는 말이 있다. 빨리 팔 욕심에 좁게 파면 시원한 물은커녕 얼마 가지 못해서 삽이나 곡괭이를 사용할 수 없을 만큼 비좁아지고 결국 자신이 판 구덩이에 갇히게 된다.

빨리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달리는 것이다. 엉뚱한 방향으로 달리면 달릴수록 돌아오는 길은 멀어진다. 애써 잡은 먹이를 두고 떠나야 하는 치타의 슬픔은 결코 동물의 세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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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