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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왜 중국처럼 안되는가?


[이슈와 전망] 이영백 한양대 물리학과 교수

입력: 2010-08-05 21:57

바야흐로 인사의 계절이다. 청와대 쇄신(?)은 끝났고, 이제 내각 개편이다. 매스컴이 계속 시끄럽다. 신설된 대통령실 미래기획관에 과학계 인사가 임명되었다. 정부 고위직에 과학기술인이 없다는 상황을 다소 개선케 하는 조치이긴 하나,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아직 그 직책명도 직급도 그리 만족스럽진 않다. 각종 위원회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다는 둥 하는 보도를 심심찮게 접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어느 조직의 장의 직급이 높으면 그만큼 그 조직의 비중과 영향력이 높다는 얘기일 것이다.

현 MB정부도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잘 인식해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도 과학기술 예산은 대폭 늘려 2010년도 연구개발 예산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13조 7000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주지하는 바와 같이 최근 국가 과학기술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MB 정부의 과학기술부 폐지에 따른 컨트롤타워 부재가 첫째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알다시피 MB정부 들어서며 과학기술부 중심으로 진행돼 오던 과학기술 정책 및 행정제도의 조정이 분산,다원화 되었다. 과학기술부와 교육인적자원부가 합쳐 교육과학기술부가 됐고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가 합쳐 지식경제부가 됐다. 과학기술 정책의 총괄기획ㆍ조정의 리더십과 권한을 부여했던 과학기술 부총리 제도와 과학기술정책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의 사무국 역할을 담당하던 대규모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없어졌다. 대신 교과부의 작은 부서가 맡고 있다. 그러면서 국과위 간사를 교육과학문화수석으로 바꾸고 운영체계도 민간전문가 중심으로 구축했다. 추가하여 연구개발 예산의 조정과 배분 기능도 기획재정부로 넘어갔다. 과학기술 정책이 기재부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는 구조로 말이다.

이렇게 어렵고 소중하게 늘어난 예산이 분산ㆍ다원화된 현 체제에서 29개 정부부처가 486개 연구개발 사업을 분산적으로 집행하고 있어 부처 간 경쟁적 투자로 중복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평가기준,지역혁신,인력양성,국제협력,기술이전 등에 있어서도 혼선을 피하기 쉽지 않게 되어있다.행정조직 개편 2년여가 흐른 지금 그때 예상했던 염려가 얼마나 현실로 드러났는가를 냉정히 점검하고 개선할 것은 과감히 추진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G20에 걸맞게 기초과학 부서의 강화와 확대도 동반되기를 바란다.

또한 과학기술이 교육에 통합된 이후 많은 과학기술자가 국가 정책결정 과정에서 과학기술인들이 소외되고 과학기술 기능이 위축되었다고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국무위원 급 고위직에 과학기술 전문가가 없다'는 문제 제기가 많고, 현 체제에서는 원천적으로도 그 수가 많을 수가 없는 구조이다. 과학기술인들은 실무자급에 참여나 가능하고 고위직은 어렵다면 이는 국가 미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일 것이다.

중국의 경우가 생각난다. 최근 중국은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가는 명실상부한 G2로 부상하며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1980년 세계 GDP 순위 8위에서 올해는 일본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980년의 1.8%에서 올해 약 8%에 달하게 된다. 이런중국은 중국공산당이 이끌고 있고, 중국공산당은 집단지도체제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그 막강한 최고핵심지휘부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이고 이 상무위원이 되는 것이 중국 정치인들의 최고 영예이자 출세의 정점이다.정치국원 9인 중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롯한 7인이 이공계 출신이다. 그리고 일본 총리도 대학 때 응용물리학을 전공했고, 독일 총리는 물리학 박사이다.


이렇게 비교를 하다 보니, 현 세태의 그리고 현 정부의 이공계 홀대의 현주소 같은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물론 과학기술인들 자신도 문제이다. 보다 적극적 사고와 행동이 요구된다. 나무에서 열매가 떨어지길 기다려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이 조속히 치유되지 않는다면, 우리 청소년들이 얼마나 과학기술에 진출하기를 원할 것인지, 몇 십 년 후 우리의 국가경쟁력은 어떻게 되는가 걱정을 넘어 한숨이 절로 난다.

◇ `이슈와 전망' 필진으로 이영백 한양대 물리학과 교수가 합류합니다.

△현 한국물리학회장 △현 기초과학 관련학회 협의체 회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현 양자 광기능 물성 연구센터 소장

디지털타임즈



Posted by 전충헌 전충헌