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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11 [j Biz] MIT 슬론스쿨 쿠수마노 교수 “지금 세계 IT 대전은 … ”
칼럼, 인터뷰/명사2011.09.11 03:59

[j Biz] MIT 슬론스쿨 쿠수마노 교수 “지금 세계 IT 대전은 … ”

[중앙일보] 입력 2011.09.10 01:30 / 수정 2011.09.10 01:30

Q : 구글이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했는데 …
A : ‘애플’ 하나 더 생긴 셈
Q : 삼성·애플·MS … 왜 특허 전쟁인가
A : 자기 것 지켜야 R&D 하지
Q : 정부 참여하는 한국형 OS는?
A : 한국 기업에 도움 안 돼요

전 세계 IT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변화의 기폭제는 애플의 아이폰(iPhone). 똑똑한 스마트폰은 기존 PC·모바일 시장을 한꺼번에 흔들었고 IT업계 판도를 바꿔놓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과 LG도 부랴부랴 경쟁에 합류했지만 맞서야 할 것은 과거의 경쟁자들이 아니었다. 노키아나 모토로라 같은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아닌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세계적 컴퓨터 소프트웨어 기업이 버티고 서있다. 게다가 구글은 지난달 모토로라모빌리티(이하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그동안 구글의 공개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사용해 배타적인 애플과 경쟁해온 제조업체들은 당황하고 있다. 가까운 파트너인 줄만 알았던 구글이 애플처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거느리게 됐으니 말이다. ‘이러다 삼성이나 LG가 아웃소싱 업체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극단적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소아 기자

IT업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숨 가쁘게 돌아가는, 그것도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이 바닥을 이해하려면 해설이 필요하다. 미국 MIT 슬론스쿨의 마이클 A 쿠수마노 교수는 자타가 인정하는 IT 전문가다. 지난해 이맘때 즈음 “IT업계에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것이다. 한국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 생각나 인터뷰를 요청했다.

 “안 그래도 한국 독자들에게 이런저런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 여기(미국 매사추세츠주 동부 케임브리지)는 허리케인 ‘아이린’ 때문에 전기도 끊기고 아주 정신없네요. 세계 IT시장보다 내일 동네 날씨를 내다보는 것이 훨씬 어려운 것 같아요.”


●구글코리아가 불공정 행위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미국에서도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조사 중이다. 대체 뭐가 문제인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마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Windows)처럼 산업 전반을 지배하는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모토로라를 인수한 구글이 향후 모토로라에 부당한 특혜를 줄 가능성도 있다. 모토로라에 업그레이드 운영체제(OS)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든지, 모토로라 휴대전화에서만 구동되는 OS를 내놓는다든지… 구글은 배타적인 애플과 달리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쓰게 하기 때문에 사실상 많은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구글에 기대고 있는 상태다.”

●정부의 압박이 구글에 타격을 입힐 정도인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자체를 어쩌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70%를 넘는다면 분명 FTC가 행동에 나설 것이다. 과거 MS는 기본 브라우저로 윈도를 깔면서 사실상 윈도 사용을 강요(?)했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자사 브라우저인 ‘사파리(Safari)’를 탑재해 사용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 구글도 똑같은 이슈를 겪을 수 있다.”

●구글은 특허 때문에 모토로라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정말 그 이유 때문일까?

 “물론 여러 속내가 있을 거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느 정도 믿어도 되는 말이다. 아니, 정말 중요한 이유였을 거다. 지금 구글은 스마트폰 특허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실제로 몇 건의 특허소송도 진행 중이고… 그래서 얼마 전 캐나다 통신업체 노텔(Nortle)의 특허를 사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구글에 특허는 절실한 문제다. 실제로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구글은 1만7000개의 특허를 갖게 됐다.

●특허 말고 인수로 얻는 다른 이점은 뭔가.

 “생각해 보라. 소프트웨어 강자인 구글이 휴대전화 제조사를 인수했다. 하드웨어 부문에도 날개가 생긴 거다. 예전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됐다. 더욱 애플 같아졌다고 할까. 다만 구글이 본래의 특성이자 장점인 중립성(neutrality)을 잃었다는 점이 걱정스럽다. 이제 구글은 더 이상 중립적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이 아니다. 지금까지 좋은 파트너 관계였던 다른 IT 제조업체들과 경쟁하는 회사가 된 거다.”

●구글의 사업전략은 대체 뭔가.

 “비교적 심플하다. 바로 인터넷 광고로 돈을 버는 것이다. 구글은 최근 모바일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 IT업계는 사실상 모바일이 주름잡고 있다. 구글은 앞으로도 안드로이드를 오픈 소스로 해 공짜로 쓸 수 있게 할 거다. 그래야만 다른 경쟁자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광고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강조하건대 ‘공짜’와 ‘공개’가 갖는 힘은 막강하다. 동시에 구글은 이번 인수로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할 것이다. 모토로라를 발판으로 첨단 혁신, 안드로이드에 대한 실험을 시도하면서 말이다. 또 하나, 지금은 제조사마다 조금씩 다른 안드로이드 버전을 쓰고 있는데 이걸 표준화하면서 일종의 ‘통제’에 나설 공산이 크다. 결국 안드로이드 앱스토어를 애플 앱스토어만큼 강력하게 만들기 위해 구글은 안드로이드 사용환경 전반을 ‘표준화’할 것이다.”

●구글의 사업전략이 애플과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말했듯이 구글은 광고로 돈을 번다. 인터넷 검색과 스마트폰 OS의 기본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지배하면서 말이다. 애플의 전략은 좀 더 복잡하다. 애플은 혁신적 ‘히트상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흔들곤 했다. 하지만 1984년 ‘애플II’와 매킨토시를 내놓으면서 히트상품에 고가의 프리미엄을 붙이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다가 이제는 산업 전체를 지배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했다. ‘아이팟’을 시작으로 ‘아이튠즈’ ‘아이폰’ ‘앱스토어’ ‘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애플이 돈을 버는 전략은 두 가지다. 히트상품에 프리미엄 붙이기와 콘텐트 제공자, 앱 개발자들과 이익 나눠 갖기. 이제는 스토리지(데이터 저장소) 수수료를 받는 ‘아이클라우드(iCloud)’ 서비스까지 선보였다. 애플이 돈을 벌 방법은 꽤나 많아졌다. 구글도 ‘구글 북스(Books)’ 등 콘텐트 사업에 진출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수익은 광고에서 나온다.”

‘특허 전쟁’은 또 하나의 변수다. 스마트폰 한 대당 관련 특허는 무려 25만 건. 삼성전자와 애플은 세계 9개 국가에서 소승을 진행 중이며 MS는 최근 모토로라를 미국 통상위원회에 제소했다. 올해 기업 간 특허 공방에 들어간 비용만 180억 달러(약 20조원)로 추산된다.

●특허 얘기를 좀 해 보자. 최근 구글은 오라클, MS, 애플과 특허 소송을 겪으면서 “특허 소송이 혁신을 방해한다”고 했다. 하지만 구글 역시 자신의 검색 기술을 특허로 꽁꽁 싸놓지 않았나.

 “최근 IT업계 게임의 룰을 알려주겠다. 바로 ‘특허로 자신을 최대한 방어하고 특허로 경쟁자들을 최대한 위협하라’다. 특허를 통해 자신들의 경쟁력은 철통같이 지키는 동시에 자신의 특허를 조금이라도 침해하는 상대는 가차없이 위협하는 것이다. 구글도 게임의 룰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기 영역이라고 생각되는 기술에 대해선 철저하게 다른 회사들을 위협할 수 있다.”

● IT 기업들이 자유로운 혁신 풍토를 권장하기보다 특허 지키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얘긴가.

 “그렇다. 비록 단기적으로 혁신에 걸림돌이 된다 해도 고유 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이를 특허로 지켜내야 한다. 장기적으로도 다른 회사들이 자기 기술을 베끼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가 힘들 거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마무리되면 결국 삼성이나 LG, 대만의 HTC는 안드로이드의 ‘2등 시민’으로 전락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그게 구글이 노리는 시나리오일까.

 “그런 우려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삼성, LG, HTC 같은 회사들은 모토로라를 효율적으로 앞지르기 위해 하드웨어나 디자인 혁신에 더욱 치중하려고 할 수도 있을 거다. 구글은 우선 이들 경쟁사가 어떻게 나설지 지켜보려 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정부가 삼성, LG와 힘을 합쳐 새로운 OS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도 있지만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국적을 불문하고 상업적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는 그냥 민간 산업에 남겨두는 게 낫다. 한국 정부가 참여해 OS를 만든다면 분명 어떤 식으로든 삼성이나 LG에 유리한 표준을 만들려 할 것이다. 중국 정부라면 또 중국 기업들에 특혜를 줄 것이고,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한국 시장과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으로부터 점점 고립될 수밖에 없다. 한국 시장의 규모만 놓고 봐도 삼성이나 LG가 한국에서만 영업해 글로벌 경쟁력을 쌓을 수는 없다.”

●바로 앞에 삼성 또는 LG의 경영진이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하겠나. 구글이나 애플과 차별화되는 OS 플랫폼을 개발하라고 하겠나, 아니면 구글이나 MS 등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와 손잡으라고 하겠나.

 “음, 조금 민감할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삼성이나 LG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특별히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긴 힘들다. 게다가 안드로이드는 공짜다. 경제적으로 보더라도 새로운 경쟁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것은 수지가 안 맞는다. 오히려 삼성이나 LG는 자사 스마트폰을 통해 광고 수익을 나눠 가질 수 있도록 구글을 압박하는 게 더 현명하다. 안드로이드에서 ‘톱(top)’이라고 불릴 만한 자체적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거나 고유한 앱 스토어를 구축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문제는 누구도 쉽게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삼성이나 LG, 또는 이 둘이 힘을 합친다고 구글 안드로이드를 제치기는 어렵다. 노키아와 림(RIM·블랙베리 제조업체)이 협력하듯 MS와 파트너십을 맺는 것도 흥미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앞으로 글로벌 IT업계 판도를 전망해 본다면.

 “변화의 씨앗은 이미 사방에 뿌려져 있다. 조만간 모든 휴대전화가 스마트폰으로 교체될 것이다. 또한 우리가 개인 컴퓨터로 작업하는 모든 콘텐트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어디서든 다양한 기기를 통해 접속 가능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TV 앞에 앉아 TV를 보지만 이것도 변할 거다. 지금의 휴대전화 회사들은 동시에 클라우드 스토리지 회사가 될 거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나 아마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되더라도 소비자 가격이 내려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거다. 소비자에게 실질적 영향력을 미치고, 디지털 콘텐트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 IT 기업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한국 기업에 컨설팅해준다면.

“역시 ‘플랫폼 장악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두가 플랫폼 리더가 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미국 회사들은 기본적으로 전 세계가 자신들의 시장이다. 언어나 문화 면에서 글로벌 플랫폼 구축에도 유리한 점이 많다. 하지만 다른 나라 기업들도 시장에는 보완적 혁신을 이룰 여지가 많다. 제품(product)을 어떻게 서비스(service)로 변신시키느냐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특히 디지털 콘텐트와 클라우드 컴퓨팅이 IT업계의 주류로 부각되면서 ‘제품의 서비스화’가 경쟁력을 좌우할 거다. 한국 기업들도 그동안은 하드웨어에 주력해 왔지만 이제는 변할 것이다. ”

●당신은 지금 어떤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나.

 “아이폰4가 나오자마자 사서 쓰고 있다. 통신사는 AT&T다. 애플 신제품을 빨리 써 보고 싶었다. 아이폰의 강점은 해외에서도 제약 없이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출장 갈 때는 아주 편리하다. 아이폰을 쓰기 전에는 오랫동안 LG 휴대전화를 썼다. 디자인이 심플해 맘에 들었다. 아주 잘 터졌고 통화 음질도 좋았지만 미국 내에서만 쓸 수 있었다. 1990년대 후반에는 팜(Palm)사의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썼다. 소비자 입장에서 아이폰은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는다는 것만 빼고는 아주 괜찮은 기기다.”

‘잡스 빠진 애플’ 국내 업계 반응

“그 혁신은 ‘개인’에게서 나온 것인데 … ”


스티브 잡스(사진)가 애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매정(?)하게도 세간의 관심은 즉시 ‘잡스 이후’로 넘어갔다. 잡스는 ‘애플의 영혼’이라 불리며 애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잡스 없는 애플이 과연 예전만큼 빛날 수 있을까. 삼성과 LG 등 국내 스마트폰 경쟁자들은 잡스의 뒷모습에 손을 흔들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먼저 쿠수마노 교수에게 물었다.

●잡스 이후에도 애플이 경쟁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까.

 “앞으로 ‘수년간은’ 잘 굴러갈 거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튠즈 등은 그 자체가 플랫폼이 됐다. 제품 공급망이 그만큼 강력하다. 강력한 경영팀과 스티브 잡스가 이끌었던 디자인 그룹도 그대로 있다. 하지만 잡스는 대체될 수 없는 인물이다. 내가 아는 잡스는 다른 사람들과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컴퓨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소비가전과 기술, 기기와 서비스 혁신을 몽땅 버무려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이다. 전체 산업을 통틀어 이 시대 최고의 ‘마케팅 맨’이라고 부르고 싶다.”

●결국 애플에는 마이너스란 소린가.

 “그렇다. 미래의 애플은 잡스가 있었던 애플보다는 경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잡스가 몇 년만이라도 더 회장(Chairman)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애플로서는 낫다고 본다.”

●최근 삼성전자도 디자인 에 신경을 많이 쓴다.

 “잘 알고 있다. 삼성은 특히 스마트한 디자인에 엄청난 투자를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디자인 쪽에서는 삼성이 소니를 뛰어넘었다고 본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기술과 엔지니어링이 주력인 기업이다. 애플만큼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사로잡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잡스 이후 애플에 대한 국내 업계의 공식적 의견은 “없다”다. 하지만 경쟁자로서 기회를 노리려는 의욕을 숨기지는 않았다. j는 국내 기업들에도 물었다. 그들은 익명을 조건으로 속내를 털어놓겠다고 했다. 그만큼 예민하고 중요한 시기라는 얘기다.

●스티브 잡스가 사임한 다음 날 국내 IT 관련 업체 주가가 다 뛰었다. 실제로도 호재라고 생각하나.

 “경쟁은 상대방의 위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애플이 왜 잘나갔나. 바로 ‘혁신성’이다. 그 혁신성은 상당 부분 잡스 개인에게서 나온 거다.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것은) 자명하다.”

●국내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세울 수 있겠나.

 “지금 스마트폰 시장은 대중화 초기 단계다. 초기 시장은 놓쳤지만 대중화에서는 승부를 해 볼 만하다. 콘텐트들을 잘 골라 판을 새로 한번 짜 볼 거다.”

 “애플은 제조 능력이 없다. 전부 다 ‘폭스콘’에 외주를 준다. 지금은 하드웨어 기술은 시대에 뒤처진 것이고 소프트웨어가 무조건 최고라고 하는 분위기지만 결국 애플이 전혀 못 가진 것, 즉 하드웨어가 마지막 관건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도 다양한 제품 라인업이 필요해지고 있다.”

 “애플이 폐쇄된 OS를 쓰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멀티 운영체제(OS) 전략을 쓰고 뛰어난 기술로 고객이 원하는 폰을 무엇이든 생산(제조)해 내는 한국 기업에 승산이 있다고 본다.”

●정부와 함께 ‘한국형 OS’를 만든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건 독자 OS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노키아나 RIM도 다 독자 OS가 있는데도 시원찮지 않나. 미국 기업은 시장이 단일 소비문화권이기 때문에 독자 OS를 만들면 글로벌 OS가 되는 거다. 한국과는 사정이 다르다.”

 참고로 지난 2일 독일에서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11’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국형 OS 개발에 대해선 입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와이브로 개발에 집중하다 4세대 통신기술 개발이 늦어졌다. 정부 얘기만 믿고 사업하면 쪽박 찬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덧붙여 회의적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럼 어떻게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나.

“우리는 결국 기술과 하드웨어다. 예를 들어 남들은 전송하는 데 40분 걸리는 동영상을 1분 만에 보낼 수 있도록 압축기술을 개발하면 된다. 수많은 콘텐트를 제공하는 시스템은 충분히 한국 기업이 해 볼 만하다.”

 “맞다. 단점을 보완하기보다는 강점을 더 강하게 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안 한다는 게 아니다. 애플도 소프트웨어 강자가 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한국 기업은 지금 이대로라면 5년 내 따라잡을 수 있다.”

 “오는 10월께 ‘아이폰5’가 나오면 4분기엔 또 한 차례 애플 열풍이 불 거다. 하지만 지난 3분기까지만 보면 거의 다 따라잡았다. 앞으로 1~2년 제대로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될 거다. 또 누가 아나. 스티브 잡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가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을지….”

What Matters Most?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직업적으로 중요한 걸 얘기하고 싶네요. 학자이자 교수로서 그건 아마 ‘인격적 진실성’일 겁니다. 나는 늘 다섯 가지를 지키려고 노력해요. 정직함과 높은 윤리의식, 책임감, 내가 대접받고 싶은 것처럼 남을 대하기, 약속했다면 반드시 지키기.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할 때 늘 이 다섯 가지를 떠올리죠.”

마이클 A 쿠수마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Sloan) 경영대학 교수. 주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자동차, 소비가전 기업들의 비즈니스 전략과 제품 개발을 연구한다. 권위있는 IT 전문 사이트인 ‘실리콘닷컴’이 ‘가장 영향력 있는 IT 전문가 50인’으로 선정했다. 미국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GE, 포드, 후지쓰, IBM, 도시바 등 전 세계 90개 이상의 기업을 컨설팅했으며 『스테잉파워』(2010), 『소프트웨어 비즈니스』(2004),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밀』(1995) 등 9권의 저서가 있다.

용어설명

●운영체제(OS)=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어해 사용자가 컴퓨터를 쓸 수 있게 만들어주는 프로그램. 개인용 컴퓨터 운영체제로 MS-DOS와 윈도 등이 있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 등은 모바일 운영체제다.

●플랫폼(Platform)=소프트웨어가 실행되는 환경이다. 각 프로그램은 특정 플랫폼에서만 실행되는데 일반적으로 운영체제(OS)는 모두 플랫폼이다. 플랫폼 위에 다른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계층적 구조를 가진다.

●안드로이드=휴대전화용 운영체제(OS)와 응용프로그램을 한데 묶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사를 인수해 개발했기 때문에 ‘구글 안드로이드’라고도 한다. 기존 휴대전화 운영체제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모바일’, 노키아의 ‘심비안’과 달리 완전 개방형 플랫폼이다. 따라서 누구라도 이를 이용해 소프트웨어와 기기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폰=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휴대전화 단말기.

●윈도폰=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를 탑재한 휴대전화 단말기.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